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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특사] 이재용 리더십 탄력···삼성전자 ‘복합위기’ 넘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8.12 11:38

사면복권으로 경영 족쇄 벗어···경기침체·업황부진 등 돌파구 마련
450조원 투자·8만명 고용 계획 이행 등 속도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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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특사’로 복권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취업제한이라는 ‘족쇄’를 풀어낸 만큼 이전보다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각종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당장 삼성전자가 처한 각종 ‘복합위기’ 상황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인플레이션에 따른 글로벌 주요국의 긴축,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 심화, 경기침체 우려, 반도체 업황 부진 등 경영 환경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우선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 등 전문경영인들과 소통을 강화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후 사업장 방문 등을 통해 사업 현안과 투자계획 이행 상황 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삼성그룹 전자계열사 사장단 회의가 열릴 가능성도 점쳐진다.

일단은 주력 사업인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는 한편 미래 먹거리 육성과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삼성이 지난 30여년간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인 메모리 반도체는 거대한 내수시장과 국가적인 지원을 받는 중국 메모리업체의 거센 추격에 직면한 상황이다. 미국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의 기술 추격도 거세다.

특히 우리 정부의 칩4 참여는 삼성에 기회이자 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만, 일본과 반도체 공급망 동맹을 통해 중국과 기술 격차를 당분간 유지할 수 있겠지만, 동시에 중국 시장을 잃게 될 위험도 크다는 인식이 생겼다.

삼성그룹의 대규모 인수합병(M&A) 윤곽이 드러날지도 관심사다. 100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삼성은 대형 M&A를 추진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삼성은 지난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M&A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경영 족쇄’를 풀어낸 만큼 다른 회사와 소통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차세대통신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으로 본다.

정치권에서는 이 부회장은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 및 고용에도 나설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번 경제인 사면 복권 사유가 ‘경제 위기 극복’이라는 이유에서다.

삼성은 지난 5월 450조원 규모의 투자와 8만명 신규 고용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투자계획을 내놓기보다는 종전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이 이와 관련한 메시지를 별도로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이 부회장이 연내 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회장 승진은 법률(상법)상의 직함은 아니어서 사내주요 경영진이 모여 결정하면 이뤄진다.

올해 54세인 이 부회장은 2012년 12월 44세의 나이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10년째 유지 중이다. 4대 그룹 가운데 회장 타이틀을 달지 못한 총수는 이 부회장이 유일하다. 고(故) 이건희 회장은 1987년 12월 45세의 나이에 회장직에 올랐었다. 이 부회장이 현재 무보수 미등기임원이라는 점도 재계에서 주목하는 포인트다.

‘사법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점은 변수다. 이번 복권과는 별개로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으로 매주 재판을 받고 있다. 복권이 결정된 이날도 이 부회장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형기는 지난달 29일 종료됐지만 5년간 취업제한 규정을 적용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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