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맥스, 순천대와 손잡고 우주항공 인재 육성…고흥 캠퍼스서 실무 교육

우주·항공·방산 분야 시뮬레이션 전문기업 에이블맥스(주)가 미래 우주항공 산업을 이끌 실무형 인재 양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에이블맥스는 국립 순천대학교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우주항공고흥캠퍼스를 거점으로 한 현장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협력은 전남 고흥군이 추진하는 교육발전특구 정책과 연계하여 기업과 대학이 함께 지역 인재를 육성하는 산학연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협약에 따라 에이블맥스는 순천대와 공동으로 우주항공과 첨단 기술 분야의 실무 교육 과정을 운영하게 된다. 특히 인공 위성·발사체 설계의 핵심 기술인 열·구조 해석 등 전산 해석(CAE) 기반 교육을 주도할 예정이다. 에이블맥스는 산업 현장에서 실제 활용되는 전문 소프트웨어 실습과 기업의 프로젝트 사례를 반영한 커리큘럼을 제공해 학생들의 실무 역량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에이블맥스 관계자는 “우주항공고흥캠퍼스는 교육과 산업 현장을 직접 연결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라며 “기업이 보유한 실무 노하우와 대학의 연구·교육 역량을 결합해 지역 우주항공 산업을 이끌 인재를 현장에서 직접 키워내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획] 美해군 황금함대와 ‘테세우스의 배’…트럼프 “한화와 협력” 콕 집은 속사정 있었다

지난해 12월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발표한 '황금함대(골든 플릿, Golden Fleet)' 구상은 전 세계 방산시장을 뒤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한화와 협력할 것"이라고 콕 집어 말하자 국내 언론은 일제히 'K-방산의 쾌거'라며 샴페인을 터뜨렸다. 트럼프의 '한화 러브콜'은 미 해군이 지난 5년 간 야심차게 추진해 온 차세대 호위함 사업이 '테세우스의 배' 역설에 빠져 좌초됐음을 인정하는 SOS(구조신호)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그리스 신화 속 '테세우스의 배'는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테세우스편 23장 1절에 나오는 형이상학적 문제에 관한 이야기다. 이는 낡은 널빤지를 하나씩 갈아끼우다 보니 나중에는 원래의 부재가 하나도 남지 않게 되었다는 역설을 담고 있어 사물의 변화와 그 정체성의 지속을 설명할 때 자주 쓰이는 비유법이다. 미 해군의 주력 호위함 사업이었던 컨스텔레이션급(Constellation, FFG-62)은 정확히 이에 해당한다. 당초 미 해군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이미 검증된 이탈리아 방산 기업 핀칸티에리(Fincantieri)의 '프렘(FREMM)'급 호위함을 모체로 삼았다. 이미 있는 선종을 가져다 쓰니 빠르고 싸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미 해군이 요구하는 생존성 기준·무장·레이더를 모두 담기 위해 설계를 뜯어고치기 시작하며 재앙이 시작됐다.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당초 85%에 달할 것이라던 모체 설계와의 공통성은 최종 단계에서 15%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름만 이탈리아 배일 뿐, 사실상 처음부터 새로 설계하는 수준에 이르게 돼버린 것이다. 그 결과 배는 예상보다 500톤 이상 무거워졌고 납기는 36개월 지연됐으며, 비용은 구축함 수준으로 폭등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미 해군은 후속 물량 4척을 전격 취소했다. 트럼프와 존 펠런 신임 해군성 장관이 '컨스텔레이션'을 버리고 FF(X)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들고 나온 것은 이 '괴작'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새로운 FF(X) 사업의 핵심은 '검증된 설계'와 '압도적 속도'다. 미 해군은 차기 호위함의 모체로 헌팅턴 잉걸스(HII)가 건조한 미 해안 경비대의 '레전드(Legend)급' 국가안보경비함(NSC)을 지목했다. 이미 10척 이상 실전 배치돼 성능이 입증된 배를 설계 변경 없이 그대로 찍어내 리스크를 제로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목에서 한화를 콕 집어 지명한 이유는 명확하다. 미 해군에게 지금 필요한 건 새로운 설계가 적용된 함정이 아니라 새로 빠르게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비어있는 도크와 사람을 대체할 자동화 기술이기 때문이다. 레전드급 호위함을 건조하는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즈(HII) 조선소는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과 강습 상륙함 건조 물량으로 이미 과부하 상태다. 트럼프의 황금 함대 납기를 맞추려면 제2, 제3의 생산 기지가 절실하다. 여기서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 조선소(Philly Shipyard)가 '스모킹 건'이 된다. 한화그룹은 경쟁사들과 달리 미국 내 조선소를 직접 매입해 '미국 기업'의 지위를 획득했고, 즉시 가동 가능한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다. 한화그룹은 조선소 인수에 그치지 않고 인수 금액의 50배에 달하는 50억 달러(약 7조 원) 규모의 대규모 설비 투자 및 현대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경쟁사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압도적인 규모의 '진정성'을 미국 정부에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다. 한화오션은 필리 조선소에 도크 2기와 안벽 3기를 추가로 건설하고, 12만 평 규모의 블록 생산 기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현재 연간 1.5척 수준에 불과한 필리 조선소의 생산 능력을 연간 20척 규모로 10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더 결정적인 이유는 '공정 혁명'이다. 미국 조선업은 심각한 숙련공 부족으로 붕괴 직전이다. 미국 용접공의 평균 연령은 55세에 달하며, 향후 10년간 약 40만 명의 용접공 부족이 예상된다. 미 해군 조선소들은 숙련된 노동자를 구하지 못해 공정이 지연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으며, 이는 HII와 같은 대형 조선소도 예외가 아니라는 전언이다. 미국 조선소들은 여전히 수작업 의존도가 높고, 디지털 전환이 더디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 정부회계감사원(GAO) 보고서는 미국 조선소들이 설계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건조를 시작하는 '동시 공학(Concurrent Engineering)'의 부작용과 비효율적인 자재 관리 시스템을 지적했다. 이는 설계 변경 시 막대한 재작업 비용과 납기 지연을 초래한다. 한화오션이 미 해군에 제공힐 수 있는 핵심 가치는 '초격차 공정 기술'이다.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의 내업 공장 용접 자동화율은 68% 수준이고, 2030년까지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옥외 도크 작업의 자동화율은 아직 낮지만, 선박 건조의 핵심인 블록 제작 단계에서 로봇이 주도하는 생산 체제를 완비했습니다. 또한 한화오션이 도입한 용접 로봇은 숙련공과 대등한 속도로 작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치지 않고 24시간 가동이 가능하다. 특히 한 명의 관리자가 4~5대의 로봇을 동시에 제어함으로써 시간당 생산성을 인간 대비 4~5배까지 끌어올렸다. 한화오션은 좁고 복잡한 선박 내부에서의 배관 용접이나 케이블 설치 등 고위험·고난도 작업에 소형 협동 로봇을 투입해 작업 시간을 30% 이상 단축했다. 이는 인력난으로 허덕이는 미국 조선소에 즉각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용접공을 구하지 못해 배를 못 만드는 미국 입장에서 로봇이 용접을 대신해 주는 기술은 '게임 체인저'인 셈이다. 또한 한화오션은 물리적 조선소를 가상 공간에 복제한 '스마트 야드' 시스템과 AI 기반의 공정 관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AI는 △자재의 흐름 △작업 스케줄 △인력 배치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병목 현상을 사전에 예측하고 해결해 기존에 10명의 전문 스케줄러가 이틀 동안 매달려야 했던 공정 계획 수립을 단 몇 시간 만에 완료함으로써 공정 계획 시간을 25% 단축했다. 품질 관리 혁신 측면에서도 한화오션은 드론을 활용해 흘수 촬영을 진행함과 동시에 AI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선박의 무게와 뒤틀림 등의 계측 작업을 완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처럼 미 해군 수뇌부는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의 로봇 용접과 디지털 트윈 등 '스마트 야드' 기술이 필리 조선소에 이식되길 원한다. 사람 손이 덜 가면서도 빨리 만드는 한국식 공정만이 망가진 미국 조선 생태계를 복원할 유일한 해법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즉, 트럼프의 러브 콜은 외주 제작 요청을 넘어 한국의 '제조 공정 DNA'를 미국 본토에 심겠다는 전략적 제안인 셈이다. 한편 한화오션 측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받지 못한 상태라는 입장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번스-톨레프슨법에 따라 블록(모듈) 조립이 미국 현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미 해군 함정 건조에 관해 당사가 단순 대행만 할지, 설계 변경이나 엔지니어링에 참여하는 구조가 갖춰질지는 정해진 바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25년 7월 민주당 태미 볼드윈·공화당 짐 뱅크스 상원의원의 서한은 미국 정치권 내에 한-미 방산 협력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 분명히 존재함을 보여준다. 이들은 백악관에 보낸 서한에서 “한국 등 동맹국과의 상호국방조달협정(RDP) 체결이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원칙을 훼손하고 미국 내 방산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동맹과의 통합보다는 국내 산업 보호가 우선'이라며 한국산 무기 체계의 무관세 진입에 제동을 건 것이다. GAO 역시 국방부가 RDP 협정 체결 시 국내 산업 피해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의회의 우려에 힘을 실었다. 정책을 실행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배를 빨리 만들기 위해 한국이 필요하지만 입법을 담당하는 의회는 자국 내 일자리와 표심을 위해 한국산 부품과 자재의 진입을 막으려 한다. 때문에 올해 한화그룹을 위시한 K-방산은 이 '엇박자'를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게임 덕후’ 조현민, 다시 ‘롤’판으로…㈜한진, 브리온 품었다

재계의 소문난 '게임 덕후(매니아)' 조현민 ㈜한진 사장이 다시 한번 e스포츠 판을 흔든다. 과거 대한항공 재직 시절 스타크래프트 리그를 후원하고, 진에어 부사장으로서 '진에어 그린윙스' 게임단을 직접 운영했던 그가 이번에는 종합 물류 기업 ㈜한진의 이름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LoL, 롤)' 무대에 복귀했다. 14일 ㈜한진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사옥에서 브리온이스포츠와 네이밍 스폰서십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조현민 사장과 노삼석 대표이사 사장, 임우택 브리온이스포츠 대표가 참석해 손을 맞잡았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진은 오는 2028년까지 3년간 브리온의 공식 파트너로 활동하며, 당장 2026년 LCK 정규 시즌부터 팀명은 '한진 브리온'으로 변경된다. 이번 스폰서십은 단순한 마케팅 투자를 넘어 조 사장의 남다른 '게임 사랑'이 투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에 재직하던 2010년, 조 사장은 당시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위기를 겪을 때 '대한항공배 스타리그'를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다. 그는 대한항공을 메인 스폰서로 참여시키며 당시 격납고 결승전 등 파격적인 기획을 주도해 e스포츠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진에어 마케팅 본부장 재임 시절에는 e스포츠 게임단 '진에어 그린윙스'를 창단해 2020년까지 약 8년간 운영하며 선수들과 팬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비록 항공 업황 악화 등으로 진에어 게임단 운영은 종료됐지만, 조 사장은 물류 기업인 한진의 경영을 맡으면서도 e스포츠를 통한 소통의 끈을 놓지 않은 셈이다. ㈜한진이 수많은 스포츠 종목 중 다시 롤을 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젊음'과 '글로벌'이다. 택배와 항만 하역 등 전통적인 물류업은 자칫 보수적이고 낡은 이미지로 비치기 쉽다. ㈜한진은 전 세계 6억 4000만 명이 시청하고, 2030세대를 넘어 10대와 40대까지 아우르는 LCK를 통해 '젊고 혁신적인 글로벌 물류 기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2025년 선포한 신규 CI를 LCK 중계 화면과 유니폼, SNS 등을 통해 전 세계 미래 고객들의 뇌리에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랜드 마크인 '브리온 성수' 외벽 광고 등을 활용한 오프라인 마케팅도 병행한다. 홍보 외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도 구축한다. ㈜한진은 자사의 글로벌 직구 플랫폼 '훗타운(HOOTTOWN)'과 디지털 물류 플랫폼 '원클릭'을 e스포츠 팬덤 비즈니스와 연계한다. 요컨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인기가 높은 브리온의 해외 팬들이 훗타운을 통해 팀 굿즈를 주문하면 ㈜한진의 글로벌 물류망을 통해 배송해 주는 식이다. 이는 e스포츠 팬덤을 한진의 신규 고객으로 유입시키는 동시에, 글로벌 물류 취급량을 늘리는 '윈-윈(Win-Win)' 전략이 될 전망이다. ㈜한진 관계자는 “LCK는 전 세계 미래 세대의 지지를 받는 파급력 있는 글로벌 콘텐츠"라며 “한진 브리온을 통해 글로벌 고객들이 일상 속에서 당사의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더욱 역동적인 기업 이미지를 체감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 ‘조선·방산·에너지’-‘기계·서비스’로 쪼갠다…4562억 자사주 소각 ‘통 큰 결단’

㈜한화가 회사를 둘로 쪼개는 인적 분할을 단행한다. 방산과 에너지 등 중후장대형 사업과 기계·서비스 등 라이프스타일 사업을 분리해 '복합 기업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보유 중인 4562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고 배당금을 대폭 늘리는 등 파격적인 주주 환원 정책도 함께 내놨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인적 분할 안건을 결의했다. 이번 분할은 ㈜한화가 존속 법인과 신설 법인으로 나뉘는 형태로 진행되며,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7월 중 완료될 예정이다. 존속 법인인 ㈜한화에는 △방산·우주항공 △조선·해양, 에너지/케미컬 △금융 부문이 남는다. 핵심 계열사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한화솔루션·한화생명 등이 포함된다. 반면 신설 법인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칭)'는 테크(Tech)와 라이프(Life) 솔루션 부문을 맡게 된다. 여기에는 한화비전·한화모멘텀·한화세미텍·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분야 계열사와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아워홈 등 라이프 분야 계열사가 속한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존속법인 약 76.3%, 신설법인 약 23.7%로 산정됐다. 기존 주주들은 이 비율대로 신설 법인의 주식을 배정받게 된다. 이번 인적 분할의 핵심 명분은 '기업 가치 제고'다. 그동안 ㈜한화는 성격이 전혀 다른 사업군들이 하나로 묶여 있어 시장에서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복합 기업 디스카운트'에 시달려왔다.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방산·에너지 분야와 민첩한 시장 대응이 필수적인 기계·서비스 분야가 혼재돼 있어 전략 수립과 자본 배분에 비효율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화 측은 “이번 분할을 통해 각 회사가 독자적인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라며 “존속 법인과 신설 법인 모두 시장에서 재평가받으면 지주사 가치도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지난 2024년 비방산 부문을 인적 분할한 뒤 3개월 만에 시가총액이 35% 상승한 바 있어 이번 분할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황이다. 시장의 이목을 끈 것은 인적 분할 그 자체보다 파격적인 주주 환원 정책이다. ㈜한화는 이날 '주주가치 제고 방안 패키지'를 통해 보유 중인 자사주 보통주 445만 주(발행 주식 총수의 5.9%)를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1월 13일 종가 기준 약 4562억 원 규모로, 현 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자사주 소각 중 최대 규모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인적 분할 과정에서 자사주에 신주를 배정해 대주주 지배력을 강화하는 편법인 '자사주의 마법' 논란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아울러 지난해 상장 폐지된 구형 우선주 19만 9033주도 장외 매수 방식으로 전량 취득해 소각하기로 했다. 배당 정책도 강화했다. ㈜한화는 올해 보통주 기준 최소 주당 배당금(DPS)을 전년 800원 대비 25% 인상한 1000원으로 책정했다. 배당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주주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분할 이후 청사진도 명확히 했다. 신설되는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는 '피지컬(Physical) AI' 솔루션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 구체적으로는 AI·로봇을 활용한 '스마트 F&B', 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호스피탈리티', 지능형 물류 체계인 '스마트 로지스틱스' 등 3대 핵심 영역을 선정해 육성할 계획이다. 계열사별로는 한화비전이 AI 기반 영상 보안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한화세미텍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장비 기술 개발에 매진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갤러리아, 아워홈 등 유통·레저 계열사들도 각각 프리미엄 브랜드 강화와 밸류체인 솔루션 개발에 집중한다. 존속 법인인 ㈜한화는 방산·조선·에너지 등 주력 사업의 전문성을 극대화해 글로벌 탑 티어 도약을 목표로 한다. 정책 민감도가 높은 사업 특성을 고려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장기적인 투자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한화는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독립적 감사지원부서를 설치하고 CEO 승계 정책을 마련하는 등 투명 경영 강화 방안도 함께 내놨다. ㈜한화 관계자는 “매출 성장과 주주 환원 확대를 핵심 관리 지표로 삼아 주주·투자자들과의 신뢰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방산·철도에 ‘AI 두뇌’ 심는 현대로템, DNA 싹 바꿨다…“로봇·수소·우주에 올인”

현대로템은 신사업 리더십 확보를 위해 로봇과 수소 사업 부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체계를 개편한다고 14일 밝혔다. 최근 글로벌 산업계는 미래 패러다임 변화의 핵심 축으로 인공 지능(AI)과 차세대 에너지원을 주목하면서 로봇·수소 기술 고도화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현대로템은 방산·철도·플랜트 등 전 사업 영역의 기술에 무인화·AI·수소 에너지·항공우주 등 차세대 혁신 기술을 접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수소·무인화·AI·항공·우주 등 미래 산업 경쟁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며 “기술 주권을 확보하고 이를 신속하게 사업화로 연결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자율주행 및 피지컬(Physical) AI 핵심 기술을 사업모델 전반으로 확대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피지컬 AI는 글자나 그림을 디지털 환경에서만 처리하는 기존 생성형 AI와 달리 센서와 로봇 같은 하드웨어를 통해 실제 공간을 인식·판단하고 행동까지 수행하는 AI를 가리킨다. 이를 위해 현대로템은 신사업을 강화하고 미래 피지컬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디펜스 솔루션(방산)부문에서는 미래 전장에 대비하기 위한 유·무인 복합지상무기 체계와 항공우주사업 육성에 역량을 집중한다. 차세대 전차와 장갑차, 다목적 무인 차량(HR-셰르파) 등 라인업에 AI 기반 자율주행과 군집 제어 능력을 탑재하고, 다족 보행 로봇 연구·개발(R&D)을 확대하는 등 방산 부문 무인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 항공우주에서는 민간 주도의 우주 수송 시대를 여는 기술로 주목받는 35t급 메탄 엔진 기술 개발에 국내 최초로 나섰다. 연소 시 그을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빠른 재사용이 가능한 메탄 엔진은 데이터와 AI 기반으로 재비행을 반복할 재사용 발사체가 구현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레일 솔루션(철도)부문은 AI를 결합한 상태기반 유지·보수 시스템(CBM, Condition Based Maintenance)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CBM은 각종 센서와 사물 인터넷(IoT)을 통해 수집되는 △주요 장치 센서 데이터 △운행 정보 △고장 이력 등의 빅 데이터를 활용해 AI 기반 상태 진단 모델이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고 장치 상태에 기반한 최적의 정비 시점을 도출하는 지능형 유지·보수 솔루션이다. 또 AI 기반 관제 시스템과 자율 주행 기술, AI 지능형 CCTV 자체 개발도 진행 중이다. 에코플랜트부문에서는 항만 물류 자동화의 핵심 설비인 항만 무인 이송 차량(AGV, Automated Guided Vehicle) 등 AI를 접목한 스마트 물류 R&D와 상용화를 확대하고 로봇·수소 사업 역량을 강화한다. 전사적인 로봇·수소 기술 리더십 확보를 추진하기 위해 로봇 & 수소 사업실을 신설하고 해당 조직 내 로봇 영업팀·로봇 연구팀을 신설하고 신성장 추친팀·수소 에너지 PM팀을 각각 R&H(Robot & Hydrogen) 사업 기획팀·R&H PM팀으로 변경해 미래 산업계 변화에 선제 대응한다. 또 유무인 복합 체계 센터·로보틱스팀을 각각 AX(AI Transformation) 추진 센터·AI 로봇팀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항공우주개발센터 내 항공우주 시스템팀을 신설했다. AI·항공우주 사업을 앞세워 방산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취지다. 한편 글로벌 대외 변동성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기능 단위로 나뉘어 있던 조직들은 사업 중심으로 재편해 의사결정 체계를 단순화했다. 기존 37실 15센터 186개팀에서 35실 14센터 176개팀으로 조직을 슬림화해 업무 중복을 최소화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동시에 조직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 이번 조직개편 적용 시기는 이달부터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생성형 AI를 넘어 피지컬 AI로 진화하는 기술 혁신은 산업의 경쟁 구조와 일하는 방식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빠르고 유연한 운영 체계를 확립해 실행력 기반의 체질 개선과 핵심 사업 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부산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첫 삽도 못 떴는데 ‘술잔·장난감’ 상표권부터 챙겼다

동남권의 새로운 관문으로 기획된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이 잇따른 유찰로 시공사를 찾지 못해 개항 목표가 당초 오는 2029년에서 2035년으로 6년이나 뒤로 밀려났다. 사업 표류로 전면 재검토 가능성마저 나오는 가운데 사업 사령탑인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하 신공항공단)이 발등에 떨어진 시공사 선정 등 본연의 건설 업무보다 캐릭터 굿즈 상품과 상표권 확보에 힘쏟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무 우선순위에서 주객이 전도된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12일 본지 취재 결과, 신공항공단은 최근 지식재산처 정보 검색 서비스 키프리스(KIPRIS)에 자체 개발한 홍보용 캐릭터 '가비'와 '덕이'에 대해 광범위한 상표 출원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상표의 지정상품 목록에는 '술잔(소주잔·맥주잔 등)', '머그컵', '소스 그릇', '도자기제 식기' 등이 명시돼 있다. 이는 향후 공항 내 상업시설에서의 판매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인형·장난감·완구·가죽제 열쇠고리·신축성 키링·양말·모자·의류까지 언급돼있다. 사실상 캐릭터를 활용해 만들 수 있는 소비재에 입도선매식으로 권리를 설정해둔 셈으로 통상적인 공공기관의 홍보 범위를 훨씬 넘어선다. 신공항공단 관계자는 “'가비'와 '덕이' 캐릭터는 지역 사회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딱딱한 이미지의 공항 건설 공사 사업을 좀 더 친근한 방식으로 소개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12월에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캐릭터들은 앞으로 지어질 공항의 모습을 본딴 것이고,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념품 제작 차원에서 지적 재산권을 등록해둔 것일 뿐, 수익 활동을 하기 위한 목적은 없다"고 답변했다. 그럼에도 신공항공단의 이 같은 주객전도된 행보는 현재 가덕도 신공항이 처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당초 정부와 부산시는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라는 정치적 목표를 위해 오는 2029년 12월 조기 개항을 자신해 왔다. 그러나, 엑스포 유치 실패와 함께 정치적 동력이 사라지자 그동안 숨겨져 왔던 공학적 난제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실제로 공단이 상표권 출원에 공을 들이는 사이 정작 공항을 지을 시공사 선정은 최악의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부지 조성 공사 입찰은 1차부터 4차까지 내리 유찰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국내 도급 순위 2위인 현대건설마저 사업 포기를 선언하고 이탈한 것이 결정타였다. 현대건설 측은 국토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살인적인 공기'와 '초고난도 시공 환경'을 불참 사유로 꼽았다. 현대건설은 수익성 부족과 높은 공사 위험성을 이유로 최종적으로 수의계약 협상 테이블마저 박차고 나갔다. 핵심적인 문제는 가덕도 앞바다의 지질 조건이다. 수심 20~30m 아래에 두꺼운 연약 지반(점토층)이 형성돼 있어 활주로를 지탱하려면 해수면에서 60m 깊이까지 기초를 보강해야 한다. 이는 아파트 20층 높이의 뻘밭을 메워야 하는 난공사다. 현대건설조차 “현재의 공기와 예산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이유다. 결국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개항 목표 시기를 2029년에서 오는 2035년으로 6년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무리한 공기 단축이 부실 시공과 안전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뒤늦게 수용한 것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가덕도 신공항 건립 사업은 2024년도에 현대건설 컨소시엄만 참여해 세 차례 유찰됐다. 작년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에서 이탈한 후 기존 입찰 공고는 네 번째로 무효화됐고, 같은 해 12월에 공기와 금액이 변경돼 새로운 입찰 공고가 올라와 사업 수행 능력 평가(PQ) 접수가 예정돼 있다. 대우건설은 현대건설이 빠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 롯데건설·HJ중공업 등과 접촉하며 컨소시엄 재구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핵심 파트너로 기대됐던 포스코이앤씨가 자사 공사 현장 사고 수습에 전념하기로 했고, KCC건설·효성중공업·HL디앤아이한라도 연달아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자본력과 리스크 분담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설이 끊이지 않고 있고, 대우건설 홀로 수조 원에 달하는 리스크를 떠안기는 역부족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존재한다. 이에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등이 기존 컨소시엄에서 이탈한다 해도 새롭게 참여를 원하는 건설사들이 있어 컨소 구성에 큰 문제는 없을 듯 하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공단은 지난달 '미래 전략 포럼'을 개최하고 '스마트·저탄소 공항' 비전을 발표하는 등 겉치레 행사에 집중하고 있다. 기반 시설 공사도 시작하지 못한 상태에서 AI 로봇과 친환경 인테리어를 논하는 것은 '모래성 위에 깃발 꽂기'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가덕도 신공항이 동남권의 진짜 관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공단의 업무 우선 순위 재정립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의 한 전문가는 “공단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캐릭터 인형을 기획하거나 화려한 포럼을 여는 것이 아니다"라며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는 국토부도 진퇴양난을 겪고 있어 난감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시공사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사 조건과 기술 지원책을 마련해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 것이 급선무인데, 사업 자체가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지금처럼 본질을 외면한 전시 행정이 계속된다면 가덕도 신공항은 '가비'와 '덕이' 캐릭터만 남긴 채 서류상의 공항(베이퍼웨어)으로 남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범선의 귀환’…HMM 탱커, HD현대 ‘윙세일’ 달고 ‘무탄소 대양 항해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HD현대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현대판 돛' 윙세일(Wing Sail)이 실제 선박에 탑재돼 대양으로 나간다. HD현대는 최근 윙세일 시스템의 핵심인 제어·안전 장치에 대한 원천 특허를 대거 확보하며 기술적 '초격차'를 완성한 데 이어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과 손잡고 실제 운항 실증에 착수하며 상용화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자체 개발한 풍력보조 추진 장치 '윙세일'을 HMM이 운용 중인 5만 톤급(MR급) 탱커선 '오리엔탈 아쿠아마린(Oriental Aquamarine)'호에 탑재 완료하고 본격적인 운항을 시작했다. 이번 실증은 높이 30m, 폭 10m에 달하는 거대한 날개를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 연비 효율을 입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에 실선에 탑재된 윙세일은 겉보기에 항공기 날개와 비슷하지만 내부에는 HD현대가 특허(10-2905698호 등)로 확보한 혁신적인 설계 기술이 집약돼 있다. 핵심은 '좌우 대칭형 가변 날개' 시스템이다. 기존 윙세일은 앞뒤가 고정되어 있어 바람 방향이 바뀔 때마다 거대한 돛 전체를 180도 이상 회전시켜야 하는 비효율이 있었다. 반면 HD현대의 윙세일은 주날개를 중심으로 양단에 '보조날개'가 부착된 형태로, 바람의 방향에 따라 리딩 에지·트레일링 에지 등 날개 앞뒤를 즉각적으로 바꿀 수 있다. 특허 분석 결과, 이 시스템은 4개의 독립된 회전축과 구동모터를 통해 주날개와 보조날개의 각도를 미세 조정한다. 이를 통해 좌현풍이나 우현풍 등 어떤 방향의 바람이 불어도 최적의 양력을 만들어내며, 돛의 회전 반경을 줄여 갑판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아울러 강철 스파(Spar)와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FRP) 리브(Rib)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소재 기술을 적용해 30m 높이의 거대 구조물이 태풍급 강풍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확보했다. '틸팅(Tilting)' 기능의 구체적인 작동 원리도 특허(10-2905701호)를 통해 확인됐다. 이는 단순한 접이 기능이 아닌, 풍속 초속 20m를 초과하는 극한 기상 상황에서 발동되는 '3단계 자동 보호 프로토콜'이다. 시스템이 위험 풍속을 감지하면 보조 날개를 하방으로 회전시키고, 연결 부위를 조정해 날개 간 부피를 최소화한 뒤, 최종적으로 보조날개를 주날개 상부에 밀착시켜 갑판으로 눕히는 방식이다. 이 정교한 메커니즘 덕분에 선박은 악천후나 교량 통과 시에도 구조적 손상 없이 안전한 운항이 가능하다. 또한 거대한 돛이 선교(Wheelhouse)의 시야를 가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회전 카메라 시스템'도 적용됐다. 돛이 바람을 따라 회전하더라도 상단에 설치된 카메라는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며 항상 선수가 정해진 구역을 비추도록 설계돼 사각지대를 원천 차단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실증을 통해 윙세일의 연비 개선 효과가 운항 조건에 따라 최대 20%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료 절감은 곧 탄소 배출량 감소로 이어져, 선박 탄소 집약도 지수(CII)나 유럽해상연료규제(FuelEU Maritime) 등 날로 강화되는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할 핵심 솔루션이 될 전망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해양수산부 주관 '선박 배출 온실 가스 통합 관리 기술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민관이 힘을 합친 결과물이다. 이 사업에는 HD한국조선해양과 HMM뿐만 아니라 한국선급(KR)·HD현대마린솔루션·그리고 지역 기자재 업체인 오리엔탈정공 등이 참여해 기술 완성도를 높였다. HMM 관계자는 “컨테이너선대에 이어 벌크선대에도 윙세일을 도입해 친환경 경쟁력을 강화하게 됐다"며 “2년간의 실 운항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도입 확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 역시 “이번 해상 실증은 독자 기술로 확보한 특허들이 실제 바다 위에서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과정"이라며 “암모니아·수소 등 차세대 선박과 윙세일 기술을 접목해 미래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에어프레미아, 연중 최대 할인 ‘프로미스’ 오픈…日 나리타 15만·방콕 23만원부터

에어프레미아는 12일 오전 10시부터 연중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인 '프로미스' 프로모션을 통해 아시아 노선 항공권 판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모션은 오는 25일까지 진행되며, 최대 94% 할인된 파격적인 운임을 제공한다. 에어프레미아는 트래픽 분산을 통한 안정적인 예약 환경 조성을 위해 아시아 노선은 12일, 미주 노선은 15일에 순차적으로 오픈한다고 밝혔다. 이날 판매가 시작된 아시아 4개 노선의 왕복 총액 운임(유류할증료 및 공항시설사용료 포함)은 이코노미 클래스 기준 최저 △나리타 15만1800원 △다낭 18만4800원 △홍콩 19만7500원 △방콕 23만1600원부터다. '와이드 프리미엄' 클래스의 경우 나리타 25만7800원, 홍콩 31만7500원, 다낭 37만4800원, 방콕 42만9600원부터 예약 가능하다. 특히 와이드 프리미엄 이용객에게는 홈페이지 하단 프로모션 코드 입력란에 'PRMS10'을 입력 시 10%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 탑승 기간은 방콕·나리타·홍콩 노선의 경우 1월 12일부터 10월 24일까지이며, 다낭 노선은 5월 31일까지다. 이번 프로모션은 성수기와 연휴를 포함한 전 기간에 대해 날짜 제한 없이 예약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매는 에어프레미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으며, 최저가 좌석은 조기 마감될 수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에어서울, ‘조류 충돌’ 여파로 4일 새 김포-제주 24개편 결항…현재 정상 운항 중

지난 7일 발생한 '조류 충돌(Bird Strike, 버드 스트라이크)' 여파로 나흘간 김포-제주 노선 운항에 차질을 빚었던 에어서울이 기체 점검을 마치고 운항을 정상화했다. 11일 본지 취재를 종합 결과 에어서울은 지난 7일부터 10일 오전까지 총 24개편을 결항 조치했다. 조류 충돌은 지난 7일 제주국제공항을 떠나 김포국제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던 RS904편(등록 기호 HL7789, A321-200)에서 발생했다. 부상자는 없다는 전언이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해당편이 김포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던 중 날개 쪽에 조류 충돌이 있었다"며 “계기판에 이상 메시지가 뜨지는 않아 정상 착륙했으나, 육안 점검 결과 날개 일부 찌그러짐이 발견돼 정비가 필요한 상황에서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결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에어서울이 보유한 기재는 총 6대이나 김포-제주 노선에는 문제의 기재를 포함, 1대만 고정 투입한다. 이로 인해 해당 기재가 투입될 예정이던 후속편들이 줄줄이 취소돼 에어서울은 지난 7일 오후 왕복 2편을 시작으로 10일 오전편까지 총 24편을 띄우지 못했다. 이와 관련, 지난 10일 오전 김포공항 현장에는 조류 충돌의 여파가 이어졌던 것으로 확인된다. 에어서울은 10일 오전 6시 20분 출발 예정이던 RS901편과 10시 30분 출발 예정이던 RS903편을 잇따라 결항 처리하고, 안내판을 통해 '조류 충돌로 인한 항공기 안전 점검' 때문임을 공지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지난 10일 RS901·903편까지 결항됐고, 이후 RS905편부터는 정상 운항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조치가 완료됨에 따라 11일 현재는 모든 스케줄이 정상적으로 소화되고 있다. 에어서울은 결항 기간 동안 피해를 입은 승객들에게 타 항공사 운항편으로의 연결(엔도스)은 제공하지 않았으나 자사 항공편 내에서의 시간·날짜 변경을 안내했다. 자사 홈페이지와 앱을 통한 직접 구매 건은 예약 센터를 통해, 여행사 등을 통한 구매 건은 해당 구매처를 통해 위약금 없는 전액 환불도 이뤄졌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정부 ‘콘크리트 둔덕 위반’ 인정…무안참사 새 국면 예고

지난 2024년 12월 29일 발생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 사고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활주로 끝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다면 탑승자 전원이 생존했을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또한, 사고 발생 전 제주항공 여객기의 활주로 중심선 유도장치(로컬라이저)도 안전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정부가 뒤늦게 시인하는 자료를 냈다. 이같은 내용들은 무안공항 참사 원인을 둘러싼 항공당국의 책임 소재를 묻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여 향후 사고 규명 독립기구인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의 활동과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의 진상규명 및 피해보상 움직임에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1일 국회 12.29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간사인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8일 국토교통부는 최근 김의원측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무안공항 내 로컬라이저 시설이 공항 안전 운영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국민권익위원회 등을 통해 “해당 시설은 설치 기준에 적합하다"는 주장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국토부는 답변서에서 “2020년 개량 사업 당시 규정에 따라 정밀 접근 활주로 착륙대 종단에서 240m 이내에는 부러지기 쉽게 개선했어야 했다"며 구체적인 과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특히, 김 의원실이 확보한 2020년 '무안공항 로컬라이저 개량·교체 공사' 관련 자료에 따르면 당시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는 입찰 공고에 '부서지기 쉬움 확보 방안 검토'를 명시하고도 실제로는 이를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은혜 의원은 “2020년 개량 공사가 안전 규정에 미달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묵인하고 방관한 데 대해 엄중한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가족협의회도 같은 8일 “국토부 발주 연구용역 보고서에서 이번 참사가 결코 불가항력적 사고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며 정부의 은폐 의혹을 강력히 규탄했다. 유가족협의회에 따르면, 국토부 용역 보고서는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정밀 충돌 시뮬레이션 결과 무안공항 활주로 끝에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다면 탑승자 전원이 생존했을 것이라는 결론이 담겨 있다. 협의회는 “이토록 중요한 보고서가 1년 동안 유가족에게 단 한 줄도 공개되지 않았다"며, △사조위의 공식 사과 △조사기구의 독립적 이관을 위한 법 개정 △모든 조사 자료의 공개 △국정조사를 통한 둔덕 설치 경위·관리 책임 규명 등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했다. 국토부의 뒤늦은 시인과 시뮬레이션 결과 공개로 이번 참사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향후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사조위 최종 보고서의 신뢰성 문제다. 사고 원인을 제공한 국토부 산하의 사조위가 국토부의 '행정 태만'을 얼마나 가감 없이 조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유가족들은 깊은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유가족 협의회가 조사 기구의 독립적 이관을 요구한 만큼 향후 사조위 조사 결과 거부 또는 민간 주도 재조사 요구가 빗발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둘째, 천문학적 규모의 배상 소송이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개량 공사 당시 국토부와 공항공사는 안전 규정 미달을 인지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묵인했다. 이는 단순 과실을 넘어선 '중대 과실'로 해석될 여지가 커 유가족들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할 국가 배상 소송의 결정적 '스모킹 건'이 될 전망이다. 또한 유가족의 미국 소송을 대리하는 찰스 허만(Charles Herrmann) 허만 로 그룹(HERRMANN LAW GROUP) 변호사는 “한국의 소멸 시효 2년이 지나기 전에 무안공항을 (직·간접적으로 소유하고 관리하는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셋째, '한국형 NTSB(교통안전위원회)' 설립 논의의 가속화다. 이번 사태로 사고 조사 기관이 규제 당국(국토부)에 종속된 현행 구조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는 게 국회와 유가족들의 지적 사항이다. 최근 국회에서는 항공 사고 조사 과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돼 해당 참사를 계기로 사조위 상급 기관 변경이 동력을 얻을지 주목된다. 유가족 협의회는 “179명의 죽음은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고, 전원 사망할 일이 아니었던 만큼 덮고 넘어갈 수 있는 사고일 수 없다"며 “진실이 공개되지 않는 조사, 책임이 없는 수습은 또 다른 참사를 부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끝까지 (책임을) 묻고 (참사에 관한 진실을) 끝까지 밝혀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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