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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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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金도 '디지털' 시대…영국서 금 결제 서비스 시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11.20 16:12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독일 중앙은행 금고에 골드바가 보관되어 있다.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통화(currency)인 금도 디지털 시대에 입성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핀테크(fin-tech, 금융+기술)업체 글리츠가 영국에서 로이즈뱅킹그룹, 마스터카드와 손잡고 상품 혹은 서비스를 매입할 때 금으로 결제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과 직불카드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다양한 통화로 크레딧(신용)을 쌓을 수 있는데, 이러한 통화에 현물 골드바가 포함됐다. 사용자들은 어떤 재화나 서비스를 사기 위해 마스터카드로 결제하기 전에 파운드 같은 통화 아니면 현물 골드바를 선택해 지불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20일 영국과 유럽에서 먼저 이용가능하며 아시아와 미국에서는 내년부터 가능하다.

FT에 따르면 골드바를 보유할 수 있는 최초의 금융서비스로 앱모바일과 직불카드 기반 결제가 가능하다. 사용자들이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 금을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글린츠의 제이슨 코젠스 공동창립자는 FT에 "금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오래됐고 보편적으로 받아 들여지며 믿을 수 있는 교환 매개체다. 역사적인 재산 축적의 수단이며 지폐(paper currency) 가치를 지지하는 수단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폐와 달리 금은 청산되거나 평가 절하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글린츠의 이번 서비스는 가상화폐 비트코인과 같은 대체 결제수단에 대한 투자 열풍 속에서 나왔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막대한 양적완화를 통해 돈을 마구 찍어내면서 기존 화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기존의 통화와 다른 방식으로 가치를 저장할 결제수단을 찾아 나서고 있다.

글린츠의 또 다른 공동창립자 벤 데이비스는 "여러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는 좀 더 공정한 형태의 돈을 만들고 싶다"며 "중앙은행들이 더 많은 돈을 발행하는 바람에 돈의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시대에 돈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에 대한 통제력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앱서비스를 통해 하나의 골드바 전체를 매입하기에는 자금이 부족한 이들에게 금시장 접근성을 더 넓혀서 금의 ‘민주화’를 도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을 단순한 ‘재산축적’의 원자재 이상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그는 "전자지갑이 출현하고 기술을 통한 더 빠른 결제가 가능해졌다"며 "이는 전자결제 시스템에서 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10년 동안 사람들이 금을 보유하고 재산을 보호하며 금을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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