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관리제로 미세먼지 51% 감축…탈석탄 보전비용까지 아꼈다는데 어떻게?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정부의 2차 계절관리제 시행으로 석탄 발전량이 줄어 미세먼지 감축의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석탄 발전량이 줄어들면 일반적으로 비용이 늘어나는데도 정부는 비용도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이에 따라 계절관리제 시행에 따른 정부 발표 미세먼지 감축 효과 및 비용 산출 정확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산업통상자원부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제2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한 결과, 석탄발전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계절관리제 시행 이전(2018년12월∼2019년3월) 대비 약 51%(3358t) 감소했다고 12일 밝혔다. 1차 계절관리제 시행 기간(2019년 12월∼2020년 3월)과 비교하면 약 19%(757t) 저감됐다.산업부는 2차 계절관리제 기간 석탄 발전 및 미세먼지 감축 실적은 △가동정지 확대에 따른 석탄발전 발전량 감소 △지속적인 발전사 환경설비 투자확대 △저유황탄 사용 등에 따른 것으로 평가했다.산업부는 2차 계절관리제 기간 석탄 발전량이 54.3GWh로 1차 때 61.4GWh보다 7.1GWh(11.6%)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2차 때 석탄발전 가동 중지 및 제한 대상 발전소가 지난해 12월 충남 보령석탄발전소 1·2기 폐쇄로 1차 때 60기에서 58기로 2기 줄어든 때문이다. 또 일부 가동 중지 또는 제한 방식으로 석탄 발전기 운전을 조정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2차 계절관리제 시행으로 미세먼지가 1차 때보다 19% 줄었지만 석탄발전 운전 감축에 따른 비용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산업부는 추산했다. 2차 계절관리제의 성과로 책정된 운영비용은 1200억원이다. 1차 기간(1436억원) 대비 약 17%(236억원)가 적다.운영비용(총괄원가)이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면서 이를 반영해 내년 1월 부과될 전기요금도 지난해보다 적게 나올 것이라고 산업부는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운영비용 1200억원은 잠정치로 정확한 금액은 오는 6월 발표될 예정이다.가동 정지 발전기 대수의 감축 성과에 비례해 보전 비용이 더 많이 책정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은 데는 발전량을 비롯해 정산 단가 등 여러 요인이 운영비용에 반영된 결과다.산업부 관계자는 "비용은 단순히 발전기 가동정지 규모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총괄원가를 산정할 때 발전량 수준에 정산단가를 계산해서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기료의 일부로 소비자에 부과되는 기후환경 비용이 이처럼 투명하지 않고서는 정부가 밝힌 계절관리제 시행 효과를 전기료 납부자에 제대로 설득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앞으로 기후환경비용이 크게 늘어나 소비자의 부담이 커질 경우 조세저항처럼 소비자의 반발을 불러올 뿐 아니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정책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 1·2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석탄발전 감축 및 미세먼지 배출량 비교제1차 계절관리제(‘19.12~‘20.3월)제2차 계절관리제(‘20.12~‘21.3월)석탄발전가동※ 전체 석탄발전 60기 중※ 전체 석탄발전 58기 중 (‘20.12월, 보령#1·2 폐지)-(12~2월) 8~15기 가동정지 (최대 49기 상한제약)-(12~2월) 9~17기 가동정지 (최대 46기 상한제약)-(3월) 21~28기 가동정지 (최대 37기 상한제약)-(3월) 19~28기 가동정지 (최대 37기 상한제약)미세먼지(PM2.5) 배출량3948톤3191톤(잠정치)*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한국환경공단문재인 정부는 2017년 출범 이후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대폭 줄이기 위해 임기 내 약 2조원 규모 투자를 목표로 신규 석탄발전소 허가금지, 노후석탄발전 폐지 등과 더불어 발전소 환경설비 투자를 대폭 확대해 탈황 및 탈질설비 등의 성능향상을 추진하고 있다. 황산화물 배출감소를 위해 저유황탄 사용 확대에도 나섰다.그러나 산업부가 발표한 발전 공기업 5개사의 연도별 환경설비 투자 추진 실적 및 계획에 따르면 투자계획 규모가 문재인 정부 임기 말인 올해와 내년에 집중돼 실제 투자가 계획대로 이루어질 지는 미지수다. 이 자료를 보면 올해와 내년 2년간 이들 공기업의 환경설비 총 투자규모는 1만7919억원으로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투자규모 9141억원의 무려 두 배에 가깝다. 지난해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던 발전 공기업들이 올해와 내년 경영여건 불투명 속에서 계획된 투자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업계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흘러나온다.□ 발전 공기업 5개사 연도별 환경설비 투자 추진실적 및 계획 (단위 : 억원) ‘17년‘18년‘19년‘20년‘21년‘22년남부발전54 171 157 147 820 900 남동발전1,062 189 132 224 2,788 2,432 서부발전192 413 44 -38 115 중부발전1,618 3,811 319 125 4,933 900 동서발전37 93 230 122 2,394 2,599 계2,963 4,677 883 618 10,973 6,946
정부는 지난해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하면서 발전사가 환경오염 영향을 줄이고자 지출한 비용인 기후·환경 요금에 석탄발전 감축 비용을 새로 포함했다. 이를 전기요금 고지서에 별도 고지하도록 했다. 1차 계절관리제 기간에 석탄발전 감축 운영비용 1436억원은 ㎾h당 0.3원의 요금이 산정돼 올해부터 전기요금에 반영됐다.이호현 산업부 에너지혁신정책관은 "지난 겨울철 북극발 한파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전력수급 상황을 유지하는 한편,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석탄발전 감축대책을 차질 없이 시행했다"며 "차기 계절관리제 기간에도 국민들이 미세먼지로 인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석탄발전 감축방안을 착실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금번 제2차 계절관리제 기간 석탄발전 감축 운영에 따른 비용과 관련해 기후·환경비용 공개 등을 통해 소비자 수용성을 제고해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giryeong@ekn.kr석탄발전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