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열 프립(Frip) 대표. 사진=프립 |
20세기 글로벌경제를 제조와 금융 중심의 ‘골리앗기업’이 이끌었다면, 21세기 경제는 혁신창업기업 스타트업(start-up) ‘다윗기업’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실제로 최근 20여년 간 글로벌 경제와 시장의 변화의 주인공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스타트업이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알리바바, 틱톡은 물론 국내의 네이버, 카카오, 넥슨, 쿠팡 등도 시작은 개인창업에서 출발했다. 이들 스타트업들이 역외와 역내 경제에서 새로운 부가가치, 새로운 직종(일자리) 창출을 선도하고 있다.
한낱 목동에서 당당한 장군로 성장한 ‘스타’ 스타트업을 꿈꾸며 벤치마킹하는 국내외 창업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그러나 성공의 열매를 맛보기 위한 과정은 매우 험난하다. 스타트업(창업)은 했지만 점프업(성장)하기까지 성공보다 좌절이 더 많은 ‘정글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오늘도 부단히 돌팔매질을 연마하는 ‘다윗 후예’ 스타트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집과 학교, 반복된 생활만 계속된다면 긍정적인 사람도 ‘번 아웃(Burn Out) 증후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내 여가 플랫폼인 프립(Frip)은 이 같은 현대인들의 무료한 일상에 ‘즐길거리’를 제안하는 스타트업이다. 재능과 취향을 지닌 누구나 호스트(Host·주최자)가 돼 모임을 만들 수 있으며, 취미·여가 생활을 찾는 크루(Crew·회원)들이 참여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약 1만8000명 호스트와 전체 130만명 크루들이 활동하고 있다.
임수열 프립 대표는 "지난 2013년 직접 호스트 역할을 맡아 SNS를 통해 약 30명의 사람들을 모은 뒤 강원 삼척 장호항으로 스노클링 여행을 떠난 것이 사실상 프립의 출발점이 됐다"며 "이후 다양한 경험과 콘텐츠를 보유한 호스트를 본격 섭외하기 시작했고, 2016년 3월 앱 서비스 프립을 출시하게 됐다"고 창립 배경을 설명했다.
프립의 장점은 △호스트 △MZ세대 △액티비티(activity·활동) 등 3대 키워드로 요약된다.
먼저 저마다 다른 색깔을 지닌 호스트들이 모여 특색 있는 모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타 OTA(온라인 여행사, Online Travel Agency)와 차이점을 둔다. 예컨대, 단순 드로잉(drawing) 수업이 아닌 주제에 맞는 와인과 페어링하며 그림을 그리는 모임도 있다.
젊은 세대에 큰 지지를 받는 커뮤니티인 점도 눈에 띈다. 실제 전체 130만 회원 중 약 92%가 2030세대로 이들의 재구매율은 40% 수준에 이른다. 각 로컬 지역의 숨겨진 야외활동 포인트·체험 프로그램을 발굴, 기획해 상품화하기도 한다. 최근 서핑 성지로 꼽히는 양양·강릉·고성 지역의 당일치기, 1박2일 ‘프립버스’ 상품을 내놔 인기몰이를 한 것이 대표 사례다.
여러 호스트들이 입점하는 만큼 프로그램의 퀄리티(상품성)과 신뢰성 검수도 집중적으로 공을 들인다. 가입 과정부터 신분을 파악하고, 상품 개설 후 담당 부서에서 적합성을 검토한다.
▲지난 2016년 3월 출시한 앱 서비스 ‘프립’. 사진=프립 |
임 대표는 "호스트와 유저 각 파트에 CX(Customer Experience) 전담팀을 구성해 호스트와 유저, 유저와 유저 사이에서 발생하는 민원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쓰리아웃제도도 운영해 부정적인 신고가 3번 이상 들어올 시 플랫폼 내 활동을 차단한다"고 말했다.
여행·관광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업종으로 꼽히지만 프립은 확산세가 거세던 2020년 말 누적 회원수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 모임 인원을 소규모로 줄이고 비대면 트렌드에 맞춰 거리두기를 하면서 즐길 수 있는 상품을 개발, 제안한 것이 주효했다.
임 대표는 "향후 단순 패키지·자유 여행이 아닌 개인의 관심사를 반영한 테마 여행이 각광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MZ세대들은 자신을 드러내는데 주저함이 없는 만큼 자사가 보유한 호스트 등을 활용해 해외 지역 SIT(특수 목적 여행, Special Interst Tour) 여행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창업 7년차에 접어든 임수열 대표는 민관 차원에서 고른 스타트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임 대표는 "인재 육성을 위해 채용 규모를 늘리면 지원을 못 받고, 인력을 줄이면 기업 성장을 못하는 아이러니가 따라온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도 재조명하고 지원 분배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프립 액티비티 모임을 통해 러닝 중인 호스트와 유저들. 사진=프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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