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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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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종합병원, 전문의·중증질환 위주로…3년간 10조 투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27 14:49
응급실 앞 환자들

▲서울의 한 대학 병원 응급실 앞에서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의 구조 전환을 위해 3년간 총 10조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기로 했다. 중증 진료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리고 일반병상은 최대 15% 줄이는 한편, 중환자실이나 4인실 이하 병실의 입원료 수가(의료행위 대가)는 50% 높여 중증 환자 치료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구상이다.


정부 의료개혁추진단은 27일 이런 내용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추진방안을 전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보고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논의를 거쳐 확정했다고 밝혔다.


시범사업 형태로 추진되는 이 지원사업은 참여 의료기관이 정부가 제시한 기준에 맞춰 계획서를 제출한 뒤 이를 준수하면 수가 등에서 파격적인 지원을 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당초 밝혔던 대로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진료 비중을 50%에서 70%로 단계적으로 상향하되, 중증 비중이 낮은 병원은 70%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일정 목표를 달성하면 인센티브를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상병에 따른 수술과 시술 종류를 기준으로 '중증'을 분류해 대상이 제한적이라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중증 분류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2차급 진료협력병원에서 의뢰된 환자, 중증 응급 상태로 응급실을 경유해 입원한 환자, 중증 소아환자 등은 현행 분류체계 상 중증이 아니더라도 중증으로 관리하고, 궁극적으로 환자 분류체계를 상병 기준에서 연령, 기저질환 등 환자의 상태를 반영하는 기준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의료대란 장기화에 전국 응급실 의사 42% 감소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에 의료진 인력부족 관련 안내문이 띄워져 있다.

상급종합병원이 권역 내 다른 의료기관과 협력을 강화하도록 하기 위해 시범사업에는 상급종합병원이 진료협력병원과 진료 협력을 강화할수록 지원 수준을 높일 계획이다.


권역의 진료협력 병원 사이에 의사의 전문적 소견을 바탕으로 진료 기록 등 환자 정보를 공유하며 패스트트랙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전문의뢰제'를 도입한다.


상급종합병원이 과도한 병상 확보와 진료량에 집중하지 않도록 일반병상은 지역과 병상 수준에 따라 5~15% 축소한다. 다만 어린이병상, 응급병상 등은 축소하지 않도록 해 경증 진료를 줄이되 필수적인 진료 기능은 유지하도록 할 계획이다.


상급종합병원의 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진료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는 전문의, 간호사 등의 팀 진료로 인력 고용 수준을 유지하면서 중증·응급 진료에 집중하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현재 40% 수준인 전체 의사 수 중 전공의 비중을 20%로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수준으로 전공의 비중을 줄일지 기준은 제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전공의가 중등증 이하의 수술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다기관 협력 수련의 모델을 마련해 실행하면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 의존도가 자연스럽게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경실 의료개혁추진단장은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전공의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며 “전공의가 내실 있게 설계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유의미한 수련의 기회가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시범사업 등을 통해 상급종합병원의 구조전환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도록 앞으로 3년간 3조3000억여원씩 약 10조원의 건강보험을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밝혔던 '2028년까지 10조원 이상 건강보험 투자' 계획과는 별개다.


우선 인력 투입에 비해 보상이 낮았던 중환자실 수가를 현행의 50% 수준인 하루 30만원 높이고, 2~4인실 입원료 역시 현행 수가의 50%인 하루 7만5천원 가산하는 데 6천700억원을 지원한다.


저평가된 중증수술 수가 인상을 위해 3천500억원을 투입해 상급종합병원에서 주로 이뤄지는 910개 수술 수가와 수술에 수반되는 마취료를 50% 수준으로 인상한다.



보건의료 노동자 떠난 병원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로비에서 환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의료공백 사태 중 비상진료 상황에서 중증·응급 진료에 효과가 있었던 비상진료 지원 항목은 제도화를 추진한다.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가산과 응급의료센터 내원 후 24시간 이내 중증·응급 수술에 대한 가산에 1500억원, 24시간 진료 지원에 7300억원, 전담 전문의의 중환자실과 입원환자 관리료에 3천억원이 지원한다.


정부는 구조전환에 투입하는 지원금 중 30%에 해당하는 연간 1조원을 성과 평가를 거쳐 지원한다. 행위별로 정해진 수가를 주는 현행 방식의 한계에서 벗어나 병상 감축 이행 성과, 적합질환 환자 진료 비중, 진료 협력 실적 등 성과를 달성했을 때 더 많은 보상을 주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2월말 시작한 전공의들의 집단 이탈 사태 후 대부분 상급종합병원인 수련 병원의 과도한 전공의 의존에 대한 문제점과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환자 치료에 전념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구조전환을 추진했다.


정부는 시범사업에 대한 신청·접수는 다음달 2일 시작하되, 의료기관들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연말 이후까지 신청기간을 넉넉히 둘 계획이다. 참여 병원에 대한 지원은 내년 1~12월 실적 평가를 거쳐 2026년부터 지급된다.


정경실 단장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의 목표는 중증·응급·희귀질환 중심으로 진료하는 '중환자 중심 병원'으로서의 기능을 확립하는 데 있다"며 “전공의의 과도한 근로에 의존하던 관행을 개선하고 밀도 있는 수련을 제공해 임상과 수련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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