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금융, 가장 먼저 ESG전략부…신한금융, ESG기획팀 신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ESG를 전담하고 총괄하는 조직을 만들어 ESG경영 실천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 상태다.
가장 먼저 ESG 조직을 전면에 내 건 곳은 KB금융그룹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3월 이사회 안에 ESG경영의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당시 ESG경영이 금융권에 새로운 키워드로 부각되는 분위기였는데, KB금융은 ESG경영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ESG위원회를 만들었다.
ESG위원회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비롯해 총 9명의 사내·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고 있다. 그룹 ESG 전략·정책 수립, ESG 추진현황 관리·감독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ESG경영의 최고의사결정을 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은 ESG전략부와 ESG기획부를 각각 두고 있다. 지난 2019년 연말 조직개편에서 사회공헌문화부를 ESG전략부로 개편하며 ESG 조직에 시동을 걸었다. 당시만 해도 ESG를 조직 이름에 내건 금융사는 드물었던 만큼 KB금융의 움직임은 눈길을 끌었다.
이후 다른 금융사들도 ESG 전담 조직을 만들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움직임은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서 시작됐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연말 그룹 전략·지속가능부문(CSSO) 산하에 ESG기획팀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룹 전체의 ESG 전략 추진에 집중도를 높인다는 목표에서다. 당시 CSSO 역할을 수행해 온 박성현 상무를 CSSO로서 부사장으로 발탁했고, 탄소제로 프로젝트, ESG 통합 평가모델 구축 등 지속가능금융의 실행력을 강화하도록 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현재 각 계열사별로 ESG 기획 관련 부서나 팀을 두고 있고, 지주에서는 ESG기획팀이 그룹 총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매주 월요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ESG기획팀 등이 참여하는 ‘ESG 전략 회의’를 열고 ESG 관련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아이디어 공유를 비롯해 그룹사별 ESG 추진 사업, 진도율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는 게 신한금융 측 설명이다.
◇하나금융, ESG부회장도…금융지주들 이사회에 ESG위원회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
이후 올해 3월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내 ESG 관련 위원회인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같은 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ESG경영을 이사회 차원에서 결정해야 하는 주요 핵심 사안으로 격상시킨다는 의미다. 기존의 사회가치팀은 ‘ESG기획팀’으로 개편해 ESG경영의 실천력을 강화했다.
ESG부회장직을 새로 신설한 점도 특징이다. 이 자리에는 함영주 부회장을 임명해 ESG 금융을 총괄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도 ESG경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ESG경영부서를 두고 있다. 지난해 연말 ESG경영 체계를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신설했다. 또 올해 1월 그룹사 최고경영자(CEO)를 위원으로 하는 ‘그룹 ESG경영협의회’를 만들어 의사결정 체계를 강화했다.
또 지난 3월 이사회 안에 ESG경영위원회를 만들었다. ESG경영위원회는 그룹 ESG 전략과 정책을 수립하고, ESG 관련 각종 추진 현황을 보고받는 등 그룹의 ESG경영 전반에 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한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을 비롯해 총 9명의 이사가 참여하고 있다.
NH농협금융그룹도 올해 ESG 의사결정 체계로 금융지주 이사회 내 ESG 관련 위원회인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위원회’와 회장 주관의 ‘ESG전략협의회’를 신설해 컨트롤타워를 구축했다. 올해 사업전략부 안에 만들었던 ESG 전담 조직 ‘ESG추진팀’은 ‘ESG추진단’으로 격상했다. 앞서 NH농협은행에서는 녹색금융 사업단과 ESG추진위원회를 신설해 ESG경영 체계를 강화하기도 했다.
이처럼 주요 금융지주뿐 아니라 지방금융지주와 은행, 증권사, 운용사 등 전 금융회사에서 ESG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금융회사에서 ESG 전담 조직이 생기고 있는 것은 ESG경영의 중요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ESG경영을 고민하고 바로 실천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조직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전에는 일부 부서에서 ESG 성격의 업무를 담당했지만, ESG란 이름을 달고 부서가 신설되는 것은 최근의 일"이라며 "금융사의 사회적 역할이 강조되면서 회사에서 ESG 부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