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S클래스·디 올 뉴 일렉트릭 GLC’ 사전 계약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및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 부분변경 모델을 대상으로 사전 계약에 들어갔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1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세계 최초 공개된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차량 구성의 50% 이상인 2700개 요소가 새로 개발되거나 재설계됐다. 이를 통해 차량은 S클래스가 플래그십 세단의 기준으로 평가 받는 고급스러운 실내, 편안한 승차감 뿐만 아니라, S클래스가 지향하는 미래, 엔지니어링 및 디지털에 대한 열망, 그리고 진보된 유산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 뉴S-클래스는 모델 역사상 최초로 일루미네이티드 그릴이 적용됐다. 새로운 디지털 라이트 트윈 스타 헤드램프 디자인을 더해 플래그십 세단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실내는 최고급 소재로 마감됐으며, MBUX 슈퍼스크린, 사운드 시각화 기능이 적용된 액티브 앰비언트 라이트 등 최첨단 기술이 클래식한 요소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S350d 4MATIC ▲S450 4MATIC ▲S450 4MATIC Long 익스클루시브 ▲S450 4MATIC Long AMG 라인 ▲S500 4MATIC Long ▲S580 4MATIC Long 등 총 6개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1억5400만원부터 2억7000만원(개별소비세 5% 반영)이다.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는 ▲마이바흐S 580 ▲마이바흐S 580 마누팍투어(MANUFAKTUR) ▲마이바흐S 680 등 총 3개 라인업으로 선보인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3억1700만원부터 4억700만원(개별소비세 5% 반영)이다.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출시를 기념해 각각 140대 한정 판매되는 2종의 론치 에디션도 함께 선보인다. ▲S450 4MATIC Long AMG 라인 “AMG 라인 플러스 에디션"과 ▲S500 4MATIC Long “스파클링 블랙 에디션"으로 구성된다. 기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고객을 위한 재구매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번 더 뉴 S클래스를 구매할 경우, 차량 가격의 2% 재구매 혜택과 함께 보증 연장 상품(1년/3만km)를 제공한다. 기존 보유 S클래스를 반납하면 트레이드인 혜택으로 차량 가격의 1% 추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글로벌 베스트셀러 'GLC'의 첫 번째 순수 전기 모델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일렉트릭GLC'도 사전계약 중이다. '디 올 뉴 일렉트릭GLC'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MB.EA(Mercedes-Benz Electric Architecture)를 최초로 적용한 차량이다. 올해 국내 출시되는 라인업은▲GLC 300 4MATIC AMG 라인 일렉트릭 ▲GLC 300 4MATIC AMG 라인+ 일렉트릭 등 2종의 “론치 에디션(Launch Edition)"이다. 고객 인도는 4분기에 시작된다. 가격은 'GLC 300 4MATIC AMG 라인 일렉트릭' 9000만원, 'GLC 300 4MATIC AMG 라인+ 일렉트릭' 9480만원(부가세 및 개별소비세 5% 반영)이다. GLC 400 4MATIC 일렉트릭은 내년 상반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사전 계약은 전국 65개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전시장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온라인 세일즈 플랫폼인 메르세데스-벤츠 스토어에서도 차량 상담 신청이 가능하다. 오유신 기자 news@ekn.kr

[인터뷰] “자동차는 가장 거대한 피지컬 AI”…미래차 승부처를 말하다

질문을 하면 곧바로 답이 돌아왔다. 정부 정책에도,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도 예외는 없었다. 잘한 건 인정하고, 잘못한 건 단번에 잘라냈다. 규제 일변도의 정책에 “규제가 기업 환경을 다 망친다"며 직격탄을 날렸고, 기업에도 “미래기술 전환을 더 서둘러야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발언은 거침없지만, 기업은 마음껏 뛸 수 있는 환경에서 혁신하고, 정책은 안전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는 방향은 늘 같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은 정책 자문위원,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로 30여 년간 자동차 산업과 정책 현장을 넘나들며 그 변화를 지켜봐 왔다. 그는 “지금부터 5년이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승부처"라고 말한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거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은 보호무역의 벽을 높이고, 중국은 전기차와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자율주행으로의 전환이 본격화 되면서 산업 경쟁력과 규제 혁신, 안전에 대한 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을 만나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기와 기회를 물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 그간 교수 뿐 아니라 다양한 역할을 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학교에서 제자를 가르치는 게 주 임무지만 실제로는 바깥 활동이 더 많았다.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하면 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했다. 기업에 도움을 주다 보면 그 기업의 인재상도 파악이 된다. 인재 양성에도 좋은 일이다." - 수십년 간 자동차 산업을 지켜보며 정부에게 했던 가장 뼈아픈 조언은 무엇인가. “입이 마르도록 얘기하는 건 두 가지다. 하나는 안전. 자동차 산업에서 안전에는 타협이 없어야 한다. 매립형 손잡이, 화물차 사고, 고령 운전자 사고 등 꾸준히 얘기 해왔던 문제다.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도 5~6년 전부터 반드시 상용화 해야한다고 계속 주장해왔다. 3개월 전에야 처음으로 한 기업이 인증을 받고 도입 중이다. 다른 하나는 규제일변도의 정책 기조다.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거리가 멀다. 정책 자문을 하다 보면 규제 논의에 올리는 것 자체가 규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를 내왔던 것으로 아는데. “그렇다. 최근 기후부에서 내놓은 보조금 기준도 잘못됐다. 국내 공급망 기여도 항목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수출을 통해서 먹거리를 만드는 나라다. 국가 간의 관계가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처럼 자국 우선주의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팔이 안으로 굽는 자국 우선주의식 보조금 정책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올 거다. 하이브리드 보조금에 대해서도 10년 전부터 기후부에 자문해왔다. 지금처럼 순수 전기차만 보조금을 주면 전동화가 느려지고, 국내 완성차 업체도 하이브리드 내수 시장을 키울 수가 없다. 현대자동차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수출밖에 못 하고 있지 않나. 보조금 정책도 하이브리드부터 전기차까지 단계적으로 해야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 최근 전기차 캐즘 현상이 심화되며 하이브리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아직은 순수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 시장이 우세하다고 보나. “현실적으로 지금은 하이브리드 시대라고 봐야한다. 우스갯소리로, 내가 전기차 협회장인데도 전기차 안 끈다는 얘기를 한다. 그만큼 아직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크다는 얘기다. 주행거리도 한정적이고 수리비나 보험료도 비싸다. 이런 것들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이기 때문에 캐즘까지 온 거다. 최근엔 EREV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고,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은 원래 한번에 바뀌지 않는다. 앞으로도 20년은 더 걸릴 것 같다." - 미국은 보호무역 기조를 계속 강화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하나. “기업 입장에선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로 생산 기반을 외국으로 옮기면 오히려 좋다. 초기 비용은 들지만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안정성이 강화되는 거다. 문제는 국내에 산업 공동화 현상이 발생한다는 거다. 여기에 로보틱스 자동화 흐름까지 겹치니 일자리 문제가 생길 거다. 정부 입장에선 국내 산업 기반이 망하는 지름길 아니겠나." - 중국산 전기차의 굴기도 강해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력은 어떤가. “이미 중국 전기차가 중저가 모델 시장을 장악했고,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결국 자율주행이나 인공지능을 필두로 SDV, 중고급형 시장을 공략하는 게 최선이다. 반도체처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 미래차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기회는 무엇이라고 보나. “앞으로 5~10년이 가장 중요한 전환기다. 자동차 산업이 자동차를 넘어 모빌리티로 바뀌면서 UAM, 로보모빌리티, 자율주행 등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이 시기에 정부를 중심으로 산·학·연이 얼마나 잘 뭉쳐 미래 먹거리를 잡느냐가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우리나라는 서방에서 제조업이 가장 활성화된 나라이니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건 자동차가 피지컬 AI라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휴머노이드 로봇만 떠올리는데, 피지컬 AI 1번은 사실 자동차다. 자율주행과 인공지능을 전기차 기반 위에 구현하는 것이 바로 피지컬 AI다. AI가 노트북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퀴를 달고 실제 움직이는 거다. 2029~2030년이면 SDV가 본격화되고 휴머노이드 로봇, 전고체 배터리, UAM 등이 함께 성장하는 시점이 올 텐데 변화를 얼마나 잘 융합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 2.0 시대를 열 기회가 될 수 있다. 현대차가 SDV를 3~4년 내에 완성해야 하는 이유다." - 기회를 막는 위기가 있다면. “외부 변수보다 더 위험한 것은 우리 내부 문제다. 세계적인 불확실성과 보호무역 기조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건 내부 경쟁력을 얼마나 키우느냐다. 노사 안정과 정부의 중립적인 역할, 규제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포지티브 규제를 네거티브 규제로 바꾸고, 인센티브를 통해 산업을 고부가가치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업종 전환과 재교육으로 새로운 일자리에 대응할 역량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정의선, 사재 1200억 추가 투자…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25%로 확대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글로벌 로보틱스 선도 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에 1200억 원 규모의 개인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며 지분율을 25%까지 확대한다. 소프트뱅크가 보유했던 지분을 전량 흡수해 그룹 차원의 100% 완전한 지배구조를 구축함으로써 미래 핵심 동력인 '피지컬 AI(물리적 인공지능)' 상용화와 미국 나스닥 상장(IPO) 추진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9일 재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소프트뱅크는 자사가 보유 중이던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9.65%에 대해 주식 매수 청구권(풋옵션)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을 포함한 현대차그룹 측 기존 주주들은 각자의 지분율에 비례해 해당 물량을 분할 매입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주주 구성은 HMG글로벌(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합작 투자 법인) 56.4%, 정의선 회장 22.6%, 현대글로비스 11.25%, 소프트뱅크 9.65%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지배구조는 HMG글로벌 62.5%, 정 회장 25%, 현대글로비스 12.5%로 재편되고 현대차그룹이 온전한 100% 독자 경영권을 쥐게 된다. 소프트뱅크가 넘기는 지분의 가치는 3억 2000만 달러(4400억 원)로 추산된다. 이를 분담 비율에 따라 계산하면 HMG글로벌이 2억 달러, 현대글로비스가 4000만 달러를 투입하며 정 회장 개인이 책임질 금액은 8000만 달러(1200억 원)에 달한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2021년 최초 경영권 인수 당시 2389억 원의 사재를 출자한 바 있다. 증권업계는 그간의 유상증자 참여분과 이번 추가 매입 대금까지 합산할 경우 정 회장이 보스턴다이내믹스에 쏟아부은 누적 사재 규모가 총 8000억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측은 “주주사별 지분 인수 의무에 따라 내부 검토를 거쳐 세부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단일 경영 체제를 확고히 다진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구상해 온 '피지컬 AI' 생태계 선점에 속도전을 펼친다. 그 선봉장 역할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맡는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를 전진 배치해 공정별 실증을 거칠 계획이다. 2028년 부품 분류를 위한 서열 작업에 선도적으로 투입하고 2030년부터는 실제 부품 조립 라인까지 로봇의 작업 영역을 대폭 확장한다는 구체적인 상용화 로드맵도 마련했다. 정 회장 역시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피지컬 AI의 잠재력과 기술 내재화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그는 “산업의 무게 중심이 피지컬 AI로 이동할수록 우리가 가진 자동차나 로봇 같은 '물리적 실체'와 그곳에서 파생되는 '제조 공정 데이터'의 가치는 갈수록 희소해질 것"이라며 “이는 거대 빅테크 기업들조차 결코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우리만의 강력하고 독보적인 무기"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업계 안팎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포함한 기업 공개(IPO) 작업의 닻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상장 흥행과 글로벌 기술 동맹 강화를 위해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 IPO) 카드를 꺼내 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구글'을 가장 유력한 프리 IPO 혈맹 후보로 꼽았다. 현재 구글 딥마인드가 보스턴다이내믹스와 손잡고 복잡한 로봇 제어용 AI 모델을 공동 연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구글이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학습 병목 현상을 타개하려면 가상 공간을 넘어선 현실 세계의 방대한 물리 데이터가 필수적"이라며 “현대차그룹의 거대한 산업 현장에 즉각 투입돼 실측 데이터를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축적할 수 있는 보스턴다이내믹스야말로 구글에게 최적의 전략적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파업에도 온도차…현대차는 ‘임금’, 한국GM은 ‘생존’

현대자동차와 한국GM 노동조합이 나란히 파업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 노조가 지난 15일 부분파업을 마치고 20일 추가 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 한쪽은 임금을, 다른 한쪽은 생존을 다투고 있다. 현대차 노사의 협상은 기업의 성장세와 기술 도입 등 생산 현장 변화에 맞춰 근로조건을 조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3일 파업에 돌입하며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 등 처우 개선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 등 자동화로 인해 근로 시간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며 생산직 임금을 매달 고정급이 보장되는 '완전 월급제'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고용 안정을 위해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5년 연장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노조 측은 특히 지난해 현대차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상여금을 750%에서 800%로 인상하는 방안을 핵심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이로써 현대차 노사의 갈등은 회사가 거둔 이익에 대한 성과 배분 문제에 가까워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판매 흐름을 보이고 있다. 노조 역시 이 같은 실적을 근거로 전례 없는 수준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GM은 임금보다 생산공장의 미래가 더 큰 화두다. 한국GM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후속 차종 배정과 미래 투자 계획 확정을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다.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도 협상 의제에 포함돼 있지만, 노조가 강조하는 것은 공장의 지속 가능성이다. 안규백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장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협상은 노조원들의 임금을 몇 푼 올리기 위한 교섭이 아니다"라면서 파업의 성격을 밝힌 바 있다. 한국GM 노조가 여타 임단협과 달리 사측에 신규 차종 배정이나 추가 투자 유치 등 중장기 전략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한국GM의 경영 불확실성이 있다. 한국GM은 현재 부평공장에서 주력 생산 차량인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창원공장에선 '트레일 블레이저'를 생산하고 있지만, 두 차종 모두 각각 2029년과 2031년까지 단종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이를 대체할 후속 차종이나 신규 생산 물량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사업 구조 역시 취약하다. 한국GM은 국내 판매 비중이 크지 않은 반면 생산 차량의 99% 이상을 북미 시장으로 수출하고 있다. 사실상 북미 시장 수요와 미국 GM 본사의 생산 전략에 실적과 공장 가동률이 좌우되는 구조다. 이에 더해 지난해 한국GM 법인이 수천억 원에 달하는 미국 관세 비용을 떠안으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다. 판매가 감소하거나 수익성이 떨어질 경우 본사가 생산 물량을 다른 지역 공장으로 이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2018년 한국GM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GM과 산업은행이 체결한 10년 약정의 종료 시점도 다가오고 있다. 당시 GM은 한국 사업의 지속 운영을 전제로 신규 자금을 투입하고 산업은행과 경영정상화 방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약정이 종료되는 2028년 이후 한국 사업에 대한 투자 계획이나 생산 전략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2028년 이후 GM의 한국 사업 전략이 한국GM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GM 노조 역시 고용 불안 해소를 위해 임금 인상이나 성과급보다 중장기적인 생산 물량 확보에 무게를 두겠다는 전략이다. 후속 차종 배정 여부가 부평·창원 공장의 가동률은 물론 수천 명의 고용과 협력업체 생태계, 한국GM 생산공장의 존속과 직결된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한국GM 노조 내부에 2018년 군산공장 폐쇄 당시의 경험이 여전히 강한 위기감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생산 물량 감소가 공장 폐쇄로 이어졌던 만큼, 노조는 후속 차종 확보를 단순한 임금 협상 문제가 아닌 고용 안정과 공장 생존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규백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장은 “당시의 혹독한 결과를 교훈 삼아 이번 교섭에서는 사측이 구체적인 미래차 라인업 배정 계획을 내놓을 때까지 대응할 것"이라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와 한국GM 노조가 추가 파업을 예고한 만큼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양사 모두 파업이 확대될 경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데다 협력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파업이 길어질 경우 생산 차질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며 “노조 요구안이 사측 입장에서는 부담이 큰 사안들인 데다 경영 환경도 녹록지 않아 타협점을 찾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100% 확보…로봇 사업 빨라지나

현대차그룹이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남은 지분을 인수해 사실상 완전 자회사 체제를 구축한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앞세운 로보틱스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1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9.65%를 보유한 소프트뱅크는 최근 현대차그룹 측에 풋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했다. 이에 현대차그룹 내 주주사들은 해당 지분 인수를 위한 내부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2.6%, 현대차 28%, 기아 17.2%, 현대모비스 11.3%, 현대글로비스 11.25%, 소프트뱅크 9.6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소프트뱅크는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현대차그룹 측 주주들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된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로봇 사업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하면서 향후 투자와 사업 추진, 의사결정 과정이 보다 신속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최근 아틀라스가 약 23㎏ 무게의 소형 냉장고를 들어 옮기는 작업을 수행하는 영상을 공개하는 등 실제 산업 현장 적용 가능성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중심으로 아틀라스 현장 투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2028년부터 부품 분류를 위한 서열작업에 투입해 운영 안정성과 신뢰성을 검증하고,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 공정까지 활용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지분 인수가 로보틱스 사업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제조혁신 실현, 글로벌 로봇 생태계 구축, 로보틱스·인공지능(AI)·에너지 산업의 융합 생태계 확대를 로봇 사업의 핵심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장기적인 로보틱스 전략의 일환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에 대한 투자 협력 확대 방안을 검토해 왔다"며 “이번 지분 인수가 향후 의사결정과 사업 실행 속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현대차, 2027 캐스퍼 출시…보급형에도 편의사양 적용

현대자동차가 15일 '2027 캐스퍼'와 '2027 캐스퍼 일렉트릭'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2027 캐스퍼는 보급형 모델인 스마트부터 버튼 시동 및 스마트키, 스마트키 원격 시동, 1열 버튼타입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을 기본 사양으로 제공한다. 상위 모델인 디 에센셜 트림에는 동승석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를 추가했다. 2027 캐스퍼 일렉트릭은 프리미엄에 하이패스를 기본 적용했으며, 인스퍼레이션과 크로스 트림에는 디지털 키 2 터치와 스마트폰 무선충전, 1열 터치타입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을 기본 탑재했다. 판매 가격은 캐스퍼의 경우 스마트 1546만원, 디 에센셜 1792만원, 인스퍼레이션 2035만원이다. 밴 모델은 스마트 1470만원, 스마트 초이스 1570만원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프리미엄 2847만원, 인스퍼레이션 3212만원, 크로스 3412만원, 라운지 3457만원으로 책정됐다. 친환경차 세제혜택 적용 기준이다. '캐스퍼 일렉트릭 프리미엄'의 경우 서울시 기준으로 보조금을 적용하면, 2000만원 초반대에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들이 선호하는 주요 편의사양을 엔트리 트림부터 기본 적용했다"며 “더 많은 고객들이 캐스퍼의 편리함과 실용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로봇 750대도 부족하다”…자동차 공장이 찾는 ‘마지막 인간’

제조업 분야 '로봇 도입률 1위'인 자동차 산업에서 생산성 혁신을 위한 휴머노이드 로봇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과 테슬라,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의 '2025 산업용 로봇 보고서'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전 세계 공장에 새로 설치된 산업용 로봇은 2024년 54만2000대로 집계됐다. 10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그 중 자동차 산업은 산업용 로봇의 최대 수요처다. 전 세계 자동차 공장에서 가동 중인 산업용 로봇은 100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 역시 생산 공정 전반에 산업용 로봇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메타플랜트(HMGMA) 공장에 750대의 산업용 로봇을 운용하고 있다. 총 근무 인력은 1450명이다. 미국 자동차 업계 평균 인간 대 로봇 비율이 7대 1 수준인 반면 메타플랜트는 2대 1 수준으로 자동화 비중이 훨씬 높다. 그 중 무인운반차는 300여 대, 자율이송로봇은 200대 이상이다.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공장 내부의 물류 자동화와 완성차 부품 이동 등을 맡는다. 현대자동차는 메타플랜트에서 자동차 한 대가 완성되는 동안 23개 이상의 AI·로봇 시스템이 활용된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자동화 공장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이렇게 높은 자동화율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는 'CES 2026'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의 양산형 모델을 공개하고, 2028년부터 생산 현장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초기에는 부품 정렬과 물류 지원 등의 업무를 맡기고, 2030년 이후에는 부품 조립 등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휴머노이드의 활용 범위를 단순 반복 작업에서 보다 복잡한 생산 공정으로 넓혀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해외 완성차 업체들도 기존 산업용 로봇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작업을 맡기기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BMW는 2024년부터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 공장에서 'Figure AI'의 휴머노이드 로봇 'Figure 03'을 시험 운영하고 있다. Figure 03은 차체 조립 공정에 투입되는 금속 부품을 운반하는 작업을 수행하며 생산 현장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테슬라도 2024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와 텍사스주 공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를 활용해 배터리 셀 분류와 부품 운반, 품질 검사, 키팅(Kitting) 등의 작업을 시험하고 있다. 생산 현장에서 수집한 작업 데이터를 활용해 옵티머스의 작업 능력을 고도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어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옵티머스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용 로봇이 생산 현장에 이미 대거 투입 되어있음에도 완성차 업체들이 휴머노이드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존 로봇의 활용 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산업용 로봇은 용접이나 도장, 프레스 등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작업에서는 높은 생산성을 발휘하지만 작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거나 여러 공정을 오가며 작업을 수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휴머노이드는 사람과 유사한 형태를 기반으로 설계돼 기존 생산라인을 크게 변경하지 않고도 다양한 작업에 투입할 수 있다. 계단을 오르거나 통로를 이동할 수 있고, 작업대와 공구, 운반 설비 등 인간 중심으로 구축된 생산 환경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아틀라스가 최대 50㎏의 물체를 들어올리면서, 기존 부품 정렬과 물류 지원 등의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역시 옵티머스가 최대 20kg의 물체를 들어 올리며 간단한 조립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가 기존 산업용 로봇을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로봇 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의 핵심 경쟁력은 사람을 위해 설계된 생산 환경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기존 산업용 로봇이 수행하기 어려운 비정형 작업을 맡는 방향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현장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고 기술적으로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면서 “현대자동차와 BMW, 테슬라가 휴머노이드를 부품 공급과 물류 지원, 품질 검사 등의 업무에 우선 적용하는 것도 현장 데이터를 축적하며 활용 범위를 넓혀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BMW·MINI 전기차 사면 보조금 최대 400만원 받는다

BMW그룹코리아의 주요 전기차 라인업이 개편된 전기차 보조금 체계에서 최대 400만원의 국고 보조금을 받게 됐다. 14일 BMW그룹코리아에 따르면, 디 올-일렉트릭 MINI 에이스맨 E와 MINI 에이스맨 SE는 각각 400만원의 국고 보조금이 책정됐다. MINI 쿠퍼 SE는 396만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BMW에서는 더 뉴 BMW iX3 50 xDrive가 275만원의 보조금을 받게 됐다. BMW i5 eDrive40은 262만원, BMW i4 eDrive40은 256만원, BMW i4 M60은 233만원이 적용된다. BMW iX1 xDrive30은 192만원의 보조금이 책정됐다. MINI 전동화 라인업에서는 MINI 컨트리맨 E가 217만원, MINI 컨트리맨 SE ALL4가 203만원, MINI JCW 에이스맨이 197만원, MINI JCW가 191만원의 보조금을 받는다. 이번 보조금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최근 확정한 하반기 전기차 구매보조금 기준에 따라 산정됐다. 개편된 체계는 전비와 1회 충전 주행거리뿐 아니라 배터리 효율성과 환경성, 충전 인프라 보급 기여도, 제조사 애프터서비스(AS) 역량 등을 종합 평가해 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 BMW그룹코리아는 2022년 말부터 국내에 전기차 충전기 3030기를 구축했다. 지난달에는 공용 400kW 초급속 충전기를 설치했다. 현재 480명의 고전압 테크니션과 전동화 모델 정비 인력을 운영하고 있다. BMW그룹코리아 관계자는 “충전 인프라 확대와 서비스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가 이번 보조금 산정 결과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금융사, 렌터카 사업 확대하나…업계 “중소업체 생존 위협” 반발

금융회사의 자동차 렌터카 사업 확대 허용 여부를 둘러싸고 렌터카 업계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는 14일 금융위원회에 금융사의 자동차 렌탈 취급한도(본업비율 30%→40%) 완화 검토 조치를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렌털 취급한도'는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보유할 수 있는 렌터카 자산 비중을 제한하는 규정이다. 금융업이 본업인 만큼 렌터카 사업이 과도하게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로 운영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장기렌터카 수요 증가에 맞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렌터카 업계는 시장 지배력이이 심화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렌터카 시장에서 금융회사 계열 사업자는 17곳에 불과하지만 전체 시장의 44%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1000여 개에 달하는 중소 렌터카 업체들의 점유율은 11%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금융회사 등록 차량은 2021년 말 대비 올해 5월 말 기준 33% 증가해 전업 렌터카 업체 증가율(7.5%)을 크게 웃돌았다. 업계는 규제 완화 시 금융회사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회사는 중소 렌터카 업체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데다 카드·은행·보험 등 계열사와 연계한 상품 판매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중소 렌터카 업체는 차량 구입 자금을 금융회사에서 빌려야 해 조달 비용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주장이다. 연합회는 소비자 측면의 부작용도 제기했다. 금융회사가 신용도가 높은 고객 중심으로 영업하는 반면 중소 렌터카 업체는 금융권 이용이 어려운 저신용자와 서민층 수요를 일부 담당하고 있어, 중소업체가 위축될 경우 이들의 이동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합회는 금융위에 렌탈 취급한도 완화 검토 철회와 함께 중소시장 영향 평가, 업계가 참여하는 공식 협의 채널 구성을 요청했다. 금융당국은 업계 의견을 수렴해 제도 개선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사라진 차문 손잡이…현대차는 확대, 안전기준은 부재

전기차를 중심으로 매립형(플러시형) 문 손잡이 적용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이를 규율하는 별도의 국내 안전기준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의 관련 규정 부재 속에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에 매립형 문 손잡이를 잇달아 적용하고 있다. 매립형 문 손잡이는 평상시에는 차체와 수평을 이루거나, 차체 안으로 들어가 있는 형태의 손잡이다. 얼핏 보기엔 손잡이가 없는 것처럼 차량 문이 평평해 보인다. 공기 저항을 줄여서 주행 효율을 높이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어 최근 전기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문제는 안전성이다. 매립형 문 손잡이는 일반적인 돌출형 문 손잡이와는 달리 차량마다 작동 방식이 다르고, 일부 차량은 전자식 전개 구조까지 사용한다. 직관적이지 않은 구조 때문에 사고나 화재, 침수 등 비상상황에서 탑승자가 탈출하거나 외부에서 탑승자를 구조 해야 할 때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사고가 발생해 극도의 공포에 놓이면 무의식적으로 손잡이를 잡아 당겨야 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며 “매립형 손잡이 같은 복잡한 개방 구조는 위급 상황에서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사용법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 한 채 갑자기 사고가 발생하면 탈출 과정이 지체된다는 것이다. 일부 제조사는 차량 내부에 별도의 비상 개방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외부 손잡이만 매립형으로 설계된 경우에도 위험성은 존재한다. 외부 구조 과정에서 구조대는 차량 문을 강제로 개방해 탑승자를 구조해야 하는데, 최근 제조되는 차량은 차체 패널 간 간격이 좁아 그 틈새로 문을 개방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경우 문 손잡이가 개방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데, 문 손잡이마저 차량 안으로 들어가게 설계되어 있다면 구조 작업에 시간이 더 소요된다. 김 교수는 “구조대 입장에서는 외부 손잡이가 차량 문을 개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위급상황에서는 1~2초가 생사를 좌우하는 만큼 비상탈출과 구조 관점에서 차량 설계를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문제는 국내에 이러한 매립형 손잡이 설계를 규율할 제도적 장치가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현재 국토교통부령인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은 차문 잠금 장치와 충돌 안전성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매립형 문 손잡이의 구조, 작동 방식, 비상 개방 성능 등 대한 별도 규율 기준은 확인되지 않는다. 국산차뿐 아니라 수입차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판매 승인을 받을 때 매립형 도어핸들에 대한 별도 안전성 평가나 규제 없이, 각 제조사의 설계 기준에 따라 판매되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테슬라 역시 '모델 Y' 등 대부분 차종에 매립형 문 손잡이를 적용하고 있다. 반면 해외에서는 이미 관련 규제 논의와 도입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은 매립형 도어핸들에 대한 안전기준을 강화하면서 2027년부터는 사실상 사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했다. 기존 차량에 대해서도 2029년까지 돌출형 손잡이로 교체하도록 하는 리콜 개선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유럽 유로 NCAP(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 New Car Assessment Program) 역시 2026년부터 도입한 새 안전도 평가 체계에서 충돌 이후 차량 문 개방 가능 여부와 구조대의 접근성 등을 포함한 '사고 후 안전(Post-Crash Safety)' 항목을 신설·강화했다. 해당 기준에는 전원 상실 후 매립형 문 손잡이 작동 여부 등이 포함됐다. 국내에서는 실질적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으나 관련 연구는 진행 중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은 최근 '매립형 문 손잡이 전개 성능이 탑승객 탈출 및 구조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에서는 매립형 문 손잡이의 전개 방식이 비상 상황에서 탑승자 탈출과 구조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럼에도 국내 완성차 업체의 매립형 문 손잡이 적용은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현대차는 14일 공개한 신차 '2027 넥쏘'에도 매립형 문 손잡이인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을 적용했다. 현대차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수소전기차(MPV, 상용차 제외)와 승용차 15대 중 매립식 문 손잡이를 적용하고 있는 모델은 절반에 가까운 7개다. 전기차인 '아이오닉 5·6'은 물론 내연차인 '디 올 뉴 그랜저'도 포함된다. 현대차의 고급화 라인인 제네시스 역시 'G90'과 'GV60' 등 상당수 모델에 매립형 손잡이를 적용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 “정부 기관 뿐만 아니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도 몇년 전부터 계속해서 매립형 문 손잡이 반대에 대한 자문을 해왔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사고가 발생한 뒤 기준을 만드는 것보다 위험 요소를 미리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상 탈출 안전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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