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는 2010년대까지 전통적 제조업 위주 공업 도시에 머물렀다. 탈원전 정책으로 극심한 고통도 겪었다. 대전환이 필요했다. 돌파구로 삼은 키워드는 '혁신성장'. 창원시는 2022년 민선 8기 출범을 거쳐 기존 창원국가산업단지에 디지털과 문화가 더해진 지속가능한 도시로 탈바꿈했다. 홍남표 창원시장을 새해벽두 부터 만나본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지난12월 26일 인터뷰에서 “그동안 다져온 견고한 시정 기반을 바탕으로 시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본격 창출하겠다"며 “2025년을 동북아 중심으로 도약하고 비상하는 해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미래 50년 혁신성장 가시화'를 강조하는 이유가 있는가. ▲ AI 기반의 자율 제조 확산과 디지털 전환으로 제조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려 한다. 창원시는 그 핵심 요소가 될 방위·원자력 융합 신규 국가산단의 조기 착공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 - 방위·원자력 융합 신규 국가산단의 조기 착공 로드맵을 소개하자면. ▲ 창원시는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예비타당성 조사 등 조성 절차를 착실히 밟아갈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핵심 기반 시설이 될 중성자 복합빔의 본궤도 안착과 연구개발(R&D) 기관 유치, 인재 양성·활용시스템 구축 등 기업이 원하는 콘텐츠를 채워갈 계획이다. - 이 과정에서 창원·마산·진해지역의 균형 발전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견해가 많다. ▲ 마산과 진해지역 특유의 강점을 살린 혁신거점을 본격적으로 구축하려 한다. 디지털 자유무역지역의 경우 산업부와 공조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시키고, 기존 마산자유무역지역의 고도화를 추진한다. 창원교도소 터에 첨단 전략산업 기지가 들어설 수 있게 정부를 설득할 방침이다. 진해의 경우 진해신항과 가덕도신공항 건설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국제물류특구 구상안을 내년 상반기에 도출하고, 항만배후단지도 정부 계획에 반영해 내륙부지로 확대 개발하겠다. - 시민 삶의 안전망을 더 두텁게 구축한다는 데 대한 기대감이 높다. ▲ 창원시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 지원을 확대한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 어르신의 안정적인 생활을 지원하고, 75세 이상 어르신의 시내버스 이용 요금을 내년 1월부터 전면 무료화한다. 생계급여를 인상해 저소득 가구의 기본생활을 폭넓게 보장하고, 장애인의 사회활동과 외국인 주민의 지역 융화 등도 섬세하게 지원할 것이다. -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취약 근로자에 대한 지원도 절실한 때다. ▲ 창원시는 실물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경영 환경 개선과 금융지원 확대로 자생력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취약 근로자를 위해 휴게시설 개보수와 건강검진·교육비 지원 등으로 복지 증진에 힘을 보태겠다. - 시민 안전에 기후 위기 대응 방안도 중요하다. ▲ 질문에 백번 공감한다. 창원시는 일상화된 극한 기후 현상에 대처할 방안도 강력히 추진한다. 올해 집중 호우 피해 시설물을 내년 우수기 전까지 복구하고, 우수저류 시설 등 재해 대응력을 근본적으로 높일 기반 시설도 순차적으로 구축하겠다. - 창원만의 도시 품격 제고 전략은 무엇인가. ▲ 한국민주주의전당을 시민 친화적인 역사·문화 공간으로 조성해 내년 1분기 중 개관한다. 창원문화복합타운도 차별화된 K-컬쳐 공간으로 꾸며 하반기부터 정상 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창원시는 대표 축제에 콘텐츠와 생산성을 더해 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마산가고파국화축제의 경우 상설 전시 단지인 가칭 플라워랜드를 기획하는 한편 문화 다양성 축제 맘프(MAMF)도 참가국을 확대하는 등 글로벌 브랜드화를 추진하겠다. 더 멋지고 품격 있는 도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 창원은 해변 경관이 수려하다. ▲ 창원은 다양한 역사적 흔적과 자연 그대로의 해안을 끼고 있다. 창원시는 창원 바다에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공공성을 높일 계획이다. 진해 명동을 마리나항만 중심으로 여러 정부 사업 간 시너지를 일으켜 해양레저 거점으로 성장시키고, 진해루 일원에 진해 바다를 더 가깝게 조망하며 걸을 수 있는 산책길과 수변공원도 조성할 것이다. 이런 구상이 본격 가동되면 해안선과 연계된 새로운 명물이 될 것이다. - 도로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도시공간을 창출한다. ▲ 수도권과 창원, 가덕도 신공항을 빠르게 잇는 고속철도와 창원산업선 등 신규 사업을 제5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외부와 연결망을 튼튼하게 갖추는 주춧돌을 놓겠다. 창원과 마산권역을 아우르는 순환도로망 구축 방안을 국가계획에 반영해 단계적으로 건설하고, 진해 자은3지구~풍호동 간 도로를 전면 개통해 내부 연결도 더 촘촘하게 만들겠다. 특히 마산역을 미래형 환승센터로 조성해 지역 활력의 중심이 되도록 복합 개발할 계획이다. - 도시 기능이 융복합된 콤팩트시티 구현 요구도 높다. ▲ 시민들의 욕구를 잘 알고 있다. 콤팩트시티 구현을 위해 창원대로변 준공업지역에 이어 중앙대로 업무지구의 지구단위계획을 미래 수요에 맞게 재편할 예정이다. 공공시설의 경우 기획 단계부터 복합화를 추진해 설계에 반영키로 했다. 지역 숙원사업인 회성동 자족형 복합행정타운 부지 조성을 마무리 지어 새로운 성장거점으로 만들겠다. 무엇보다도 개발제한구역의 전면 해제를 관철해 도시발전 토대를 확보하는 데 전념하겠다. - 청년이 모여들어 도시 활력이 넘쳐야 하는데. ▲ 지역에 특화된 핵심 인재를 양성하고 취업·정주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 청년 주택을 본격적으로 공급해 주거 문제를 해소할 것이다. 5년간 2000호 공급을 목표로 저렴한 임대주택을 확충해 청년에게 제공하고, 주거 기본조례를 제정해 안정적 공급을 뒷받침하겠다. 또 창원시는 대학이 의대와 로스쿨 등 청년 선호 전문직 학과를 개설하고, 과감한 혁신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글로컬 대학으로 거듭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청년들이 각자의 브랜드 가치를 지닐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 생활 밀착형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고 강조했는데. ▲ 창원시는 생활 밀착형 사업을 통해 시민 인상의 확실한 변화를 창출하고 있다. 우선 창원시는 인구가 늘고 있는 용원과 북면에 생활문화센터·민원센터를 건립해 주민의 생활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여기에 파크골프장과 맨발걷기 산책로 등 생활체육시설을 수요에 따라 권역별로 확충한다. 특히 창원시는 주차난이 심각한 구도심에 우선 공영주차장을 확충하고, 캠핑용 차량 전용 주차장도 권역별로 조성한다. 시내버스에는 디지털 정보 종합안내시스템과 비접촉식 요금 자동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서비스의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예정이다. - 시민들에게 특별하게 전할 말은. ▲ 대전환의 시대, 초경쟁의 시대에 생존을 넘어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창원만이 가진 비교 우위를 살려 이제 도약의 시간을 만들어가야 한다. 지금까지 축적한 혁신성장 동력에 더해 화합과 연대라는 가장 큰 힘을 모아 동북아 중심으로 거침없이 비상하는 창원을 만들겠다. lee66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