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CAPEX, 또 시험대에 올랐다…美中日 증시, 시각 엇갈려[글로벌 레이더]

글로벌 증시에서 기업 실적과 주가 흐름이 엇갈리면서 시장의 관심이 향후 수익성과 매크로 변수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는 중간선거와 고용 지표 발표에 따른 정책 및 금리 불확실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중국 증시에서는 기술주 호실적에도 밸류에이션 부담과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심리 회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일본 증시에서는 반도체 이외 기업에서의 호실적 증시를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번 주(2~6일) 미국 증시에서는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 속에 중간선거와 고용지표 발표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거대기술기업(빅테크) 실적에서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세가 확인됐지만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현금흐름 부담이 부각되면서 기술주 주가는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중간선거 이후 정책 불확실성의 변화와 고용지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2일 금융정보업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지난주(26~30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00%,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85%씩 하락했다. 반면 S&P500 동일가중지수는 0.8% 상승했다. 기술주에 집중된 매도세가 증시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않은 셈이다. 시장의 우려는 AI 수요 자체보다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 부담에 집중됐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알파벳의 올해 3분기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지만, 동 분기 잉여현금흐름은 적자로 돌아섰다. 아마존 역시 클라우드 사업인 AWS 매출이 39.3% 증가했으나 최근 12개월 잉여현금흐름은 적자를 기록했다.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에도 투자 비용이 현금 창출력을 웃돌면서 투자금 회수 시점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29일 알파벳과 아마존 주가는 각각 12.64%, 4.25% 하락했다. 인텔 실적 전망 악화 역시 투자심리를 압박했다. 인텔은 PC(개인용 컴퓨터) 수요 둔화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생산 차질 등을 이유로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올해 4분기 실적 전망을 제시했다. 특히 인텔의 이스라엘 공장 가동 중단은 경쟁사의 서버용 CPU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인텔 주가는 28.58% 급락했다. 이번 주 미국 증시에서는 오는 3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에 시장의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하원 전체 435석과 상원 일부 의석을 새로 선출하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 정부의 정책 추진 여건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특히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쥘 경우 주요 법안과 예산안에 대한 견제가 강화되며 세재와 재정정책 추진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통상 재정정책 확대는 국채 발행 증가와 물가 상승 기대를 통해 장기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오는 6일 발표되는 지난달 고용보고서도 주목할 변수다. 하나증권은 미국 비농업 신규고용이 6만5000명으로 전월 2만9000명보다 늘어나고 실업률은 4.2%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3%로, 전월의 0.1%보다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고용보고서에서 신규 고용과 임금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돈다면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강재구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술주 조정은 AI 수요 감소보다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현금흐름과 수익성 우려에 기인한다"며 “기업 실적에서 수요 증가와 이익 성장이 다시 확인되면 기술주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지만, 물가와 금리 상승 우려가 커진다면 반등 폭은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2~6일) 중국 증시에서는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주의 투자심리 회복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중국 증시는 일부 AI 관련 기업들의 호실적에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뿐 아니라 높은 주가 밸류에이션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주의 단기 반등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수급 개선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업종별 차별화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주 상해종합지수와 창업판지수는 각각 2.48%, 10.08% 하락했다. 광통신 모듈과 인쇄회로기판(PCB), 메모리 등 기존 AI 주도 업종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설비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약세는 기업 실적과는 대조적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중국 광통신 기업 이노라이트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3.7% 증가한 85억9000만위안(한화 약 1조7405억원)이다. 이노라이트와 함께 대표적인 중국 광통신 기업으로 꼽히는 이옵토링크와 TFC의 동 기간 순이익도 각각 61.2%, 55.3% 늘었다.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이노라이트(-4.99%)와 이옵토링크(-14.19%) TFC(-8.42%)의 주가는 모두 급락했다. 기술주의 높은 밸류에이션도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중국 과창5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05.73배로 미국 나스닥100지수의 34.63배를 크게 웃돌았다. 과창50지수와 나스닥100지수는 각각 중국 과창판 시장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시가총액과 유동성이 높은 상위 50개, 100개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이번 주 중국 증시에서는 기술주의 단기 반등 가능성과 함께 고배당 업종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될지 주목된다. 중국 주요 광통신·반도체 기업들의 호실적에도 글로벌 AI 투자 수익성 우려가 이어질 수 있지만, 과도한 매도세에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변동성이 커진다면 은행과 에너지 등 고배당 업종이 상대적으로 높은 방어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도한 매도세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있지만, 상승 추세로 바뀌기 위해서는 AI 내러티브 회복과 수급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 변동성이 높은 구간에서는 고배당과 저평가 업종의 상대적 방어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주 일본 증시에서는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를 통해 반도체 이외 업종의 실적이 투자심리를 뒷받침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지난주 일본 증시는 반도체 기업의 호실적에 힘입어 주중 반등했지만, 주 후반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한 만큼 부동산과 종합상사 등 기술주 이외 섹터에서 실적 개선 흐름이 나타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정보업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지난주 니케이225 지수는 0.95% 상승했다. 동 기간 토픽스(TOPIX)지수는 0.02% 하락하며 제자리걸음했다. 일본 주요 반도체 기업이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일부 기술주에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반도체 검사장비업체 어드반테스트의 실적이 주목받았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어드반테스트는 전자 시스템 구성요소가 하나의 칩에 집약된 시스템온칩(SoC) 검사장비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2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어드반테스트는 실적 전망도 약 14%p 상향 조정했다. 어드반테스트가 실적을 발표한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 주가는 6.01% 상승했다. 다만 반도체 기업의 호실적이 기술주 전반의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지난달 29일 도쿄일렉트론과 소프트뱅크그룹의 주가는 각각 5.19%, 5.96% 하락했다. 소수 대형주가 지수 상승세를 견인하고, 기술주 내에서도 실적과 주가 양극화가 심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 일본 증시에서는 반도체 섹터가 아닌 일본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오는 4일 이토추상사와 미쓰비시상사, 5일 닌텐도와 소니, 6일에는 미쓰비시중공업과 미쓰이부동산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지난주 반도체 기업이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다른 섹터 실적도 투자심리를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일본 증시에서는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미온적이면서 AI 실적과 금리 정상화 전망이 혼재된 차별화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소수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주식 판 돈 바로 다음날 받는다…50년만에 ‘결제주기’ 단축

국내 주식시장의 결제 주기를 거래일 이후 2영업일(T+2)에서 1영업일(T+1)로 단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유관 기관은 2028년 중 제도 전환을 목표로 관련 시스템을 정비할 계획이다. 제도 시행에 앞서 매도대금 담보대출 금리를 낮춰 개인투자자의 이자 부담도 줄인다. 2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번 로드맵은 지난 1972년 도입된 T+2 결제 체계를 개편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주식을 매도하면 대금은 2영업일 뒤에 지급되지만, T+1 체계에서는 다음 거래일에 받을 수 있다. 유관 기관은 이를 통해 결제위험을 줄이고 투자자의 자금 운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주식시장 결제 주기는 줄어드는 추세다. 미국은 지난 2024년 5월 T+1 결제 체계로 전환했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은 2027년 10월 시행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홍콩은 시행 시기를 2028년 하반기로 연기했다. 다만 결제 주기를 단축하려면 금융회사들의 전산시스템과 업무 체계를 전반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기존에 이틀 동안 처리하던 매매와 확인, 정정, 보증, 청산, 환전 등 10단계 이상의 결제 업무를 단축된 일정에 맞춰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관 기관은 청산결제 인프라 구축과 금융회사 이행 지원, 투자자 편익 개선 등을 중심으로 8대 분야 22개 과제를 추진한다. 우선 주권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의 결제 주기를 T+1로 일괄 전환한다. 외국인 투자자의 결제 승인 마감 시한은 현행 T+2일 오후 3시에서 T+1일 오전 9시로 앞당기고, 집합투자업자와 일반기관의 결제 승인 마감도 거래 당일 오후 10시로 변경할 계획이다. 거래·결제 정보 자동화 인프라도 구축한다. 예탁결제원의 자체 시스템 개발과 미국 증권예탁결제기관(DTCC)의 거래정보 관리시스템(CTM) 연계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의 결제 업무를 기존 12단계에서 5단계로 간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결제 주기 단축에 앞서 개인투자자의 이자 부담을 낮추는 조치도 시행한다. 한국증권금융이 증권사에 자금을 지원하고, 증권사는 이를 활용해 투자자에게 중·저금리 매도대금 담보대출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향후 투자자들은 거래 증권사를 통해 해당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매도대금 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6월 말 기준 연 7.5~10% 수준이다. 유관 기관은 금리가 5% 중·후반으로 낮아질 경우 투자자당 이자 부담이 약 25%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취급 증권사가 12개사로 확대되면 전체 투자자의 연간 이자비용도 약 15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부터, 키움증권은 오는 20일부터 관련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후 참여를 희망하는 증권사를 중심으로 취급 회사를 확대하며 구체적인 금리는 각 증권사가 안내한다. 기관투자자의 결제 관련 유동성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도 병행한다. 예탁결제원은 이달 결제촉진 대금 구조를 개편하고, 한국거래소는 내년 1월 결제일 장중 거래증거금 재산출을 추진한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결제 대금 분할 결제도 허용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 유관 기관은 내년 10월까지 청산결제 인프라 개편을 완료하고, 금융 회사와 외국인 투자자는 2028년 1분기까지 전산 개발과 업무 체계 개편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후 최소 6개월 이상의 통합테스트를 거쳐 2028년 중 결제 주기를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최종 시행 시기는 금융당국과 국내외 금융 회사, 외국인 투자자 등의 협의를 거쳐 확정할 방침이다. 로드맵 초안에 대한 시장 참가자 의견은 다음 달 18일까지 접수한다. 한편 이 같은 논의는 지난 3월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자본시장 간담회에서 “주식은 오늘 팔았는데 대금 받기까지는 왜 이틀을 기다려야 하느냐"고 지적하면서 본격화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퇴직연금 독주 비결은?…정효영 미래에셋證 본부장 “저축에서 투자로 판 바뀌었다” [인터뷰]

“퇴직연금은 어떤 상품에 투자하느냐만큼 가입 이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상품을 갖추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 상황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정효영 미래에셋증권 연금지원본부장은 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퇴직연금 시장의 가장 큰 변화로 '저축에서 투자로의 전환'을 꼽았다.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금융회사의 경쟁력도 상품 판매에서 장기적인 자산관리 역량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다. 올해 3분기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49조9000억원으로 증권업계 1위다. 2위 삼성증권(27조7000억원)보다 22조2000억원 많다. 특히 DC에서는 은행과 보험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 1위, IRP에서는 증권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이처럼 앞서 나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투자 중심의 연금 운용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의 전체 연금자산에서 상장지수펀드(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말 37%에서 올해 9월 말 57.6%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ETF 투자금액은 15조7100억원에서 43조8700억원으로 약 2.8배 늘었다. 정 본부장은 “상품을 다양하게 갖추는 데 그치지 않고 포트폴리오를 직접 관리하고 점검하는 체계를 구축한 것이 차별화된 강점"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커지더라도 고객이 장기적인 투자 원칙을 지킬 수 있도록 자산배분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감독원 공시 기준 올해 3분기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542조1000억원으로 2023년 같은 기간(349조9000억원)보다 약 55%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2024년 14.3%, 지난해 14.9%, 올해 18.0%로 높아졌다. 그는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DC와 IRP의 성장"이라며 “최근 3년간 늘어난 퇴직연금 적립금의 약 84%가 두 제도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DB 적립금이 최근 3년간 16% 증가하는 동안 DC는 78%, IRP는 130% 늘었다. 전체 적립금에서 DC·IRP가 차지하는 비중도 45.6%에서 59.2%로 확대됐다. 정 본부장은 이러한 변화를 고객의 인식 전환과 연결 지었다. 예·적금 중심의 운용에서 벗어나 노후자금을 적극적으로 불리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증권사로 연금자산이 이동하는 배경으로 수익률과 비용 경쟁력을 지목했다. 그는 “지난해 증권업권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9.79%로 은행(5.27%)과 생명보험(4.53%), 손해보험(3.81%)을 앞섰다"며 “수익률 비교공시가 의무화되면서 운용 성과가 금융회사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총비용부담률 역시 증권업권은 0.335%로 은행(0.451%)보다 낮았다. 장기간 자산을 운용하는 퇴직연금의 특성상 비용 차이도 가입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자산배분을 중심으로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매달 자산배분위원회를 열어 시장 상황에 맞는 연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디폴트옵션위원회를 통해 관련 상품을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정 본부장은 “글로벌 자산배분을 기반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업계 최대 규모의 연금 전담 인력과 다양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통해 가입부터 은퇴설계까지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퇴직연금 가입자의 투자 성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지난달 23일 기준 자사 DC·IRP 전체 고객을 분석한 결과, 모든 연령대에서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이 원리금보장형을 웃돌았다.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연령층은 40대였다. 실적배당형 비중이 78.37%로 가장 높았고, 50대(76.44%)와 30대(72.61%)가 뒤를 이었다. 60대와 70대 이상도 각각 70.87%, 72.35%를 기록했다. 정 본부장은 “40대는 경제력이 가장 크고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시기"라며 “20대 이하의 실적배당형 비중은 58.36%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연금을 시작하는 단계이고 고객 모수도 크지 않아 투자에 소극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령대에 따라 적절한 운용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30대는 노후 종자돈을 마련하는 시기이므로 성장형 자산을 활용하고, 시장 조정기에는 분할매수로 대응할 수 있다"며 “나이가 들수록 성장형 자산의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자산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50~60대는 적립과 인출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시기다. 은퇴 이후에도 일정 부분 성장형 자산을 유지하면서 이자와 배당을 지급하는 인컴형 자산을 조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 본부장은 “미국 지수를 핵심 자산으로 두고 다른 국가의 주식과 채권을 조합해 위험을 관리하는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며 “직접 자산배분을 하는 가입자는 최소 분기에 한 번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적립금 확대뿐 아니라 은퇴 이후 인출 단계까지 관리하는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2022년 업계 최초로 도입한 로보어드바이저를 비롯해 모델포트폴리오(MP) 구독서비스, 일임형 서비스인 로보랩 등을 운영 중이다. 은퇴 고객에게는 '연금 인출 가이드'와 세금까지 계산하는 연금수령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 본부장은 “퇴직연금을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수령하도록 하려면 가입자가 은퇴 이후 현금흐름을 미리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어야 한다"며 “연금 수령 가능 연령에 도달한 고객을 대상으로 안내와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도적 개선 과제로는 중도인출에 대한 세제 개선과 디폴트옵션 단순화, 실질적인 가입자 교육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퇴직연금을 중도에 인출하거나 해지할 때 세제상 불이익이 크지 않아 노후자산이 중간에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투자가 지속될 수 있도록 세제 혜택과 불이익을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디폴트옵션에 대해서도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해야 작동하는 구조이고 선택지도 많다"며 “직접 투자할지 전문가에게 맡길지라는 큰 틀의 선택만 하도록 제도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도입이 논의되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정 본부장은 “기금형 제도 역시 자산배분을 통해 퇴직연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자는 취지인 만큼 미래에셋증권이 추구해 온 전략과 맞닿아 있다"며 “지난 20년간 계약형 제도에서 쌓아 온 자산배분 전문성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금형 제도에서도 가입자에게 좋은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한화오션, 자체 기술로 잠수함 핵심 장비 국산화…강세

2일 장 초반 한화오션이 강세다. 잠수함 핵심 설비의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심리가 활성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5분 현재 한화오션은 전 거래일 대비 3900원(7.80%) 오른 5만3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한화오션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10년간 협력한 끝에 잠수함용 수평발사장치를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장비는 수압으로 어뢰를 비롯한 무장을 발사관 밖으로 밀어내는 '워터램(Water Ram)' 방식을 적용했다. 해당 기술을 통해 발사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 이번 성과로 해외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잠수함 건조 비용과 납기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오션은 향후 차세대 잠수함 개발과 해외 수주 사업에도 해당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에이피알, 유럽 시장 확장 속 수익성 부담…목표가 하향 [신영증권]

신영증권은 2일 에이피알에 대해 유럽 시장에서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럽 온라인 시장 개척에 투입되는 비용 부담 등으로 수익성 개선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56만원에서 4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한 7731억원, 영업이익은 69% 늘어난 1606억원이다. 다만 원화 강세에 따른 환율 하락과 유럽 사업의 물류비 부담 확대 등이 영업이익률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 지역에서 충분한 안전재고를 확보하지 못해 항공 운송에 의존하고 있는 점이 비용 증가 요인으로 꼽혔다. 네덜란드 창고에서 유럽 내륙의 직접판매(D2C) 주문을 모두 처리하면서 택배비 부담도 커졌다. 이에 올 3분기 매출액 대비 운반비 비중은 전 분기보다 1.7%포인트 상승한 9.1%를 기록했다. 올해 4분기에도 수익성 부담은 이어질 전망이다. 비우호적인 환율이 이어지고 관세 환급 금액이 감소하면서다. 특히 4분기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주요 판매 행사가 집중되면서 판매수수료율 역시 계절적으로 가장 높다는 설명이다. 신영증권은 올해 4분기 영업이익률이 올 3분기와 유사한 21%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올 3분기 유럽 온라인 매출액이 1000억원을 돌파한 가운데 영국뿐 아니라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도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신영증권은 올 4분기 매출액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럽 온라인 시장 개척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이는 매출 성장을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사업 목표 달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상적인 현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키움증권, 평가손실 확대에 실적 부진…목표가 하향 [하나증권]

키움증권의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됐다. 올해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돈 가운데 비시장성 자산 평가손실 확대와 국내 증시 거래대금 감소가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2일 하나증권은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38만원으로 약 22% 낮췄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실적 추정치 하향과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할인율 조정을 반영했다. 키움증권의 올 3분기 연결 지배주주순이익은 2386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3656억원)를 34.7% 밑돌았다.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3% 증가한 2256억원을 기록했지만 시장 거래대금 감소로 전 분기보다 44.3% 줄었다. 운용 및 기타손익은 24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6% 증가했으나 수익증권 관련 손실 571억원과 기타 조합 관련 손실 159억원 등이 반영되면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4분기 실적에도 신중한 전망이 제시됐다. 지난달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58조5000억원으로 3분기 평균(75조3000억원)을 밑돌았다. 보유 펀드와 조합의 평가손익도 예측하기 어려워 단기간에 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실적의 빠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미국 법인 인수를 통한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비용 절감 효과와 내년 비과세 배당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증권은 키움증권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7배, 기대배당수익률은 8.8% 수준으로 투자 매력은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효성중공업, 일회성 비용에 발목…목표가 20% 하향 [하나증권]

효성중공업의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됐다. 올해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가운데 중공업 부문의 일회성 비용과 건설 부문의 원가 상승이 수익성에 부담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2일 하나증권은 효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기존 430만원에서 340만원으로 20.9% 낮췄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2028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에 목표 주가수익비율(PER) 24배를 적용했다. 효성중공업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한 1조7406억원, 영업이익은 10.8% 늘어난 2435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공업 부문은 북미 매출 이연과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수익성이 예상보다 부진했다. 건설 부문도 일부 현장의 원가 상승으로 매출총이익이 감소했다. 수주 흐름은 양호하다. 중공업 부문의 3분기 신규 수주는 3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0% 증가했다. 수주잔고도 18조9000억원으로 70.6% 늘었다. 신규 수주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68%에 달했다. 하나증권은 미국 멤피스 공장 증설과 국내 초고압직류송전(HVDC) 공장 완공 등을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중공업 부문의 북미·중동 매출 이연과 건설 부문의 원가 상승에 따른 매출총이익 감소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며 “분기별 실적 변동성은 높지만 중장기적인 성장 방향성에는 변화가 없다"고 분석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주주환원으로 반등 불씨 살리려는 코스피…인텔 29% 급락에 AI 투자 우려 확산 [주간증시]

이번 주 국내 증시에서는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이 코스피 반등을 얼마나 뒷받침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지난주 인공지능(AI) 수익성 우려가 일부 진정되며 코스피지수가 반등하자, 시장은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이 반등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역시 이번 주 증시의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주말 미국 뉴욕 증시 주요지수가 인텔 급락세 여파로 급락한 것이 이번주 반도체 기업 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지가 관건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3.25% 상승했다. 지난주 첫 거래일인 26일 5400선으로 밀려났던 지수는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5700선까지 되돌아왔다. 반도체 대형주 실적과 주주환원 정책이 발표되며 급락분을 만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등의 배경으로는 AI 수익성 우려가 일부 완화된 점이 꼽힌다. 앤트로픽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기업공개(IPO) 신고서를 제출하며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익성 우려가 잦아들며 반도체 섹터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됐다는 분석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앤트로픽의 매출 증가가 컴퓨팅 비용 증가를 앞섰고, 영업흑자로 전환된 점이 AI 수익화 진전을 확인시켰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 역시 호실적을 거뒀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매출액 104조6000억원, 영업이익 83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삼성전자도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거뒀다. 다만, 지난 30일(현지시간) 구글 모회사 알파벳에 이어 아마존과 인텔의 실적 발표 이후 미국 시장에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가 확대되면서 나스닥 종합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나스닥은 장중 3.3% 가까이 밀리기도 했고, 대형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3.46% 하락 마감해 기술적 조정 국면에 다가섰다. 알파벳에 이어 아마존과 인텔이 발표한 실적과 향후 전망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수면 아래로 잠겼던 AI 투자 우려가 부상했다. 빅테크 AI 인프라 투자가 실질적인 수익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이 본격화된 신호로 풀이된다. 이날 인텔 주가는 28.58% 하락해 지난 50여 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인텐은 하루 만에 시가총액 1400억달러 이상이 증발했다. 엔비디아(-4.22%), AMD(-10.88%), SK하이닉스 ADR(미국주식예탁증서)(-7.95%) 등 주요 반도체주도 동반 하락했다. 전날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해킹 사고로 가상화폐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떨어졌다. 코인베이스는 -10.62%, 로빈후드는 -7.21%의 급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가격도 7만7000달러 선을 내주는 등 가상화폐 전반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국장의 시선은 실적보다는 주주환원 정책에 쏠릴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2026 회계연도 기준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8월 발표한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포함된 총 6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과 30조원 이상의 현금 배당으로 구성됐다. 삼성전자 역시 대규모 주주환원 재원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집행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55조~75조원 규모의 잔여 주주환원 재원에 대한 세부적인 배분 방안을 내년 1월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이 증시 수급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의 거래대금이 감소한 상황에서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매도 물량을 흡수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자사주 매입이 진행된 기간에는 코스피의 장중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이뤄진 지난 8월 20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코스피의 평균 장중 변동성은 2.8%로 집계됐다. 연간 평균인 3.6%를 밑도는 수준이다.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에는 평균 장중 변동성이 3.8%로 커졌다. 오는 2일 예정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명단 공개도 주주환원 확대를 촉진할 변수로 꼽힌다. 해당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경우 저평가 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명단 공개를 전후로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 등이 늘어날 수 있다는 평가다. 대외적으로는 오는 3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선거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의회 다수당이 될 경우 미국 정부의 추가 재정 확대가 제약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정 확대 기대가 낮아지면 장기금리 상승 압력도 작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통상 재정지출 확대는 국채 발행 증가와 물가 상승 기대를 통해 장기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시장 수급 안정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실제 보통주 매입액과 매입 기간, 일평균 매입액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꼽을 수 있다"며 “이러한 수급이 시장의 매도 물량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라고 설명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코스피, 美 AI 우려에 약세 …반도체 중심 매도세 확산 [마감시황]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나란히 3% 넘게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동반 하락하며 코스피를 끌어내렸다. 코스닥 역시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에 720선까지 밀려났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06.92포인트(3.48%) 내린 5730.7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5760.35에 출발해 장중 5599.42까지 밀렸다.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만회했으나 5700선에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외국인이 1조6170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7424억원, 6207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3.02%), SK하이닉스(-7.08%), SK스퀘어(-5.88%), 삼성전기(-7.50%) 등이 큰 폭으로 내렸다. 현대차(-3.59%), 기아(-11.73%), 삼성물산(-3.55%), 삼성생명(-2.70%), KB금융(-0.83%) 등도 밀려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8.86%), 셀트리온(+1.22%), LG에너지솔루션(+0.98%), 삼성SDI(+0.93%) 등은 올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알파벳과 인텔, 아마존의 연이은 실적 발표로 AI 투자 지속성과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며 “실적 전망 부진, 대규보 자본지출 부담이 부각됐고, 국내 반도체 업종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28.85포인트(3.83%) 내린 724.3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닥은 737.76에 출발해 장중 717.27까지 밀렸다. 이후 낙폭을 일부 줄였으나 720선에 머물렀다. 수급별로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1377억원, 267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1688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일제히 하락했다. 알테오젠(-3.86%), 에코프로(-1.50%), 에코프로비엠(-1.20%), 주성엔지니어링(-6.78%), 레인보우로보틱스(-3.97%) 등이 밀려났다. 이오테크닉스(-6.39%), 심텍(-8.02%), 원익IPS(-7.72%), 리노공업(-9.08%), HPSP(-6.68%), 로보티즈(-3.58%) 등도 약세를 나타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5원 내린 1334.3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투자자는 전망공시 보고 주식 사는데…상장사는 ‘외면’

상장사가 실제 실적 발표에 앞서 미래 실적을 예측해 공개하는 '전망공시'가 투자 판단에 유용한 정보로 확인됐다. 전망치가 주가에 선반영되면서 실적 발표에 따른 시장 충격을 줄이는 효과도 나타났다. 그러나 이를 활용하는 상장사는 극소수에 그쳤고, 공시 내용마저 부실한 경우가 많았다.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늘리고 정보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30일 '전망공시의 현황과 특성 및 정보가치'를 주제로 이슈 브리핑을 열었다. 이하윤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2002~2025년 한국거래소 공시시스템(KIND)에 올라온 전망공시 5796건을 전수 분석한 뒤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전망공시는 경영진이 향후 매출·영업이익 등 실적 예상치를 투자자에게 직접 알리는 자율공시다. 분기·연간 실적 공시가 이미 지나간 성과를 보여준다면, 전망공시는 내부자만 아는 사업계획을 바탕으로 미래를 보여준다. 공정공시 대상이어서 내용이 바뀌면 정정해야 한다. 자본연 분석 결과, 전망치가 기존 기대와 얼마나 다른지에 따라 주가는 뚜렷하게 반응했다. 기업이 공시 직전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보다 높은 매출 전망을 내놓으면 주가는 올랐다. 반대 경우엔 주가가 하락했다. 전망이 정확할수록 실적 발표날 주가 충격도 작았다. 전망치와 실제 실적 오차가 20% 이내인 기업은 실적 발표 시점 주가 변동폭이 작았다. 미래 실적 정보가 전망공시를 통해 미리 주가에 반영됐다는 의미다. 이 연구위원은 “시장이 전망 내용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는 것은 전망공시에 그만큼 유의미한 정보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전망공시는 장기간 줄었다. 전망공시 기업 비율은 유가증권시장이 2008년 약 21%, 코스닥이 2006년 약 20%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유가증권시장은 약 7%, 코스닥은 약 1%만 공시했다. 산업별로는 가입자 수 등으로 실적을 예측하기 쉬운 통신서비스만 최근 8년(2018~2025년) 42.6%로 높았고, IT는 2.5%에 그쳤다. 질적 한계도 컸다. 전체 전망치의 98%가 하나의 숫자만 제시하는 '점 추정' 방식이었다. 상·하한 범위를 제시한 '구간 추정'은 2%에 불과했다. 영업이익 전망은 실제보다 높게 잡는 낙관적 경향이 뚜렷했다. 영업이익 예측 오차(중앙값)는 20.8%로 매출액(8.8%)의 두 배를 넘었다. 이 연구위원은 “5800건 정도를 일일이 살펴보면서 기업들이 제공하는 전망의 근거가 너무 형식적인 설명에 그치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며 “단순히 회사 내부 사업계획을 바탕으로 작성했다는 수준인 사례가 대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전망공시가 줄어든 배경으로 기업의 정정·관리 부담과 전망이 빗나갔을 때의 책임에 대한 불확실성을 꼽았다. 현행 거래소 규정은 합리적 근거에 기초해 성실하게 작성하고 가정과 주의 문구를 명시하면 일정한 면책을 인정한다. 그러나 어떤 근거를 합리적이라고 볼지 구체적 기준이 없어 기업이 사전에 판단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망 내용이 빗나가 불성실공시 제재를 받은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위원은 개선 방향으로 △면책 적용 기준과 사례 구체화 △매출 성장률·판매량·수주잔고·환율 등 핵심 가정 제시 유도 △정정공시를 자연스러운 정보 갱신 과정으로 정착 △합리적 범위의 구간 전망 확대 등을 제시했다. 미국은 미래예측 진술임을 밝히고 위험요인을 충실히 설명하면 면책(세이프하버)을 준다. S&P500 기업의 매출 가이던스에서도 구간 전망이 점 추정보다 많다. 이 연구위원은 “기업이 합리적인 근거에 기반한 미래정보를 자발적으로 제공하도록 유도하면서 정보의 질과 투자자 보호를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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