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오는 2028년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위한 전초기지로 경기 고양 일대를 낙점하고, 도심항공기의 이착륙과 정비, 동체를 세워두는 게 가능한 '상설 버티포트(Vertiport)' 건설에 착수한다. 160억 원에 이르는 예산을 투입하는 이 사업은 국내 최초 '도심형 공항' 건설 프로젝트다. 하지만 좁은 도심 공간에서 수시로 뜨고 내리는 UAM의 특성을 감안할 때 기존 공항 수준의 보안 검색을 적용할 경우 '신속성'이라는 UAM의 본질적 가치가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학계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자동 판독과 사전 안전교육 앱 도입 등 보안 패러다임의 전면적인 전환을 주문하고 있다. 2일 정부의 'UAM 2단계 실증 인프라 구축 3차년도 사업' 제안 요청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도심항공교통정책과는 이번 사업에 부가세 포함 총 예산 158억5000만원을 투입해 공사기간 720일(계약일 기준 24개월)간 진행할 예정이다. 핵심은 고양 킨텍스 부지에 UAM 그랜드 챌린지(K-UAM GC) 2단계 실증을 지원하고 향후 상용화 초기 단계까지 활용할 수 있는 영구적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UAM 버티포트 시설의 규모와 기능이다. 국토부는 제안 요청서에서 단순 이착륙장(Pad)뿐 아니라 승객 터미널·사무동, '도심형 항공기 2대를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격납동(Hangar)' 건설을 명문화했다. 도심 내 격납고 건설은 UAM 기체의 야간 주기는 물론 배터리 충전과 경정비가 도심 한복판에서 이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사업자는 실증 지원을 위한 내부 인테리어를 비롯해 사무용 가구·전산 장비·그리고 소음 측정 및 영상 감시를 위한 주변 지상 지원 장비(GSE)까지 일괄 구축해야 한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사양도 구체화됐다. 국토부는 승객·시설·전력·기상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디지털 버티포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도심 빌딩 숲 사이(Urban Canyon)의 통신 난청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 지휘통제(C2) 주파수 외에 '5G 상공망'과 '위성통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통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기존 1단계(전남 고흥 개활지) 실증에서 사용했던 고가(高價)의 계측장비와 시설 일부를 킨텍스로 이전 설치해 예산 효율성을 높이고 데이터의 연속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킨텍스 UAM 버티포트 상용화의 최대 관건인 '신속 보안 검색' 절차는 현행법의 벽을 넘지 못했다. 국토부는 제안 요청서에 승객 터미널 구축과 관련해 “실제 엑스레이(X-ray)나 개인 정보 등 민감한 분야는 사용하지 않는 '모의 환경'을 구축하라"고 적시했다. 이는 항공보안법상 엄격한 검색 규정과 UAM의 신속성 간의 절충안을 찾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일단 킨텍스에 가상의 보안검색 시나리오를 돌릴 수 있는 테스트 베드를 먼저 구축하고, 향후 '워크 스루(Walk-through)' 등 간소화 기술이 개발되면 이를 실제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는 복안이다. 정부 차원에서 UAM 상용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속도가 구체화되는 가운데 최근 학계에서는 도심형 버티포트에 최적화된 새로운 보안 기술 도입이 시급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쏟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이재하 항공안전기술원 연구원 등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기존 공항의 보안 검색 시스템은 넓은 면적과 1개 팀당 약 6명 등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해 도심 버티포트에는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은 “해외 버티포트 사례를 분석한 결과 보안 검색 공간은 전체 면적의 약 3/14 수준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버티포트 현장에 판독요원을 두지 않고, 원격지에서 영상을 전송받아 판독하는 '중앙집중식 이미지 판독(CIP)'을 통해 현장 운영인력을 6명에서 2명으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또한, 인공지능(AI)이 엑스레이 영상을 분석해 칼·총기·폭발물 등을 1차로 걸러내는 '위해물품 자동판독(APIDS)' 기술로 사람의 육안 판독보다 속도가 빠르고 오류가 적어 대기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보완설명했다. 보안 검색뿐 아니라 '기내 안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UAM은 조종사 1명과 승객 4명이 탑승하는 구조로, 비상상황 발생 시 승객을 통제하고 탈출을 유도할 객실 승무원이 없다. 한국항공대학교 박수진·황호원 교수팀은 'UAM 이용객의 기내 안전 및 보안 확보에 관한 정책 제언(2021)' 논문에서 “UAM은 운항시간이 20분 내외로 짧고 기내가 협소해 승무원의 안전 시연이 불가능하다"며 UAM 안전 브리핑 앱의 의무화를 제안했다. 승객이 탑승 전에 스마트폰 앱으로 비상구 개방 요령 등을 학습해야만 탑승권이 활성화되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UAM 실증 노선인 '아라뱃길-한강' 구간의 특성을 고려한 파격적인 제안도 나왔다. 박·황 교수팀은 “헬기 사고 특성상 추락 시 기체가 전복되거나 침수될 가능성이 높다"며 “탑승 수속 단계에서 미리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기체에 오르는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이다. 이밖에 택시나 버스처럼 운항 중 승객이 조종사를 폭행하거나 위협할 가능성에 대비해 조종석과 객실 사이에 물리적 격벽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국토부는 오는 12일까지 UAM 2단계 실증 인프라 구축사업의 입찰을 마감하고, 사업자 선정 즉시 설계와 시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는 2027년 말 킨텍스 버티포트 시설이 완공되면 2028년부터 실제 승객을 태운 상용 서비스가 이뤄질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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