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화한 지난 1년 동안 의식주는 물론이고 우리 일상 전반에 다양한 변화가 생겼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즉 디지털을 중심으로 비대면 바람에 가속을 붙였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물리적 이동과 직접적 만남 없이 랜선만으로 가능한 것이 하나둘 아니다 보니 그만큼 기술과 새로운 산업들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거나 나타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를 꼽자면 ‘교육’이다.
비대면 수업의 활성화로 기술에 교육이 더해진 ‘에듀테크’ 시대가 가까이 온 것. 그러나 밝음 이면에 어둠이 존재하듯, 급격한 변화로 발생하는 양극화가 교육 부문에도 드러났다. 과거 ‘부익부 빈익빈’으로 있던 학습격차의 간극이 코로나19로 더 크게 벌어진 것이다. 이는 구글 데이터를 통해 명확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 10대 청소년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란 악재로 등교 중단, 원격 수업 등의 생각도 못한 경험을 해야 했다. 초·중·고교 학생들은 같은 학급 친구는 물론이고 담임 선생님의 얼굴조차 마주할 수 없었던 것. 서로 다른 공간에서 오로지 모니터 화면으로 소통해야 했다. 이는 학습 격차의 확대와 에듀테크 세대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1인당 사교육비 증가, 학습 간극 확대
코로나19는 전체 사교육비 감소를 가져오긴 했으나, 사교육 참여학생의 경우 1인당 사교육비가 증가했다. 다시 말해 사교육 참여율은 줄어든 반면, 지속적으로 사교육에 참여한 학생의 경우 지출비용이 더 늘어 계층간 학습 격차가 커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통계청 조사에서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은 최대 5배 차이가 나기도 했다.
지난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그 전년(2019년, 10조5000억원)에 비해 11.8% 감소했다. 그러나 사교육 참여 학생의 1인당 사교육비는 2019년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참여 학생들만 살펴봤을 때 전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0.3% 증가한 것.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 월평균 사교육비는 64만원으로 5.2% 늘었으며 중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49만2000원으로 2.5% 증가했다. 코로나19 상황 속 사교육은 가정환경, 경제적 차이, 수준별 등에서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학습격차 발생을 가져왔다. 지난해 11월 서울시교육청이 시민참여단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조사에 응한 시민참여단 96.0%가 코로나19 이후 학습격차 발생에 동의했다.
이들은 △학업 수준별 격차(88.5%) △가정환경별 격차(86.5%) △경제적 계층별 격차(82.3%) △서울 시내 학교 간·지역 간 격차(79.2%) △온라인 학습 인프라별 격차(79.2%) 등 전 부문에서 격차가 심화됐다고 짚었는데 그 원인으로 ‘개인·학부모의 학업 관심도 차이’(61.5%)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사교육 현황에 따른 차이’(51.0%) △‘가정의 경제적 여건 차이’(47.9%) △ ‘학교별 온라인 수업의 내용 차이’(41.7%) 등을 답했다.
사회·경제적 부유층일수록 디지털 환경이 우수하고, 부모가 자녀의 원격수업 지원에 투자할 시간과 여력이 충분한 가정은 사교육 도움을 받기 수월해 평균 이상의 학업 성과를 보였다는 방증이다. 반대로 원격수업과 사교육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기 힘든 가정의 자녀들은 학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9월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이러닝 코리아 : 에듀테크페어 & 콘퍼런스’에서 어린이가 디지털 교과서를 체험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교육에 기술 더한 ‘에듀테크’ 서막 열리다
코로나19가 가져온 가장 큰 교육의 변화는 바로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됐다는 것이다. 이는 교육(Education)에 디지털, 다시 말해 기술(Technology)이 더해진 ‘에듀테크(Edutech)’의 시작을 가져왔다. 에듀테크는 학습 알고리즘, 데이터 기반 평가와 분석, 이러닝 학습 등이 대표적인데 교사와 학생 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 시간과 장소 등 제약 없이 언제든 수업을 받을 수 있게 한다.
이를 ‘무크(MOOC)’, 수강인원에 제한 없이(Massive), 모든 사람이 수강 가능하며(Open), 웹 기반으로(Online) 이뤄지는 강좌(Course)라고 부르며 줌(Zoom)과 구글 클래스룸(Classroom), 클래스 도조(ClassDojo) 등이 일례로 꼽힌다.
인공지능(AI) 교사 등장도 눈에 띈다. AI 교육은 ‘지능형 개인 교사 체제(Intelligent Tutoring System·ITS)’를 의미하는데 학생 개개인에게 맞춤 학습을 제공하고, 교사는 창의 인성 지도에 집중하는 식으로 운용된다.
한 예로 A 라는 학생이 AI 교사와 수업을 진행할 때 AI교사는 A 학생 개인의 학습 패턴과 건강상태, 이해도, 좋아하는 과목, 집중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업의 난이도와 진도를 결정한다. 맞춤 학습인 셈이다.
교육업계는 이러한 추세를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온라인 강의 등 에듀테크 시장이 더욱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취재팀=김아름 차장(팀장) 정희순·서예온·이나경·신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