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속도전에 갇힌 상장폐지, 흑자 기업까지 벤다

주가와 시가총액이 낮아서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기업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달부터 한국거래소가 강화된 상장폐지 기준을 적용하면서 12일에만 36개 종목이 관리종목 명단에 올랐다. 최근 30거래일 시가총액이 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에 못 미치거나,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가 대상이다. 이후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이상 기준을 넘기지 못하면 상장폐지로 이어진다. 이르면 10월 첫 퇴출 사례가 나올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이런 강수를 둔 배경은 코스닥 시장이 오랜 기간 정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년간 코스닥 상장사는 343개에서 1821개로 다섯 배 넘게 불었지만 지수는 600선에서 900선을 맴돌았다. 상장은 넘쳐나되 부실기업 퇴출은 더딘 '다산소사' 구조 탓이다. 동전주만 코스닥에 156개로 코스피의 세 배에 달했고, 이들은 자본잠식과 감사의견 거절을 반복하며 개인투자자를 수년간 손실 속에 붙들어놓았다. 그러나 이 칼끝은 부실기업만 겨누지 않는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코스닥 상장사 149곳 중 30.2%가 흑자 기업이다. 실제로 영업이익이 두 배 가까이 늘었거나 우량기업부·라이징스타에 속한 회사까지 관리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지정 후 주가 급락과 거래정지가 시가총액을 더 끌어내리는 악순환도 우려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의 인위적 주가 부양이나 가장납입 같은 불법행위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정보에서 소외된 소액주주가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손실을 떠안는다는 점도 되풀이되는 우려다. 한국처럼 예외 없는 자동 산식으로만 미달 여부를 가르는 방식이 능사는 아니다. 미국 나스닥 역시 최저주가 미달이라는 정량 기준을 쓰지만, 통지 후 180일에 추가 180일까지 유예를 주고 그래도 부족하면 독립 청문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할 길을 열어둔다. 도쿄증권거래소도 기준 미달 기업에 '적합 계획서' 제출과 최대 1년 개선기간을 준 뒤에야 퇴출 절차에 들어간다. 같은 정량 기준이라도 회복 시간과 이의 절차를 넉넉히 준다는 점이 한국과 다르다. 부실기업 퇴출은 늦출 이유가 없다. 다만 그 칼끝이 일시적 위기에 놓인 흑자 기업과 소액주주의 재산권까지 겨눠서는 안 된다. 지금처럼 이의를 제기할 절차 자체가 없다면, 상장폐지에 내몰린 기업과 투자자는 결국 거래소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답을 찾으려 할 것이다. 나스닥과 도쿄가 갖춘 유예와 이의신청 절차를 한국도 갖출 때, '신속'과 '공정'이 함께 설 수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삼양바이오팜, 모더나 급등·mRNA 기술력 부각…강세

20일 장 초반 삼양바이오팜이 강세다. 앞서 미국 증시에서 글로벌 제약사 모더나의 암 치료제 임상 3상 성공 소식이 전해지며 관련 기술을 보유한 삼양바이오팜에도 매수세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5분 현재 삼양바이오팜은 전 거래일 대비 1만1100원(+25.64%) 상승한 5만44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양바이오팜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암 백신 개발에 주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삼양바이오팜은 회사가 개발한 mRNA 기반 약물 전달체 플랫폼 '나노레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Journal of Controlled Release)에 실렸다고 발표했다. 전일 미국 증시에서 모더나가 mRNA 암 백신 임상 3상에서 목표를 달성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mRNA 기술 보유 기업 삼양바이오팜에 대한 투자심리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산이 높으면 골은 깊겠지…증권사 2Q ‘역대급 성적표’, 하반기는 ‘실적 둔화·양극화’ 심화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증시 활황으로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위탁매매 수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상품운용과 투자은행(IB) 부문도 힘을 보탰다. 다만 2분기 실적은 정점에 가까웠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가 조정을 받고 거래대금도 빠르게 줄고 있어서다. 특히 종합IB와 일반증권사의 실적 격차는 하반기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호황의 과실이 대형 종합IB에 집중된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까지 강화되면서다. 20일 한국기업평가가 유효등급을 보유한 국내 26개 증권사의 올해 2분기 실적을 종합한 결과, 총 영업순수익은 10조5334억원으로 집계됐다. 종전 최대였던 올 1분기 8조4902억원보다 24.1% 증가하며 한 분기 만에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조7092억원에서 5조6579억원으로, 순이익은 3조5561억원에서 4조3324억원으로 늘었다. 모두 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실적을 끌어올린 가장 큰 동력은 위탁매매였다. 2분기 위탁매매부문 수지는 5조3757억원으로 1분기 4조2880억원보다 25.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위탁매매수수료는 3조1476억원에서 4조1064억원으로 30.5% 늘었다. 신용공여금 수익도 9767억원에서 1조845억원으로 11.0% 증가했다. 증시 상승과 함께 투자자들의 거래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지난 4월 이후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에 6월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90조원에 달했다. 거래가 늘면서 증권사가 고객의 주식 매매를 중개하고 받는 수수료가 증가했고 신용거래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도 함께 늘어난 셈이다. 다른 사업부문도 호조를 보였다. 2분기 상품운용 수지는 4조213억원으로 전분기 3조1686억원보다 26.9% 증가했다.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손익 개선이 성장을 이끌었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평가손실이 이어졌지만 채권 이자수익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 IB부문 수지도 1조4452억원으로 전분기 1조1931억원보다 21.1% 늘었다. 특히 채무보증 관련 수수료가 같은 기간 4011억원에서 5424억원으로 35.2% 증가했다. 대출채권 이자수익 역시 4889억원에서 5128억원으로 4.9% 늘었다. 금리 상승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 발행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위축됐지만 전분기보다는 소폭 회복됐다.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숫자 뒤에서는 증권사 간 격차가 더욱 뚜렷해졌다. 2분기 종합IB의 영업순수익은 8조4496억원에 달했다. 반면 중대형사와 중소형사를 합친 일반증권사의 영업순수익은 2조838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에 종합IB와 일반증권사 간 영업순수익 차이는 약 6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7000억원보다 크게 벌어졌다. 단순히 위탁매매 경쟁력에서만 차이가 난 것도 아니다. 상품운용과 IB, 자산관리(WM) 등 사업 전반에서 대형사와 일반증권사의 실적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증시 활황이 모든 증권사에 동일한 수준의 실적 개선으로 연결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격차는 특히 IB에서 두드러진다. 종합IB의 2분기 IB부문 수지는 1조2089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646억원보다 1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증권사는 2752억원에서 2363억원으로 14.1% 감소했다. 한쪽은 두 자릿수 성장했지만 다른 한쪽은 오히려 뒷걸음질한 것이다. 자본력 차이가 실적 차이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종합IB는 유상증자와 대규모 이익 유보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한 데다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등을 활용해 투자여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IB 사업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반면 일반증권사는 상대적으로 PF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IB 실적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는 신규 부동산 투자를 둘러싼 규제 부담까지 커진다. 지난 7월 금융투자업규정 및 시행세칙이 개정되면서 증권사의 부동산 투자 규제 대상이 확대됐다. 기존에는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중심으로 관리했지만 앞으로는 PF 채무보증뿐 아니라 부동산 관련 대출과 지분투자, 펀드 등을 모두 포함한 부동산 투자금액을 기준으로 한도가 적용된다. 증권사는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투자금액 비율을 올해 말까지 13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이후 한도는 매년 10%포인트씩 낮아져 2029년부터 100%가 적용된다. 부동산 투자에 적용되는 위험값도 사업 단계와 담보인정비율(LTV)에 따라 높아진다. 브릿지론 단계에는 60%, 본PF 단계에는 24%의 위험값이 적용된다. LTV가 60%를 넘으면 일부 투자형태의 위험값은 추가로 높아진다. 개정 기준은 지난달 8일 이후 신규로 취급한 부동산 투자부터 적용돼 기존 자산보다는 향후 신규 사업 과정에서 순자본비율(NCR)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규제 강화의 영향 역시 증권사마다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종합IB는 상대적으로 충분한 자본과 투자여력을 확보한 반면 일반증권사는 이익 유보와 자본 확충 여력이 제한적이다. 중·후순위 PF 채무보증 등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부동산 PF 비중도 높아 신규 투자 때 위험값 상승에 따른 NCR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2분기 실적을 끌어올렸던 시장 환경이 하반기 들어 달라졌다는 점이다. 국내 증시 거래규모는 지난 6월 2087조원에서 7월 1458조원으로 약 30% 급감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일부 반등했지만 거래대금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다.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의 가장 큰 동력이 위탁매매였던 만큼 거래대금 감소가 지속될 경우 증권사 실적 역시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상품운용 부문도 변수다. 2분기 상품운용 실적 개선이 주식·ETF 운용손익을 중심으로 이뤄진 만큼 증시가 다시 하락할 경우 관련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 채권평가손실 부담도 커진다. 2분기 위탁매매와 상품운용 실적을 동시에 끌어올렸던 증시 호황이 하반기에는 오히려 실적 부담으로 돌아설 수 있는 셈이다. 시장 환경 악화에 따른 충격은 증권사마다 다르게 나타날 전망이다. 상반기 호황 속에서도 종합IB와 일반증권사의 실적 격차가 크게 벌어진 데다 자본력과 사업구조에서도 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증권사는 상대적으로 PF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부동산 규제 강화까지 맞물리면서 하반기 실적 확보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이혁진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7월 이후 증시 하락과 거래대금 감소로 위탁매매와 주식·ETF 운용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모멘텀이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실적 전반에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투자금액 한도 신설과 위험값 상향 등 규제 강화로 신규 부동산 투자 부담도 확대될 전망"이라며 “특히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열위한 일반증권사의 PF 신규 투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SK하이닉스, 역대 최대 규모 주주환원 소식에 강세

SK하이닉스 주가가 20일 장 초반 강세다. 전날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과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으로 쓰겠다고 공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사주 매입·소각을 수행할 단독 위탁중개업자로 선정된 SK증권도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5분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73%(10만1000원) 오른 160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SK증권은 11.08%(240원) 오른 2405원이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정규장 마감 직후 40억원 규모 자사주·매입 소각을 공시했다. 국내 상장사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2025~2027년 동안 발생한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환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하이닉스는 이날부터 11월 19일까지 3개월에 걸쳐 40조원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하루 주문 한도는 240만7000주다. 자사주 취득을 완료한 후 해당 기간에 취득한 자사주 전량을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증권은 4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소각의 위탁중개업자로 단독 선정됐다. SK증권은 올해 상반기 43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이닉스 자사주 매입 중개로 인한 수수료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단독] ‘상폐 위기’ 태원물산, 소액주주 행동 본격화 “임시주총 열어라”

코스피 상장사 태원물산이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되자 소액주주가 회사에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가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주주가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소액주주는 회사가 임시주총 소집을 거절하면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태원물산 지분 4.99%를 가진 주주 이문의 씨는 전날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서를 회사에 보냈다. 이 씨는 과 통화에서 “6월부터 시가총액 미달로 상장폐지에 처할 수 있으니 자사주 매입 및 소각과 무상증자를 건의했다"며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씨가 회사에 요구한 임시주주총회 주요 안건은 주주가치 제고 조치 승인의 건과 주주가치 보호를 위한 신규 사외이사 1인 선임의 건이다. 주주가치 제고 조치 관련 안건으로 3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및 즉시 소각과 100% 무상증자를 제안했다. 3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과 즉시 소각은 주가와 시가총액 부양을 위한 방안으로 제안했다고 이 씨는 밝혔다. 태원물산은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만큼 주가 부양이 시급한 과제라는 판단이다. 태원물산은 지난 12일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하반기부터 강화된 상장폐지 요건에 따라 코스피 시장은 30거래일간 시가총액 300억원을 밑돌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간 연속 45거래일 이상 기준을 웃돌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올해 말까지 상장폐지 요건을 넘기더라도 내년 1월 1일부터 코스피 시장은 시가총액 기준을 500억원으로 상향한다. 태원물산은 이날 시가총액 기준으로 두 배가량을 올려야 상장폐지 요건에서 벗어난다. 19일 태원물산은 주가 2100원에 시가총액 160억원으로 마감했다. 태원물산은 “주식가격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8억원 규모 자기주식을 취득하고 있지만, 주가는 자사주 취득 공시 당시(2430원)보다 떨어졌다. 이 씨는 “회사가 보유한 막대한 현금성 자산 중 2%에 불과한 미미한 수준"이라며 “코스피 상장유지 기준을 충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생색내기용 면피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회사는 올해 6월 30일 기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만 337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100% 무상증자 제안은 유동성 확대를 위해서다. 태원물산은 전체 발행주식총수가 760만주에 불과하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 43.99%와 2대주주 지분 11.14% 등을 제외하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말 기준 소액주주 지분은 24.8%에 불과하다. 회사가 이번 임시 주주총회 소집 청구를 거부하면, 이 씨는 법원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상법 366조에 따르면, 발행주식총수 3% 이상을 가진 주주가 이사회에 임시총회 소집을 청구했지만 회사가 응하지 않을 때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직접 주주총회를 열 수 있다. 이 씨는 태원물산 지분 4.99%를 가진 주주다. 태원물산 소액주주들은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서 지분을 모으고 있다. 이날까지 37명 소액주주가 지분 9%를 모았다. 이 씨는 “회사는 상장폐지 대응에 손을 놓고 있는데, 주주들이 힘을 모아서 의견을 전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정당하게 지분 4.99%를 갖고 임시주총 소집 청구를 할 수 있는데, 청구 자체를 거부하면 법원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자사주 매입·소각과 무상증자는 이사회 결의 사항은 맞지만 주주들이 주주제안으로 주총 안건으로 올릴 수 있고 그 안건을 상정하면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발행어음 금리 4% 눈앞인데 모험자본 의무까지…증권사 운용 부담↑

발행어음 금리가 연 4%에 육박하면서 증권사들의 발행어음 운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자비용이 높아진 가운데 발행어음 조달액의 일정 비율을 모험자본에 공급해야 하는 의무까지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있어서다. 비싸게 조달한 자금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모험자본 투자까지 늘려야 하는 '이중 과제'가 생긴 셈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금리를 잇달아 올리며 1년물 금리가 3% 후반대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이 3.85%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NH투자증권(3.8%)과 KB증권(3.8%)가 뒤를 잇는다. 미래에셋증권은 3.65%로 가장 낮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증권사 역시 그 인상폭(0.25%p)만큼 발행어음 금리를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발행어음은 고객의 요청에 따라 1년 이내의 만기와 약정 이율로 별도의 담보 없이 발행된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증권사가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발행할 수 있다. 증권사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조달 금리와 운용 수익률 간 마진에서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다. 발행어음 금리 인상 자체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대응인 것으로 보인다. 은행 예금 금리를 비롯한 시중 금리는 오르는데 발행어음 금리를 유지하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발행어음 금리를 올리더라도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적인 측면에서 더 낫다는 평가다. 문제는 조달 이후다. 고객에게 지급하는 금리가 높아진 만큼 증권사는 이전보다 높은 운용수익률을 확보해야 마진을 유지할 수 있다. 리스크 기준을 유지하면서 조달 비용을 웃도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는 한정적이다. 발행어음 금리가 높아질수록 투자처 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말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 예금이자도 많이 올랐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서는 경쟁 상품의 금리를 고려해서 이자를 더 줄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면 상승한 발행어음 금리로 마진을 남길 수 있는 투자처를 찾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의무도 올해부터 본격화했다. 올해는 조달액의 10%를 모험자본에 공급해야한다. 이 비율은 2027년 20%, 2028년 25%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전체 운용자산을 기준으로 모험자본 공급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발행어음과 IMA를 통해 모험자본 투자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발행어음과 모험자본 투자 사이의 '만기 불일치'를 부담으로 꼽는다. 발행어음은 만기가 최대 1년에 불과하지만,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는 모험자본은 성과가 나타나고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을 하나 키우더라도 1년 이상 걸리는 것이 보편적인데, 모험자본을 1년간의 성과만 따지고 보면 투자를 할 수가 없다"며 “만기 1년짜리 자금을 가지고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적절한 투자처를 확보하는 것도 과제다. 모험자본 의무 공급 비율은 계속 높아지지만 국내에서 일정 수준의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대상은 한정돼 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특히 기업공개(IPO) 시장과 벤처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적절한 투자처를 선별하기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향후 의무 공급 비율이 20%, 25%까지 높아지면 적절한 투자처를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적절한 투자처가 충분하다면 증권사 입장에서는 의무 비율인 10%를 넘어 모험자본에 투자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오히려 10%라는 의무 비율을 의식한다는 것 자체가 현재 투자할 수 있는 풀(pool)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은 증권사에게 발행어음 발행 규모 확대를 주저하도록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발행어음 사업자 일부에서는 잔액이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지난 6월 기준 8조7751억원으로, 3월(9조1738억원) 대비 4.3% 감소했다. 동 기간 KB증권 발행어음 잔액은 11조4573억원에서 11조31억원으로 4% 줄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체 운용자산에서 10%만 되어도 큰 규모"라며 “이러한 대규모 자금을 우량기업이 아닌 모험자본에 투자하는 것 자체가 리스크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시장의 크기를 감안할 때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선뜻 투자할 수 있는 모험자본 투자처는 많지 않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장 끝나니 오르네”…SK하이닉스, ‘역대급 주주환원’에 8% 넘게 급등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해 소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9일 애프터마켓에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39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정규장 종가(150만원) 대비 8.5% 오른 162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규장에서 기록한 9.75%의 하락분을 대부분 만회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자기주식 취득·소각 안건을 의결하고 주주환원 계획을 공시했다. 자기주식 취득 예정 금액은 총 40조원이다. 이사회 결의 전날 종가인 166만2000원을 기준으로 약 2407만주에 해당하며, 전체 발행주식 7억3049만2365주의 약 3.3% 규모다. 취득 예정 기간은 오는 20일부터 11월 19일까지 3개월이며, 취득한 자기주식은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이번 자사주 소각은 국내 상장사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이와 함께 2025~2027년 발생하는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환원 방식은 자기주식 취득·소각과 현금배당을 병행한다. 기존 고정배당과 특별배당 등을 포함해 배당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추가적인 주주환원 규모와 구체적인 방식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3분기 실적 발표 시점에 공개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은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주주환원 계획에 대해 “AI 투자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인베스팅닷컴도 SK하이닉스의 이번 자사주 매입이 AI 투자 열기가 식을 경우 주가 하락을 막아주는 일종의 '완충장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핵심 업체로, 글로벌 AI 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 기업 가운데 하나로 꼽혀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AI 하드웨어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금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면서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관련주에도 매도세가 이어졌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올해 들어 여전히 120% 넘게 상승한 상태지만, 지난 6월 고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50% 가량 급락한 상황이다. 이토로의 조시 길버트 애널리스트는 “이번 자사주 매입 규모는 SK하이닉스가 시장에 보내는 강력한 신호"라며 “투자자들이 요구해온 조치에 부응하는 동시에 늘어나는 현금을 활용해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주주환원 발표에 삼성전자도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각 삼성전자는 애프터마켓에서 정규장 종가인 24만7500원보다 4.4% 오른 25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대외 변수에 국내 증시 ‘휘청’…외인 매도·사이드카 발동 [마감 시황]

국내 증시가 미국 장기 국채금리 급등과 중동 정세 불확실성 여파에 일제히 하락했다.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세가 쏟아지며 6% 가까이 급락했고, 장 초반에는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코스닥도 1% 넘게 밀리며 약세로 장을 마쳤다. 1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98.66포인트(5.80%) 내린 6471.1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9.74포인트(1.17%) 하락한 824.46에 마감했다. 수급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4조242억원, 기관이 1조7926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은 5조6403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받아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7.82% 내린 24만75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9.75% 급락한 150만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우(-7.75%), SK스퀘어(-11.54%), 삼성전기(-3.68%), 현대차(-4.83%), KB금융(-1.25%)도 하락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1.85% 오른 35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0.85%)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2.71%)도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1005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63억원, 458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혼조세를 나타냈다. 알테오젠은 1.85% 오른 30만3500원에 마감했고 에코프로비엠도 0.64% 상승한 10만9800원을 기록했다. 리노공업(0.15%)과 이오테크닉스(0.24%)도 소폭 올랐다. 반면 주성엔지니어링은 4.29% 떨어진 17만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익IPS는 2.76%, HLB는 2.43%,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60% 각각 하락했다. 에코프로(-1.03%)와 에이비엘바이오(-0.13%)도 약세로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개장 직후부터 크게 흔들렸다.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급락하면서 오전 9시6분께 유가증권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기준가격보다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이어질 경우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제도다. 발동 당시 코스피200선물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65.00포인트(6.02%) 떨어진 1013.26을 기록했다. 간밤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점이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18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0% 내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30% 각각 하락했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협상에 대한 기대가 약화하면서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다시 부각됐다. 이에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33%를 넘어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고, 10년물 국채금리도 4.70%까지 상승했다. 최근 상승세를 이어온 미국 반도체주에서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마이크론은 6.9% 하락했고 샌디스크는 9.0% 급락했다. 엔비디아도 2.3% 내리며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약화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97.7원으로 14.1원 하락 마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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