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텍스에 UAM 버티포트 건립…“공항식 검색으론 보안 실패, AI·비대면 혁신 필요”

정부가 오는 2028년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위한 전초기지로 경기 고양 일대를 낙점하고, 도심항공기의 이착륙과 정비, 동체를 세워두는 게 가능한 '상설 버티포트(Vertiport)' 건설에 착수한다. 160억 원에 이르는 예산을 투입하는 이 사업은 국내 최초 '도심형 공항' 건설 프로젝트다. 하지만 좁은 도심 공간에서 수시로 뜨고 내리는 UAM의 특성을 감안할 때 기존 공항 수준의 보안 검색을 적용할 경우 '신속성'이라는 UAM의 본질적 가치가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학계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자동 판독과 사전 안전교육 앱 도입 등 보안 패러다임의 전면적인 전환을 주문하고 있다. 2일 정부의 'UAM 2단계 실증 인프라 구축 3차년도 사업' 제안 요청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도심항공교통정책과는 이번 사업에 부가세 포함 총 예산 158억5000만원을 투입해 공사기간 720일(계약일 기준 24개월)간 진행할 예정이다. 핵심은 고양 킨텍스 부지에 UAM 그랜드 챌린지(K-UAM GC) 2단계 실증을 지원하고 향후 상용화 초기 단계까지 활용할 수 있는 영구적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UAM 버티포트 시설의 규모와 기능이다. 국토부는 제안 요청서에서 단순 이착륙장(Pad)뿐 아니라 승객 터미널·사무동, '도심형 항공기 2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격납동(Hangar)' 건설을 명문화했다. 도심 내 격납고 건설은 UAM 기체의 야간 주기는 물론 배터리 충전과 경정비가 도심 한복판에서 이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사업자는 실증 지원을 위한 내부 인테리어를 비롯해 사무용 가구·전산 장비·그리고 소음 측정 및 영상 감시를 위한 주변 지상 지원 장비(GSE)까지 일괄 구축해야 한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사양도 구체화됐다. 국토부는 승객·시설·전력·기상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디지털 버티포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도심 빌딩 숲 사이(Urban Canyon)의 통신 난청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 지휘통제(C2) 주파수 외에 '5G 상공망'과 '위성통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통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기존 1단계(전남 고흥 개활지) 실증에서 사용했던 고가(高價)의 계측장비와 시설 일부를 킨텍스로 이전 설치해 예산 효율성을 높이고 데이터의 연속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킨텍스 UAM 버티포트 상용화의 최대 관건인 '신속 보안 검색' 절차는 현행법의 벽을 넘지 못했다. 국토부는 제안 요청서에 승객 터미널 구축과 관련해 “실제 엑스레이(X-ray)나 개인 정보 등 민감한 분야는 사용하지 않는 '모의 환경'을 구축하라"고 적시했다. 이는 항공보안법상 엄격한 검색 규정과 UAM의 신속성 간의 절충안을 찾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일단 킨텍스에 가상의 보안검색 시나리오를 돌릴 수 있는 테스트 베드를 먼저 구축하고, 향후 '워크 스루(Walk-through)' 등 간소화 기술이 개발되면 이를 실제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는 복안이다. 정부 차원에서 UAM 상용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속도가 구체화되는 가운데 최근 학계에서는 도심형 버티포트에 최적화된 새로운 보안 기술 도입이 시급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이재하 항공안전기술원 연구원 등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기존 공항의 보안 검색 시스템은 넓은 면적과 1개 팀당 약 6명 등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해 도심 버티포트에는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해외 버티포트 사례를 분석한 결과 보안 검색 공간은 전체 면적의 약 3/14 수준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버티포트 현장에 판독요원을 두지 않고, 원격지에서 영상을 전송받아 판독하는 '중앙집중식 이미지 판독(CIP)'을 통해 현장 운영인력을 6명에서 2명으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또한, 인공지능(AI)이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해 칼·총기·폭발물 등을 1차로 걸러내는 '위해물품 자동판독(APIDS)' 기술로 사람의 육안 판독보다 속도가 빠르고 오류가 적어 대기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보완설명했다. 보안 검색뿐 아니라 '기내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UAM은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이 탑승하는 구조로, 비상상황 발생 시 승객을 통제하고 탈출을 유도할 객실 승무원이 없다. 한국항공대학교 박수진·황호원 교수팀은 'UAM 이용객의 기내 안전 및 보안 확보에 관한 정책 제언(2021)' 논문에서 “UAM은 운항시간이 20분 내외로 짧고 기내가 협소해 승무원의 안전 시연이 불가능하다"며 UAM 안전 브리핑 앱의 의무화를 제안했다. 승객이 탑승 전에 스마트폰 앱으로 비상구 개방 요령 등을 학습해야만 탑승권이 활성화되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UAM 실증 노선인 '아라뱃길-한강' 구간의 특성을 고려한 파격적인 제안도 나왔다. 박·황 교수팀은 “헬기 사고 특성상 추락 시 기체가 전복되거나 침수될 가능성이 높다"며 “탑승 수속 단계에서 미리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기체에 오르는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이다. 이밖에 택시나 버스처럼 운항 중 승객이 조종사를 폭행하거나 위협할 가능성에 대비해 조종석과 객실 사이에 물리적 격벽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국토부는 오는 12일까지 UAM 2단계 실증 인프라 구축사업의 입찰을 마감하고, 사업자 선정 즉시 설계와 시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는 2027년 말 킨텍스 버티포트 시설이 완공되면 2028년부터 실제 승객을 태운 상용 서비스가 이뤄질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CJ대한통운이 수소 화물차에 이어 수소 트랙터 실증에 나서며 '그린 로지스틱스(Green Logistics)' 실현에 박차를 가한다. CJ대한통운은 울산광역시·현대자동차와 '수소 전기 트랙터 실증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운행 검증에 들어간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차가 개발한 수소 트랙터를 CJ대한통운의 실제 물류 네트워크인 울산항과 장거리 노선에 투입해 상용화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021년 11톤급 수소 화물차를 도입한 데 이어, 2023년부터는 기체·액화 수소 운송 사업을 전개하는 등 수소 물류 밸류체인을 꾸준히 확장해왔다. 이번 수소 트랙터 도입은 단순한 차량 테스트를 넘어, 물류 운송의 전 과정을 수소 에너지 기반으로 전환하려는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다. 회사는 실증 기간 동안 확보한 운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수소 차량 운영 솔루션을 도출할 계획이다. 최갑주 CJ대한통운 더운반그룹장은 “울산시·현대차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수소 트랙터의 효율성을 입증하고 수소 모빌리티가 물류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백야 뚫고 날았다”…항공대 배재성·박상혁 교수팀, 남극 태양광 무인기 비행 가능성 입증

한국항공대학교 배재성·박상혁 교수팀이 극한의 남극 환경에서 태양광 무인항공기의 운용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한국항공대는 배재성·박상혁 교수 연구팀이 지난달 8일부터 17일까지 남극 장보고 기지 일대에서 자체 개발 무인기 'KAU-SPUAV'의 비행 실증을 완료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2020년 계획 수립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중단을 딛고 극지연구소의 지원 속에 5년 만에 이뤄낸 쾌거다. 이번 시험의 핵심은 '백야(White Night)' 환경에서의 에너지 효율 검증이었다. 태양광 무인기는 낮 동안 생성한 전력으로 밤을 버텨야 장기 체공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남극의 백야 기간 중 태양 고도가 낮은 상황에서도 배터리 충전과 비행이 동시에 가능함을 확인했다. 배재성·박상혁 교수는 “이번 시험을 통해 극지에서도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해 24시간 이상 연속 비행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배터리 충전식 드론의 짧은 비행 시간을 극복하고, 극지 탐사 및 데이터 수집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파라타항공, 인천-오사카 매일 운항…첫 편 탑승률 98%

파라타항공은 지난 1일부터 인천~오사카 간사이 노선에 주 7회 신규 취항했다고 2일 밝혔다. 오사카 노선엔 168석 규모의 A320-200 기종이 투입되며, 매일 오전 11시 10분 인천을 출발해 12시 54분 오사카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첫 운항편은 98%의 탑승률을 기록했다. 파라타항공은 앞서 지난달 26일 베트남 나트랑과 푸꾸옥 노선에도 신규 취항했다. 특히 푸꾸옥 노선은 A330-200 기종을 투입해 비즈니스 클래스 서비스를 강화했다. 이로써 파라타항공은 지난 9월 항공운항증명(AOC) 재발급 이후 목표했던 도쿄·오사카·다낭·나트랑·푸꾸옥 등 5개 국제선 노선 취항을 모두 완료했다. 회사 관계자는 “FSC 수준의 서비스와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겠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티웨이항공, 미래 성장 이끌 ‘새 얼굴’ 찾는다… 하반기 일반직 공채

티웨이항공이 회사의 더 큰 도약을 함께할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신입 사원 채용에 나선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10일까지 '일반직 신입 사원 공개 채용'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모집 대상은 기졸업자 및 2026년 2월 졸업 예정자로, 어학 성적 등 기본 요건을 충족하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티웨이항공은 이번 채용을 통해 급변하는 항공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회사의 중장기 비전을 실현할 젊은 인재를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선발된 인원은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거쳐 내년 1월 입사하게 되며, 현장 감각을 익히기 위한 공항 근무를 거친 뒤 본사 주요 부서인 △경영 전략 △영업 △홍보 △관리 부문 등에서 실무를 맡게 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당사와 함께 더 멋진 변화를 만들어갈 인재를 기다린다"며 “이번 채용이 구직자들에게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통합 HD현대중공업’ 공식 출범…“2035년 매출 37조 달성”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하나 된 '통합 HD현대중공업'이 공식 출범했다. 글로벌 1위 중·대형 조선사 간의 결합을 통해 2035년까지 매출 37조 원을 달성하고, 격변하는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주도권을 굳힌다는 포석이다. 1일 HD현대는 이날 조선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통합 법인으로 새 출발한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은 최근 중국과 일본 등 경쟁국들이 자국 내 대형 조선사 간 통합을 통해 몸집을 불리는 등 시장 재편 움직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통합 법인은 양사의 연구·개발(R&D) 및 설계 역량을 결집해 친환경 선박 등 차세대 신기술 확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특히 중형선과 대형선을 아우르는 기술 공유를 통해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방산 분야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기존의 함정 건조 노하우에 HD현대미포의 건조 설비와 인력을 더해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한다. 이를 통해 마스가(MASGA) 프로젝트 참여는 물론, 2035년까지 방산 부문 매출을 현재의 10배 수준인 10조 원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이날 영상을 통해 “오늘은 한국 조선 산업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날"이라며 “양사의 기술력과 노하우에 임직원들의 열정이 더해진다면 새로운 혁신이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발틱운임지수, 2년만에 최고…팬오션 ‘미소’, 포스코·현대제철 ‘비상’

아프리카 기니발(發) '철광석 물류 혁명'이 글로벌 해운시장을 뒤흔들며 발틱운임지수(BDI)를 2년 만에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그 여파로 초대형 선박인 케이프사이즈(Capesize) 운임이 급등하면서 국내 대표 선사인 팬오션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는 반면, 포스코홀딩스·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미국발 고율관세에 엎친데 덥친격으로 해상운임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29일 기준 BDI는 전일 대비 3.23% 상승한 2560포인트(p)를 기록하며 2023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특히, 철광석과 석탄을 실어 나르는 초대형 선박인 케이프사이즈 지수(BCI)는 하루 만에 5.80% 폭등해 4481p를 찍으며 시장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에 중소형 선박인 파나막스 지수는 소폭 하락하며 선형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BDI는 석탄·철광석·시멘트·곡물 등 원자재를 싣고 26개 주요 해상 운송 경로를 지나는 선적량 1만5000톤 이상 선박의 화물 운임·용선료 등을 종합해 산정하는 지수로, 경기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이번 급등세는 계절적 성수기 효과를 넘어선 복합 구조적 요인들이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BDI 급등의 진앙지는 서아프리카 기니의 '시만두(Simandou) 프로젝트'다. 세계 최대 미개발 철광석 광산인 시만두에서 지난 11월 첫 상업용 철광석 선적이 시작되면서 글로벌 물동량의 흐름이 바뀌었다. 기존의 호주-중국 항로보다 3배 이상 긴 기니-중국 간 약 1민1200해리에 이르는 항로에 대형 선박들이 투입되면서 선박이 바다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톤-마일(Tonne-Mile)' 효과가 발생해 실질적인 선박 공급 부족을 야기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의 체질 변화도 한몫하고 있다. 부동산 침체로 철강 수요는 주춤하지만 전기차·데이터 센터 등 신형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알루미늄의 원료인 보크사이트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더욱이 기니산 보크사이트 수출은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37% 증가했고, 이 역시 철광석과 마찬가지로 장거리 항로를 이용해야 해 대형선 부족 현상을 심화시키는 '숨은 주역'으로 꼽힌다. 또한, 최근 미-중 무역 합의에 따라 중국이 미국산 대두 구매를 재개한 것도 파나막스와 중형 선박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무엇보다 '배가 없다'는 구조적 공급 부족이 운임 하단을 단단히 지지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조선소들이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과 컨테이너선 수주에 집중하면서 벌크선 신규 발주는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현재 전 세계 벌크선 수주 잔량은 전체 선대의 10% 수준에 불과하며, 환경 규제 강화로 노후 선박들의 감속 운항이 일상화되면서 작은 수요 증가에도 운임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다. 이러한 시장 변화는 국내 해운사들에게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팬오션은 케이프사이즈 선대 비중이 높고 비정기 단기 운송인 스팟 영업에 능해 운임 상승분이 실적에 빠르게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팬오션은 이미 포스코·발레 등과 대규모 장기 운송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한 상태에서 이번 운임 급등으로 추가적인 이익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팬오션 관계자는 “해운업은 핵심 자원인 선박의 사·용선 비율을 최적으로 구성해 경쟁력 있는 선대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운 시황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사는 선박 운항·화물 운송 능력을 포함한 시황 변동에 따른 사업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갖춰 드라이 벌크선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의 표정은 복잡하다. BDI 상승은 곧 원가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미국의 대(對)한국 철강 관세가 50%로 유지되는 등 보호 무역주의 파고가 높아져 비용 절감이 절실한 상황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회사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는 철강 경기는 미국의 관세 정책과 주요국 건설 경기 침체 여파 등 부정적 요인으로 인해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철강업계는 이를 '위기이자 기회'로 보고 있다. 시만두 광산의 철광석은 철 함유량이 65% 이상인 고품위 광석으로, 제철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원가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포스코는 호주·아프리카 등 전세계 각지의 광산 지분 투자를 통해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고 현대제철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자동차 강판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81% 가량 급증하는 등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철광석은 중장기적으로 브라질·호주 등 주요 원료 공급 국가의 신규 광산 가동·증산으로 공급 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자국내 조강 생산량 감축 시행에 따라 철광석·석탄 수요는 감소하고, 가격은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간의 '후판(선박 건조용 두꺼운 철판) 가격 협상'은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톤당 80만 원 선에서 유지되는 분위기다. 조선업계는 중국산 저가 후판 유입을 근거로 가격 인하를 요구했으나 BDI 급등에 따른 철강사의 원료비 부담 가중과 정부의 중국산 철강재 반덤핑 조사 가능성이 맞물리면서 가격 방어 논리가 힘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전시] “이륙 허가합니다”…국립항공박물관, 비행의 숨은 주역들 조명

국립항공박물관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항공 여행의 이면에서 안전한 비행을 위해 움직이는 수많은 절차와 노력을 조명하는 특별전을 연다. 국립항공박물관은 오는 2일부터 2026년 5월 10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Cleared for Take-off: 비행을 만드는 순간들'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전시 제목인 'Cleared for Take-off'는 관제사가 조종사에게 이륙을 허가할 때 사용하는 교신 용어다. 이는 수많은 사전 절차가 한 치의 오차 없이 맞물려 비행 준비가 완벽히 끝났음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공항에서의 준비 단계부터 이륙, 순항, 착륙에 이르기까지 하늘길이 완성되는 전 과정을 5부로 나누어 소개한다. 전시는 △비행의 출발점인 기상 관측을 다루는 △1부 '비행을 위한 하늘 읽기' △보안 검색과 항공 위험물 기준을 설명하는 2부 '하늘길을 지키는 보안 검색' △지상 조업과 수하물 처리 등 계류장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3부 '하늘로 향하는 준비'로 이어지고, 4부와 5부에서는 기내 안전 카드·산소 마스크·구명 조끼 등 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한 절차와 필수 장비들을 상세히 다룬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실제 항공 현장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실물 장비가 공개돼 눈길을 끈다. 항공 기상 장비·토잉카(견인 차량)·항공 화물 적재 용기(ULD)·진입각 지시등(PAPI) 모형 등이 전시되며,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공항과 기내 좌석 등 실제와 유사한 환경도 연출했다. 주목할 만한 전시품은 '기내 격리 보관 백'이다. 이는 보조 배터리 등 기내에서 화재 위험이 있는 물건을 안전하게 격리하는 장비로 국토교통부가 올해 9월부터 모든 항공기에 2개 이상 탑재하도록 의무화한 최신 안전 장비다. 전시를 기획한 남가연 국립항공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일상처럼 누리는 항공 여행의 뒤편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과 장비, 절차가 움직이고 있는지 소개하고자 마련했다"며 “관람객들이 비행 뒤편의 세계를 이해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포스코, 미래 도심항공 핵심시설 ‘버티포트’ 기술 선도

포스코가 차세대 모빌리티산업의 핵심인 미래형 버티포트(Vertiport) 기술을 공개하고,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인프라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버티포트는 수직을 뜻하는 Vertical과 터미널을 의미하는 Port의 합성어로 UAM 기체가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는 시설이다. 28일 포스코에 따르면, 버티포트의 설계를 위해선 UAM 기체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높은 내구성과 안정성이 요구된다. 포스코는 가볍고 튼튼하면서도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버티포트 구현을 목표로 지난 2023년부터 철강 소재와 강구조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높은 강성과 내구성을 유지하면서도 얇은 두께로 경량화를 구현하고, 동시에 경제성도 확보한 '스틸 버티포트'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또, 버티포트를 모듈로 분할해 공장에서 제작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패브(Prefab) 공법을 적용함으로써 시공 효율성과 활용성도 높였다. 프리패브는 공장에서 부재를 미리 제작하고 현장에서는 조립만 해 구조물을 완성하는 공법이다. 포스코는 이같은 버티포트 개발 성과를 이달 5~7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드론·도심항공모빌리티(UAM) 박람회'에서 참가해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이번 박람회는 전기동력·저소음 항공기와 수직이착륙장을 기반으로 도심 환경에서 사람과 화물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운송하는 차세대 첨단교통체계인 UAM 관련 최근 흐름과 첨단기술을 전시하는 자리였다. 포스코는 박람회 행사장에 '스틸 버티포트' 전시 부스를 마련해 버티포트의 콘셉트와 모형을 선보였다. 특히, 최근 포스코가 개발한 스틸 이착륙데크 시스템 실물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박람회 기간에 열린 '제4차 UAM 안전·인증기술 연속 세미나'에서 포스코는 국가 연구개발(R&D) 과제 '이동식 모듈형 버티포트 설계 및 시공기술 개발'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이밖에 박람회 오픈세미나 '버티포트 쉽고 빠르게 만들기-스틸 이착륙데크'에서도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포스코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버티포트 비전을 알림으로써 국내 UAM 인프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UAM의 운용체계 구축과 혁신적 인프라 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 개발과 국가적 투자가 필요하다"며 “포스코는 앞으로도 미래 도심항공 인프라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현재 무인이동체를 포함한 모빌리티의 산업적 시장성이 높여주고 있는 UAM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20년 80억 달러 수준에서 오는 2050년에는 9조 420억 달러 규모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누리호 주역 한화에어로, ‘민간 우주시대’ 연다

한국형 우주항공 발사체(누리호 4호기) 제작 첫 민간사업자로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27일 새벽 발사 성공 임무를 완수하면서 대한한국 민간 우주항공시대를 열었다. 27일 오전 오전 1시 13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의 발사대를 떠난 누리호는 엔진 연소와 페어링 분리 단계까지 완벽하게 수행한 뒤 탑재한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12기를 목표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이번 4차 발사는 지난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누리호 개발 기술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이전 받아 민간기업 손으로 발사체를 제작하고, 발사까지 성공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즉, 정부에서 민간으로 우주 개발의 주도권이 이관되면서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인 '뉴 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이다. 아울러 2~3차에 이어 4차까지 발사 성공 기록을 세우면서 국가 차원의 독자적인 우주항공 발사 능력을 확보한 점도 높이 평가받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12월 누리호 고도화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을 수주하며 발사체 제작을 주관하는 체계종합기업이 됐다. 누리호 기술은 올해 7월 이전을 마친데 이어 오는 2032년까지 차세대 누리호를 직접 제작하고 발사하는 '통상실시권'까지 확보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이날 누리호 4차 발사 결과 브리핑에서 “우주는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만, 중요한 건 독자 발사체가 있어야 우주산업 발전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손 대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다른 차세대 발사체에 대해서도 고민하며 우주 발사 능력을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우주항공 발사체의 민간 제작은 현재 세계적 추세다. 미국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 CEO가 세운 '스페이스X'가 이 분야를 선도하는 대표기업이다. 스페이스X는 미우주항공국(NASA)와 협력해 달·화성 유인탐사 프로젝트 '스타십(Starship)'과 우주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자극받은 아마존도 창업주 제프 베조스의 주도로 '블루오리진'을 내세워 재사용 발사체 '뉴 셰퍼드(New Shepard, 소형)', '뉴 글렌(New Glenn, 대형)'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못지 않게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기업 i-Space, LandSpace 등이 주도하면서 민간최초 궤도 발사, 세계최초 메탄연료 발사체를 잇따라 성공시켰다. 이같은 해외 우주항공 발사체 기술의 진화에 대응해 한화에어로스페도 앞으로 발사체 제작을 넘어 발사운용 노하우까지 순차적으로 이전받을 예정이다. 누리호 발사 5차 사업부터는 발사지휘센터(MDC)와 발제관제센터(LCC)에 한화가 참여하고, 이후에는 실제 발사 체계 전반을 관리하는 콘솔을 주도적으로 운용하는 단계까지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6차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라남도 순천에 구축 중인 단 조립장에서 발사체 단 조립을 진행한 뒤 나로우주센터로 옮겨 총조립을 마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누리호를 잇는 차세대 발사체 KSLV-Ⅲ를 개발하는 사업에도 나선다. 차세대 발사체는 달 착륙선 같은 국가 우주사업에 필요한 탑재체를 우주로 보내는 데 쓰인다. 이는 한화그룹 우주사업 전략의 일환이다. 한화그룹은 위성 제작부터 발사수송, 위성 서비스로 이어지는 가치 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하고 향후 우주탐사 기술까지 확보해 '우주산업 종합 솔루션 제공자'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을 내건 적이 있다. 다만, 이같은 우주산업 토탈 솔루션을 주도하기 위해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갸 엔진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기술을 내재화해 원가를 낮추는 전략, '스페이스 허브 발사체 제작 센터'와 같은 신규 생산시설 투자를 통한 공정 효율화,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300여 협력사와의 상생을 통한 공급망 최적화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정선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이미 우주 발사체 기술을 확보해놨기 때문에, 이번에는 민간 기업이 우주 발사 성공 경험을 남겼다는 의미가 있다"며 “우주 발사체 발사는 반복적으로 성공해야 기술이 성숙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획이 잡혀 있는 5~6차 발사 이후에도 사업 예산이 확보돼야 민간 우주 산업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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