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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2주년 기획] ESG 펀드에 돈몰린다...올들어 수익률 주식형펀드 제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5.25 14:56

ESG 펀드 89개...1년 전보다 36개 늘어



최근 1년간 9천억 유입...주식형펀드 자금 '이탈'



양적성장 이뤘지만...ESG 평가시스템 구축 등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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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ESG 펀드에도 급속도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한 것과 달리 ESG 펀드에는 5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이 기간 ESG 펀드 수익률은 주식형펀드 수익률을 소폭 앞섰다.

다만 업계에서는 아직 국내 ESG 경영이 초기 단계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해당 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ESG 평가시스템이 보다 정교해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SG 펀드 자금 유입 ‘계속’...주식형펀드는 ‘이탈’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서스틴베스트 등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에 설정된 ESG 펀드는 총 89개로, 1년 전(53개)보다 36개 증가하며 양적으로 확대됐다.

특히 ESG 펀드는 연초 이후 5867억원(5월 기준)의 자금이 몰리며 투자자들로부터 꾸준히 관심을 받고 있다. 1년 기준으로도 92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3000억원이, 1년 기준으로는 무려 13조5800억원의 자금이 이탈한 것과 대조적이다.

 

올 들어 ESG 펀드 수익률 7%...주식형펀드 앞서

 


수익률도 우수하다. 연초 이후 ESG 펀드 수익률은 7.19%로 국내 주식형펀드(5.78%) 성과를 소폭 앞섰다. 1년 기준으로도 6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펀드별로 보면 1년 기준 우리자산운용의 우리지속가능ESG증권자투자신탁이 77.7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브이아이FOCUSESGLeaders150(77.15%), 브이아이사회책임투자증권투자신탁(73.83%), 키움올바른ESG증권투자신탁(72.54%), 한화코리아레전드ESG증권자투자신탁(70.63%), 삼성ESG착한책임투자증권투자신탁(66.49%), 미래에셋좋은기업ESG증권자투자신탁(64.6%) 등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ESG 펀드가 투자자로부터 주목을 받는 배경에는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여파로 착한 기업에 투자하는 ESG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업 경영시 실적 뿐만 아니라 환경, 사회적 영향,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성과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최근 들어 기업을 평가하는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고 있다.

 

ESG 가이드라인 부족...명확한 평가시스템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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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SG 펀드의 분기별 순자산 및 현금흐름.(단위:억원)


다만 아직까지는 ESG 펀드의 상당수가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편입해 국내 주식형펀드와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각 분야는 물론 펀드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지표가 없는 탓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해당 펀드가 무늬만 ESG인 그린워싱(환경위장주의) 기업을 편입했는지 등을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등 연기금을 중심으로 ESG 기업에 대한 투자가 더 활발해지고, ESG 펀드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각 운용사가 ESG 평가시스템을 구축해 보다 정교하게 ESG 점수가 우수한 기업들 위주로 비중을 늘리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국내 ESG 시장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ESG 펀드의 수익률은 코스피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아직은 ESG에 대한 평가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향후 ESG 평가시스템을 보다 완성도 있게 구축한 기업이 향후 ESG 펀드나 상품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뿐만 아니라 정부 역시 명확하게 ESG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정부는 기업이 ESG 관련 공시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ESG 평가기관에 대한 자격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며 "펀드평가사는 ESG에 대한 펀드 평가를 보다 정교하게 다듬어 투자자들에게 어떤 펀드의 ESG 점수가 우수한지 등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ESG 관련 데이터가 축적되고 평가 기준이 보다 명확하게 구축될 경우 향후 ESG 펀드는 국내 주식형펀드보다 우수한 수익률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운용사들이 ESG 펀드를 그 목적에 맞게 잘 운용했는지, 의미있는 성과를 냈는지, 특정 기업에 ESG 관련 돌발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했는지 등을 꼼꼼하게 파악해야 한다"며 "현재 각 운용사들이 ESG 경영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 중인 만큼 노하우를 구축하는 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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