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달 들어서도 자사주를 잇달아 매수 중에 있어 관심이 쏠린다.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로 주가가 하락하자 직접 주식을 매수하면서 주가부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회사의 자사주 매입 계약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반등에 성공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한미반도체의 실적 상승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 최근의 주가 하락은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미반도체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38%(4300원) 오른 13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 상승은 곽 부회장의 개인적인 자사주 매입과 더불어 한미반도체가 대규모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면서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반도체는 이날 삼성증권과 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10월 23일까지며 계약 체결기관은 삼성증권이다. 한미반도체는 “이번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은 주주가치 제고와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의 성장과 함께 한미반도체 미래 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반도체 주가는 지난 15일 14만6000원까지 올랐으나 최근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22일 12만70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등으로 외국인들의 투심 이탈이 이유로 풀이된다. 여기에 엔비디아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부진도 한몫했다.
실제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지난 22일까지 한미반도체 주식 3641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반면 개인은 3021억원, 기관은 502억원을 순매수하며 엇갈린 모습을 나타냈다.
주가가 하락하자 곽 부회장은 지난 4월 19일부터 22일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한미반도체 주식 4만1000주, 총 53억1200만원어치를 샀다. 곽 부회장은 그간 주가가 하락할 경우 주식을 매수하면서 주가 부양을 이어온 바 있다. 최근 자사주 매입도 이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곽 부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가가 반등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일례로 지난 2월 23일 자사주 2만8000주를 매수 했다고 공시하자 다음 거래일인 26일 한미반도체 주가는 5.28%가 상승했다. 이후에도 주가는 우상향을 이어가면서 3월 6일에는 10만원을 돌파하기고 했다. 또 4월 5일도 자사주 매입 공시를 냈는데 8일 2.36%가 하락한 뒤 9일부터 반등하며 주가는 13만2500원에서 15일 14만63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곽 부회장은 연초 이후 기준으로 총 9만8986주를 샀으며 113억1400만원을 썼다.
금융투자업계는 한미반도체의 실적 개선세는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 중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3곳 이상이 전망한 한미반도체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전년 대비 218.65% 늘어난 5067억원, 영업익은 432.60% 증가한 1841억원이다. 2025년 매출액과 영업익은 6839억원, 2681억원이며 2026년 매출액은 1조3152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며 영업익도 5850억원으로 6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오히려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는 기우며 하락을 주가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열 압착 방식으로 가공이 끝난 칩을 회로기판에 부착하는 장비인 TC본더(TC BONDER)가 실적개선을 이끌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차세대 제품인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에서도 TC본더가 메인 장비가 될 전망이고, 고객 다변화로 HBM 증설 경쟁의 수혜가 지속될 것"이라며 “사업 구조와 고객 다변화 성공으로 가파른 실적 증가가 주가 부담을 해소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2024년은 TC본더 매출 본격화를 통한 완벽한 체질 개선이 전망된다"며 “연내 여전히 HBM 공급 부족이 예상되고, 고객사 HBM 생산 능력 확대 계획도 상향 조정 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