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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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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옥 전 오스템 회장, 서진시스템 ‘새 먹거리’ 낙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30 11:30

주성엔지니어링에 이어 코스닥 ‘큰손’ 행보 눈길

지배구조·사업구조 모두 눈길 가는 기업 선정

서진시스템 CI

▲서진시스템 CI

최규옥 전 오스템임플란트 회장이 또 다른 투자처를 찾았다. 최근 무리한 분할 시도로 상장폐지 위기 해프닝을 겪었던 서진시스템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최규옥 전 회장과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투자회사 네오솔루션즈가 서진시스템의 5% 이상 주주로 새롭게 등장했다. 최 전 회장 개인이 1.69%, 네오솔루션즈가 4.03%를 보유해 합계 지분율은 5.72%에 달한다.


최 전 회장은 치과 임플란트 업계의 대표주자인 오스템임플란트를 일궈낸 인물이다. 1993년 수민종합치재를 인수해 2000년 오스템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2007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며 국내 최대 임플란트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2021년 말 직원의 대규모 횡령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후, 올해 초 MBK파트너스·유니슨캐피탈 컨소시엄에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9.3%를 2740억원에 매각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오스템임플란트 매각 이후 최 전 회장은 코스닥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반도체 장비업체 주성엔지니어링의 지분 9.89%를 확보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번 서진시스템 투자는 그의 두 번째 대규모 투자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금융투자업계는 최 전 회장이 투자한 두 기업의 공통점에 주목하고 있다.




먼저 주성엔지니어링과 서진시스템 모두 지배주주의 교체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황철주 회장의 아들인 황은석 미래전략사업부 총괄 사장이 신설 예정인 반도체 장비기업 대표이사로 내정되는 등 승계 작업이 진행중이라는 평가다.


서진시스템은 좀 더 복잡하다. 전동규 대표이사가 25.61%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분의 대부분은 대출 담보로 잡혀 있는 상태다. 2대 주주는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다. 크레센도 측은 최근 전환사채(CB) 주식 전환으로 약 20%의 지분을 확보했으며 전 대표에게 매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어 향후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태다.


또 두 회사 모두 최근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한 가치 제고를 시도했다는 특징이 있다. 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최근 반도체와 태양광·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을 분리하는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이는 각 사업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서진시스템은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부문의 인적분할을 추진하다 상장폐지 위기를 맞는 해프닝을 겪었다. 지난 5월 8일, 서진시스템은 ESS 사업 부문을 분할해 '서진에너지시스템'이라는 신설법인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결정은 코스닥 상장규정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이뤄져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거래소는 분할 결정 직후 서진시스템에 상장적격성 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히며 거래를 정지시켰다. 결국 서진시스템은 5일 만에 분할 계획을 전면 철회하고 원래 상태로 돌아갔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규옥 전 회장의 코스닥 상장사 지분 확보 전략에 대해 신속하고 목적이 뚜렷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의 지분을 단기간에 확보해 향후 이슈에 따라 주가 이상의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전략"이라며 “아직 투자 성과를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단기적 수익보다는 장기적 성장 잠재력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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