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필랑트여”…세단을 닮은 하이브리드 SUV의 정답

태권브이가 도로를 달리면 이런 모습일까. 자동차라기보다 튼튼하고 거대한 로봇의 얼굴이 보인다. 수직에 가깝게 툭 떨어지는 보닛 라인부터 범상치 않은 첫인상을 준다. 아래쪽으로 깊게 파여 각진 헤드램프는 로봇의 날카로운 눈매 같다. 입체적인 전면부에 좌우에 자리한 부메랑 형태의 이중 주행등까지, 강인한 로봇의 얼굴을 완성한다. 정중앙에 자리한 엠블럼은 마치 동력을 품은 심장같다. 시동을 걸자, 모든 조명이 일제히 빛나며 번쩍거린다. 잠들어 있던 로봇이 천천히 눈을 뜨는 순간이다. 운전석 문을 열면 분위기가 또 한 번 달라진다. 거대한 로봇의 얼굴 뒤에는 파일럿을 위한 조종석이 숨어있다. 몸을 단단히 감싸는 버킷같은 시트에 앉으면 푸른색의 엠비언트 라이트가 마치 숨을 쉬듯 은은하게 점멸한다. 주행을 시작하자 거친 첫인상은 사라진다. 전기 모터가 경쾌하게 차를 밀어내고, 가속 페달을 밟는 만큼 민첩하게 몸을 움직인다. 차를 운전한다기보다, 살아 있는 로봇과 호흡을 맞추는 느낌이다. 지난 4월 르노코리아는 새로운 글로벌 플래그십 하이브리드 SUV, '필랑트'를 야심차게 선보였다. SUV는 한국 완성차 시장에서 가장 대중적인 차종이 됐지만, 동시에 가장 까다로운 차종이기도 하다. 넓은 실내와 헤드룸 개방성, 높은 공간 활용도를 원하면서도 세단 같은 승차감을 갖춰야한다. 가족과 함께 타기 편해야 하지만 혼자 운전할 때도 재미를 잃어서는 안 된다. 심지어 하이브리드라면 연비와 정숙성, 자연스러운 동력 전환까지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필랑트는 세단과 SUV의 장점을 하나로 묶은 크로스오버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지난 7월 르노 필랑트를 타고 서울 강남역에서 일산 백석동까지 왕복 60km를 달렸다. 강남의 정체 구간부터 올림픽대로와 자유로, 비가 쏟아지는 도심과 일산 외곽의 비포장도로까지 다양한 환경을 두루 경험했다. 내내 컴포트 모드로 주행했고, 연비는 서울에서 일산까지 18.3km/L, 일산에서 서울까지는 20.1km/L를 기록했다. 공인 복합연비(15.1km/L)를 꾸준히 웃도는 수준이었다. ◇ 조종석 같은 실내…12.3인치 파노라마 스크린 차에 타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마치 레이싱카의 조종석 같은 실내 분위기다. 운전석에 앉으면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 시트'가 몸에 딱 맞게 감기며 안정감을 선사한다. 주변에 흐르는 푸른 엠비언트 라이트는 실내 그라데이션과 어우러져 특유의 미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스티어링휠을 수놓은 빨강·하양·파랑 삼색 스티치와 중앙의 파란 스틸 장식까지, 작은 디테일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았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건 디스플레이였다. 운전석 계기판부터 중앙 디스플레이, 조수석 디스플레이까지 세 개의 파노라마 스크린이 하나의 화면처럼 이어진다. 수평으로 낮게 깔린 대시보드와 합쳐져 개방감이 상당하다. 각각의 디스플레이들은 서로 화면을 주고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중앙디스플레이를 손가락 세개로 스와이프하니 네비게이션 창이 그대로 계기판 디스플레이로 넘어왔다. 최근 몇몇 차량들이 턴온턴 안내에 의존하는 점을 감안하면, 꽤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역시 운전자 중심으로 잘 설계한 게 느껴졌다. 크고 선명한 데다 따로 조작하지 않아도 좌석 높이에 맞춰 자동으로 디스플레이 위치를 조절해줬다. 주변 환경에 맞춰 여러 모드로 조정도 가능하다. 여기에 차량의 움직임에 따라 함께 움직이는 작은 비행기 아이콘까지 더해져 조종석에 앉아 있다는 느낌을 은근히 살려준다. 그 외 공조나 미디어 등 웬만한 기능은 에이닷 오토로 음성 조작이 가능했다. ◇ 전기차 같은 정숙성, '찰랑' 흘려보낸 충격 출발하자마자 강남역에서 올림픽대로를 타기까지 30분이 넘는 정체 구간이 이어졌다. 필랑트는 그동안 거의 전기차에 가까운 승차감을 보여줬다. 하이브리드가 맞나 싶을 정도로 조용했다. 다만 내내 가다 서기를 반복하다보니 감속이 다소 적극적으로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곧바로 중앙 디스플레이에서 회생제동 강도를 '저'로 설정하자 브레이크가 훨씬 부드럽고 가볍게 밟혔다. 도심 주행에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감속 감각이었다. 고르지 않은 아스팔트의 잔충격도 차분하게 걸러냈다. 군데군데 깊게 패인 물 웅덩이를 여러 번 지났지만 차는 한 번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충격을 '쿵'라고 받아내기보다는 '찰랑'하고 흘려보내는 느낌에 가까웠다. 일산 외곽의 비포장도로에서는 그 안정감이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양 옆으로 논밭이 펼쳐진 구불구불한 흙길을 달리는데도 차가 들썩이거나 진동이 실내로 전달되지 않았다. 바닥이 거칠어질수록 오히려 차가 한층 단단하게 중심을 잡고 버틴다는 인상을 받았다. 르노는 필랑트에 주파수 감응형 댐퍼(SFD)를 적용했다. 덕분에 노면에서 전달되는 진동의 주파수를 세밀하게 감지해 서스펜션이 충격을 흡수하는 정도를 실시간으로 자동 조절할 수 있다. 시내 도로와 비포장도로에서 느낀 차분한 승차감이 단순히 '부드럽다'는 수준을 넘어 안정적으로 다가온 이유다. 더 놀라운 건 정숙성이었다. 빗방울을 바라보고 있는데 문득 '왜 빗소리가 들리지 않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르노는 필랑트에 이중접합 차음 유리를 대폭 적용하고,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기술을 적용했다. ◇ 세단 같은 크로스오버의 균형감, 엑티브 드라이버 어시스트 자유로에 다다르자 필랑트는 그야말로 자유롭게 달리기 시작했다. 고속 주행 감각은 의외로 조용한 세단에 가까웠다. 필랑트는 1.64kWh 용량의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차체 밑바닥에 배치하고, 차체 비율도 비교적 낮고 길게 설계했다. 무게중심이 안정적으로 아래에 깔려 있다는 느낌이 분명했다. 차선을 변경하거나 급감속을 할 때도 차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고, 속도를 급하게 올려도 세단처럼 부드럽게 치고 나갔다. 시속 60km 안팎부터는 엔진이 슬슬 힘을 내기 시작하는 듯 했다. 내내 전기차처럼 조용히 움직이다가 자연스럽게 엔진이 등장했다. 인상적이었던 건 전환감이다. 일부 하이브리드에서 느껴졌던 아주 미세한 머뭇거림이나 울컥거림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분명 전기 모터로 달리는 것 같은데 계기판을 보면 이미 엔진이 작동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액티브 드라이버 어시스트'의 존재감도 확실했다. 일반적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보다 개입도가 한 단계 높은 레벨2 주행보조 시스템이다. 핸들의 반발력과 제어력이 생각보다 강하고 적극적이었다. 차선을 단단하게 붙잡고 간다는 안정감은 충분했다. 방향 지시등을 켜면 차가 머뭇거림 없이 자연스럽게 차선을 바꿨다. 급하게 끼어들거나 타이밍을 놓친다는 느낌은 없었다. 장거리 주행에서는 확실히 피로를 덜어주는 기능이었다. ◇ 정석 같은 패밀리카, 4천만원대 플래그십 주차를 마친 뒤엔 운전석에서 벗어나 뒷좌석과 조수석을 살펴봤다. 패밀리카로서의 완성도도 높았다. 가장 크게 체감되는 건 뒷좌석 공간이다. 2,820mm의 휠베이스 덕분에 앞좌석을 운전 자세에 맞춰 놓은 상태에서도 무릎 앞 공간이 두 뼘 가까이 남을만큼 넉넉했다. 조수석 전용 디스플레이를 보면 게임이나 영상, 차량 기능 조작을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주행 중에는 실제 도로와 연동되는 레이싱 게임도 지원한다. 무엇보다 운전석에서는 이 화면이 거의 보이지 않도록 편광 필터가 적용됐다. 운전자 시야를 산만하게 방해하지 않는다. 실제로 운전석에 앉으면 조수석에서 화면을 켜거나 어떤 기능을 조작하든 디스플레이가 없는 것처럼 까맣게 보였다. 실내 온도와 환기, 시트 위치, 조명 등 개인 설정을 가족 구성원별로 저장할 수 있는 점도 패밀리카로서의 활용도를 높여준다. 필랑트는 테크노 4,331만9,000원, 아이코닉 4,696만9,000원, 에스프리 알핀 4,971만9,000원부터 시작한다. 시승차였던 '에스프리 알핀 1955'는 1,955대 한정 런칭 에디션으로 5,218만9,000원이다. 가장 낮은 트림인 테크노에도 이중접합 차음 유리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레벨2 주행보조 시스템 등 핵심 사양이 기본 적용된다. 동급 하이브리드 SUV와 비교하면 상품 구성대비 가격 경쟁력은 충분한 편이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단독] BMW ‘차량 수’·벤츠 ‘횟수’ 1위 불명예…상반기 수입차 리콜 뜯어보니

상반기 국내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리콜 대상 차량이 가장 많았던 곳은 BMW, 리콜을 가장 자주 실시한 곳은 메르세데스-벤츠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자동차리콜센터 자료(올해 1~8월 초)를 바탕으로 국내 판매 상위 15개 수입차 브랜드의 리콜 대상 차량 수와 리콜 횟수, 중대리콜 여부, 결함 유형 등을 집계한 결과, BMW의 리콜 대상 차량은 총 10만7866대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볼보(10만1193대), 메르세데스-벤츠(7만7930대), 아우디(7만3031대), 포르쉐(5만9070대) 순이었다. BMW는 화재 위험을 동반한 중대리콜도 4건으로 조사 대상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았다. 스타터모터와 에어컨 배선, 후미등 하우징 등에서 화재 발생 우려가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중대리콜은 화재 발생 가능성 등 운전자 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결함을 대상으로 국토부가 별도 표기해 안내하는 리콜이다. BMW코리아 측은 “잠재적 위험 요소를 선제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자발적 리콜로,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리콜 대상 차량 수에서는 3위였지만 리콜 횟수는 총 1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엔진제어장치(ECU), 파워트레인 제어장치 등 소프트웨어·전자제어 관련 리콜 등 비교적 대상 차량이 적은 시정조치가 여러 차례 이뤄졌다. 이 중 중대리콜은 한 건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측은 “리콜은 당사의 엄격한 안전 및 품질 기준을 반영한 결과이며 예방적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시행했다. 최근 5년간 리콜 건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판매량과 리콜 규모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 점도 확인됐다. 리콜 대상 차량에는 과거 판매 차량도 포함되는 만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수입차 판매 순위와 리콜 대상 차량 수 순위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올해 누적 판매 1위인 테슬라는 리콜 대상 차량이 766대에 그쳐 11위에 머물렀다. 반면 판매 6위인 볼보는 리콜 대상 차량 수 2위, 판매 9위인 포르쉐는 5위, 판매 12위인 랜드로버는 6위를 기록했다. 최근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는 BYD의 리콜은 1건에 그쳤다. 다만 최근 출시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제외한 국내 판매 전 차종을 대상으로 안전띠 알림장치 관련 시정조치를 실시했다. 리콜 대상 차량은 1만8091대였다. 리콜 원인도 달라졌다. 상반기 수입차 리콜 원인 중 가장 많이 나타난 분야는 소프트웨어·전자제어 계통 결함이었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체 18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소프트웨어·전자제어 관련 리콜이었고, 포르쉐는 주행보조 시스템 소프트웨어, 아우디는 후방카메라와 계기판, 렉서스는 계기판 소프트웨어, 테슬라는 후방카메라 관련 리콜을 실시했다. 반면 BMW는 통합제동장치와 에어백, 스타터모터, 에어컨 배선 등 기계·안전 부품 관련 리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과거 브레이크와 연료계통, 에어백 등 기계적 결함이 리콜의 주된 원인이었다면 최근에는 차량 제어 소프트웨어와 전장 시스템으로 리콜의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업계는 이러한 변화가 자동차의 소프트웨어 중심화와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전동화와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전환이 빨라지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도 기능 개선과 안전성 확보가 가능해졌고, 리콜 역시 기계 부품보다 전자제어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는 “과거 리콜이 브레이크나 배출가스 등 물리적인 결함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소프트웨어와 전자제어 계통 리콜이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리콜은 차량 성능 개선이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경우도 적지 않아 기계적 결함과 동일한 품질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만 정보 비대칭이 큰 소비자 입장에서는 리콜의 원인과 관계없이 반복되는 시정조치 자체가 불안과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영애 교수는 “100% 결함 없는 자동차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소비자들도 알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결함이 발생했을 때 제조사가 이를 어떻게 대응하고 소비자에게 신속하고 투명하게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산업은 이런 측면에서 아직 충분히 친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리콜 정보를 받아도 소비자가 해당 결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제 안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며 “반복적인 리콜은 서비스센터 방문 등 시간적 부담은 물론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미·중에 로봇 패권 안 뺏긴다…현대차, “‘글로벌 로봇 파운드리’ 구축할 것”

현대자동차그룹이 국내 공급망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로봇 파운드리' 전략을 공개했다.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로봇 산업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부품, 제조, 서비스를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6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글로벌 로봇 파운드리 도약과 K-피지컬AI 강국 실현을 위한 포럼'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해 현대차그룹,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한국로봇산업진흥원(KIRIA),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등이 참석해 국내 피지컬AI 산업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송호득 현대자동차 미래사업전략실 RH로봇사업기획분과장(상무)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AI 로봇 비즈니스 및 생태계 구축 전략'을 발표하며 글로벌 로봇 산업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은 막강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AI를 빠르게 고도화하며 로봇 산업 밸류체인을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 상무는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장에서도 누구보다 신속하게 대응했음에도 중국 업체의 빠른 경쟁력 확보 속도를 경험한 바 있다"며 “로봇 산업에서 중국 업체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 보다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아직 로봇 산업의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는 만큼 기술개발과 생산, 공급망을 아우르는 산업 생태계를 조기에 갖춰야 한다"면서 “현대차그룹이 그 중심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토털 로봇 솔루션 프로바이더(Total Robot Solution Provider)'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단순히 로봇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을 넘어 AI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데이터, 서비스를 모두 갖춘 '풀스택(Full Stack)·풀패키지(Full Package)' 기반의 로봇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송 상무는 현대차가 이러한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강점으로 △자동차 생산 과정에서 축적한 로봇 시스템 운영 경험 △글로벌 생산기지와 공급망, 연구개발(R&D) 거점 △자율주행과 전기차, 로보틱스, 미래 모빌리티를 통해 확보한 핵심 기술과 데이터 등을 꼽았다. 현대차는 모든 기술을 자체 개발하기보다 개방형 생태계를 지향한다는 전략도 내놨다. AI와 비전언어모델(VLM), 강화학습(RL) 등 핵심 AI 기술은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고 하드웨어와 제조, 서비스는 국내 기업들과 연계해 로봇 산업 전반의 공급망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송 상무는 “절대 모든 것을 혼자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최고의 파트너들과 협력을 확대해 기술적으로는 로봇 개발부터 데이터, 스마트팩토리 연계 기술까지 풀스택 역량을 확보하고, 사업적으로는 그룹 내에서 먼저 검증한 뒤 자동차 제조를 넘어 물류·서비스·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하는 '풀 비즈니스 패키지'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로봇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세 가지 전략도 제시했다. 우선 한국과 미국, 중국에 로봇 훈련학습센터를 구축해 다양한 산업 현장의 실증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가공하고 이를 AI 학습에 활용하는 'AIDR(AI Defined Robot)'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AI가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학습하며 성능을 고도화하는 로봇을 구현하겠다는 취지다. 두 번째는 핵심 부품 국산화다. 인지 센서 모듈과 그리퍼, 액추에이터 등 로봇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내 부품기업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로봇 원가에서 비중이 큰 고부가가치 부품을 중심으로 국산화를 추진해 국내 부품사의 경쟁력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생산 체계다. 새만금에 조성 중인 로봇 생산시설을 초기에는 그룹 내부 생산기지로 활용하되, 향후에는 자체 생산시설이 없는 국내 로봇 개발사들도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로봇 파운드리'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초기 소량다품종 생산부터 시장 확대에 따른 대량생산 체계까지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전략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봇 산업 메가특구 조성과 연구개발(R&D) 확대, 규제 혁신, 공공조달 확대, 구매·생산 보조금 도입 등을 주요 과제로 제안했다. 수도권은 AI·로봇 연구개발 허브, 대구·경북은 실증·인증 허브, 새만금은 제조 허브로 육성하는 지역별 역할 분담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새로운 산업은 특정 기업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질 수 없으며 국가 정책과 산업 전략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며 “더 늦기 전에 국가 차원의 통합 전략과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며, 현대차그룹도 이에 맞춰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개별 로봇 기술보다 산업 생태계 조성이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장병탁 서울대 AI연구원(HARC) 원장은 “글로벌 로봇 파운드리는 단순히 로봇을 생산하는 공장이 아니라 공통 AI 모델과 작업 데이터, 핵심 부품, 제조, 검증, 운영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개념"이라며 “다양한 지능형 로봇을 빠르게 개발하고 대규모로 확산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이어 “AI 디파인드 로봇(AIDR) 시대에는 얼마나 많은 로봇을 생산하느냐보다 얼마나 다양한 작업을 학습시키고 현장에 빠르게 적용하느냐가 경쟁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대규모 제조 역량을 갖춘 현대차와 같은 앵커기업을 중심으로 공급망과 스타트업,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지커 질주’에 웃은 지리, 25만대 팔았다…중국차 해외 공세 가속

지리자동차그룹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의 성장세를 앞세워 5개월 연속 판매 증가를 이어갔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내수 시장의 가격 경쟁을 넘어 해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지리도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지리자동차그룹은 7월 글로벌 판매량이 25만16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증가했다고 6일 밝혔다. 브랜드별 판매량은 지리 19만7942대, 지커 3만5837대, 링크앤코 1만6382대였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지커의 성장세다. 지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늘어난 3만5837대를 판매하며 그룹 내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룹 전체 판매 증가율(5%)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차량 판매도 증가했다. 지리와 지커, 링크앤코의 7월 전동화 차량 판매량은 16만165대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다. 전체 판매의 절반을 훌쩍 넘는 수준으로, 전동화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는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해외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중국 외 지역 판매는 10만6663대로 월간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고, 해외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202% 증가했다. 전동화 차량 수출은 6만2604대로 616% 급증하며 해외 판매의 약 59%를 차지했다. 지커는 해외 시장에서도 판매 기반을 넓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호주와 말레이시아에서는 프리미엄 배터리 전기차(BEV)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지커 7X'는 8개 국가·지역에서 프리미엄 차급 판매 선두에 올랐다. 전기 MPV '지커 009'도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판매 호조를 이어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이제는 저가 시장이 아니라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려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지커는 지리의 브랜드 고급화를 이끄는 핵심 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당할 수가 없다”…테슬라, 6개월 연속 ‘판매 1위’

지난달 국내 수입차 시장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테슬라는 월간 등록 1만대를 돌파하며 6개월 연속 판매 1위에 올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7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가 3만976대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3% 증가했으며, 올해 누적 등록 대수는 21만5008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1% 늘었다. 브랜드별로는 테슬라가 1만237대로 가장 많았다. BMW는 6533대, 메르세데스-벤츠는 3959대를 기록했고, BYD는 2846대로 4위를 유지했다. 렉서스(1474대)와 토요타(1340대)가 뒤를 이었으며 볼보(958대)와 아우디(935대)는 1000대에 가까운 판매를 기록했다. 베스트셀링 모델은 테슬라 모델 Y 프리미엄(6612대)이다. 모델 Y 프리미엄 롱레인지(2092대)와 모델3 프리미엄 롱레인지(1239대)가 뒤를 이었다. BMW 520은 1212대로 테슬라를 제외한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은 등록 대수를 기록했다. BYD는 지난 6월 처음으로 월간 4000대를 돌파했지만 7월에는 2846대로 등록 대수가 감소했다. 다만 브랜드 순위는 4위를 유지했다. 연료별 등록 비중은 전기차가 49.8%로 가장 높았고 하이브리드(41.5%), 가솔린(8.1%), 디젤(0.6%)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유럽 브랜드가 47.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미국(33.8%), 중국(9.2%), 일본(9.1%) 브랜드가 뒤를 이었다. 개인 구매는 2만636대로 전체의 66.6%, 법인 구매는 1만340대로 집계됐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흑자는 돌아왔지만”…배터리 소재 업계 ‘진짜 반등’은 아직

에코프로가 2분기 흑자를 이어가며 배터리 소재 업계 회복 기대감을 키웠다. 다만 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이번 실적은 업황 반등의 신호탄이라기보다 회복 국면의 시작을 보여준 성적표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코프로는 지난 4일 실적 발표에서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8208억원, 영업이익 32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환경사업의 안정적인 성장과 리튬 사업 수익성 개선이 실적을 뒷받침했지만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의 일시적인 가동 차질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감소했다. 다만 리튬 가격 상승이 판가에 반영되면서 리튬 사업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확대됐다고 에코프로 측은 설명했다. 업황에 대해서는 '점진적 회복'을 거듭 강조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의 정상 가동과 신규 고객사 확보 등을 바탕으로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2차전지 소재 시장을 둘러싼 외부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고 진단했다. 특히 북미 신규 고객사 확보와 중국 전구체 업체들의 부가가치세(VAT) 환급 폐지에 따른 경쟁 환경 변화 등을 하반기 주요 변수로 제시했다. 같은 배터리 소재업체인 포스코퓨처엠의 실적도 '완전한 회복'보다는 '회복 과정'에 무게가 실렸다. 포스코퓨처엠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795억원, 영업이익 267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소재 사업은 영업이익 2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양극재는 재고평가 효과에 힘입어 흑자를 유지했고, 음극재 역시 판매량 회복과 가동률 상승, 고정비 절감으로 적자 폭을 줄이며 수익성을 개선했다. 포스코퓨처엠은 ESS용 LFP 양극재와 LMR, 나트륨이온 배터리용 양극재 등 차세대 제품 개발과 공급망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사 실적은 개선됐지만 수익성 회복의 배경은 다소 제한적이다. 에코프로는 리튬 판매 물량이 감소했음에도 리튬 가격 상승분이 판가에 반영되면서 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양극재 흑자 유지의 주요 배경으로 재고평가 효과를 꼽았다. 전기차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났다기보다 원자재 가격 반등과 회계상 효과가 실적 개선을 이끈 셈이다. 업계가 이번 실적을 '업황 반등'보다 '회복 국면의 시작'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배터리 소재업계의 회복이 배터리 셀 업체보다 더디게 나타나는 것도 이 같은 사업 구조의 영향이 크다. 전기차 판매가 늘더라도 곧바로 양극재 업체의 실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셀 생산과 고객사 재고 조정, 메탈 가격의 평균판매단가(ASP) 반영 등을 거치면서 시차가 발생한다. 여기에 북미 전기차 시장 둔화와 고객사의 생산 가동률도 실적 회복 속도를 좌우하는 변수로 꼽힌다. 에코프로의 양극재 제조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도 지난 4일 콘퍼런스콜에서 북미 전기차 수요 정체와 유럽 고객사의 차종 전환 영향으로 판매 물량 감소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에는 헝가리 공장 양산 본격화와 신규 고객사 출하 확대 등을 바탕으로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증권가도 당분간은 '완만한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양극재 업황이 최악의 국면은 지나고 있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진짜 반등' 여부는 하반기 전기차 수요 회복 흐름과 고객사 생산 확대가 실제 출하 증가로 이어질지 여부를 지켜봐야한다는 것이다. 박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전기차 시장 부진은 지속되겠지만 유럽 신규 프로젝트와 전동공구(P/A) 수요 증가가 이를 일부 상쇄할 것"이라며 “헝가리 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초기 고정비 부담이 완화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유럽 중심의 출하량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북미 전기차 수요 둔화와 헝가리 공장의 초기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될 수 있다"며 “다만 최근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진 만큼 유럽 신규 프로젝트 확대와 생산 정상화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 성장 방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에코프로, 리튬·환경사업 버팀목…2분기 흑자 유지

에코프로가 리튬 사업 수익성 개선과 환경사업 호조를 기반으로 2분기 흑자를 이어갔다. 다만 유럽 전기차 시장 수요 정체와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의 일시적인 가동 차질이 겹치면서 수익성은 전 분기보다 둔화했다. 에코프로는 4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8208억원, 영업이익 32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 분기(8183억원)보다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 분기(564억원)보다 41.7% 감소했다. 리튬 사업과 환경사업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리튬 가격 상승분이 판매가격에 반영되며 수익성이 개선됐고,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환경사업 성장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리사이클 사업 역시 메탈 가격과 환율 상승 영향으로 매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은 엇갈렸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은 유럽 전기차 시장 수요 정체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 분기보다 감소했다.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외부 고객사 판매를 늘리며 매출은 증가했지만, 인도네시아 그린에코니켈(GEN) 제련소가 집중호우로 일시적인 가동 차질을 겪으면서 10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친환경 소재 사업을 담당하는 에코프로에이치엔은 반도체 시장 호황에 따른 수주 확대와 해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공급 증가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 분기보다 늘었다. 에코프로는 하반기에도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프로젝트와 미국 네바다 리튬 프로젝트 등을 통해 원재료 공급망을 강화하고, 폐배터리 재활용과 도시광산 사업도 확대한다. 아울러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와 고체전해질, 리튬메탈 음극재 등 차세대 배터리 소재와 반도체 소재 개발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추가 자본 조달 계획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날 실적발표회에서 에코프로 관계자는 “지주사 차원에서 주주가치 희석을 동반하는 유상증자 등 추가 자본 조달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2분기 말 기준 6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보유 현금과 영업현금흐름, 외부 차입 등을 통해 예정된 투자를 차질 없이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정부, 전기차 충전 정책 손본다…가격·관리체계 정비 나서

정부가 전기차 충전요금과 충전시설 관리체계를 전면 손질한다. 공공 충전요금 체계를 출력별 원가 중심으로 개편한 데 이어 충전시설 관리기준도 새롭게 마련하며 가격체계와 관리체계를 함께 정비하는 것이다. 전기차와 충전기 보급이 빠르게 늘어난 만큼 이용자 부담은 합리화하고, 충전시설 운영과 유지관리 체계는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7월 전기차 공공 충전 로밍요금 개편안을 확정하고 이달 1일부터 새로운 요금체계를 적용했다. 기존 체계에서는 7킬로와트(㎾) 완속 충전기와 50㎾ 급속 충전기가 같은 요금 구간에 포함되는 등 충전속도에 따른 비용 차이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최근에는 200㎾ 이상 초급속 충전기 보급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기존 2단계 체계만으로는 다양한 충전기의 원가 구조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에 정부는 요금체계를 △30㎾ 미만 △30~50㎾ △50~100㎾ △100~200㎾ △200㎾ 이상 등 5단계로 세분화해 출력별 원가를 보다 세밀하게 요금에 반영하도록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탈탄소녹색수송혁신과 박판규 과장은 “충전 속도별 원가 차이를 실질적으로 연동시키기 위해 5단계로 세분화 했다"면서 “이용자 형평성 제고와 초급속 충전 인프라 투자 유인 확보라는 두가지 정책 목표를 함께 고려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개편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것은 완속 충전기 이용자다. 전체 공공 충전기의 89.3%를 차지하는 30㎾ 미만 충전기의 로밍요금은 ㎾h당 324.4원에서 295원으로 9.1% 인하됐다. 이에 맞춰 GS차지비와 SK일렉링크, 플러그링크, 파워큐브 등 주요 민간 충전사업자들도 완속 충전요금을 잇달아 인하했다. 반면 200㎾ 이상 초급속 충전요금은 인상됐다. 초급속 충전기는 고출력 충전기 설치를 위한 수전설비 증설과 한전 시설부담금, 공사비 등 초기 투자비가 크고 운영·유지 비용도 높은 만큼 출력별 원가를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한 결과다. 실제 정부의 전기차 충전시설 보조금 지원 기준을 보면 급속 충전기 지원 상한은 50㎾급 1000만원, 100㎾급 2000만원, 200㎾급 4000만원, 350㎾급 7500만원으로 출력이 높아질수록 설치비 부담도 크게 증가한다. 이 같은 비용 구조를 요금에도 반영해 이용자 부담과 사업자의 투자 여건을 함께 고려했다. 정부는 요금체계 개편과 별도로 충전시설 관리기준 마련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대기환경보전법」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으며, 관련 제도는 오는 11월 시행될 예정이다. 다만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로밍 요금제 개편은 지난해 말부터 제기된 현장 의견을 반영한 것이며, 충전시설 관리기준은 지난해 11월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에 따른 후속 하위법령 정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두 정책의 추진 배경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전기차 충전 정책 전반을 손질하는 작업이 같은 시기에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개정안에는 충전시설 설치·운영자의 정보 등록 의무를 비롯해 충전기 위치와 실시간 이용 가능 여부 공개, 충전시설 관리기준 마련, 이를 점검할 전담 관리기구 지정 등의 내용이 담겼다. 관리기준을 위반할 경우 조치명령과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 이용자는 충전기 위치와 이용 가능 여부 등을 보다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고, 사업자는 일정한 관리기준에 따라 시설을 운영해야 한다. 정부가 관리체계 마련에 나선 배경에는 빠르게 늘어난 충전 인프라와 사후관리 필요성이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기 보급은 2030년 목표치인 123만기의 40%를 웃도는 수준까지 확대됐다. 반면 현장에서는 고장 충전기가 장기간 방치되거나 유지·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꾸준히 제기되면서 설치 확대에 걸맞은 관리체계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졌다. 박 과장은 이에 대해 “현장에서는 고장 충전기가 장기간 방치되거나 유지·보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사례들이 일부 보고되어 왔다" 면서 “문제 제기가 누적되며 설치 확대에 걸맞은 관리 체계의 제도화 가능성이 대두되었고, 이번 관리 기준 마련 조치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는 노후·고장 충전기에 대한 정기 점검 및 유지보수 의무화, 충전사업자 등록·관리요건 강화 등을 위한 사후관리 체계 보완 등을 추가 검토 과제로 다루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필랑트’ 해외로 첫 출항…르노코리아, 수출 확대 시동

르노코리아가 신형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필랑트'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최근 판매 감소와 생산량 조정 등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이 이어졌지만 수출 차종을 확대해 해외 시장에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31일 마산항 제4부두에서 필랑트 220대를 비롯해 아르카나 418대, 그랑 콜레오스 209대 등 총 847대를 중남미로 선적했다고 3일 밝혔다. 필랑트가 해외 시장으로 본격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선적을 계기로 부산공장에서 생산해 해외로 판매하는 차종도 기존 아르카나와 그랑 콜레오스에 이어 필랑트까지 확대됐다. 지난 3월 국내 출시된 필랑트는 E세그먼트 크로스오버 모델이다. 여유로운 실내 공간과 세련된 디자인,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앞세워 상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중남미 시장을 시작으로 향후 판매 지역을 점차 넓혀 르노의 글로벌 플래그십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이번 수출은 최근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르노코리아의 해외 시장 확대 전략과 맞물려 주목된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6월 국내외 시장에서 총 4651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5.7% 감소했다. 상반기 누적 판매도 3만3384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고, 같은 기간 수출 역시 1만2197대로 35.7% 감소했다.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둔화하면서 부산공장 가동에도 영향을 미쳤고, 르노코리아는 최근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르노코리아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수출 확대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동안 아르카나를 중심으로 유럽과 중남미 등 해외 시장에서 판매 기반을 다져왔고, 지난해 출시한 그랑 콜레오스 역시 수출 차종에 포함하며 해외 판매 라인업을 넓혀왔다. 특히 부산공장은 르노그룹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에서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하나의 공장에서 내수와 수출 물량을 함께 생산하는 만큼 해외 판매 확대 여부가 공장 가동률과 생산 안정성에도 직결된다. 업계에서는 필랑트의 해외 시장 안착 여부가 향후 부산공장의 생산 물량 확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앞으로도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주요 차종의 해외 판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필랑트를 시작으로 글로벌 판매를 다변화해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동시에, 부산공장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현대차·기아, 美 판매 또 신기록…하이브리드 성장세 ‘뚜렷’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7월 기준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새로 썼다. 전기차 판매는 감소했지만 하이브리드 판매가 큰 폭으로 늘면서 전체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3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 7월 미국에서 모두 16만528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5% 증가했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8만9427대로 3.7%, 기아는 7만5857대로 6.7% 각각 늘었다. 두 브랜드 모두 미국 시장에서 7월 기준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친환경차 판매는 5만937대로 집계됐다.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8%로 지난해보다 확대됐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판매는 4만3727대로 52.2% 증가했다. 현대차는 2만2733대, 기아는 2만994대를 판매해 각각 35%, 76.6% 늘었다. 반면 전기차 판매는 줄었다. 양사의 7월 전기차 판매는 7210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5% 줄었다. 현대차는 4545대로 46.1%, 기아는 2665대로 27.7%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 9월 미국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가 종료된 이후 전기차 판매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차종별로는 현대차 엘란트라가 1만7115대로 전년 동월 대비 38.5% 증가했고, 투싼은 1만9714대로 20.2% 늘었다. 기아에서는 스포티지가 1만6083대, 텔루라이드가 1만1816대, 카니발이 7279대를 기록하며 판매 증가세를 이어갔다. 제네시스는 GV70 2985대, GV80 2372대 판매를 기록하며 브랜드 전체 판매량은 6947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3.9% 증가한 수치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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