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상에서 유명한 장소들은 사람들이 북적여 답답하고 짜증을 유발하기까지 합니다.
요즘같이 더운 주말 한산하고 시원하게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어떨까요?
한산한 갤러리에서의 미술 작품 감상은 잃어버렸던 마음의 여유를 찾아줄 뿐만 아니라 예술적 견문을 넓히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서울 시내 가볼만 한 전시회가 열리는 미술 갤러리 3곳을 소개합니다.
△ 가나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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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센터에서 진행되고있는 심문섭 작가 개인전 ‘물物에서 물水로’.(사진=가나아트 홈페이지 제공) |
평창동에 위치한 가나아트센터 건물은 인천 공항 인테리어 설계자인 프랑스 건축가 장 미셀 빌모트가 설계했고 2000년 독일 건축 전문 기관 타쉐에 의해 밀레니엄 건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현재 가나아트센터에서는 심문섭 작가 전시회가 6월 6일까지 진행됩니다. 이밖에 한남동 가나아트 나인원, 보광동 가나아트 보광에서는 각각 윤광조, 에디강 작가의 전시회가 오는 29일까지 열립니다.
윤광조 작가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 등에 소장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국적이면서 독창적인 분청 기법으로 표현해 ‘얽매이지 않는 본성의 자유’를 추구합니다.
세상을 향한 순수하고 따뜻한 시각이 반영된 캐릭터를 작품에 녹여내는 에디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서사 구조를 선보여 예술이 지닌 치유 가능성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작품에 작가 개입을 최소화해 재료 본연의 성질을 드러내고 작품 소재, 전시 환경, 관람객 간의 상호 작용을 추구하는 심문섭 작가는 ‘물物에서 물水로’라는 이름으로 전시회를 진행합니다. 그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조각가로서 추구해 온 순환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합니다.
△ 삼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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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세영 갤러리에서 29일까지 진행되는 특별 전시.(사진=김다니엘 기자) |
삼세영 갤러리는 "그때, 지금 그리고 영원히", "변화하는 미술관,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의 조화" 등의 슬로건을 가지고 과거, 현재, 미래 작품들이 조화를 이루는 갤러리입니다.
삼세영 갤러리는 사업적 의도보다 누구나 흥미롭게 작품을 공유하고자 했던 창립자에 의해 계획됐습니다.
갤러리에서는 상설 전시와 기간을 두고 열리는 특별 전시가 함께 진행됩니다.
상설 전시에서는 고려청자, 도자기 등 창립자가 소장하고 있는 여러 점의 고미술품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12세기 청자부터 19세기 도자기까지 다양한 작품들은 박물관을 방불케 합니다.
오는 29일까지 진행되는 특별 전시는 ‘THE BASIC‘이라는 이름으로 점, 선, 면을 기본 삼아 작업하는 작가 4인의 작품들이 전시됩니다.
김기드온, 신상원, 이정, 조은우 등 간결함, 모던함, 절제미를 강조하는 작가들의 작품과 고미술품들이 조화를 이뤄 갤러리 창립자 의도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갤러리는 커다란 통창들로 이뤄져 있고 자연친화적 환경에 위치해 마치 서울 시내에서 교외로 휴식을 취하러 간 듯한 느낌을 줍니다.
1층에는 음료를 마시며 쉴 수 있는 카페도 마련돼 주말 시간을 부담 없이 보내기에 적합합니다.
△ 파운드리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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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아 아이오실존 국내 첫 개인전 ‘Nocturnal’.(사진=파운드리 서울 홈페이지 제공) |
파운드리 서울은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는 이태원처럼 여러 사람들의 취향을 만족시킬만한 젊고 실험적은 현대미술을 소개합니다.
갤러리에서는 6월 5일까지 런던 기반 작가들인 율리아 아이오실존과 서신욱의 국내 첫 개인전이 열립니다.
아이오실존 작가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오는 흥미로운 이미지들을 동화나 만화의 한 장면을 옮겨낸 것 같은 작품들로 선보입니다. 작가는 각각 작품에 문화적, 역사적 맥락을 활용해 인간 심리, 영혼, 사회상에 대한 관찰과 질문을 숨겨놨다고 합니다.
작가는 ‘도피주의’에 대한 탐구를 여러 해 동안 이어왔습니다. 그에게 도피주의란 장기화된 코로나19, 정치, 혼란한 현실을 잠시 벗어나 활기와 안온함을 되찾으려는 시도이자 무한한 가능성을 재발견하는 능동적인 태도라고 합니다.
서신욱 작가는 이번 전시 작품을 통해 주체성을 상실하고 한낱 부품으로 전락해버린 인간의 위상을 내구도 테스트 당하는 공산품처럼 표현했습니다. 또 생체 정보 등 각종 개인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당하고 이를 통해 개인의 취향과 행동 양식을 지배당하는 디지털 문명과 다국적 자본에게 포섭된 현대인의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합니다.
이 작품들이 남기는 여운은 예리하고 냉철한 시각으로 이어나가는 작가의 블랙 코미디로 해석됩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