고금리 버틴 실적 기대…물가 앞에서 시험대 오른 글로벌 증시 [글로벌 레이더]

이번 주 글로벌 증시는 물가 흐름과 기업 실적에 따라 강세장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전망이다. 최근 미국 증시는 대형 기술주의 이익 기대감에 힘입어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일본과 인도 증시에서는 금리 부담과 긴축 우려로 반등에 제동이 걸렸다. 이번 주 기업 실적과 물가지표 발표는 높아진 주가를 뒷받침할 기업 이익과 추가 긴축 가능성을 가늠할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번 주(12~16일) 미국 증시에서는 물가 지표와 기업 실적 발표에 시장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 증시는 고금리 부담과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의 매출 논란에도 지수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를 보여 왔다. 다만 물가 압력이 커진다면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부각되며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2일 금융정보업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지난주(5~9일)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1.15%)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0.64%),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93%)는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나스닥종합지수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6일 나스닥종합지수는 2만7599.89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수 상승의 배경에는 실적 전망이 있다. 금리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일부 대형주의 실적 기대감이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이후 대형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7(M7)'의 예상 주당순이익(EPS)은 12% 상승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FactSet)은 이번 달 기준 미국 증시의 올해 3분기 이익 증가율 추정치를 29.5%로 추산했다. 오픈AI 매출 논란에 따른 AI 투자 수익성 우려도 증시 상승세를 꺾지는 못했다. 앞서 지난달 말 오픈AI의 연환산 순매출이 약 500억달러로 기존의 700억달러에 비해 적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일부 관련주가 하락했다. 다만 매출에 대한 시점과 기준의 차이로 이를 실제 매출 감소로 볼 수 는 없다는 해석과 초거대 클라우드 사업자(하이퍼스케일러)의 성장 기대가 하락폭을 제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 투자자들의 시선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돌파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인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어서다. 오는 14일 발표되는 지난달 CPI에서 둔화 흐름이 나타난다면 추가 긴축 우려가 완화돠며 기술주 투자심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기업 실적 역시 주목된다. 오는 14일과 15일에는 각각 ASML과 TSMC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AI 반도체 수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특히 ASML 실적 발표에서는 신규 장비 수주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 속도를 눈여겨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강재구 하나증권 연구원은 “근원물가 둔화가 확인되고 주요 기업 실적이 기대치를 충족한다면 고금리에도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물가와 기업이익이 높은 주가 수준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 인도 증시에서는 추가 긴축 우려를 딛고 반등이 다시 이뤄질지에 시선이 쏠린다. 지난주 초 상승세를 타던 인도 증시는 인도중앙은행(RBI)의 긴축 기조 발표 이후 흐름이 반전됐다. 여기에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면서 지수의 단기 반등보다는 업종별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인도 센섹스(SENXEX)지수와 니프티(Nifty)50 지수는 지난 5일과 6일 양일간 약 1.6% 반등했다. 직전 4거래일 연속 하락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센섹스지수는 인도 봄베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을 대상으로 구성된 종합주가지수다. 니프티50 지수는 인도 국립증권거래소(NSE)에 상장된 인도 최대 기업 50개로 구성돼 있다. 이틀간의 상승 흐름은 RBI 통화정책회의 이후 멈췄다. 지난 7일 RBI는 기준금리를 기존 5.25%에서 5.50%로 0.25%p 인상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한 결정이었지만 통화정책 기조를 중립에서 점진적 긴축으로 바꾸면서 추가 인상 우려가 커졌다. 외국인 자금 이탈도 이어졌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첫 거래일인 5일 하루에만 외국인은 469억9000만 루피(한화 약 6541억원)를 순매도했다. RBI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난 7일에는 외국인이 612억 루피(한화 약 8519억원)를 팔아치웠다. 이번 달 들어 인도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순유출 규모는 약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에서는 추가 긴축 가능성이 단기 반등을 제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RBI의 물가 전망과 정책 기조를 고려할 때 오는 12월 기준금리가 추가로 0.25%p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증권도 이번 인상 자체는 상당 부분 예상됐지만, 향후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점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주에는 전반적인 지수 상승이 아닌 업종별 흐름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비재와 같이 금리에 민감한 업종 흐름이 관심사다. 자동차·가전 등의 소비재는 이번 달과 오는 11월에 소비 확대 기대가 남아 있지만, 추가 긴축으로 소비 회복 강도가 둔화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반면 정부 투자 확대가 수요를 뒷받침하는 인프라·자본재는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유가와 고금리, 외국인 자금 이탈이 겹치면서 인도 증시는 대외 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상황"이라고 짚으며 “긴축 부담까지 더해지며 당분간 지수 상승세는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 일본 증시는 AI 관련주의 상승세가 이어질지 시험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상승을 이끈 AI 관련주가 금리 부담과 글로벌 빅테크의 부채 조달 우려에 내려앉으면서 기업 실적 기대가 다시 매수세를 키울지가 관건이다. 오는 13일 예정된 일본 기업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추가 긴축 경계감이 커질지도 주목된다. 금융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9일 니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4포인트 내린 6만9030으로 마감했다. 주 초반 약 2% 상승했으나 7일과 8일에 0.92%, 1.42%씩 하락한 뒤 낙폭을 줄이며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초만 해도 마이크론 호실적 등 AI 수요 기대에 힘입어 AI 관련주와 지수가 동반 상승했다. 지난주 첫 거래일인 5일 어드반테스트와 도쿄일렉트론은 각각 4.32%, 5.50% 올랐다. 같은 날 니케이225 지수는 0.41% 상승했다. 신한투자증권은 마이크론 실적 발표와 마벨의 투자자 행사 이후 AI 테마 내 반도체 장비와 소재,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에서 강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같은 강세장도 금리 상승 압력을 피해가 가지는 못했다는 진단이다. 지난 6일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3.1%대를 넘어섰다. 10년물 금리가 3%를 돌파한 것은 지난 1996년 이후 처음이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시장이 엔화 약세보다 금리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빅테크의 대규모 부채 조달 소식 역시 일본 증시에 하방 압력을 더했다.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엔비디아 가속기 구매를 위해 400억달러 (한화 약 53조원) 규모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드컴 역시 오픈AI의 맞춤형 반도체 구매 지원을 위해 500억달러(한화 약 67조원) 규모의 부채 조달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글로벌 신용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시장에 위험회피 심리가 퍼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주 일본 증시에서는 금리의 방향성과 경기 우려를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와 금리가 안정을 되찾기 전까지는 지수 변동세가 지속될 수 있어서다. 오는 13일 발표 예정인 지난달 기업물가지수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AI 수요로 비철금속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뛰어오르면서다. 이주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실적과 마벨의 인베스터 데이 진행으로 AI 테마 내에서 관련 기업이 강세를 보였지만, 향후 유가와 금리가 안정을 보이기 전까지는 지수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며 “이번주 물가지수 발표가 금리 인상 기대감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한 분기만에 주가 반토막난 현대차…목표가 내린 증권사들 “환율·실적이 관건”

증권사들이 현대차 목표주가를 잇달아 내려 잡고 있다.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과 원자재 비용 부담으로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에서다. 투자의견은 대부분 '매수'를 유지했다. 4분기부터 생산 정상화와 신차 효과로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다. 증권사별 목표가가 41만~70만원으로 크게 엇갈리는 만큼 결국 실적 회복 속도가 주가 향방을 가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현재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38% 내린 3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피지컬 인공지능(AI) 기대감에 지난 6월 기록한 52주 최고가(75만원)보다 약 57% 낮다. 6개월 수익률은 -36.12%다. 상반기 주가를 끌어올린 건 본업인 자동차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앞세운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 기대였다. KB증권은 '로보틱스 사업에 대한 초기 기대감이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현대차 실적은 올해 들어 뒷걸음질 쳤다.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조5150억원, 2조85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8%, 20.8% 줄었다. 3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유안타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을 1조9780억원(-22.1%), 한화투자증권은 2조4000억원(-5.4%), NH투자증권은 2조4028억원(-5.3%)으로 추정했다. 가장 높게 본 KB증권(2조5550억원)도 전년 수준(+0.7%)에 그칠 것으로 봤다. 네 곳 모두 시장 컨센서스(2조8000억~3조원)를 밑도는 수치다. 가장 큰 원인은 생산 차질이다. 하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노조 파업에 따른 일부 공장 가동 중단으로 약 5만5000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고 명절 연휴 영향으로 영업 일수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판매도 급감했다. KB증권에 따르면 3분기 중국 제외 글로벌 도매판매는 90만9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다. 국내는 27.2%, 유럽은 18.1% 줄었다. 원가 부담도 커졌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수익성은 4~5월 상승했던 원자재 투입에 따른 원가 상승 영향과 친환경차 판매 감소에 따른 부정적 믹스의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목표가 하향 폭은 대부분 10%를 넘는다. KB증권은 90만원에서 70만원으로, 한화투자증권은 76만원에서 67만원으로, 키움증권은 70만원에서 60만원으로 낮췄다. 흥국증권(72만원→55만원), NH투자증권(62만원→54만원), 현대차증권(63만원→50만원)도 줄줄이 내렸다. 신영증권은 54만원을 제시했다. 목표가 차이는 미래 사업 가치를 얼마나 쳐주느냐에서 갈렸다. 가장 높은 70만원을 제시한 KB증권은 현금흐름할인(DCF) 방식을 썼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 하향은 잉여현금흐름 성장기간 가정을 2034년에서 2032년으로 단축한 결과로, 현대차의 장기 비전에 대한 가정에는 변화가 없다"며 “연초 수준으로 하락한 주가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KB증권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가치를 40조5530억원으로 반영했다. NH투자증권은 비교 기업을 중국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업체에서 도요타·혼다 등 일본 업체로 바꿨다. 두 회사의 2027년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에 20% 할증한 12.1배를 적용했다.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확대에 따른 이익 방어력과 로보틱스 성장 옵션을 반영한 프리미엄이다. 가장 낮은 41만원을 제시한 유안타증권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적정가치(50조원)에 50% 할인율을 적용해 지분가치를 6조9610억원으로 잡았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로 이익이 줄면 주가가 그대로여도 PER이 높아지는데, 이를 정당화할 수 있을지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증권가는 4분기 실적 반등을 기대한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신형 투싼과 아반떼 생산 확대와 제네시스 HEV 라인업 확대에 따라 4분기에는 한국 공장을 필두로 터키, 체코 등 주요 공장 가동률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변수는 환율이다. 3분기에는 기말 환율 급락으로 판매보증 충당부채가 줄면서 실적 방어에 도움이 됐다. KB증권은 판매보증비가 1조4000억원 감소하고, 미국 관세율 인하(25%→15%)로 관세 비용도 8961억원 줄어 판매 부진을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 효과는 4분기부터 약해질 전망이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환율 1357원(3분기 말 기준)이 지속될 경우 3분기 평균 환율(1418원) 대비 큰 폭의 하락"이라며 “4분기에도 실적 회복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전망은 더 엇갈린다. 원화 강세를 반영한 KB증권(8조9294억원, -9.4%)과 유안타증권(8조5210억원, -8.8%)은 2027년 영업이익 감소를, NH투자증권(13조470억원, +27.3%)은 반등을 점쳤다. 유안타증권은 주가 반등의 조건으로 환율 반등, 4분기 생산 회복,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 전 기업가치 변동을 꼽았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코스피·코스닥, 외국인 매도세에 동반 하락…“AI 인프라 투자 의구심”[개장시황]

국내 증시가 외국인 매도세에 12일 장 초반 하락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오픈AI 매출액 축소 논란이 커지면서 인공지능 관련 종목 변동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10시 27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5%(182.75포인트) 내린 6443.18이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도 3.38%(30.24포인트) 내린 862.03이다. 장 초반 외국인 매도세가 커지면서 지수가 하락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5338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3089억원, 598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2.39%), SK하이닉스(-3.69%), 삼성전자우(-1.39%), SK스퀘어(-4.67%) 등 반도체 관련 종목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현대차(-0.46%), KB금융(-0.74%) 등도 소폭 하락하고 있다. 국내 증시 휴장 기간인 8~9일(현지시각)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 관련 종목 변동성 확대와 미국 국채 입찰 수요 호조 등이 맞물리며 혼조세를 보였다. 이 기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1% 상승했다. 반면 나스닥종합지수는 0.6%,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8% 하락했다. 오픈AI의 매출 관련 논란이 기술주 투자심리에 부담을 준 반면 미국 30년물 국채 입찰에서 양호한 수요가 확인되며 금리 부담을 일부 완화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말 기준 오픈AI 연환산 매출(ARR)이 시장 예상치보다 약 200억달러 적은 500억달러 수준으로 알려지면서 AI 투자 과열 논란이 재점화했다"며 “AI 투자 확대를 위한 대규모 차입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리와 차입 비용 상승으로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 의구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AI를 버린 것이 아니라 AI 안에서 '돈을 낼 사람이 확실한가'로 포트폴리오가 지속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금호전기,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 주목…두자릿수↑

12일 장 초반 금호전기가 강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에 대한 의지를 다시 표명하면서 투자심리가 활성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2분 현재 금호전기는 전 거래일 대비 1880원(22.07%) 오른 1만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광주 군공항 부지를 방문해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을 서두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전일 중국 상하이에서도 해외 경쟁사들의 생산능력 확대에 대응하려면 생산능력 확충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호전기는 광주에 기반을 둔 조명 제조 업체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관련주로 분류된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AI 해킹에 들썩인 보안株…지니언스·라온시큐어·SGA솔루션즈 ‘주목’

금융권을 겨냥한 연쇄 해킹 사고로 사이버 보안기업들이 증권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존 보안체계의 한계가 부각된 영향이다. 특히 외부 침입 차단을 넘어 내부 계정과 접근권한까지 관리하는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보안기업들의 기술 경쟁력과 실제 수주 가능성에 따라 투자 매력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니언스와 라온시큐어, SGA솔루션즈 등이 증권가의 주요 보안 관련 종목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 잇따라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계기로 보안체계 재정비와 관련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 지난 6일 국내 증시에서는 금융권 해킹 사고가 부각되면서 보안 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라온시큐어와 샌즈랩은 상한가를 기록했고 지니언스는 20.83%, 파수는 16.11%, 안랩은 15.58% 상승했다. SGA솔루션즈도 15.61% 올랐다. 금융권 해킹 사고가 보안업계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사고에서 주목할 부분은 공격 경로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발생한 정보 유출은 핵심 금융거래 시스템보다 직원용 업무지원 시스템과 대출모집인 플랫폼 등 외부 접점에서 확인됐다. 금융회사들이 상당한 보안 예산을 투입하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관리가 취약한 영역을 통해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이에 따라 보안 투자의 무게중심도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에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격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내부 사용자와 관리자 계정, 서버 접근권한까지 통제하는 방식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기술이 'Zero Trust(제로트러스트)'다. 제로트러스트는 내부 네트워크에 접속했다는 이유만으로 사용자를 신뢰하지 않고 접근할 때마다 신원과 권한을 검증하는 보안체계다. 공격자가 정상적인 계정을 탈취하더라도 중요 정보에 접근하거나 내부 시스템으로 침투 범위를 넓히는 것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유안타증권은 금융권의 연이은 해킹과 공공기관 보안 강화 정책을 근거로 제로트러스트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 기업으로는 지니언스와 라온시큐어를 제시했다. 특히 보안 강화 움직임이 금융권에 그치지 않고 공공부문으로도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부는 사이버 보안 실태평가 대상을 기존 153개 기관에서 내년 868개 기관, 2028년 전체 2160개 기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보안 전담인력과 조직도 확충하기로 했다. 보안 관리·평가 대상이 늘어나면서 공공기관의 관련 솔루션 도입 수요도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융권은 사이버 보안에 대한 인식과 투자 수준이 높은 편으로, 금융권에서 연이어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은 일반기업들도 해킹 위험에 노출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사이버 보안기업들의 주가 강세와 4분기 성수기라는 계절적 요인, 잇따른 해킹 사고 등이 맞물리면서 공공기관과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사이버 보안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독립리서치 CMIR은 서버 접근통제 수요에 주목하며 SGA솔루션즈를 직접적인 수혜 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 분석했다. 이번 해킹에서 드러난 취약 영역과 회사의 주력 보안제품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이유에서다. SGA솔루션즈의 서버보안 제품인 'RedCastle(레드캐슬)'은 운영체제 내부에서 사용자별 파일 접근과 명령어 실행을 통제한다. 공격자가 계정을 탈취해 서버에 접속하더라도 허용되지 않은 작업을 제한하는 기술이다. 'SecureGuard(시큐어가드)'는 관리자 계정과 특권권한을 관리하는 제품으로, 내부 직원과 외주 인력의 시스템 접근을 통제하는 데 활용된다. 신규 제품의 인증 확보도 주목할 부분이다. SGA솔루션즈는 지난 8월 통합 계정·인증·권한관리 제품인 'SGA ZTA ICAM'으로 해당 분야 국내 최초 GS인증을 획득했다. 사람뿐 아니라 자동화 프로그램과 AI 에이전트 등 비인간 계정까지 관리 대상으로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공공사업 경험도 확보하고 있다. CMIR에 따르면 SGA솔루션즈는 한국전력공사 등을 대상으로 국가 망보안체계(N2SF) 도입 과제 6건을 수행 중이다. 아울러 2024년 공공조달 서버보안 시장에서 SGA솔루션즈의 점유율은 60.7%에 달했다. 기존 공공부문에서 확보한 사업 경험을 금융권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진출을 위한 판매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 SGA솔루션즈는 지난 8월 시큐어포인트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 부문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말 연결 편입된 크레온유니티는 금융권 서버·스토리지 구축과 유지보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기존 금융회사와의 거래 관계를 보안 솔루션 영업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CMIR의 판단이다. 관건은 이러한 기술과 사업 기반이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는 시점이다. 금융회사들의 보안 예산은 통상 연 단위로 편성되는 만큼 본격적인 신규 투자가 내년 예산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당장 보안 강화 필요성이 커졌다고 해서 관련 기업의 매출이 즉각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사업별 수익성도 살펴봐야 한다. CMIR이 제시한 SGA솔루션즈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751억원이다. 이 가운데 크레온유니티가 포함된 하드웨어 부문 매출이 477억원으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향후 실적 개선 여부를 판단하려면 전체 매출 증가뿐 아니라 보안 솔루션 사업의 매출과 수익성 변화를 구분해 확인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CMIR은 금융권의 긴급 보안 점검에 따른 단기 수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보안기업들의 차별화는 향후 실제 수주 실적에서 확인될 것으로 분석했다. 계정관리와 접근통제 시장에 다수의 경쟁사가 존재하는 만큼 기술 인증과 기존 사업 경험이 신규 계약으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교명 CMIR 대표는 “SGA솔루션즈는 해당 영역에서 20년간 제품을 공급해 왔고, 올해 하반기 들어 금융권 진출에 필요한 인증과 판매 채널, 공공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며 “공공 N2SF에 이어 금융권 보안 체계 재구축이 회사의 두 번째 성장 축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한화 삼남 김동선, M&S 주당 8000원 공개매수 소식에 급등

한화 지주회사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 주가가 12일 장 초반 급등하고 있다. 한화M&S 김동선 사장이 올해 11월 2일까지 보통주 1606만주(발행주식 총수의 19%)를 공개 매수한다는 소식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13분 한화M&S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3.52%(1420원) 오른 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화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사장은 이날 개장 전 한화M&S 보통주를 주당 8000원에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 거래일 종가(6110원)보다 약 31% 높은 가격이다. 공개매수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한화M&S의 공개매수 전 주요 주주는 한화에너지(23.9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12.24%),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10.55%), 김동원 한화생명 부회장·김동선 사장(각 5.81%) 등이다. 이번 공개매수를 완료하면 김 사장은 지분 24.81%를 확보해 단일 최대주주가 된다. 기존 최대주주인 한화에너지는 물론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수석부회장보다 지분이 높아지게 된다.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김 사장과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은 종전 60%에서 79%로 높아져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한화M&S는 올해 8월 1일 한화 테크 부문과 라이프 부문을 별도로 떼어내 설립한 지주회사다. 자회사로는 한화비전, 한화세미텍, 한화모멘텀, 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부문 회사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이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대화제약, 먹는 유방암 치료제 中 적응증 확대…강세

대화제약이 12일 장 초반 강세다. 경구용 항암제 '리포락셀액'의 중국 내 유방암 치료 적응증 추가 승인 소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0분 현재 대화제약은 전 거래일 대비 16.67%(2000원) 오른 1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대화제약은 지난 8일 리포락셀액이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재발성 또는 전이성 HER2 음성 유방암 치료에 대한 적응증 추가 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리포락셀액은 대화제약이 자체 개발한 경구용 파클리탁셀 제제다. 기존 정맥주사 방식과 달리 먹는 약으로 복용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유방암 1차 치료뿐 아니라 2·3차 후속 치료까지 허가 범위에 포함됐다. 이번 승인으로 리포락셀액의 중국 내 허가 범위는 기존 위암에서 유방암으로 확대됐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올해 기업 신용등급 하향 건수 48% 증가…기업 수는 감소

올해 들어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과 이차전지·첨단소재 업황 부진의 영향으로 개별 신용평가사들의 기업 신용등급 하향 건수가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신용등급·전망이 하향된 기업은 29곳(중복 제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곳 줄었다. 반면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NICE신용평가 등 신평 3사별 하향 조정 건수는 올해 71건으로 23곳(48%) 증가했다. 이는 한 기업의 등급을 복수의 신평사가 각각 내리거나, 신용도 악화가 이어지면서 같은 기업의 등급이 연쇄적으로 떨어진 경우를 각각 한 건으로 집계한 수치다. 지난 6월 일부 계열사의 채무불이행(디폴트옵션)과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밟은 중앙그룹을 대상으로 신평사가 기업 등급을 낮추는 결정을 낸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일보·중앙일보S·콘텐트리중앙·JTBC·에스엘엘(SLL)중앙·메가박스중앙 등 중앙그룹 6개사의 CP 등급 하향은 총 38건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54.5%)을 차지했다. 중앙그룹은 그동안 회사채와 유동화증권 등을 발행해 만기가 도래한 차입금을 차환하고 계열사를 통한 자금 지원으로 유동성 악화를 막았다. 그러나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기면서 한 계열사의 유동성 문제가 다른 계열사의 부담으로 전이됐다. 신평사들은 메가박스중앙 관련 유동화증권의 만기가 돌아오자 콘텐트리중앙이 620억원을 직접 인수하는 등 계열사간 재무적 연관성이 높았고, 회생 신청 이후 그룹 전반의 유동성 위험과 차입금 만기 대응, 원리금 상환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등급 하락으로 신규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차환 부담이 커지고, 다시 신용도가 악화하는 악순환이 나타났다. 중앙그룹을 제외한 올해 하향 조정은 33건으로, 지난해 48건보다 31.3% 감소했다. △대진첨단소재(B+→부정적 감시) △SK아이이테크놀로지(A→A-) △SK넥실리스(A2→A2-) △에코프로(A2, 안정적→부정적) 등 이차전지·첨단소재 관련 기업이 업황 부진의 영향으로 다수 포함됐다. △깨끗한나라(BBB→BBB-) △롯데알미늄(A2→A2-) △대동(BBB+→BBB) 등도 신용 등급 하향 결정을 받았다. 반면 지난해 신용도 하향이 집중됐던 석유화학 업종은 올해 롯데케미칼(AA-, 안정적→부정적)과 여천NCC(A-→BBB+) 등 2곳만 신용도가 내려가 상대적으로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롯데케미칼·효성화학·SK어드밴스드·SKC·휴비스 등 5곳이 하향됐다. 2년 연속 신용도가 하향된 기업은 △롯데케미칼(AA, 부정적→AA-, 부정적) △NH저축은행(A, 안정적→A-, 안정적) △에코프로(A, 부정적→A-, 부정적) △컴투스홀딩스(A3+→A3-) 등 5곳이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코스피 부진 탓”…개인투자자, 3분기 국내 주식 5.6조 팔았다

올해 하반기 들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돈을 빼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올해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가 더 오르지 못하는 반면 미국 주식 시장이 인공지능(AI) 산업에 힘입어 활황을 유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7월과 8월에는 각각 5조3735억원과 3조2352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14조1970억원을 내다팔면서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 지난 8일까지 다시 3조원가량 순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7~9월 전체 순매도 규모가 5조5902억원에 달했던 점에 비추어 이번 하반기 순매수 국면으로 전환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1~6월 유가증권시장에서 99조1737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과도 비교된다. 반면 미국 증시에서는 7~9월 개인 투자자들이 76억3224만달러(한화 약 10조146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7월에는 46억6862만달러를 순매수했는데, 현재 수준인 원달러 환율 1340원을 적용하면 순매수 규모가 6조2559억원으로 계산된다. 8월과 9월에는 각각 19억6234만달러(2조6천295억원), 10억128만달러(1조341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처럼 하반기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로 눈을 돌리는 경향은 국내 증시가 하반기 들어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피(KOSPI) 지수는 지난 6월 22일 9114.55로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7월 13일 7000선 아래로 떨어진 뒤 지금까지 7000선 아래에서 거래 중이다. 하지만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 S&P500지수 등 미국 주요 3대 지수는 최근까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상반기 1500원대를 기록하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00원대 중반까지 낮아지며 미국 주식 매수 비용이 줄어들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미 증시 투자 확대로 이달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지난 6월 이후 4개월 만에 2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김종민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수석연구위원은 “고금리 상황을 견뎌낼 고성장 산업, 즉 AI 밸류체인으로만 자금이 이동 중"이라며 “신흥 대비 선진 시장 우세, 신흥 시장 내 한국 대비 대만 우세 등이 겹치며 자산의 쏠림이 미국 AI 밸류체인으로 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삼성전자 역대급 실적에도 외국인 이탈…금리 안정과 수급에 쏠린 시선 [주간증시]

이번 주 국내 증시에서는 미국 물가 지표 발표에 따른 금리 변동성과 외국인 수급 회복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주 삼성전자가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가 이어지며 코스피지수는 하락했다. 실적 모멘텀보다 수급 부담이 증시에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가 둔화로 장기금리가 안정될 경우 외국인 투자심리가 회복되며 코스피 반등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5.39% 하락하며 7000선 안착에 실패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지난 8일 하루에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9965억원과 1조6626억원을 순매도했다. 금리와 유가 부담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삼성전자 셀온(sell-on.호재 속 주가 하락) 물량이 쏟아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황과 실적 자체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다. 지난 8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에서 매출액은 195조원, 영업이익은 107조4000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6.59%, 782.50%씩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조원을 돌파했다. 문제는 국내 증시에서 실적보다 수급 부담이 단기적으로 우위에 놓였다는 점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4거래일, 기관은 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을 위한 기타법인 순매수마저 나타나지 않으며 시장에서 매도 물량을 받아낼 주체가 부족해졌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발표가 국내 증시 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셀온 물량 출회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며 “실적 모멘텀보다 단기 수급 부담이 우위를 점하면서 코스피지수가 60일 이동평균선 마저 밑도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높은 금리 부담 역시 국내 증시 수급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 고용 지표가 둔화하며 추가 금리 인상 우려는 완화됐지만 미국 장기 국채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7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5.36%를 돌파하며 지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 역시 장중 5.7%대를 넘어섰다. 고금리 국면이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의 할인율이 커지고 외국인 위험선호 심리는 약화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기업 실적과 주가 흐름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이번 주 발표될 미국 물가 지표가 증시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할 예정이다. 15일(현지시간)에는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가 예정돼 있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은 지난달 근원 CPI 상승률을 전월 대비 0.2%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8월의 0.3%보다 낮은 수준이다. 근원 CPI는 지수 산정에서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표다. 고용에 이어 물가 상승세까지 둔화하면 국내 증시 수급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정책을 둘러싼 경계감 완화로 장기금리가 안정될 수 있어서다. 통상 장기금리 상승은 기업의 미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할인율을 높여 증시 밸류에이션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 역시 작아질 수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섹터에서 외국인 이탈은 업황보다는 고금리·고유가로 국내 증시 할인율이 높아지고 외국인 위험선호 심리가 약화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업황 훼손이 제한적인만큼 금리와 수급 정상화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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