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냉동김밥 열풍이 불면서 사조대림 주가가 1년 만에 250% 폭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판단에 목표가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주가가 지나치게 급등했다고 판단해 사조대림을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다. 투자주의종목 지정 이후 기관과 외인이 순매도에 나서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어 앞으로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냉동김밥 흥행에 1년 새 주가 250% 폭등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사조대림은 전 거래일 대비 2.98% 내린 8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소폭 하락 마감했으나 지난 1년 간 주가 상승폭은 200%를 훌쩍 넘어섰다. 사조대림 주가는 1년 전인 지난해 7월까지만 하더라도 2만5000원선에서 거래됐으나 1년 만에 249.9% 폭등했다. 연초와 비교해도 170.8%가 뛰었다.
사조대림은 미국 등 해외에서 냉동김밥이 인기를 얻으면서 냉동김밥 수혜주로 분류된 이후 주가가 빠른 속도로 치솟았다. 지난 8일에는 하나증권이 증권사 최초로 사조대림의 목표주가를 현 주가의 두 배인 16만원으로 제시하면서 다음 날 상한가로 직행했다. 같은 날 장중에는 주가가 10만9900원까지 오르며 1996년 상장 이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사조대림은 최근 미국 최대 한인마트에 냉동김밥 3종을 수출하고 있다. 초도 물량 입점 후 추가 발주를 이어가고 있으며 향후 미국 현지 한인마트를 비롯한 현지 로컬 마켓으로 공급 채널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냉동김밥 흥행에 힘입어 사조대림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946억원, 44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 대비 각각 17.3%, 31.7% 증가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예상 매출은 2조5591억원, 영업이익은 191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각각 전년 대비 24%, 49.1% 증가한 수준이다.
◇투자주의 지정에 외인·기관 '팔자' 전환
승승장구하던 사조대림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 건 지난 10일부터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9일 장 마감 이후 사조대림에 대해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어 10일(1일간)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되니 투자에 주의하길 바란다"고 공시했다.
사조대림이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된 데는 지난 9일 종가가 1년 전 종가보다 200% 이상 상승했기 때문이다. 투자주의종목에 지정되면 추후 주가 흐름에 따라 투자경고로 이어질 수 있고 투자경고종목이 되면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이러한 우려에 지난 10일과 이날 2거래일 간 사조대림은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 전환했다. 지난 10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8.84%가 빠졌는데 외인과 기관이 각각 2336억원, 663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하락세를 이끌었다. 이날도 기관이 순매도(696억원) 행렬을 이어가면서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98% 하락했다.
연속 하락세에 장중 10만원을 돌파했던 주가는 8만원 후반대로 떨어지는 등 주가 향방이 안갯속 양상에 빠졌지만 오히려 개인 투자자들은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 외인과 기관이 매도로 돌아선 가운데 개인은 890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주가 상승에 베팅하면서 저점 매수에 나선 것이다.
◇계열사 확대 등 성장성 기대 여전…“아직 저평가" 전망도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을 전망하는 데는 사조대림의 사업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
사조대림은 지난해 11월 사조CPK(舊 인그리디언 코리아) 지분 100%를 3400억원에 인수했다. 사조CPK는 전분당 제조 및 판매 업체로 대체당 수요 증가에 따른 이익 상승이 전망된다.
지난달에는 식자재 및 위탁 급식 운영 업체인 푸디스트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푸디스트는 한화호텔앤리조트에서 지난 2020년 독립한 업체로 오프라인 채널 '식자재왕마트'를 운영 중이다. 사조CPK왕 푸디스트 인수에 따른 중장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두 기업 인수로 인해 발생하는 매출은 올 하반기와 내년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사조대림은 올 1분기 실적 및 사업설명회 자료를 통해 신규 계열사 추가로 사조그룹의 올해 전체 예상매출액을 6조원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계열사 추가를 통해 외형 확장은 물론 원가 및 유통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며 “강화된 펀더멘탈 대비 주가는 현저히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