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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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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IPO 컬리·오아시스, 상장 어려움 겪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20 15:43

기업·재무적투자자 간 기업가치 괴리감 커

티메프 사태로 이커머스 업종 불신 ‘↑’

기한연장·철회 고심하는 기업 늘어날 듯

국내 대표적인 프리(pre) 기업공개(IPO, 상장 전 투자) 도전 기업인 컬리와 오아시스마켓 상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 대표적인 프리(pre) 기업공개(IPO, 상장 전 투자) 도전 기업인 컬리와 오아시스마켓 상장이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전망이다. 픽사베이.

국내 대표적인 프리IPO(pre-IPO, 상장 전 투자) 도전 기업인 컬리와 오아시스마켓의 상장이 기대만큼 빠르게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티몬·위메프 사태(이하 티메프 사태)로 이커머스 업종 자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깊어진 데다 기업가치 하락으로 인한 재무적투자자(FI)와의 의견 차이가 갈등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 8%에 수준인 마켓컬리의 운영사 컬리는 지난 2021년에 4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프리IPO를 통해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로부터 2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약속했던 경영실적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고, 지난해 초 상장도 연기했다. 이후 컬리는 앵커PE와 투자 단가 조정을 했다. 이때 컬리의 기업가치는 2조원대 중반으로 조정되기도 했다.


그 결과 올해 앵커PE는 컬리의 최대주주가 됐다. 컬리는 앵커PE와 아스펙스캐피탈 등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1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로 유치하기도 했다. 지속되는 자금 조달 탓에 김슬아 컬리 대표의 지분율은 5.91%에 불과하다.


프리IPO는 상장을 예정에 둔 기업이 약속한 기한 내 상장을 약속하고 일정 지분을 투자자에게 매각해 자금을 유치하는 방식이다. 이때 투자자들은 상장 시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만일 상장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매각자가 지분을 되사들여야 할 권리인 풋옵션(Put-option)을 행사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컬리는 여전히 상장이 불투명하다는 점이 리스크다. 현재 기업가치가 1조원 수준까지 추락했기 때문이다. 올해 2015년 회사 설립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 5억원을 기록하면서 상장 기대감이 나왔지만, 시장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재무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티메프 사태로 이커머스 업종 자체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컬리가 최근 정산 대금 주기를 최대 20일 늦추면서 자금 융통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중이다.




프리IPO 추진 기업인 오아시스마켓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2월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지만,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해 상장을 철회했다. 당시 오아시스의 희망 공모가는 3만500원~3만9500원선이었다. 당시 기관투자자들은 2만원 안팎의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오아시스마켓의 기업가치를 6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다만, FI인 UCK파트너스(옛 유니슨캐피탈코리아)가 90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고수하고 있다. 프리IPO는 상장 기일과 규모를 약속하고 먼저 투자를 받은 만큼, 상장 기일을 미루거나 철회하려면 FI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만일 동의가 되지 않을 경우 투자금을 약정에 따라 반환과 보상, 소송 등에 휘말릴 수 있다.


증권가에서도 현 시점에서 프리 IPO 기업들의 상장 일정 진행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증시 변동성 심화와 유동성 우려, 실적 저하로 몇 년 전과 비교해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진 곳이 많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기업은 아니지만, 또 다른 프리 IPO 기업인 티맵모빌리티가 당장 내년 FI들과 약속한 상장 기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절차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티맵모빌리티는 FI들과 기한 연장을 추진 중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새 고금리 상황과 증시 변동성 심화로 다수의 프리 IPO 기업들이 상장 기한을 연장 또는 철회하고 있어 FI도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동의 여부를 결정하는 중"이라면서 “특히 유통기업들의 경우 시장상황 악화에 추가 투자유치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FI들이 주주가치 희석화 방지 조항을 내세우거나, 풋옵션을 행사할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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