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고공행진·대형주 수급 부담…이럴 땐 ‘지수보다 종목’

미국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리 수준 자체보다 장단기 금리의 방향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의 수급 공백도 단기 변수로 떠올랐다. 지수보다 실적과 수주 모멘텀이 뒷받침되는 종목의 차별화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를 웃도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전일에는 장중 5.36%를 돌파하며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30년물 국채금리도 5.73%대로 상승해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기금리 상승은 주식의 할인율을 높여 성장주를 중심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최근에는 미국 물가가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우려까지 더해지고 있다. 발단은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가격지표다. ISM 제조업 가격지수는 77.9로 시장 예상치인 72.9를 크게 웃돌았다. 서비스업 가격지수도 전월 72.6에서 74.0으로 상승했다. 경기 자체는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지만 기업들이 체감하는 비용 압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KB증권은 당분간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가격지표 반등이 내년 인플레이션 재상승 가능성을 경계하게 만드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장기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쉽게 배제하기 어려운 이유다. 일각에서는 장기금리 상승보다 향후 하락 전환 여부를 더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국채금리 하락은 증시에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기업의 할인율 부담이 낮아져 주식의 밸류에이션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번 국면에서는 금리가 떨어지는 배경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KB증권은 '단기금리 상승과 장기금리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을 위험 신호로 지목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강해지면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단기금리를 끌어올린다. 동시에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 장기 성장 기대가 약해지면서 장기금리는 떨어질 수 있다. 이는 긴축 부담은 커지는 반면 성장 기대는 낮아지는 조합이다. 장기금리가 떨어지더라도 경기와 성장 기대 훼손에서 비롯된 하락이라면 증시에 호재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현재는 이와 반대 흐름이다.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단기금리는 최근 반락했다. 현재의 고금리 자체는 증시에 부담이지만 경기와 성장 기대까지 동시에 훼손되는 국면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의미다. 향후 단기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장기금리가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날 경우 긴축 부담과 성장 둔화 우려가 동시에 커지면서 증시의 위험 신호가 한층 뚜렷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물가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ISM 가격지표의 반등은 내년 인플레 재상승을 경계하게 한다"며 “향후 중요한 것은 '추세적 인플레' 여부"라고 짚었다. 이어 이 연구원은 “단기금리 상승과 장기금리 하락이 동시에 나타날 때를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는 금리 부담에 대형 반도체주의 수급 불확실성까지 겹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와 별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약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지수의 단기 상승 탄력을 제한할 수 있는 요인이다. 실제로 지난 6일 미국 증시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상승했지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상장지수펀드(ETF)와 코스피 야간선물은 약세를 보였다. iM증권은 국내 대형 반도체주의 수급 부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주요 수급 변수는 자사주 매입 종료다. 삼성전자는 이미 자사주 매입을 마쳤다. SK하이닉스 역시 현재 매입 속도가 유지될 경우 이달 중순께 매입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사주 매입에 따른 매수 수요가 줄면서 대형 반도체주의 주가를 지탱하던 수급 기반도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와 옵션 만기, 반도체 ETF 리밸런싱도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형주를 받쳐왔던 매수 주체가 약해지는 시점에 주요 일정까지 몰리고 있다. 지수 상승 탄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오전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107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도 웃돌았다. 그러나 주가는 오전 내내 약보합권에서 등락하며 호실적에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대형 반도체주에서 소부장 등 관련 중소형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약세를 보인 반면 일부 반도체 장비·소재주는 강세를 나타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도 관련 기업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벨테크놀로지는 장기 매출 전망을 대폭 상향했다. 데이터센터의 네트워크·광통신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다. 국내 기판·광통신·반도체 장비·소재업체로 수혜가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잠정실적 발표와 옵션 만기, 반도체 ETF 리밸런싱이 겹치면서 단기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지수보다 종목별 수주와 실적 모멘텀, 수급 차별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HD현대마린솔루션, 3315억원에 美 골텐스 인수…육상발전 사업 확대 기대

HD현대마린솔루션이 글로벌 엔진 정비업체 골텐스를 인수한다. 해외 서비스망과 전문 기술 인력을 확보해 선박 유지보수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다. 육상발전 엔진 정비 사업에서도 성장 기반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골텐스 뉴욕과 골텐스 오슬로의 주식 총 1만3479주를 약 3315억원에 양수하기로 결정했다. 양수금액은 총자산의 26.05%, 자기자본의 40.19%에 해당한다. 양수 예정일은 내년 2월 28일이다. 골텐스는 선박과 육상발전용 엔진의 유지·보수·정비(MRO)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세계 각지에 28개 수리 거점과 19개 정비 작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인수의 목적은 글로벌 기술 서비스 역량과 해외 정비망 확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골텐스의 전문 인력과 서비스망을 활용해 선박 유지보수 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육상발전 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HD현대는 자체 개발한 힘센(HiMSEN)엔진을 기반으로 발전설비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골텐스의 해외 정비망을 활용하면 발전설비 공급 이후 유지보수 서비스까지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도 육상발전 엔진 MRO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15일 HD현대마린솔루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26만원에서 3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HD현대중공업의 육상발전 엔진 생산시설 증설에 따른 MRO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다. 한투증권은 울산·영암 공장 가동률 80% 등을 가정해 2059년 육상발전 엔진 MRO 매출이 4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발전용 엔진 공급이 늘어날수록 장기 정비계약 대상도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이억원 “청와대 지시 없었다”…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국감 ‘진실공방’[2026 국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대규모 손실 사태를 부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도입 과정에 청와대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도입 결정 경위와 출시 일정 단축, 위험 경고 누락을 집중 추궁했다. 여당은 고빈도매매(HFT)와 한국거래소의 관리 책임으로 화살을 돌렸다. 이 위원장은 청와대 지시로 상품이 도입됐느냐는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그렇지 않다. 여러 의견을 들었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도입 근거는 시행령 개정이고, 시행령 개정은 금융위 소관"이라며 “예전부터 '해외에서는 되는데 국내는 왜 막느냐'며 필요성이 계속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도입을 주도한 인물로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목했다. 송 의원은 “금융위와 기획재정부 출신 후배들은 모두 김 전 실장을 지목하고 있다"며 지난 1월 13일 김 전 실장 주재 회의에서 사실상 도입이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은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아 이날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에 이 위원장은 “당시 회의는 권대영 전 부위원장이 참석했다"며 “찬반을 묻는 게 아니라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묻는 자리였다"고 반박했다. 출시 시점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송 의원은 1월 28일 금융위 전체회의 보고 때 '하반기'였던 출시 목표가 3월 18일 관계기관 합동회의에서 '2분기'로 바뀐 점을 문제 삼았다. 이 위원장은 “조기 출시가 아니라 일정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다. 일정이 앞당겨진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다른 상품의 상장 심사가 평균 62일 걸린 데 비해 이 상품은 29일 만에 끝났다며 “누군가의 압력이 있었으니 스트레스 테스트도 없이 졸속으로 출시됐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시행령에서 도입 근거를 만든 것은 금융위지만 상장은 거래소가 하는 것"이라며 “구조가 다른 상품이라 심사 기간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위험 경고를 검토 과정에서 배제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야당 의원들은 금융감독원 용역으로 지난해 10월 보고된 150쪽 분량의 보고서를 금융위가 참고·제출하지 않은 이유를 따졌다. 이 보고서에는 해당 상품이 '매우 투기적'이라는 견해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훈 의원은 국제통화기금(IMF)도 기계적 리밸런싱과 헤지 거래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지적했다. 스트레스 테스트 시행 여부를 묻는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에게 이 위원장은 “스트레스 테스트라는 용어를 어떻게 따지느냐의 문제"라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도입할 때 투자자 위험성, 시장 영향을 살폈다"고 했다. 개인투자자 손실 규모를 놓고도 시각이 엇갈렸다. 개인 손실이 약 54조원이라는 한 해외 투자은행(IB) 보고서에 대해 이 위원장은 “트레이딩 부서에서 낸 비공식 시장 논평이고, 실제 내용도 정확지 않다"며 “실제로 2조3000억~2조4000억원이라는 분석도 있어 정확히 봐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품이 출시된 5월 27일부터 8월 14일까지 10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서 개인이 확정한 매매손실은 총 2조3242억원이다. 이 위원장은 투자자 보호장치도 강조했다. 그는 “홍콩에 상장된 삼성전자·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은 일반 국민이 아무런 조치 없이 거래해 왔다"며 “국내 도입 때는 사전교육과 기본예탁금 요건을 두고 신용융자도 금지했다"고 말했다. 여당에서는 상품 승인보다 시장 운영 주체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제의 핵심은 상품 출시 승인이 아니라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 소위 HFT 전략을 쓰는 세력과 이를 관리할 책임이 있는 거래소의 관리 실패에 있다"고 말했다. 레버리지 상품은 장 마감 무렵 리밸런싱을 위해 기계적으로 보유 주식을 팔아야 한다. 김 의원은 HFT 업체들이 이 구조를 이용해 오후에 대량 매도하거나 종가 리밸런싱 물량을 싸게 사들이는 방식으로 수익을 냈다며 “명백하게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이고 시장질서 교란행위"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 측은 월 평균 HFT 거래대금이 상장 전인 1~5월 2700조원에서 상장 후인 6~8월 4200조원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거래소가 HFT 업체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어 적발과 제재에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거래소 파생상품자문위원회 16개사가 모두 외국계이고 이 중 7곳이 HFT 전문업체이며, 시장질서 교란행위로 118억8000만원의 과징금을 받은 시타델증권도 포함됐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거래소에서 공적 기능을 떼어 별도 독립기구로 두는 방안과 리밸런싱 연계거래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위법행위를 발견할 경우 즉시 대응하도록 하겠다"며 “시타델 등은 과징금을 받은 부분이 있어 현재는 제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거래소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다른 국가 사례와 장단점이 있어 살펴보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정책 도입의 필요성과 무관하게 결과적으로 여러 가지 손실, 우려, 피해를 드린 데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필요성은 당시 분명히 있었다"고 강조했다. 절차상 위법이 드러나면 책임을 지겠느냐는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는 “위법사항이 있으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107조 실적도 지탱 못한 코스피…6600선으로 밀려나 [마감시황]

8일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모두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동반 하락했지만, 일부 반도체 장비주는 강세를 나타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7.97포인트(2.62%) 내린 6625.93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개인은 2조9051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9965억원과 1조6626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1.86%)와 SK하이닉스(-2.03%) 등 대형 반도체주가 밀려났다. SK스퀘어(-7.71%), 삼성전기(-3.18%), 현대차(-3.42%), KB금융(-3.09%), 삼성바이오로직스(-4.39%), 삼성생명(-3.74%), 삼성물산(-4.91%), 두산에너빌리티(-4.47%), 한화에어로스페이스(-7.10%) 등도 하락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2.56%)과 삼성SDI(+1.07%)는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3분기 잠정실적에서 영업이익 107조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지만 셀온(sell-on.호재 속 주가 하락) 매물이 쏟아지며 약세가 펼쳐졌다"며 “삼성전자 셀온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말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6.16포인트(0.69%) 내린 892.27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장중 903.12까지 상승하며 900선을 웃돌았으나 이후 하락 전환했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503억원, 605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1065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혼조세를 보였다. 에코프로비엠(+2.33%), 주성엔지니어링(+6.87%), 리노공업(+2.58%), 원익IPS(+2.06%), 이오테크닉스(+0.39%), 삼천당제약(+1.04%), 피에스케이홀딩스(+3.43%) 등이 상승했다. 알테오젠(-6.23%), 에코프로(-0.54%), 레인보우로보틱스(-3.36%), HLB(-0.33%), 로보티즈(-2.45%), ISC(-1.83%) 등은 하락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9원 내린 1338.5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같은 3% 기준금리인데 분위기 왜 이렇게 달라?’…2022년과는 격이 다른 DCM

기준금리가 3%대까지 오르며 회사채 금리도 상승했지만 우량채 투자 수요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기준금리가 똑같이 3%대로 올라선 상황에서 우량채까지 미매각이 속출했던 2022년과는 다른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두 시기 금리 인상의 배경과 속도가 달랐던 만큼 회사채 시장에 미치는 충격에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회사채(AA-등급) 3년물 금리는 4.64%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올해 처음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전인 지난 6월 말보다 27bp(1bp=0.01%p) 높아진 수치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7월과 8월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하며 기준금리를 3.00%까지 끌어올렸다. 이처럼 기준금리가 3%까지 올라서며 회사채 금리 역시 상승했음에도 우량채를 중심으로 한 회사채 투자 수요는 유지되고 있다. 지난달 2일 코웨이(AA-)는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모집하는데 1조8000억원이 몰렸다. 같은 달 29일과 30일 열린 SK(AA+)와 현대트랜시스(AA-) 수요예측에서는 1500억원 규모의 모집에 각각 7200억원과 750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지난 1일 고려아연(AA)도 수요예측에서 1500억원 규모의 모집에 4820억원이 몰리며 흥행을 기록했다. 시계를 2022년 하반기로 돌리면 상황은 달라진다. 한국은행이 지금과 같이 금리를 2%대에서 3%대까지 인상한 점은 비슷하다. 다만 회사채 시장에서 우량채와 비우량채 모두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우량 등급 회사채에서조차 미매각이 발생했다. 당시 LG유플러스(AA)는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모집했지만 유효 주문이 1000억원에 그쳤다. 한온시스템(AA-)도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모집했지만 매수 주문은 500억원이었다. 한화솔루션(AA-) 역시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모집했지만 주문 규모는 모집액의 10%를 밑도는 130억원에 머물렀다. 차이를 만든 것은 기준금리 인상의 성격이다. 지난 2022년 기준금리 인상은 코로나19 이후 금리가 급등하는 시기에 이뤄졌다. 금리 인상 자체가 큰 폭으로 이뤄지며 금리 상승의 범위를 가늠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021년과 2023년 사이 한국은행은 0.50%에서 3.5%까지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했다. 통상 채권 가격과 금리는 역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할인율이 높아지는 구조다. 금리 급등이 채권 가격의 손실로 직결되는 셈이다. 여기에 펜데믹(대유행) 기간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으로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른 점도 금리 인상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외부활동 통제로 감소한 소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 점도 인플레이션을 유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올해 금리 인상은 국내 성장률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성장률 상승으로 수요가 높아져 물가가 오른 것에 대한 대응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3.7%로 1.1%p상향 조정했다. 이는 G20(주요 20개국) 성장률 전망치 중 가장 큰 폭의 상향 조정이다. 여기에 금리 인상 폭이 이번에는 지난 7월과 8월 2차례에 걸쳐 0.50%p 상승하며 차이를 보인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성장률 상승이 수요 증가로 이어져 물가가 상승한 것에 대한 대응 측면이 크다"며 “회사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면 2022년에는 코로나 이후 급증한 소비 수요가 공급에서 '병목현상'을 불러와 인플레이션을 유발했고, 금리 인상은 이에 대한 대응"이라며“ 2026년 기준금리 인상과 2022년 기준금리 인상은 성격상 차이가 크다"고 덧붙였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특징주] 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0조 달성… 주가는 제자리걸음

8일 장 초반 삼성전자가 약세다. 역대급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반응하지 않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8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750원(0.65%) 내린 26만6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195조원, 영업이익이 107조40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59%, 782.50% 증가한 수치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실적보다 단기 수급 부담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날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의 정기 리밸런싱과 옵션 만기가 겹친 데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도 마무리되면서 단기 수급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특징주] LG에너지솔루션,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강세

LG에너지솔루션이 8일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오전 10시5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6.14% 오른 41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75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7%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9조6434억원으로 59% 늘었다. 분기 매출액 9조원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영업이익도 지난 2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유럽 하이브리드차 배터리 수요 증가와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출하 확대,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효과 등이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펩트론, 릴리와 본계약 없이 기술평가 종료에 급락

펩트론 주가가 8일 장 초반 급락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상업화 계약 없이 플랫폼 기술평가가 끝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13분 펩트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4.81%(3만2400원) 내린 9만8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펩트론은 전날 정규장 마감 뒤인 오후 4시께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릴리와 진행해 온 스마트데포 플랫폼 기술평가 기간이 이날부로 종료됐다"며 “기술평가 기간 종료 시점에 후속 상업화 계약 체결이라는 결과를 함께 안내하지 못하게 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공지했다. 이어 “이번 기술평가 기간 종료는 해당 기술평가 계약에 따른 공동연구 및 평가 절차가 완료됐다는 의미이며, 향후 양사 간 사업화 협력 가능성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후속 협력의 구체적 방식과 시점에 대해서는 현재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 펩트론과 릴리는 2024년부터 협력했다. 당시 양사는 릴리가 보유한 펩타이드 의약품에 펩트론의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플랫폼인 스마트데포를 적용하는 비독점 기술평가 계약을 맺었다. 전날 발표 이후 애프터마켓에서 펩트론 주가는 25.80% 급락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분기 영업익 100조’ 새 역사 쓴 삼성…엔비디아 추월도 눈앞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거두며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고지를 밟았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회복이 맞물린 결과로, 엔비디아·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의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넘어서는 규모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삼성전자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에서도 엔비디아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8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107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1700억원)보다 782.50% 급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95조원으로 전년 동기(86조600억원) 대비 126.59% 늘었다. 직전 최대 기록이던 2분기 실적(매출 171조5000억원·영업이익 89조4900억원)과 비교해도 매출은 13.70%, 영업이익은 20.01% 증가해 한 분기 만에 기록을 다시 썼다.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성과급 충당금을 빼고도 100조원을 넘긴 성적이다. 1~3분기 누적 실적도 가파르게 불어났다. 누적 매출은 500조37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39조7700억원)보다 108.69% 늘었다. 누적 영업이익은 254조1300억원으로 1년 전(23조5300억원)의 10배가 넘는 980.03%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날 사업부문별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이 11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DS 부문 안에서는 D램 사업이 약 80조원, 낸드 사업이 30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이익률은 D램이 약 80%, 낸드가 70~75% 수준으로 메모리 전체 이익률이 70%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였다. 전 세계적으로 투자가 확대되며 D램·낸드 등 메모리 전반의 공급이 달리자 가격 오름세가 이어졌다. 여기에 HBM 판매가 늘면서 이익 증가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가격 지표도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 범용제품 평균 가격은 26달러로 6개월 연속 올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 범용제품 평균 가격 역시 30.6달러로 21개월째 상승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차세대 AI 메모리인 HBM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힌 것이 실적 개선의 핵심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HBM4(6세대)를 양산 출하했고, 약 4개월 만에 관련 매출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넘어섰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는 3분기 HBM4 매출이 전 분기의 3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점유율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HBM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21%에서 2분기 33%로 12%포인트 상승했다. 하반기 HBM4 출하가 본격화하면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은 “HBM4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량이 한 제품 안에서 시너지를 내기 시작한 첫 세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기술 경쟁력과 실적을 모두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글로벌 무대에서도 삼성전자의 위상은 한층 높아졌다. 이번 영업이익은 엔비디아(637억달러·85조4000억원)와 애플(509억달러·68조2000억원)이 각각 기록한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세계 민간기업 가운데 1위에 해당한다. 증권가가 예상하는 엔비디아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710억달러(95조원)다. 삼성전자가 2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정상에 오를 가능성이 적지 않단 얘기다. 이번 실적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추정한 잠정치다. 결산이 끝나기 전에 투자자 편의를 위해 미리 공개한 수치로,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확정 실적과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사회 승인 시점에 3분기 실적을 다시 공시할 예정이다.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앞두고는 경영 현황 등에 대한 주주들의 질문을 미리 받고 있으며, 콘퍼런스콜에서 관심이 높은 사안을 골라 답변할 계획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한국거래소, 시총 미달 상장폐지 절차 유예…관리종목 지정은 유지

한국거래소가 시가총액 미달로 인한 상장폐지 절차를 유예한다고 밝혔다. 해당 절차로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상장사가 법원에 제기한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후속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법원 결정 취지를 고려해 지난 7월 1일 시행한 시가총액 기준 미달시 관리종목 지정은 현행대로 유지하되 유사 소송이 늘어날 것을 고려해 관리종목 지정 후 후속 상장폐지 절차는 지난 2일부터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향후에도 유예할 계획"이라고 7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미 시가총액 미달로 상장폐지가 결정되어 거래 정지 중인 8개 상장사는 거래 정지가 지속될 예정이다. 지난 2일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51부(부장판사 권성수)는 코스피 상장사 주연테크와 코스닥 상장사 케이엠제약이 각각 제기한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두 회사는 본안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정리매매 절차가 중단됐다. 재판부는 시총 기준을 높인 것 자체보다 이를 적용하는 방식과 절차를 문제 삼았다. 주로 상장사의 이의 신청 등 절차 참여권 보장과 적용 시기 조기화 부분을 주로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규정상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은 90거래일 안에 코스피는 300억원, 코스닥은 200억원 이상 시가총액을 45거래일 연속 유지해야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다. 관리종목에서 벗어나기 위한 요건과 시가총액 기준은 모두 최초 발표보다 강화된 것이다. 당초 내년 적용할 예정이던 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 시가총액 기준은 지난 7월부터 앞당겼다. 관리종목에서 벗어나기 위한 요건은 최초 '연속 10거래일 및 누적 30거래일'에서 '연속 45거래일 이상'으로 강화됐다. 재판부는 기준 상향 시기를 앞당기면서 기업에 충분한 의견 진술이나 이의신청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고,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연속 기준을 충족하도록 한 근거도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 및 제기된 소송에 대해 이의신청 과정에 소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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