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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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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發 금융시장 충격 안 끝났다?…“긴축 파장 몇년간 지속”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04 11:37

“일본은행 긴축의 파장, 단순하지 않아”
해외 투자금 일본으로 복귀 가능성 경고
日연기금, 일본 주식 비중 늘릴 가능성↑

JAPAN-YEN/EXPLAINER

▲일본 엔화(사진=로이터/연합)

엔 캐리 트레이드(일본 엔화를 저리로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 충격으로 지난달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친 가운데 이같은 '일본발 충격'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집중된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통화 긴축 기조로 선회한 만큼 해외투자에 나선 일본 자금이 본국으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이 과정에서 금융시장이 또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운용사 티 로웨 프라이스의 아리프 후세인 채권 총괄은 보고서를 통해 “매파적인 일본은행과 미국 경제둔화 우려로 지난달 5일 엔화 수요가 급증했었지만 투자자들은 글로벌 주식, 통화, 채권 등이 폭락한 근본적인 뿌리를 무시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해외 투자금이 일본으로 대거 복귀할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후세인 총괄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글로벌 증시 폭락의) 핑곗거리로 삼는 것은 커져가는 추세의 시작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일본은행의 긴축이 글로벌 자본 흐름에 미치는 파장은 결코 단순하지 않아 향후 몇 년 동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젠가 일본 국채수익률이 높아지면 생명보험사, 연기금 등 일본 거대 투자자들이 해외 우량 국채에서 일본 국채로 다시 몰릴 수 있다"며 “이는 글로벌 시장의 수요를 재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세계 최대 연기금 중 하나인 일본 공적연금(GPIF)이 일본은행의 긴축으로 해외 자산(주식·채권)을 매각하고 일본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높일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날 블룸버그가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1명의 애널리스트 중 절반 가량은 GPIF가 일본 주식 비중을 현재(25%)보다 높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GPIF가 해외 주식과 채권을 비중을 축소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각각 30%, 48%에 달했다.


GPIF가 굴리는 자금이 막대한 만큼 주식을 소폭 매수하더라도 이에 따른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GPIF는 250조엔 가량을 운용하는 세계 2위 연기금이다. 블룸버그는 주식 비중이 5%포인트 확대된다는 것은 10조엔이 넘는 순매수라고 전했다.


NLI리서치의 이데 신고 수석 주식 전략가는 “GPIF의 어떠한 움직임도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며 “GPIF가 일본주식 비중을 25%로 끌어올린 적은 10년 전이었다"고 말했다.


GPIF는 자산별 기대수익률과 위험 등을 고려해 5년마다 포트폴리오를 설정한다. 마지막 조정은 2020년 3월이었다. 당시 GPIF는 일본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 기조로 일본 국채 비중을 35%에서 25%로 축소한 반면 해외 국채 비중을 15%에서 25%로 확대했다.


한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4일 오전 11시 13분 기준,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5.25엔을 보이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2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일본은행이 금리인상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날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경제와 물가가 예상대로 흐른다면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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