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4월 15일(목)
[이슈&인사이트] ESG경영, 실천적 운영시스템 갖춰야

[이슈&인사이트] ESG경영, 실천적 운영시스템 갖춰야

얼마전 국내 모그룹 오너 경영자가 구속 기소되어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한 범죄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사건내막이 폭로되어 국민들을 분노케 한 공기업 간부직원들의 땅 투기사건도 있었다. 택지개발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유용하여 친지 등의 명의로 인근 토지를 구입하는 투기 행위를 저질러 부패방지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최근에 발생한 기업 경영의 리스크 사례들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앞장서서 다양한 제도와 정책을 만들어가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기업의 ESG 공시제도 등을 정비하여 단계적으로 의무화했으며, 기획재정부는 이를 민간기업 뿐 만 아니라 공공기관에도 적용키로 하여 기존의 공시항목에 ESG를 대폭 확대하였다. 이런 움직임은 과거에 ESG를 선언적 의무 정도로 이해하던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더욱 견고히 만들기 위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ESG가 기업 경영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기업과 공공기관 등은 ESG위원회를 신설하거나 전담팀을 조직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ESG 관련 정보공개의 기준을 하나로 통일하고 표준화하기 위하여 GRI(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 SASB(지속가능성회계기준위원회), CDSB(기후정보공개표준위원회),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등 관련기관이 협의 중이고, ESG성과를 회계기준에 반영하기 위한 IFRS(국제회계기준)의 개정 움직임도 일고 있다. EU에서는 회원국별로 공급망에 대한 실사의무 법제화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세계적인 움직임은 사실 새로운 게 아니라 오래전부터 꾸준히 전개되어 오던 것이다. 유엔이 2006년에 제정한 PRI(책임투자원칙)나 기존에 많은 전문기관이 추진해오던 SRI(사회책임투자)에 기준과 평가제도가 과거부터 존재했다. 그동안 이런 흐름에 관심을 두지 않고 형식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다가, 이제는 ESG 도입을 늦추면 새로운 투자자를 구하지 못하여 시장경쟁에서 낙후될 것이라는 조바심으로, 마치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는 것처럼 기존의 조직과 별도의 ESG 전담조직을 만들어 조직내부의 혼란을 자초하고 분주해하는 기업의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ESG는 경제적 성과 등 재무적 요소 이외에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비재무적인 요소가 경영성과에 끼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제대로 평가하기 위한 것이다. 기업 등 조직이 단순히 측정과 평가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전략과 효과적인 추진과제의 실행을 통하여 경영활동을 혁신하며, 재무적 성과와 ESG 성과를 균형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체계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이를 추진하던 선진기업은 많은 우수사례를 축적하고 공유해 왔으며, UN 등 전 세계적인 기관의 검토를 거쳐 2010년에 국제표준화기구에서 ISO 26000 사회적 책임에 대한 지침(Guidance)을 공개하였으므로 우리의 기업도 이를 내재화하기 위한 학습이 필요하다. 몇몇 컨설팅회사나 자문기관이 기업의 체계적인 대응활동을 위하여 ESG 경영시스템의 구축을 권유하고 있다. 조직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소통과 참여를 바탕으로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는 구체적 활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평가와 보완을 통하여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조직운영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하면, ESG에 대한 관심도 제대로 된 변화와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다.구성원의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조직의 통합된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통하여 ESG 활동이 경영활동의 핵심적인 역량으로 발전하도록 시스템적인 노력이 바로 조직의 ESG 리스크에 대한 예방적 대응활동의 핵심임을 강조하고 싶다.이황주 한국품질경영학회 부회장

[이슈&인사이트] 상용화 2년 맞은 5G, 품질 못 높이나

[이슈&인사이트] 상용화 2년 맞은 5G, 품질 못 높이나

4월은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역사에서 매우 의미 있는 달이다. 지난 2019년 4월 3일 오후 11시에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을 상용화했기 때문이다.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지 2년이 지났다. 정부와 이통업계는 첫 5G 상용화 국가라는 의미에서 나아가 5G 품질 서비스 1위라는 성과도 달성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체감 품질에 불만이 많다. 지난 2월말 기준으로 국내 5G 가입자는 1366만명을 기록했다. 2019년 4월 5G 서비스 첫 상용화 후 그해 말 466만8154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7000여만명의 약 19%이며, 사업·산업용과 중복 가입자 등을 제외한 실제 가입 인구 5000만명의 약 27%를 차지한다. 기준에 따라 5명 또는 4명 중 한 명은 5G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수가 인구수를 초과하는 것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에 기반한 원격 관제, 차량 관제 등 사업·산업용으로 이용하는 회선(단말기)이 1290만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사업·산업용 회선을 제외한 일반 고객의 순수 휴대전화 가입 회선은 총 5609만개다. 통신업계는 개인이나 법인이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가진 것을 뺀 실제 가입 인구는 5000만명 내외로 파악된다. 유·아동을 제외하고 외국인을 포함한 대부분이 이동통신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소비자들은 5G가 4G보다 20배 빠르다는 것이 가입에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됐다. 그런데, 현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전국망을 깔고 있는 3.5㎓ 대역은 LTE(4G)보다 3~4배 빠른데 불과하다.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속도에 크게 못미친다. 4G의 20배 속도(최대 20Gbps)를 낼 수 있는 진짜 5G로 불리는 28㎓ 망에 대한 기지국 수가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는 전무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올해 3월말 기준으로는 단 61개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2018년 이동통신 3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2020년말까지 28㎓ 대역 기지국을 2만국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지만, 2020년 10월 말 기준 구축률은 0%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소비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5G 이동통신 서비스는 대부분 3.5㎓ 주파수 대역을 이용한 것으로 5G 상용화 당시 홍보된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28㎓에서 가능)’와는 거리가 멀다.지난해말까지 5G 기지국 설치는 14만 1900여 곳으로 전체 지역의 9.59%에 그쳤다. 그나마도 주로 야외에 세워져 실내에서는 5G 신호를 잡기 어렵다. 이렇게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는데 요금은 LTE보다 월 2만5000~4만원 정도 비싸다. 그런데도 이통사들은 5G 완전 상용화를 언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니 참으로 무책임하다. 최신 스마트폰은 5G용으로만 나오기에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5G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5G 이용자들은 LTE와 큰 차이 없는 서비스에 큰 불만을 갖고 집단소송을 본격화하고 있다. 5G피해자모임은 "정부와 이통사를 믿고 5G 휴대폰을 구매해 5G 요금제에 가입한 이용자들이 1인당 월 수만원을 부당하게 더 내고 있다"며 "이통사들은 속히 피해를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5G피해자모임의 주장에 대해 통신업계는 언론을 통해 "데이터 제공량과 부가 혜택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경우, 5G 요금 수준은 전혀 높지 않다"며 "3사는 지속적인투자로 전국망을 조기에 구축하고, 상품과 서비스도 다양화할 예정"이라고 한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관리 당국으로서 세계 최초 상용화 선언과 대대적인 홍보에 걸맞은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해 해명하고 대책을 내놔야 한다. 이통사들은 당초 홍보한 것과 같은 제대로 된 5G 서비스가 어렵다면 요금을 낮추고, 부당하게 챙긴 이익은 돌려줘야 한다.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이슈&인사이트] 자영업 과잉과 ‘나는 다르다’ 증후군

[이슈&인사이트] 자영업 과잉과 ‘나는 다르다’ 증후군

1955~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 800여만명이 수년전부터 은퇴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노후안정을 위한 사회복지제도가 불완전한 사회이다. 국민연금으로는 대부분의 국민이 늘어난 기대수명 동안 품위 있는 생활을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더욱이 청년실업은 더욱 심화되어 은퇴한 베이비부머 상당수는 한 동안 캥거루 부모가 되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가족에 대한 부양의무감이 매우 강하다. 따라서 가족부양, 노후걱정 등 다양한 이유로 생계형 창업에 뛰어드는 베이비부머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평소에 언젠가 창업을 해야겠다고 막연한 생각을 가지는 베이비부머들은 성공한 자영업자들의 스토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사업에 성공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열정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다" "많은 역경에도 결코 좌절하지 않았다" "철저한 계획을 세웠다""운이 좋았다" 등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는 고개가 끄덕거려지다가도 막상 돌아서면 들었던 이야기는 머리에 남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실패한 자영업자의 얘기를 듣는다고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많은 수의 자영업자들이 자신이 실패한 원인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로 기회만 주어지면 또 다시 재창업에 나서는 것이 현실이다. 언론이나 정부에서 자영업시장이 포화되었고 경쟁이 치열해 폐업이 속출한다고 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창업하기로 한번 마음먹은 사람은 ‘나는 다를 거야. 성공한 사람이 부은 노력과 열정은 나도 충분히 할 수 있어’하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의지를 확인하고자 할 뿐이다. 소비자연구의 대가인 하영원 교수에 의하면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은 피드백을 통해서 얻은 정보에 지나치게 높은 진단적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 결과 자기 자신의 판단에 대해 너무 빨리 지나친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한다. 일단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가설에 과도한 자신감을 갖게 되면 다른 가설을 별로 생각하지 않게 된다. 즉, 자신의 믿음을 반박하기 위한 검증보다는 이를 확인하는 검증을 시도하는 확증편향은 자영업자가 한번 사업하기로 마음먹으면 자신의 생각을 지지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게 하는 경향이 있다.필자가 사는 노량진은 학원골목에 족발가게가 참 많다. 그런데 족발가게가 문 닫고 나간 자리에 새로운 족발집이 들어온 것을 보고는 새삼 자영업 문제의 심각성을 떠올리게 되었다. 기존의 가게가 불과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나간 자리에 같은 업종으로 문을 연 가게는 기존의 가게와는 달리 나는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입점했을 것 같다. 그러나 노량진 학원 골목에 족발집이 얼마나 많은지는 5분만 걸어 다녀보면 알 수 있다.최근 폐업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됐다. 실패 두려움이 크면 창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설 하에 실패 두려움을 커지게 하는 요인을 조사한 결과, 사업실패로 인한 재무적 손실과 사회적 손실을 지각 할수록 실패 두려움은 증가했다. 그러나 경쟁으로 인한 손실은 높게 지각함에도 불구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즉, 상권이 포화상태이고 경쟁이 치열해서 폐업했을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 업종이 상권 내에서 인기가 많은 종목이었으니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의식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예상할 수 있는 바는 비록 자영업자가 실패하더라도 사업자금을 다시 마련하거나 가족이나 지인 등이 여전히 자기를 지지한다고 생각한다면 경쟁에 대한 객관적인 검토 없이(본인은 충분히 검토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다시 자영업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따라서 확증편향에 따른 무모한 창업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업하기로 마음을 먹기 전에 경쟁에 대한 지각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교육이 필요하다. 이미 점포계약을 목전에 둔 사람에게는 이러한 교육은 소용이 없다. 이들에게는 상권내 경쟁에 대한 치밀한 분석과 업종전환을 포함한 고도의 컨설팅 지원이 필요하다. 경쟁이란 것이 얼마나 치열하고 상권 내 강력한 경쟁자가 누군지, 얼마나 무서운지, 또한 사업실패란 나만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박주영 숭실대 경영대 학장

[이슈&인사이트] 20대 청년들은 왜 분노하는가

[이슈&인사이트] 20대 청년들은 왜 분노하는가

서울과 부산에서 지난 7일 치뤄진 시장 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이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집권세력의 오만과 위선을 준엄하게 심판한 것이라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다른 한편 경제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번 선거결과가 이해가 된다. 서울 시장 보궐선거에서 20대 남성의 무려 72.5%가 국민의 힘을 지지했다. 반대로 40대 90년대 학번 70년대생(497세대)의 51.3%가 민주당에 표를 주어, 40대에서 유일하게 민주당이 국민의 힘을 앞섰다. 두 번째로 민주당 지지율이 높은 세대는 50대 남자로서 45.1%가 지지했다. 이처럼 40~50대 남자는 민주당을 지지하고 20대 남자는 국민의 힘을 지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40대 화이트칼라는 2030세대에 비해 주택소유비율도 높고 사회적으로 안정된 그룹이다. 이 정부 들어 집값이 엄청 올라 자산을 크게 늘렸다. 축복받은 그룹이다. 정부에 대한 반감이 덜하다. 50대는 1980년대 학번으로서 1980년~90년대 민주화운동 시절의 정서에 영향을 받은 세대다. 이제 20대의 입장에서 보자. 우선 일자리가 사라졌다. 청년실업률이 사상최고다. 2021년 2월 확장실업자 467만 5000명 중 15~29세 청년층은 130만7000명으로 28.0%를 차지했다. 확장실업자 10명 중 3명 가량은 청년이라는 의미다. 소득주도성장정책으로 최저시급을 올린 결과 알바 자리가 다 날아갔고 수많은 키오스크가 일자리를 대체했다. 대기업 정규직은 꿈도 꿀 수 없게 됐다. 여당은 기업을 범죄 집단으로 몰아갔고 기업규제 3법 등 다양한 악법으로 기업들을 가두었지만 기득권 노조만 배불리고 젊은이들의 일자리는 몽땅 날렸다. 공공기관조차도 청년들을 뽑을 수 없었다. 2017년 7월부터 작년 말까지 3년 반 동안 공공기관 비정규직 10만701명이 정규직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집값을 잡는다더니 근로자 임금으로 서울 25평 아파트 구입에 36년이나 걸리게 만들었다. 노무현 정부는 18년에서 26년으로 늘여놨고, 이명박 정부는 20년으로 줄여놨다. 박근혜 정부는 1년을 늘여 21년이 되었다. 문재인 정부는 이 21년을 무려 36년으로 늘여놓았다. 대졸 군필 남자 직장인이 정년 때까지 일하는 기간이 보통 30년이 안 된다. 한 푼 안 쓰고도 36년이 걸린다니 청년이 서울에 집 갖기는 이생에서는 틀렸다. 이명박 정부 5년간 180조, 박근혜 정부 4년간 170조 증가했던 국가 부채는 문재인 정부 5년간 410조 늘어 곧 1000조를 넘기고, 2024년에는 1300조가 된다고 한다. 미래 세대는 빚더미에 깔린 세대로 남게 생겼다. 결국 집, 부동산, 경제적 박탈감, 미래에 대한 불안 등 경제적 문제가 청년들의 분노를 샀다고 본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보수ㆍ진보 따위에 관심 없다. 물론 보수가 잘한 것도 없고, 국민의 힘에 관심도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천암함 생존자 전우회는 "국민 여러분, 국가를 위해 희생하지 마십시오. 저희처럼 버림받습니다"라고 울부짖었다. 이런 나라에서 20대 남자는 군대에 가야 한다. 수많은 젠더관련 예산을 쏟아 부으면서도 남자들을 잠재적 성범죄자 취급했다. 20대는 버려진 세대인가. 그러면서도 여당 인사들은 20대가 이명박ㆍ박근혜정부 때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박정희 시대를 방불케 하는 반공교육 때문에 20대 남성들의 (현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낮다는 취지의 엉뚱한 발언으로 분노를 키웠다. 선거 후 여당은 부동산 등 주요 정책 기조는 큰 틀에서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청와대도 코로나 극복, 경제회복과 민생 안정, 부동산 부패 청산 등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흔들림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래서는 희망이 모조리 사라진 20대 청년의 마음을 잡기는 어려워 보인다.최준선 성균관대 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이슈&인사이트] 기업경쟁력이 위태롭다

[이슈&인사이트] 기업경쟁력이 위태롭다

경제강국을 판단하는 기준에는 국내총생산(GDP), 1인당 국민 소득 등 여러 가지 지표들이 있지만 그 나라경제를 지탱하는 ‘간판기업’이 얼마나 있는지도 중요한 척도일 것이다. 미국하면 애플, 구글, 포드, GM, 코카콜라 등 수많은 기업이 떠오른다. 우리나라도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상당수의 글로벌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자국민에게 자랑일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를 이끌어가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9년 기준 매출 기준 상위 100대 기업이 납부한 법인세는 25조9000억원으로 전체 법인세의 36%를 차지할 정도로 대기업들이 정부 재정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인류의 생활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드는 등 우리의 생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글로벌 기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매년 매출액 기준으로 발표되는 포춘 글로벌 500기업에 중 우리나라 기업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 포춘 글로벌 500에 포함된 한국기업 수를 보면 14개사로 전년 16개에서 2개사 감소했다. 반면, 중국은 2019년 119개사에서 2020년 124개사로 5개사 증가하였고, 일본은 52개사에서 53개사로 1개사 증가하였다. 미국은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되어 있는 기업이 2019년과 2020년 모두 121개사로 동일했다. 중국기업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것을 알 수 있는데, 2000년까지만 해도 글로벌 500대 기업에 속한 기업이 10개사에 불과했던 중국은 2004년 15개사로 한국을 추월했고, 2012년에는 73개사로 일본을 추월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0년 124개사로 사상 처음으로 미국을 제쳤다. 한국 기업의 매출액은 2019년 9,094.2억 달러에서 2020년 8,004.1억 달러로 12.0% 감소하였다. 미국은 2019년 9조 4,024.8억 달러에서 2020년 9조 8,063.0억 달러로 4.3% 증가하였고, 중국도 7조 9,149.1억 달러에서 8조 2,949.3억 달러로 4.8% 증가하였다. 한국기업의 매출액이 글로벌 500대 기업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2.8%에서 2020년 2.4%로 0.4%p 줄어들었다. 반면, 미국(28.8%→ 29.5%)과 중국(24.2%→ 24.9%)은 각각 0.7%p씩 증가하였다. 매출이 감소하다 보니 우리가업의 포춘 글로벌 500내 순위도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9년 15위에서 19위로 4단계 하락했고, LG전자는 185위에서 207위로 22단계, GS칼텍스는 376위에서 447위로 71단계나 하락했다. 이렇게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이 하락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기업규제가 기업들의 경쟁력을 악화시키고 있다. WEF, IMD 등 국제기구에서 발표한 기업규제 관련 지수는 하위권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복합기업집단의 감독에 관한 법률 등 기업규제3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경제계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통과했다. 이러한 규제 강화 법률들은 기업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기업가정신을 위축시킨다. 이외에도 법인세 인상,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처벌강화 등 기업 관련 규제와 처벌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기업을 잠재적인 범죄자 또는 옥죄야 하는 대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서울·부산시장 등 재보선을 앞두고 국회 활동이 그동안 잠시 휴지기에 들어가 규제법안의 통과가 지연됐던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났으니 집단소송법안, 징벌적손해배상법안, 상생법안 등 기업활동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법안 처리가 또다시 속도를 내지 않을까 걱정이다. 자꾸만 기업환경을 악화시키는 법안이 누적되면 우리 경제에 영구적인 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책당국은 코로나로 인한 위기 극복을 위해서라도 기업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규제완화에 나서야 한다.유정주 팀장 유정주 전경련 기업제도팀장

[이슈&인사이트]

[이슈&인사이트] '유리천장' 깨는 것이 기업경쟁력

IBM 기업가치 연구소가 올해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글로벌 기업의 70% 이상이 양성평등이나 여성 인재 등용을 비지니스 관련 우선순위로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2년 전 조사에 비해서 여성 인재 채용과 여성 관리자 비율은 더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과거 농경사회나 산업사회처럼 신체조건이 업무에 영향을 주거나 여성이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시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위 유리천장으로 불리는 여성인재등용의 차별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차별을 정당화하는 측에서는 주로 여성이 남성에 비해서 업무능력이 떨어지고 가사와 육아 때문에 업무진행에 방해를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남성인재가 선택된다고 주장한다. 즉, 인위적인 차별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논리에 의해 자연적으로 도태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것은 원인과 결과를 혼동한 것이다. 과거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기업의 중요임무는 당연히 남성의 몫이므로 핵심 업무에 대한 경험이나 스킬이 상대적으로 여성에 비해서 더 많이 축적될 수밖에 없었고 이를 전수 받는 것 역시 다른 남성들이었다. 여성이 무능해서 차별을 받는 것이 아니라, 차별이 계속되다보니 제대로 업무를 배울 수 없거나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어서 무능하다고 취급받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상장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은 겨우 3.6%에 불과하고, ‘교육서비스업’,‘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 등에서 비중이 높은 편이다. 반면 ‘건설업, ’운수·창고업‘, ’금융·보험업‘,’제조업‘ 등은 여성 임원 비중이 낮은데, 업종에 따른 남성중심주의의 강도가 유리천장의 두께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가사와 육아에 따른 업무 활동의 제한 역시 이를 전적으로 여성의 몫이라고 보는 사회적 인식이 문제일 뿐 여성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으로 가사와 육아가 남녀 모두의 책임이라는 인식이 확립된다면, 경력단절여성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거나 혹은 반대로 가사·육아 때문에 경력단절남성이라는 단어가 생겨 날 것이다. 여성 근로자 수 자체가 적어서 승진하는 임원이 적다는 주장도 있으나 통계로 볼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상장기업의 여성 직원은 전체의 25.6% 정도로 남성에 비해 월등히 적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직원(41만3461명) 대비 여성 임원(1314명) 비율은 0.3%로, 남직원(119만8825명) 대비 남성 임원(2만7965명) 2.3%에 비해 매우 낮다. 단순히 근로자 수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유리천장을 부수거나 양성평등을 주장하는 것은 단순히 여성의 인권을 고려한 것만은 아니다. 3·1운동은 33인의 남성 대표보다는 어린 나이에 일제의 모진 고문을 견디며 신념을 굽히지 않은 위대한 여성 유관순으로 인해 더 큰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 성차별 요소가 적은 기업은 수익 성장률도 높게 나타난다. 앞서본 IBM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성차별 요소가 적은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회사들과 비교해 볼 때 약 61% 높은 평균 수익 성장률을 보인다. 재무적인 부분이외에도 기술·서비스 혁신, 고객과 직원 만족도 등 전반적인 기업 평가 요소에서 골고루 우수한 성적을 나타냈다. 양성 평등을 위한 기업의 실천 노력에 의해서 소비자 만족도 상승, 수익 성장률 증가, 회사에 대한 직원 자부심 향상, 기업 혁신 성장과 같은 효과가 선순환되는 것이다.뿐만 아니라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할 때 사회적 인식변화를 통한 여성인재등용은 ‘노동력 감소’와 ‘출산율 저하’라는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아무리 유리로 만든 천장이라도 단번에 깨어질 수는 없다. 정부, 기업 그리고 개개인들이 함께 양성평등을 위해 노력하고 실천하면서 일관성 있게 두드리면 유리천장이 깨어지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우재원 노무법인 신승 파트너

[이슈&인사이트] 코로나와 팬데믹의 미래

[이슈&인사이트] 코로나와 팬데믹의 미래

2019년말 중국 무한 발생을 시작으로 전세계가 공포에 휩싸이더니 작년 9월부터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엿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의 백신 접종 결과가 전해지면서 코로나 종식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은 코로나 사태를 해결하는 시작 단계일 뿐 종착점이 아니다. 현재까지 백신을 맞은 사람은 전세계 인구의 1%에도 못미치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전 세계를 떠돌며 변종을 만들어 내는 이 바이러스와 싸워 이기는 것은 아직은 요원한 실정이다. 예전처럼 정상적인 경제생활을 향유하려면 전세계 모든 지역이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는데 77억 인구가 비슷한 시기에 접종을 마무리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코로나19는 팬데믹(pandemic)이 아니라 엔데믹(endemic)으로 감기처럼 일상화된 전염병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백신만 접종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잔뜩 기대를 모았으나 백신이 개발되고 공급되고 있는 현시점에 와서는 백신의 부작용으로 접종을 해야 할지 말지 고민을 하고 있다. 백신의 개발과 더불어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곧 불필요하게 될 것처럼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코로나 19는 일상화된 전염병이 될 수도 있다. 전세계 77억 인구를 보호하기에 충분한 양의 백신을 만들고 보급하는 일이 엄청나게 어렵고 특히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백신의 효과를 무력화시키고 있기때문이다. 백신 접종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 부유한 나라들을 제외하고 전세계 85 퍼센트는 아직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시작하지도 못했다. 우리나라도 이제 겨우 1% 대의 백신접종율을 보이고 있으며 고령자 중심으로 접종을 시작 중이고 11월이 지나서야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와중에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유투브나 개인매체를 통한 그릇된 정보를 진실을 밝히는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백신 접종 1순위인 고령자나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들 조차도 접종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집단면역을 이룰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변종이 치명적이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확진자와 사망자의 수는 빠르게 늘어날 것이며 바이러스를 충분히 억제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욱 강화하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백신접종을 하여야 한다. 만일 국민 중 백신접종을 거부하고 바이러스가 높은 수준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조차 완화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불행의 나락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전세계를 이웃으로 생각하고 백신에서부터 치료제 개발 및 공급까지 통일된 계획에 따라 움직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위상을 회복하고 개도국을 비롯한 가난한 지역의 백신공급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고 부유한 나라에서도 이를 위해 많은 지원과 양보를 하여야 한다. 정부는 코로나19를 기간이 지나면 종식되는 비상사태 정도로 취급하지 말고 엔데믹으로 다루기 위한 중.장기적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이슈가 되었던 공공의료분야 확충과 고령자와 기저질환 환자의 가정에서의 24시간 보살핌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한 재해재난금과 코로나19 관련 보건의료분야를 위한 예산확보가 필요하다고 본다. 백신 효능은 이미 검증이 되었고 선진국가들은 접종 시기를 당기기 위해서 더 많은 백신을 주문하고 있고 백신접종을 주저하고 있는 국가들이 없는지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발빠른 백신접종을 통해 마스크를 벗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날이 머지 않다고 한다. 우리도 정부의 방역 지침과 일정에 맞추어 접종을 늘리고 방역활동을 생활화하는 것이 코로나19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날을 앞당기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조현 교수 조현 인제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

[성철환 칼럼] 한전이 쓴 덤터기, 뒷감당 누가 하나

[성철환 칼럼] 한전이 쓴 덤터기, 뒷감당 누가 하나

‘한전 공대’가 논란 속에서도 내년 3월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한전공대 설립을 위한 특별법’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개교를 위한 마지막 큰 관문을 넘어섰다.주지하다시피 한전공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다. 전남지역에 제2의 포항공대를 설립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수도권에 비해 발전에서 소외된 지역에 우수한 교육기관을 설립해 인재양성과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하려는 뜻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저출산 여파로 가뜩이나 지방 대학을 중심으로 정원 미달사태가 확산되고 있어 기존 대학마저 대폭 줄여야 할 판에 대학을 또 만들겠다니 "거꾸로 간다"는 소리가 나오는게 당연하다. 더구나 광주과기원(GIST) 등 한전공대와 비슷한 기능의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이 이미 5곳이나 있음을 볼 때 더욱 납득이 안된다.학교 설립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을 공기업인 한전에 떠넘기는 것도 문제다. 한전공대 설립·운영에는 2031년까지 1조 61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1조원을 한전이 떠안게 될 것이라고 한다.한전이 돈을 펑펑 벌어 들여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쌓아 놓고 있어도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데 상황은 결코 그렇지 못하다. 문재인 정부들어 한전의 재무 상태는 줄곧 내리막이다. 탈원전·탈석탄·재생에너지확대 정책이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탓이다. 한전의 부채는 새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104조8000억원에서 매년 증가세를 보이면서 지난해에는 132조4753억원에 달했다. 2024년엔 159조4621억원으로 훨씬 더 불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187.5%에서 2024년에는 234.2%로 높아질 전망이다. 부채비율 200%는 통상 우량기업 여부를 가리는 기준으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예사롭게 볼 일이 결코 아니다.한전의 처지는 이명박 정부시절 한국수자원공사와 닮았다. 이명박 정부는 22조원이 소요되는 4대강 사업의 사업 타당성과 국민혈세 투입을 놓고 비판 여론이 커지자 사업비 22조원중 본사업비 15조원의 절반이 넘는 8조원을 수자원공사에 부담시켰다. 수자원공사는 7조9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사업비에 충당했고 이자로 연간 수천억원을 부담해야 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19.6%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은 4대강 사업 여파로 2011년 116%로 높아졌고 2015년에는 211%까지 치솟았다. 정부는 수자원공사의 부담을 덜어주기위해 출자액을 계속 늘리는 식으로 지원에 나섰고 수자원공사의 자본금이 계속 늘어났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수자원공사의 자본금 한도를 10조원에서 15조원으로 늘렸다. 정부 지원만으로 부족해 2016년에는 수자원공사가 광역상수도 물값을 4.8% 전격 인상함으로써 4대강 사업비 부담을 국민에게 떠넘겼다는 비난이 일었다. 2018년에는 4대강 문서 등을 무단으로 대량 파기한 사실이 드러나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이런 소동을 보면 최근 있었던 한전의 새 사장 공모가 지원자가 1명 밖에 없어 불발되고 재공모를 벌이는 혼선이 빚어진 것이 이상할게 없다. 예년 같으면 10명 정도는 경쟁자가 몰렸을 자리다. 1년 남짓 남은 정권의 임기가 끝나면 이번 정권에서 벌인 일을 뒤치다꺼리 하느라 시달릴게 걱정될 테니 열기가 뜨거울 수 있겠는가.공기업에 정책비용 떠넘기기는 수자원공사에서 보듯 결국 세금 투입이나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국민 부담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한전이 쓴 덤터기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이미 한전의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올해부터 국제유가 등 전력 생산용 연료비를 3개월 주기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사실 이 제도에 따르면 2분기에는 전기요금을 올려야 했다.지난해말부터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함으로써 인상 요인이 생긴 때문이다. 하지만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의식한 탓인지 전기요금 인상에 제동이 걸렸다. 선거가 끝난 3분기에는 어찌될지 궁금하다.공기업은 공공의 복리증진이라는 목적에 충실하게 운영돼야 한다. 공기업을 정권의 전리품인양 정책사업에 함부로 동원하고 뒷감당은 국민의 부담으로 떠넘기는 행태는 사라져야 마땅하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이 내세울 무수한 공약에 담길 사업도 꼼꼼히 따져볼 일이다.성철환 편집위원

[이슈&인사이트] 제약바이오, ‘1조 신약’ 도전하자

[이슈&인사이트] 제약바이오, ‘1조 신약’ 도전하자

연초부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청신호가 켜졌다. 유한양행 ‘렉라자’의 국산신약 허가, 제넥신의 면역항암제 ‘GX-17’ 기술수출 등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연매출 1조원을 잇따라 돌파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불과 5년 전만해도 유한양행을 비롯해 한미약품, GC녹십자의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면서 세 회사를 ‘1조 트로이카’로 꼽았지만, 지난해 매출 1조원 이상의 국내 제약사는 10곳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어려웠던 와중에도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기업이 늘어난 것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영세성을 탈피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다. 팬데믹으로 각국 교류가 줄어 의약품 원료 등 수급이 어려워지고, 영업사원의 대면영업은 제한되고, 환자모집 난항 등으로 국내외 임상시험 진행이 둔화된 여러 악조건과 의약품 품질관리 강화, 약가제도 개편 등 환경에서 그야말로 응형무궁(應形無窮)의 자세로 거둔 매출액이다. 그만큼 1조원 매출은 단순한 1,000,000,000,000원이라는 수치가 아니라 연구개발(R&D) 투자로 인한 기술수출 성과, 사업다각화에 따른 캐시카우 확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생존전략 모색 등이 빚어낸 피땀어린 결실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매출 1조 자체에 의미를 둘 시기는 지났다. 이제는 연매출 1조원의 허들만 넘어설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를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한미약품이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연평균 6% 성장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3.6%대인 것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그러나 글로벌 의약품 시장 규모는 약 1400조원으로 약 24조원 규모의 국내 시장에 비할 바가 아니다. 품목별 매출을 봐도 그렇다. 과거 국내 시장에서는 연매출 100억원이 넘는 제품을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칭했다. 100억원이면 고무적인 성과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해외에서 칭하는 ‘글로벌 블록버스터’는 연간 10억달러(약 1조 125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 미국 애브비의 ‘휴미라’는 연간 22조원 상당 팔린다. 잘 키운 블록버스터 제품 한 개의 매출이 국내 시장 규모와 맞먹는 셈이다. 1조원을 넘어선 국내 제약사들이 속속 나타나는 이제는 우리도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 개발에 뛰어들어야 한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허리띠를 조이며 끌어올린 R&D 역량과, 바이오벤처를 비롯해 대학, 정부기관 등과 협력하며 조성한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로 글로벌 블록버스터에 대한 도전권은 주어졌다. 이제는 산업계 역량을 총결집해 우리의 주무대를 글로벌 시장으로 돌리고, 퀀텀점프(Quantum jump) 도약을 해야 한다. 산업계의 도전을 지원할 정부의 정책 기조도 뚜렷하다. 정부는 제약바이오를 3대 주력육성산업, 혁신성장 빅3로 잇따라 선정하고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하는 등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의 육성을 천명했다. 또 지난 2019년 ‘첨단재생바이오법’ 제정에 따라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 생태계가 새롭게 조성되고 있으며, 올해부터 10년간 첨단재생의료 분야 연구개발에 총 5955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복지부와 산자부, 과기부가 부처간 벽을 허물고 10년동안 2조1758억원을 투입하는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도 이달초 묵현상 초대 사업단장을 임명하고 닻을 올렸다. 다만 아직까지는 갈 길이 멀다. 삼성전자 매출은 약 236조원, 현대자동차 매출은 약 105조원에 달한다. 제약바이오산업이 반도체, 자동차 산업과 견줄만한 빅3 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개발이 필수적이다.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토대로 하는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이 나오기 위해서는 제약바이오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써야 한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지난 1890년대 근대 제약산업이 태동하기 시작한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을 맞이하고 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목표로 하는 제약바이오산업의 혁신은 꾸준히 이어져야 하며, 그 성공사례가 나타날수록 제약바이오강국 실현도 앞당겨질 것이다.장병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 장병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

[이슈&인사이트] 규제정책과 LH 부동산투기

[이슈&인사이트] 규제정책과 LH 부동산투기

정부는 강력한 부동산시장 규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근절과 실수요자 보호 목적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다주택자와 임대인에게 매우 가혹하다. 대출은 막히고 세금은 늘고 있다. 급격한 공시지가 현실화는 사람들의 보유세 부담 폭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시지가 급등으로 특정 수입이 없는 고령가구는 늘어난 세금이 걱정이다. 집 한 채 덜렁 가지고 있는 1주택자도 별반 다르지 않다. 임차인은 집주인의 세부담 전가를 걱정한다. 집값상승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집이 있어도 집이 없어도 모두 어렵고 힘들다. 세입자를 위해 도입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환제는 전월세가격 동반상승이라는 결과로 부메랑이 되어 세입자에게 되돌아오고 있다. 임대인의 희생을 강요한 규제정책이 가져온 결과다. 정부 규제정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동산투기를 막지 못했다. 국민들을 향해 투기를 뿌리 뽑겠다고 했던 정부의 말도, 정부의 정책도 더 이상 믿기 어려워졌다.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다주택자를 투기원흉으로 몰아가던 정부의 산하기관에서 벌어진 일이기에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는 더욱 거세다.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했고, 국민들의 원성은 전국으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서울·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빠르게 주택을 공급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 정책은 진퇴양난이다. 3기 신도시의 공급일정 차질은 불가피해졌다. 신도시뿐만 아니라 곳곳의 공공개발지구에서 원주민들의 항의가 점점 거세지면서 개발사업의 전면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LH해체 요구도 거세다. 1만명이 넘는 직원을 보유한 거대공룡 LH의 고질적인 문제가 터진 것이다. 통합당시 2000~3000명이던 직원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투명한 경영이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현 정부에서 공공주도 정책을 강화하면서 LH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졌고 그 과정에서 내부직원의 기강이 많이 해이해졌을 것이다. 공적기관의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면 방만 경영이 불가피해지면서 사회적으로 위험하다. 그 단면을 이번 LH사태에서 볼 수 있다. 작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LH의 조직개편은 불가피하다. 속도감 있게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 전방위적인 조사를 통해 부동산투기와 부당이익을 취한 관련자는 엄격한 잣대로 단호하게 처벌하고 그동안 부도덕한 행위를 통해 취한 이익은 철저히 환수해야 한다. 다시는 이와 같은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는 더 강경하게 산하 공공기관을 관리·감독해야 한다. 공직자와 모든 공공기관의 기강을 점검하고 그동안 방만한 경영과 내부직원에 대한 과도한 복지특혜도 살펴야 한다. 더 이상 국민의 분노가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LH사태로 정부의 공급정책이 멈추면 안 된다. 공급정책이 멈추면 집값 불안이 더 심해질 것이다. 사람들의 불안심리가 더 확대되면서 주택시장은 요동치고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LH사태를 위한 조직개편과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되 공급정책도 최대한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 공급정책에 차질이 없도록 LH기능 중 임대주택건설기능과 택지개발기능을 남기고 나머지 기능을 묶어서 새로운 기관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 주거복지기능과 임대주택관리기능, 그리고 도시재생 기능을 분사해서 새로운 조직으로 만들면 된다. 도시재생 관련기능도 분사가 가능하다. LH기능 일부를 분사하는 과정은 내부적으로 큰 반발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LH조직의 분사는 불가피하다. 빠르게 직원을 재배치하고 공급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분사과정에서 LH 내부직원의 과도한 요구와 갈등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그 길만이 LH 부동산투기로 분노한 국민의 신뢰를 조금이나마 회복하고 요동치고 있는 주택시장을 하루라도 빨리 안정화시킬 수 있는 대안이다. 위기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도 있다. 정부는 공공주도 정책의 허상을 들여다봐야 한다. 민간의 역할이 중요하다. 더 이상 규제정책으로 일관해서는 안된다. 민간과 공공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주택정책 방향을 재설계하자.김덕례 주산연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

배너

실시간 종합Top

경제
머니
비즈니스
전기차&에너지
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