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중과 합병’ 김형관 HD현대미포 사장 “친환경 선박 주도권 잡겠다”

김형관 HD현대미포 대표이사 사장이 회사 구성원들에게 임직원들에게 HD현대중공업과의 합병 결정에 대해 “더 넓은 시장과 더 강한 조선을 만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27일 김 사장은 이날 사내 이메일을 통해 “HD현대미포와 HD현대중공업이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며 “양사가 통합 HD현대중공업으로 새로운 도약을 시작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합병은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니라 급변하는 글로벌 조선·방산 시장에서 경쟁우위와 새로운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최근 조선업계가 직면한 환경 변화를 언급하며 합병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그는 “국내 조선사들은 벌크선과 탱커 등 일반 상선 시장에서 중국 조선사들의 원가 경쟁력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중국·일본은 대형 조선소 간 전략적 합병으로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세계 각국은 해군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고, 쇄빙선 등 진입 장벽이 높은 특수 목적선 수요도 늘고 있다"며 “이런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 기회를 확보하려면 무엇보다 변화에 기민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HD현대미포의 지난 성과를 되짚으며 임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HD현대미포는 1975년 수리 조선 전문 회사로 출발해 세계 최대 수리 조선소로 성장했다"며 “1990년대에는 중형선박 건조로 신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 '미포 탱커'를 글로벌 표준 선형으로 만들며 세계 1위를 달성했다"고 했다. 또한 “1996년 국내 조선사 최초로 베트남에 현지 조선소를 설립해 성공시킴으로써 K-조선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이 모든 성과는 임직원들의 노력과 헌신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합병 이후의 구체적인 성장 전략도 내놨다. 그는 “통합 HD현대중공업은 방산 부문에서 MASGA와 K-방산을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것"이라며 “HD현대중공업이 가진 함정 기술과 경험, 그리고 미포의 생산 역량이 결합되면 함정 분야에서도 빠른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또한 “양사의 특수목적선 건조 경험을 결합해 쇄빙선, 극지 환경 대응 선박에 진출하고, 미포가 중형선 최초로 적용한 친환경 기술들을 대형선으로 확장해 글로벌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을 잡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특히 해외 생산 기지 활용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HD현대베트남조선의 성공 운영 경험과 수빅만 조선소 재가동 준비는 우리가 일반 상선 시장에서 다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마지막으로 “이번 합병은 '더 넓은 시장을 향해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자 '더 강한 조선으로 거듭나기 위한 선택'"이라며, “이번 변화가 임직원 모두에게 자부심을 안겨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그는 “경영진은 앞으로도 임직원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비전과 목표를 공유할 것"이라며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새로운 미래로 함께 나아가자"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중공업-미포 합병 ‘초대형 조선사’ 탄생…“더 넓은 시장, 더 강한 조선 위한 결단”

HD한국조선해양이 대규모 계열사 합병을 통해 'K-조선'과 'K-방산'을 동시에 키우며 글로벌 시장 판도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HD한국조선해양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그룹 내 주력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임시 주주총회와 규제 당국의 기업 결합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 '통합 HD현대중공업'으로 공식 출범한다. 이번 흡수 합병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인력·도크 외에도 연구·개발(R&D) 등 양사의 강점을 융합해 '질적·양적 초격차'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주요 경쟁국인 일본(이마바리-JMU 합병)과 중국(CSSC-CSIC 통합)에서도 이미 자국 내 1·2위 조선사를 통합한 바 있어 국내에서도 이에 맞서는 '조선 초대형 법인'이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이번 합병의 핵심은 방산사업 경쟁력 강화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다 함정 건조·수출 실적을 보유하며 구축함·잠수함·연안 전투함 등 한국 해군 주력 전력을 건조해온 경험을 갖고 있다. 여기에 HD현대미포가 보유한 중형 도크·설비, 함정 건조에 특화된 인적 자원이 결합될 경우, 향후 급성장하는 글로벌 함정 시장에서 종합 생산능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 영국의 군사 전문지 제인스는 향후 10년 간 전 세계 신규 함정 계약은 총 2133척, 3610억 달러(약 49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각국 해군력이 경쟁적으로 증강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방산 부문 연간 매출을 오는 2035년까지 10조 원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 이후 본격화되는 대형 방위 협력사업 'MASGA 프로젝트'와도 궤를 같이한다. 한국의 K-방산이 동맹국·신흥국 군 현대화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과정에서 통합 조선소는 그 정점에 서게 된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이번 합병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해 상선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회복한다는 구상이다. 방산의 성장성과 달리 일반상선 시장에서는 한국 조선업의 위축이 두드러진 상황에서 시황 변동성이 큰 탱커·벌크선의 비용 구조 개선과 해외 조립 거점 활용을 통해 중국과의 간극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탱커 발주량 1772만 CGT 가운데 중국이 75.4%(1336만톤)를 차지하며 절대 우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한국의 점유율은 13.3%(236만톤)로 중국에 크게 밀렸다. 벌크선 시장 역시 중국 점유율은 58.4%에 달하고, 한국은 사실상 '제로' 발주 상태였다. 한편, 통합 HD현대중공업은 해외 생산 거점을 전략적으로 확장한다. 현재 HD현대그룹은 베트남·필리핀 두 지역에서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1996년 칸호아성에 설립된 HD현대베트남조선은 한때 세계 1위 수리선 사업장을 기반으로 성장했으며, 현재는 신조선 전문 야드로 전환했다. 베트남은 저렴한 인건비와 높은 인적 자질을 기반으로 조선 산업 최적지로 평가된다. 2023년 HD현대베트남은 15척, 매출 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고 2024년에는 이미 29척, 16억2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 대비 320%를 달성했다. 수주 잔량은 59척, 약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로, 2030년까지 최대 건조능력 20척 규모 확장을 검토 중이다. 수빅만에 있는 HD현대중공업필리핀은 2006년 한진중공업이 조성했다가 세계 경기 침체로 2019년 가동 중단된 조선 단지를 2024년부터 HD현대가 임차해 재가동 준비 중이다. 현재 약 1000명이 근무 중이며,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제작·함정 유지·보수·운영(MRO)과 신조선 사업을 추진한다. 연간 최대 4척 건조 능력을 갖췄으며, 이미 아시아 선사로부터 11만5000톤급 탱커 4척을 수주했다. 올해 4분기 본격 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한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2월 싱가포르 투자 법인 '해외 사업 총괄 허브'를 설립해 베트남·필리핀·향후 신규 야드를 통합 관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해외 수주를 확대하고, 특히 중국에 시장 점유율을 내준 탱커·벌크선 영역에서 반격을 노린다. 합병 이후 통합 조선소는 친환경·특수 목적선 분야도 주요 축으로 삼는다. 양사의 R&D를 통합해 액화 천연 가스(LNG)·암모니아 추진선, 이중 연료선, 쇄빙선 등 차세대 선박 실적을 확대한다. 특히 북극 항로 개척과 기후 변화 대응 수요가 증가하는 쇄빙선·극지 탐사선 분야에서 한국 기술 기반의 수주 확장을 겨냥한다. 기술 개발 리스크를 줄이고 적용 속도를 앞당겨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되는 탄소 규제에도 선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이 단순 2개사의 통합을 넘어 글로벌 톱티어급 한국 조선 산업 재편의 분수령으로 평가한다. 시장 확대와 방산·특수선 진출, 친환경 패러다임 대응 등 세 갈래 전략이 톱니처럼 맞물릴 경우 통합 HD현대중공업은 사실상 세계 유일의 상선·방산 동시 주도형 조선 메이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더 넓은 시장, 더 강한 조선'을 만들기 위한 결단"이라며 “통합 법인 출범을 통해 시장 확대와 초격차 기술 확보를 이뤄내며 미래 글로벌 조선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합병은 HD현대미포의 주주들에게 존속 회사인 HD현대중공업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합병 비율에 따라 HD현대미포 보통주 1주당 HD현대중공업 보통주 0.4059146주가 배정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 경찰청과 항공 사고 대응 역량 강화 세미나 개최

한국항공대학교와 경찰청이 최근 연이어 발생한 항공 사고를 계기로 공동 세미나를 통해 항공 사고 현장 대응 역량과 조사 전문성 강화를 위한 본격 협력에 나섰다. 양 기관은 법·제도 개선 및 치안·항공사고 전문가 교류 확대 등 항공 안전 강화를 위한 실질적 방안 논의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27일 한국항공대는 허희영 총장이 경찰청과 교내 강의동에서 '항공 사고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한국항공대-경찰청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최근 연이어 일어난 항공 사고 사례를 계기로 양 기관이 체결한 업무협약(MOU)에 따라 이뤄진 학술 교류의 일환이다. 세미나에서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경찰 대응과 법‧제도적 개선 방안(윤진영 경찰청 수사기법개발계장(경정)) △항공사고 사실조사 보고서 작성(김현덕 한국항공대 교수)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사고 현장감식 사례(문병관 부산청 화재감식팀 경위) △항공 사고 조사의 비행 기록 장치 분석 및 활용(김종현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 등이 발표됐다. 이어 자유 토론에서는 항공 사고 대응체계 개선과 현장 수사 전문성 강화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한국항공대와 경찰청은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공항과 여객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건·사고에 대한 대응 역량을 높여 나가는 한편, 재난안전법상 '재난피해자 신원확인단' 운영, 기관 협력규정 신설 등 관련법령 개정을 위해서도 협업할 예정이다. 또한 항공 사고 관련 전문가 자문, 과학수사관 대상 정기적 전문 위탁 교육 등의 교류협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허 총장은 “이번 세미나는 경찰청과 함께 항공 사고 대응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대응 역량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이런 행사를 정례화 함으로써 경찰청과 긴밀히 협력하며 항공 안전 전문가 지원, 전문 교육 프로그램 운영, 법·제도 개선 등의 협업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부연했다. 박우현 경찰청 과학수사심의관은 “경찰은 항공 사고 현장 감식과 희생자 신원 확인, 원인 규명 등 수사 주체로서 경-학 교류 협력 등을 통해 항공 관련 기술·법률적 전문성을 높여 국민 요구에 부응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특히 재난 희생자 신원 확인 체계(K-DVI, Korean-Disaster Victim Indentification) 운영 주체로서 법령상 운영근거와 관계 기관 협력 규정 신설 등 법령 정비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파라타항공, 2027년 A350 여객기 도입 추진

파라타항공(옛 플라이강원)이 장거리 노선 투입이 가능한 에어버스의 광동체 여객기 A350을 이르면 2년 내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기 전임에도 대형 기재 도입을 검토하는 행보는 과감한 경영전략으로 볼 수 있지만 재무 건전성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본지 취재 결과 파라타항공(대표이사 윤철민)은 모회사 위닉스의 지원을 등에 업고 에어버스의 중대형 광동체 쌍발 여객기 'A350 XWB(eXtra-Wide-Body)'를 들여올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파라타항공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익명의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직 첫 상업 운항도 시작하지 않았고, 몇대나 들여올지도 정해진 건 아니지만 미래에 장거리 노선 운항을 염두에 두고 2027~2028년 경 A350 계열기 도입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해당 기종은 A350-900, A350-900 ULR(Ultra Long Range), A350-1000 등 3개 형식으로 구분된다. 형식에 따라 좌석 수는 최소 315석에서 480석까지 배치할 수 있고 항속거리도 최소 1만5372km에서 1만8000km까지로 다양하다. 인천-유럽·북미 주요 노선의 거리가 약 1만~1만3000km 수준이고, 실제 파라타항공이 캐나다를 위시한 장거리 운송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빙성이 높은 발언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현재 도입 시점 외에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 그 어느 것도 정해진 게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파라타항공이 에어프레미아의 사업 모델을 표방하는 만큼 기재를 실제로 도입할 경우 운용 리스 방식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A350-900은 지난 26일 환율 기준 약 3억1700만달러(약 4422억1500만원), A350-1000의 경우 약 3억6600만달러(약 5105억7000만원)에 이르러 갓 사업을 시작하려는 파라타항공은 타 항공사들 대비 체급이 낮아 구입 방식은 재무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어서다. 현재 파라타항공은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 운항 증명(AOC)을 받고자 85개 분야에서 3000여가지의 수검 절차를 밟고 있고, 이 가운데 지난달 31일 1호기인 A330-200(등록 기호 HL8709) 여객기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들여왔다. 또한 올해 9월 이후로는 A320 여객기 2대를, 2026년까지는 총 6대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파라타항공은 우선 김포-제주 또는 양양-제주 노선에 첫 상업 운항편을 띄우고, 연내 일본·동남아시아 노선 취항과 2026년 장거리 노선 취항에 나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각에서는 소형 항공사가 지나치게 파편화 된 기종들을 운용하려는 건 일반적인 항공사 경영 방식에서 벗어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항공업계는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영역이어서 통상 동일 기종을 20대 이상 보유해야 △조종사 교육·훈련 시간·비용 절감 △부품 공동 사용 △전문 정비 인력 확보 용이성 등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파라타항공의 부채와 자본은 2024년 기준 각각 146억5966만원, 53억4650만원으로 부채 비율은 274.19%로 집계된다.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져있던 2023년보다는 분명히 개선됐다. 하지만 본격 영업을 통한 매출과 이익을 내기도 전인 상태에서 대규모 자본 투입을 필요로 하는 단기간 내 사업 확대 구상을 하는 것은 도리어 재무 건전성을 위협할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윤철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파라타항공 경영진이 사업 구상에 따라 A350 계열 항공기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들어본 적 있고, 이는 개연성이 있는 선택지"라면서도 “LCC들은 낮은 원가의 경쟁 우위를 발현하려면 초기 단계에 기종을 단순화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LCC의 교과서'인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보잉 737 계열 여객기로 기종을 통일해 운영·관리 비용을 대폭 절감한 바 있다"며 “신생 항공사인 파라타항공 입장에서 자원이 분산되는 건 우려스러운 지점"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파라타항공 측은 “A350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AOC 발급과 상업 운항 시작에 대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표명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그룹, 필리 조선소에 7조원 중장기 투자…MASGA 프로젝트 본격 가동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화그룹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시에 보유하고 있는 한화 필리 조선소(한화 필리 쉽야드)에서 양국 간 조선산업 협력의 대장정이 시작됐다. 26일(현지 시간) 한화그룹은 한화 필리 조선소에서 미국 해사청(MARAD)이 발주한 '국가 안보 다목적 선박(NSMV, National Security Multi-mission Vessel)' 3호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State of Maine)'호에 대한 명명식이 개최됐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 부부와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대통령실 위성락 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조쉬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와 토드 영 인디애나주 상원의원, 메리 게이 스캔런 미 연방 하원의원 등도 참석했다. 한화그룹에선 김동관 부회장,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마이클 쿨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글로벌부문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한화그룹은 한미 조선산업 협력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의 출발을 기념하는 이날 행사를 열면서 중장기적으로 한화 필리 조선소에 50억 달러(한화 약 6조975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한미 관세 협상에서 타결의 지렛대 역할을 했던 조선산업 협력 투자 펀드 1500억 달러가 주요 투자 재원이다. 이 펀드는 직접 투자 외 보증·대출 형태로 마련되며 정책 금융 기관들이 주도한다. 이를 활용해 추가 도크 2개와 안벽 3개 추가 확보, 12만평 규모의 생산 기지 신설 등을 통해 현재 연간 1~1.5척 수준인 선박 건조 능력을 20척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같은 날 한화해운(한화쉬핑)은 한화 필리 조선소에 중형 유조선 10척과 LNG 운반선 1척을 발주하며 힘을 실었다. 이로써 한화 필리 조선소는 한미 조선협력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게 됐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조선산업 협력 의사를 밝힌 직후 한국 기업이 미국에 보유한 조선소를 방문해 미국 정부가 발주한 선박 명명식에 참석했다. 한화 필리 조선소에서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시동을 건 것이다. 미국 측에선 조선소가 위치한 조쉬 샤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와 미국 조선업 강화법을 공동 발의한 토드 영 인디애나주 상원 의원 등 핵심 인사들이 행사에 참석하면서 한화필리조선소가 양국 조선업 협력을 선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디딤돌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화 필리 조선소에서 골리앗 크레인과 도크를 둘러본 뒤 방명록에 “한미 조선 협력의 상징인 한화 필리 조선소에서 한미 동맹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길 기대합니다"라고 서명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선 분야뿐 아니라 제조업 분야에서 르네상스가 이뤄지고 있고, 그 과정에 대한민국도 함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은 조선업이 상당히 쇠락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구매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과 협력을 통해 미국에서 선박이 다시 건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조선업을 한국과 협력해 부흥시키는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화 필리 조선소에서 열린 선박 명명식에서 김동관 부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하게 만든 조선산업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님과 트럼프 대통령님이 보여주신 리더십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명명식은 한미 양국이 함께 조선산업을 재건하고, 선박 건조 역량을 확장하며, 미래 산업을 이끌 숙련된 인재 양성에 대한 투자가 구체적으로 구현되는 것을 보여주는 성과"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 부회장은 “한화는 미국 조선산업의 새로운 장을 함께 할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며 “미국 내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투자와 기회를 창출하고 미국 조선산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화 필리 조선소는 모기업 한화오션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화 설비 △스마트 야드 △안전 시스템 등도 도입해 액화 천연 가스(LNG) 운반선을 만들고 함정 블록·모듈 공급, 더 나아가 함정 건조도 추진할 계획이다. 투자 재원으로 한미 관세 협상의 결과인 1500억 달러 규모 조선산업 협력 투자펀드가 활용될 예정이다. 한화 필리 조선소는 지난해 말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각각 40대 60의 비율로 약 1억 달러를 투자해 인수했다. 미국 상선과 군함 건조 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거점을 확보하고, 글로벌 해양 산업을 선도할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전략적 사업 결단이었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과 한화 필리 조선소를 통해 한미 양국이 모두 '윈윈'하는 데 조선산업 협력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조선업 부활을 선도할 뿐만 아니라 그와 연관된 한국 내 사업 확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 조선산업 생태계 강화, 지역경제 활성화로 '사업보국' 창업 정신을 실천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이 미국에 설립한 해운 계열사인 한화해운은 같은 날 한화 필리 조선소에 중형 유조선(MR 탱커) 10척과 LNG 운반선 1척을 발주했다. 한화 필리 조선소로서는 마스가 프로젝트와 관련한 첫 수주 계약이다. 중형 유조선 10척은 모두 한화 필리 조선소가 단독 건조하며 첫 선박은 2029년 초 인도될 예정이다. 한화해운의 한화필리조선소 대규모 발주는 미국산 에너지를 수출할 때 미국 선박 사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미국 통상법 301조 및 존스법 개정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한화해운은 신규 발주한 중형 유조선과 LNG 운반선을 통해 미국과 동맹국의 에너지 안보 지원은 물론, 글로벌 에너지 물류 분야에서의 리더십 강화와 미국의 해양 부문 재산업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한화 필리 조선소는 지난 7월 한화해운으로부터 3500억 원 규모의 LNG 운반선을 수주했다. 미국에 있는 조선사가 LNG 운반선을 수주한 건 50년 만에 처음이었다. 이번 LNG 운반선 수주는 당시 추가 1척 옵션 계약을 이행하는 것으로 국내에 있는 한화오션과 함께 건조 작업을 하게 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반드시 수주”…‘한화오션·HD현대重 원팀’, ‘60조원’ 加 잠수함 사업서 獨 TKMS와 진검승부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이 최대 6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조달 사업(CPSP)에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와 함께 최종 결선에 올랐다. 한국 조선 방산업계가 해외 유수 방산 강자들을 제치고 캐나다 해군의 '빅딜'에서 막판 승부를 벌이게 되면서, 'K-해양방산'의 세계 시장 확장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방위사업청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은 캐나다 해군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숏리스트(적격 후보)에 선정됐다. 캐나다 정부는 빅토리아급(2400t급) 디젤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해 총 3000t급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을 도입할 계획이다. 사업 금액은 획득 계약 비용만 140억 달러(한화 약 20조원), 유지·운영비까지 합치면 최대 6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번 경쟁에는 △프랑스 나발 그룹 △스페인 나반티아 △스웨덴 사브 등 유럽 주요 방산업체들이 대거 도전했으나, 최종 결선에는 한국의 한화오션 컨소시엄과 독일 TKMS만이 이름을 올렸다. 한화오션은 이번 사업에 3600t급 '장보고-Ⅲ 배치Ⅱ'잠수함을 제안했다. 이 잠수함은 공기 불요 추진 체계(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용해 수중에서 3주 이상 작전이 가능하며, 최대 항속 거리가 약 7000해리(약 1만2900㎞)에 달해 태평양·대서양·북극해까지 아우르는 캐나다의 광대한 작전 환경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또한 SLBM 발사가 가능한 수직발사관을 탑재해 비대칭 전력 투사 역량도 확보하고 있다. 한화오션 측은 기존 9년이 소요되는 잠수함 건조·납품 기간을 6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회사는 캐나다 내 운용·유지·정비(ISS)센터 설립 계획, 현지 기업 협력 등을 기반으로 신속한 납기와 장기적인 군수지원 능력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화오션은 지난해 영국 밥콕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고, 캐나다 방산기술 대표기업인 CAE·블랙베리·L3 해리스 MAPPS 등과도 협력 MOU를 체결해 현지화 전략을 다져왔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프로젝트에 한국 조선업계 '양강'인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별도로 경쟁하지 않고 '원팀'으로 나섰다는 것이다. 지난해 호주 신형 호위함 사업에서 두 회사가 각각 참여했다가 모두 고배를 마신 뒤 방사청 중재 아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을 결정한 결과다. 합의에 따라 한화오션이 잠수함 사업을 주관하고, HD현대중공업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활발하다. 방사청은 지난 3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제3차 한-캐나다 방산군수공동위원회'에서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밝혔으며, 대통령 특사단 역시 캐나다를 방문해 잠수함 사업 지원을 재차 강조했다. 캐나다와의 방산 협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CPSP 사업은 양국의 경제·산업·해군 협력을 동시에 심화할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CPSP 최종 사업자는 이르면 내년에 결정되며, 정식 계약은 2028년께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조기 계약 가능성도 거론된다. 수주에 성공할 경우 단일 방산 수출계약으로는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정승균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해외사업단장(부사장)은 “이번 숏리스트 진입은 국방부·방사청·해군·국회의 지원 속에 원팀으로 달성한 성과"라며 “원팀 전략과 현지화 노력을 통해 반드시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성과는 곧 사업을 앞둔 최대 8조원 규모의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 등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국가들의 잠수함 도입 경쟁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李대통령 방문 한화 필리조선소, ‘MASGA 거점’ 주목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 조선소를 26일(현지 시간) 찾는다. 한·미 관세 협상 합의를 이끈 주요 키포인트였던 '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프로젝트가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양국 대통령의 주요 환담 주제로 올랐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의 방문은 필리 조선소가 MASGA 추진에서 갖는 중요한 역할과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띠라서, 조선업계는 이 대통령의 방문을 단순한 의전 일정이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에서 선박을 사고, 한국 기업이 미국에서 선박을 짓도록 하겠다"는 발언과 맞물린 '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구상의 실질화 신호로 받아들인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국방교역통제국(DDTC) 1차 승인과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SHIPS for America)안 재발의, 백악관의 '해양 지배력 회복 행정 명령' 등 정책 드라이브가 뒷받침되는 반면, 번스-톨레프슨법과 정치·노사 변수라는 제약 속에서 '한국 제작 대형 모듈·블록 + 미국 최종 조립' 같은 혼합형 협력 모델의 실행 속도가 관건이다. 대서양 함대 작전 권역과 맞닿은 지정학적 입지에 한국식 공정·품질·관리 체계를 이식해 상선과 군함의 동시 증설이 필요한 미국의 조달 공백을 얼마나 빠르게 메울 수 있을지가 이번 방문의 핵심 포인트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차 방미 일정을 소화하는 중에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소재 한화오션 필리 조선소를 방문한다. 업계에서는 필리 조선소가 갖는 함의를 고려하면 이를 단순 기념 행사가 아닌 '한·미 조선·방산 협력 상징'을 공식화 하는 것으로 풀이한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는 한국에서 선박을 살 것이다. 동시에 한국이 (미국) 여기서 우리 노동자를 활용해 선박을 만들게 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한국 조선 역량을 미국에 접목하는 'MASGA' 구상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필리 조선소는 1801년부터 1995년까지 존재했던 필라델피아 해군 조선소(PNSY) 드라이독 4·5번 일대를 모체로 한다. 이곳은 미 해군이 2차 대전 때 53척을 건조했고, 1218척 수리를 수행한 상징적 기지였지만 미국과 소련 간 체제 경쟁을 하던 과거 냉전 시절 이후 규모가 자연스레 축소됐다. 노르웨이 크베르너(Kværner) 조선은 펜실베이니아주·필라델피아시·미 연방 정부와 투자·임대 합의를 체결해 옛 PNSY의 드라이 독 4·5 일대를 민간 상선 조선소로 재건했다. 2005년에는 아커(Aker)가 크베르너를 인수했고, 2015년에는 '필리 조선소'로 사명을 바꿨다. 필리 조선소는 연안 운송용 상선을 전문적으로 건조하며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과 컨테이너선 등 현지 대형 상선의 약 50%를 공급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미 교통부 해사청(MARAD)의 다목적 훈련함(NSMV) 건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상선 뿐만 아니라 해양 풍력 설치선·관공선·해군 수송함의 수리·개조 사업에서도 뛰어난 실적을 기록해 왔다. 이는 미국 항구 간 화물 및 승객 운송에 사용되는 선박은 반드시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인 소유이며, 미국 시민 또는 영주권자로 구성된 승무원을 고용해야 한다고 규정하는 연안무역법(상선법)(Merchant Marine Act of 1920) 제27조(존스법, Jones Act) 덕택이다. 그러나 2023년 필리 조선소는 순손실 6794만 달러를 기록했고, 이듬해까지도 손실과 현금 유출 부담이 컸다. 이에 이사회와 대주주는 한화그룹이 대형 조선·방산 역량과 투자를 실현할 적임자라고 판단해 약 1억달러에 한화오션과·한화시스템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한화그룹은 인수 후 미국 내 상선 및 정부 프로젝트 기반을 확장하고, 자동화·공정 고도화로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천명했다. 미 정부·의회의 조선 산업 재건 기조와도 맞물리며 '미국 내에서 만드는 한국식 조선'의 테스트베드라는 상징성이 커졌다. 실제로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 국방교역통제국(DDTC)의 승인이 1차에서 신속히 확정됐다. 이는 미국 정부가 한화그룹의 필리 조선소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미국 조선업과 방산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방문하는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화 필리 조선소 투자를 포함해 한미 조선 사업 협력 전반에 걸친 세부 투자 규모와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세력을 확장 중인 중국을 견제하고 있어 해군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나왔을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산 선박 구매" 및 “한국 업체의 미국 내 건조 유도" 발언은 미국의 선박 조달 공백을 빠르게 메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다만 해군·연안경비대 함정의 해외 건조를 막는 번스-톨레프슨법(Byrnes-Tollefson Amendment)법의 제한도 여전하다. 이 같은 이유로 △한국 조선소 직접 발주(수입) △ 한국에서 대형 모듈·블록 제작 후 미국 최종 조립 △한국 기업의 미국 생산설비 투자 확대 같은 '혼합형' 초기 협력 시나리오가 거론돼 왔다. 의회 차원에서도 미국 조선산업 기반 복원을 위한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SHIPS for America)안'이 재발의되는 등 제도 보완 논의가 병행되고 있어 정치·노사 반발과 법적 제약을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다. 미 국방부가 발간한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2024년 기준 370척 이상을 보유해 2025년에는 395척, 2030년엔 435척 수준으로 늘 전망이다. 반면 미 해군은 2025년 1월 기준 296척을 운용 중이며, 30개년 함대 확충 계획상 2030년 이전에는 283척으로 일시 감소 후 점진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미 조선업의 민간 상선 건조 비중은 ㎖024년 기준 0.1%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격차는 상선·군함 동시 확충이 필요한 미국 입장에서 '외부(동맹) 조력'을 제도적으로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논의를 급가속시키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이번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 조선소 방문은 미국 동부 대도시권과 대서양 함대 작전권역에 맞닿은 지정학적·산업적 거점에 한국 조선의 공정·관리·품질 체계를 이식하는 상징성을 재확인하는 자리다.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가 4월에 서명한 '미국 해양 지배력 회복' 행정 명령(EO)을 통해 백악관 차원의 '조선산업 재건 로드맵'이 가동 중인 만큼, 한국 조선의 투자·기술이 실제 미국 생산 능력 확충으로 이어질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70조원 규모 보잉기·GE 엔진 구매 MOU…한미정상회담 대미 투자 동참

대한항공이 약 70조원에 달하는 미국 항공기·엔진 도입과 서비스 투자를 공식화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항공기 공급망 불안과, 2027년 예정된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앞둔 기단 재편 전략을 반영한 선제적 결정이다. 자칫 글로벌 항공기 공급 지연에 따라 타이밍을 놓칠 경우, 성장 전략 전반에 심대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경영진의 판단이다. 25일(현지시간) 대한항공은 미국 워싱턴DC 윌러드 호텔에서 열린 서명식에서 보잉 항공기 103대 도입 양해 각서(MOU)와 GE에어로스페이스·CFM 예비 엔진·엔진 정비 서비스 MOU가 각각 체결됐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스테파니 포프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 러셀 스톡스 GE에어로스페이스 상용기 엔진·서비스 사업부 사장 겸 CEO 등 양사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는 한미 정상회담에 조 회장이 경제 사절단원 자격으로 간 것과 관련이 있어 대미 투자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번 공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미국 보잉사로부터 △777-9 20대 △787-10 25대 △737-10 50대 △777-8F 화물기 8대 등 총 103대의 고효율 차세대 항공기를 약 362억달러(한화 약 50조5000억원 상당) 규모로 구매한다. 도입은 2030년말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통합 이후 장기 성장과 사업 안정성을 뒷받침할 핵심 투자가 될 전망이다. 동시에 GE에어로스페이스와 CFM으로부터 별도의 예비 엔진 19대를 도입한다. 구체적으로 GE9X 5대, GENx-1B 5대, LEAP-1B 8대 등 총 6억9000만달러(한화 약 1조1000억원)의 추가 투자가 단행되며, 아울러 130억달러(18조2000억원) 규모의 엔진 정비 서비스 계약도 맺는다. GE에어로스페이스가 20년간 대한항공 항공기 28대를 대상으로 제공할 서비스다. 이로써 대한항공의 장기 기단은 보잉 777·787·737과 에어버스 A350·A321neo 등 5가지 고효율 신기재 중심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이는 공급 안정성 확보와 기단 단순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 연료 효율성 제고와 탄소 배출 저감, 고객 만족 극대화 등 항공사의 기술 경쟁력을 전방위로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대한항공의 이번 선제적 투자 전략은 단순한 사업 확장에 머물지 않는다. 글로벌 주요 항공사들이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응해 항공기 주문 시점을 앞다투어 앞당기는 현상에 적극 편승한다는 점에서 시장 환경을 선도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대한항공은 2027년 초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마치고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기단 재정비 과정에 있는 만큼 기존 기종의 송출과 신기재 도입을 병행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과의 전략적 항공 산업 협력도 더 강해진다. 대한항공은 이미 보잉·GE·프랫앤휘트니·해밀턴선드스트랜드·허니웰 등 미국 주요 항공 산업계와 다양한 방식의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1971년 첫 미국행 화물 노선과 1972년 첫 여객 노선 개설에 이어 최근에는 델타항공과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JV) 등으로 양국 소비자 편의를 확대해 왔다. 조원태 회장은 “선제적인 대규모 항공기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대한민국과 미국 양국 간의 상호 호혜적 협력에도 기여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투자로 안전성과 운영 효율성, 기단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한미 항공 산업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항공기 투자는 항공사 성장과 수익성에 필수적이다. 공급망 이슈로 요구되는 시점에 항공기를 도입하지 못하면 사업 전략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대한항공은 그러한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동시에 통합항공사 체제 주도권과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 행보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이번 대규모 투자로 대한항공은 국적 대표 항공사로서 여객·화물 운송 메가 캐리어 입지를 확고히 하고, 한미 항공 산업 협력과 우호 관계 증진의 주춧돌 역할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항공우주 상반기 ‘50억 흑자’…신성장동력 희망쏜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가 올해 상반기 5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리며, 약 5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보잉과의 대규모 공급계약 연장과 대형 방산 프로젝트 수주 확대, 무인기 개발을 위한 글로벌 협력 강화 등이 실적 개선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침체기 이후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의미로, 항공우주사업이 대한항공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올해 상반기 매출 2947억500만원·영업이익 49억8000만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1분기 각각 1349억9000만원, 33억1200만원, 2분기 1624억1500만원, 16억6800만원으로 집계된다. 항공우주사업본부는 대한항공의 군용기 유지·정비·보수(MRO/U)와 항공기체·무인기 개발 및 제조 사업을 수행하는 부서로, 전세계 민간 항공사에서 이와 같은 조직을 둔 경우는 유일무이하다.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영업손실을 내와 해당 기간 중 누적 적자가 776억2196만원에 달하는데,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을 냈다는 점은 괄목할만한 부분이라는 평가다. 매출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기체사업부문은 코로나 엔데믹 후 민항기 수요 증대와 그에 따른 제작사의 공급망 확대 정책에 따라 매출 증대와 신규 사업 기회 포착 모두 이뤄냈다. 올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동체·날개 구조물을 보잉에 추가 공급하는 1조2000억원 규모 연장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린 바 있다. 군용기사업부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국 공군 순환 재배치 계획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전망되지만, 2020년 12월부터 2029년 5월까지 2900억원 규모의 대형 헬리콥터 'H-53E' 정비 사업을 따놔 지속적인 수익이 기대된다. 성능개량부문은 지난해 우리 해군이 운용하는 P-3C 해상 초계기의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는 개발 지원 사업을 완료했고, 유·무인 공통 항전 통합 기술 확보를 통한 사업 수주 경쟁력을 제고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자 LIG넥스원·미국 콜린스에어로스페이스와 컨소시엄을 꾸렸고, 9613억원 어치의 육군 UH-60 블랙 호크 헬리콥터 성능 개량 사업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여세를 몰아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LIG넥스원을 재차 사업 파트너로 삼고 총 1조7775억 원 규모의 대형 방위 산업 프로젝트인 전자전기(Block-I) 체계 개발 사업 수주전에 본격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전자전기는 직접 교전보다는 △적 레이더·통신 체계 교란 △아군 진입로 개방·보호 △실시간 전자파 정보 수집·전장 상황 분석 △전자전 네트워크 중심 작전 허브 기능 등 전자적 수단으로 적을 교란·마비시키고 아군의 작전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50여 년간 군용기 체계 개발과 성능 개량, 민항기 개조·정비 분야를 두루 수행하며 플랫폼 통합과 감항 인증 역량을 쌓아왔던 만큼 이 사업에서 체계 통합과 기체 개조·제작을 맡는다. 항공우주사업본부 산하 항공기술연구원은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 346억6300만원이던 관련 비용은 꾸준히 늘어 2024년 801억7000만원으로 131.28% 급증했다. 지난 5월 부산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마덱스) 2025에서는 시인성을 높이기 위해 채도가 높은 주황색을 적용한 다목적 아음속 표적 실험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미국 방산 기업 안두릴과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무인기 시장에 진출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수립하고, 임무 자율화 기반 무인기 개발을 위한 상호 협력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이로써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안두릴 제품 기반의 한국형 무인기 모델을 공동 개발해 제품 면허생산과 아·태 지역 수출, 국내에 아시아 무인기 생산 기지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는 저피탐 편대기·다목적 스텔스 무인기 등 중대형 무인기용 5000~1만5000파운드포스(lbf)급 엔진과 소모성 협동 전투기(CCA) 등 소형 무인기용 100~1000lbf급 엔진 개발에 중점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2020년 2767억8700만원에 달했던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재고 자산은 올해 상반기 5526억200만원으로 102.58% 늘었다. 이는 이는 향후 납품 물량 증가에 대비한 생산 선투자 성격의 재고 적치로 볼 수 있는 대목으로,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실적 개선·생산 증대·방산 및 민항기 부문 수주 증가와 연동된 전략적 변화의 징후여서 향후 매출로 이어지는 운전 자본적 성격이 강하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의 사업은 정치·외교적 역학 관계가 작용하는 부분인데, 미군 전투기 창정비를 오래 전부터 해오며 기술력을 쌓아왔다"며 “아직 여객·화물 운송 사업에 비해서는 존재감이 미미하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파블로항공, 40년 방산기업 볼크 합병…‘드론 대량생산’ 구축

무인이동체 자율군집제어 전문기업 파블로항공이 방위산업용 소재·부품 가공기업 볼크(VOLK)와 합병하며 국내 유일의 드론 대량생산 체계를 갖췄다. 스타트업 기업이 업력 40년의 방산기업을 흡수하는 파격적 사례로 평가되며, 글로벌 무인기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파블로항공은 지난 22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볼크 합병안을 의결했고, 채권자보호 절차를 거쳐 오는 9월 27일 합병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1983년 설립된 볼크는 육·해·공군이 사용하는 제어·구동 장비와 캐비닛 등 핵심 방산 부품을 직접 개발·양산하는 정밀가공기업이다. '턴키(Turn-Key) 공급' 체계를 기반으로 국내 주요 방산 대기업과 협력해 왔으며, 지난해 매출액 326억원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 400억 원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합병을 통해 파블로항공은 밀스펙(Mil-spec) 인증 제조 인프라를 확보, 올해 초 출시한 '파블로M(PabloM) 시리즈' 군집 자폭드론 S10s를 비롯해 중·대형 자폭 드론과 정찰·다목적 드론, 인스펙션 전용 드론까지 대량 양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영준 파블로항공 대표는 “스타트업이 40년 업력의 방산 정밀 가공 기업을 합병한 것은 국내에서 유례없는 사례"라며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결합해 글로벌 무인기·무인로봇 산업의 새로운 판도를 열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파블로항공은 국내 최초의 '군집 조율' 기술 4단계 진입으로 지난 6월 육군 초청 시연에서 '살보 스트라이크(Salvo Strike)' 방식의 군집 자폭 드론 운용을 성공시킨 바 있다. 또한, 지난달 열린 공군 주최 '항공무기체계 기술 발전 컨퍼런스 2025'에서 성과를 발표하며 기술력을 공식 인정받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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