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 FA-50 경공격기. 사진=KAI |
대한민국 방산업계가 기술력과 가성비를 앞세워 잇따라 수출에 성공해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간 평균 30억달러에 머물렀던 국내 방산 수출은 지난해 72억5000만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불과 8개월이 지난 시점에 19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으로 대표되는 K-방산은 지난 7월 폴란드와 약 20조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으며 지금까지 닫혀있던 유럽 수출 길을 활짝 열었다.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 수출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편집자 주>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KAI는 지난해 이라크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 국가에 T-50(골든이글)과 교육훈련 사업등 총 7659억원을 수주했다. 지난 7월 27일에는 폴란드와 FA-50 경공격기, 30억달러(약 4조원)의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폴란드 수출은 국내 항공기 완제품의 유럽 첫 진출로, 물량과 가격면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다.
KAI는 방위산업 부문에서 T-50, FA-50 경공격기, KF-21 전투기 등 고정익(날개가 고정돼 있는 비행체)과 LAH, KUH-1(수리온) 등 회전익(회전하는 날개에 의해 비행하는 기체) 완제기 및 부품 수출, 훈련사업, 후속운영지원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이번 폴란드 수출에 성공한 FA-50(파이팅 이글)은 T-50을 모체로 전술데이터링크, 정밀유도폭탄, 자체보호 장비 등을 탑재한 초음속 다목적 경공격기다. 최대 마하(공기 중 음속, 1마하는 약 1200km/h) 1.5의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장거리 탐지가 가능한 고성능 다기능 레이더, AIM-9, AGM-65 미사일 등 정밀 유도무기 탑재로 화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KAI는 2000년 정부가 ‘첨단 전투기 개발’을 시사한 지 22년만인 지난 7월 19일 한국형 4.5세대 초음속 전투기 KF-21(보라매) 첫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KF-21 개발에은 KAI를 필두로 225개 국내 업체들과 10여 곳의 연구소, 15개의 대학교들이 참가했다. KF-21 개발에 성공하면 한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에 이은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가 된다.
KAI는 이번 폴란드 계약을 통해 폴란드 정부 및 현지 업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 생산기지와 항공기 정비(MRO)센터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 국제비행훈련학교 운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인접국인 슬로바키아 등 인근 NATO 회원국에 대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 NATO 비회원국인 아일랜드도 FA-50 도입을 검토하는 등 유럽 전역으로 판로를 넓히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납품 및 생산, 계약된 T-50 계열 항공기는 280여 대에 달한다.
KAI는 향후 KF-21, 상륙공격헬기와 소해헬기 LAH 양산 등 민수완제기 사업에 대한 해외 마케팅을 강화해 수출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강구영 KAI 사장은 "시험비행 조종사 출신으로 항공기를 운용하는 고객의 마음을 이해하고 헤아려, CEO가 앞장서 해외 마케팅을 이끌고 수출을 확대하겠다"며 "향후 적극적인 해외 마케팅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