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하고 있다.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공정과 상식이라는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회복해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겠다"고 다짐했다.
‘공정’과 ‘상식’이라는 시대정신을 내세운 윤 대통령이 포스트-코로나 민생위기, 사회갈등과 양극화, 북핵·미사일 도발 등 산적한 대내외적인 과제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장에서 16분 분량의 취임사를 통해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팬데믹 위기, 공급망 재편, 기후 변화, 식량·에너지 위기, 초저성장과 대규모 실업,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 등 각종 현안을 거론하면서 "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정치는 이른바 민주주의의 위기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반(反)지성주의’를 꼽았다. 윤 대통령은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입장을 조정하고 타협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진실이 전제돼야 한다"며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합리주의와 지성주의"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유의 가치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바로 자유"라며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정확하게 인식하고 재발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라며 "자유는 보편적 가치"라고 거듭 강조했다. 경제성장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빠른 성장 과정에서 많은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해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며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은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우리의 자유를 확대하며 우리의 존엄한 삶을 지속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으로써 과학 기술의 진보와 혁신을 이뤄낸 많은 나라들과 협력하고 연대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안보 이슈에 대해선 "일시적으로 전쟁을 회피하는 취약한 평화가 아니라 자유와 번영을 꽃피우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며 "전세계 어떤 곳도 자유와 평화에 대한 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밝혔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도 마찬가지라면서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서도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 북한 경제와 주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자유와 인권의 가치에 기반한 보편적 국제규범을 적극 지지하고 수호하는데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자유,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위대한 국민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에 새로 마련된 대통령 집무실에서 1호 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김대기 비서실장, 강인선 대변인, 최상목 경제수석, 최영범 홍보수석, 안상훈 사회수석,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 |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 등을 마친 뒤 용산 집무실로 이동해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1호 결재로 국회에 송부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서명했다. 이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7명의 장관을 공식 임명했다.
이날 임명된 초대 내각 구성원은 추 부총리를 비롯해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등이다. 이들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여야 합의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된 인사들이다.
윤 대통령은 또 김대기 비서실장과 5수석,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용현 경호처장 등 대통령실 정무직과 각 부처 차관에 대해서도 임명했다.
윤 대통령은 11일 전군지휘관회의 주재한다.
오는 12일 취임 후 첫 국무회의를 열어 코로나19 손실보상 등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할 전망이다.
국무회의 의결 정족수(15명 이상)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장관 추가 임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 협조요청과 함께 아직 국회 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내각 구성원 후보자에 대해 일정 절차 등을 거쳐 조만간 순차 임명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jj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