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는 보통 연간 300척 정도를 수출하지만, 이 배들 대부분은 국내에서 유지·보수·정비(MRO)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MASGA 시대를 여는 해양 MRO·수리조선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토론회'에서 권효재 COR에너지인사이트 대표는 국내 조선업의 신조 경쟁력과 MRO·수리조선 역량 사이의 간극을 지적하며 이 같이 말했다. 권 대표는 “배는 운항을 시작하면 적어도 5년에 한 번은 정기적으로 검사와 수리를 받아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최첨단 기술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나 암모니아 추진선을 만들어도 수리는 대부분 중국이나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 건조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업계가 정작 건조 이후 20~25년간 이어지는 MRO·수리조선 시장에서는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대형선 수리 인프라 '공백'…부산신항서 '해법'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MASGA'를 계기로 함정 MRO 시장이 열리고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상선 개조 수요까지 확대되면서 국내 수리조선 생태계를 다시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의 가장 큰 약점으로는 대형선박을 받아낼 인프라 부족이 꼽혔다. 산업이 신조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대형선박을 수리할 수 있는 기반이 축소되면서 국내에서 건조한 선박마저 해외에서 수리받는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지적이다. 안승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부연구위원은 “문제는 선박이 대형화될수록 해외로 나간다는 점"이라며 “중소형선은 대부분 국내에서 수리가 이뤄지고 있지만 부가가치가 크고 규모가 큰 대형선은 해외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수리조선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단순히 민간의 투자에 의존하기보다 정부가 인프라 구축과 산업 육성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안 부연구위원은 중국과 싱가포르, 일본 등의 수리조선 산업 육성 사례를 언급하며 “공통적인 부분은 정부의 전략적인 계획"이라며 “입지를 제공하고 설비에 투자하고 산업 재편까지 조율하는 등 정부가 기반을 만들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에만 맡겨서는 이미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안 부연구위원은 글로벌 MRO 시장의 성장에 비해 국내 산업 기반이 취약한 만큼 정부 차원의 전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 같은 국내 대형선 수리 인프라의 공백을 메울 핵심 사업으로는 부산항 신항 수리조선 클러스터가 지목됐다. 부산시는 이날 토론회에서 부산항 신항을 중심으로 대형선박 수리부터 친환경 개조, 기자재 공급까지 아우르는 MRO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여기에 한미 조선협력 확대에 따른 함정 MRO 수요까지 연계해 부산·울산·경남에 밀집한 조선·기자재 산업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박동석 부산시 첨단산업국장은 “현재 MRO 관련 통합 공급망이 굉장히 파편화되고 분절화돼 있다"며 개별 기업 단위에 머물러 있는 수주·조달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실시간 MRO 수주정보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자재업체와 수리조선소를 연결하는 공급망을 고도화하는 한편 미 함정 MRO에 필요한 품질·보안 인증과 부품 조달 기반을 함께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박 국장은 대형 수리조선단지에 대해서도 “민간 기업에만 투자를 맡기기는 상당히 어렵다"며 과감한 재정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함정 MRO도 경험이 경쟁력"…KDDX로 실적 쌓고 생태계 확장 실제 함정 MRO 사업을 수행하는 조선업계에서는 관련 시장을 단순 정비사업을 넘어 조선업의 경기 변동을 보완하고 향후 함정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 사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대식 한화오션 특수선MRO사업담당 상무는 “MRO 사업은 조선산업에 비해 경기를 타지 않기 때문에 불황이 됐을 때 관련 산업 기반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략적인 장점이 있다"며 “최근에는 함정 수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의 포인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조선업계가 세계적인 함정 건조 역량과 달리 MRO 분야에서는 아직 충분한 경험을 쌓지 못했다는 진단도 내놨다. 김 상무는 “함정을 건조하는 기술과 생산 능력 면에서는 세계 어느 나라와 겨뤄도 자신감이 있지만 MRO는 오랫동안 수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건조만큼의 자신감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국내 함정 MRO 수행 경험과 실적을 빠르게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해법으로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을 활용한 민간 위탁 MRO 시범사업을 제안했다. 김 상무는 “가장 빨리 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착수하고 있는 KDDX 사업에 민간 위탁 MRO를 시범사업으로 추진해보는 것"이라며 “해군의 유지보수 사업을 조선소에 발주해 조선소가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빠르게 실적을 쌓아 패키지화하고 실제 조선소가 이를 수행하면서 환경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도 함정 MRO를 대형 조선사만의 사업에 그치지 않고 중소조선사와 기자재업체까지 참여하는 산업 생태계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디도 산업통상부 조선해양플랜트과장은 “대형 조선소가 영업력과 네트워크로 채널을 구축하면 중소조선이 정부 지원사업을 통해 역량을 키우고, 대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물량의 낙수효과를 받아 함께 커나가는 조선산업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5년간 국비 250억원과 부산·울산·경남·전남 등 지방비 245억원을 합쳐 총 495억원을 투입한다. 플로팅도크·안벽·크레인 등 중소조선사의 MRO 설비와 미 해군 MRO 참여에 필요한 인증 획득 등을 지원하고, 연간 400명씩 총 2000명 규모의 전문인력도 양성할 계획이다. 이 과장은 “지금은 중소조선업계의 MRO 기반을 조성하는 단계"라며 향후 역량 고도화를 통해 “함정 MRO가 본격적인 우리 조선의 먹거리로 떠오를 수 있도록 수주와 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박규빈의 재무 아나토미] 제주항공, 상반기 현금 1489억 순유입…자산 매각·채권 매입으로 숨통 텄다](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03.10d912eccb234656afcdfedcc25703b8_T1.png)


![[이슈&인사이트] 신의 축복과 저주는 동전의 양면](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40221.166ac4b44a724afab2f5283cb23ded27_T1.jpg)






![[보험사 풍향계] 한화생명, AI 활용해 치매 징후 포착 外](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03.e73c8383da034280bd24d61254dfa647_T1.jpg)
![[금융권 풍향계] 황기연 수은 행장, 전남광주 반도체 기업 방문 등 현장 행보 外](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03.682f6b39ffcb4c209dc4e5dd768eac7b_T1.png)
![[카드사 풍향계] 신한카드, ‘더클래식에어’ 출시…여행 혜택↑ 外](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03.6a39d9d872024063aaa49372a5e7fb6a_T1.jpg)
![“반도체는 여전히 원픽, 바벨 전략으로 변동성 방어”…신한운용 김정현 그룹장[ETF 딥다이버]](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03.fff53e85c22142579be60f83b024adc6_T1.jpg)




![[EE칼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부지 찾기보다 먼저 할 일](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40314.f6bc593d4e0842c5b583151fd712dabc_T1.jpg)
![[EE칼럼] 원자력 르네상스, 사람을 준비해야](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40401.903d4dceea7f4101b87348a1dda435ac_T1.jpg)
![[김병헌의 체인지]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진짜 원인은](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60416.e74981dbd1234907aa315469fbcafa49_T1.png)
![[데스크 칼럼] 전 좌석이 임산부배려석이었다](http://www.ekn.kr/mnt/thum/202608/news-p.v1.20251109.63f000256af340e6bf01364139d9435a_T1.jpg)
![[기자의 눈] “왜 명령 거부 안 했나”…정치 논리와 軍 상명하복 딜레마](http://www.ekn.kr/mnt/thum/202609/news-p.v1.20260903.b9dca8cf1a8841619f46b11d07d8d8ba_T1.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