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작년 12월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적금 금리 등 저축성수신금리가 떨어지는 가운데 가계대출 금리는 오르면서 예대금리차가 더 확대됐다.
앞으로 대출 금리가 줄줄이 인하될 예정이라 예대금리차가 좁혀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전달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평균 가계 예대금리차는 0.94%포인트로 전월 대비 0.06%포인트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는 0.73%포인트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 기업대출까지 포함한 예대금리차는 1.17%포인트로 0.3%포인트 각각 축소됐다.
지난달 대출 금리 하락 분위기 속에 가계대출 금리는 5.21%에서 5.25%로 0.04%포인트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 가계 예대금리차만 벌어졌다. 기업대출 금리는 5.64%에서 5.55%로 0.09%포인트 낮아졌고, 가계·기업대출을 모두 포함한 대출 금리는 5.53%에서 5.47%로 0.06%포인트 낮아졌다.
저축성수신금리도 하락했다. 저축성수신금리는 예·적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에 채권 등 시장형금융상품 금리가 포함된 것으로, 고객들이 은행에 돈을 넣고 받는 이자를 의미한다. 저축성수신금리는 전월 4.33%에서 지난해 12월 4.31%로 0.02%포인트 하락했다.
가계 예대금리차가 확대된 가운데 새해에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어 축소 분위기로 돌아설 지 주목된다.
기준금리 정점론이 나오면서 채권 등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가산금리를 줄이면서 은행들이 금리 조정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은 연 7%대로 2주 만에 약 1%포인트 하락했다. 25일부터는 하나은행이, 26일부터는 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금리를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은 연 6%대 수준으로 더 떨어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도 낮추고 있어 저축성수신금리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중은행에서 5%대 정기예금은 사라졌고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3%대 수준으로 하락했다. 정기예금 금리의 지표금리가 되는 채권 금리도 낮아지고 있어 정기예금 금리를 높일 유인이 없다. 단 대출금리 하락 폭보다 저축성수신금리 하락 폭이 더 크다면 예대금리차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수신금리와 대출금리가 금융당국 주문에 따라 움직이고 있어 예대금리차 산정에 혼란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예대금리차 축소 주문에 은행권은 수신금리를 빠른 속도로 높였는데, 지난해 11월부터는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하면서 은행들은 정기예금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았다. 기준금리 인상 흐름을 따르지 않고 수신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이의 여파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예대금리차 축소 노력은 지속하고 있지만 예대금리차 공시의 실효성에는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