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자국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전투 전사자를 추모하고 있다.AFP/연합뉴스 |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북쪽, 동쪽, 남쪽 3면에서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우크라이나가 결사 항전으로 맞서면서 역대 전투 중 가장 많은 희생을 치르고 있는 모습이다.
서구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바흐무트에서 2만~3만명 사상자를 낸 것으로 추산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2일 단 며칠 만에 러시아군 1100여명이 사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러시아군도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 병력 22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각종 SNS 헌사를 통해서도 우크라이나 측이 상당한 사상자를 내놓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병력을 쏟아 부으면서 바흐무트가 전술적 요충지를 넘어 이번 전쟁에서 중요한 정치적 지위를 차지하게 됐다고 짚는다.
우크라이나군은 퇴각을 하루라도 미뤄 봄철 공세를 준비하고 러시아 병력 손실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 헨 올렉산드르 시르스키는 앞서 "물자를 비축하고 반격을 가하려면 시간을 벌어야 한다"며 "(러시아군에) 가능한 가장 심각한 손실을 끼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화상 연설에서 "빌로후리우카, 마린카, 아우디이우카, 바흐무트, 부흘레다르, 카미얀카를 비롯한 지역들은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인 모두가 싸워 얻고자 하는 미래가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게도 바흐무트는 도네츠크주 장악을 위한 전선을 뚫게 할 뿐 아니라, 자국민에게 전투 주도권을 쥐었다고 선전할 수 있게 한다.
다만 사상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바흐무트 교전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르스키에 따르면 러시아 용병단 와그너그룹은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시 중심으로 진격하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군은 대포와 전차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에 맞서고 있다.
와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에서 "적군은 매 1m를 사수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며 "시 중심에 가까워질수록 전투는 격렬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바흐무트와 그 인근 전투에 투입된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SNS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후퇴를 명령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