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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K-배터리’ 전기차 공략법 바뀌나···환경 변화 ‘예의주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22 15:02

IRA 시행 따른 북미 시장 각축전...LFP·전고체 등 차세대 기술 개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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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오창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 전극 롤의 품질을 검수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전기자동차 시장 변화에 따라 핵심 부품인 배터리를 공급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3사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선점 효과를 위해 북미 지역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하는 한편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점유율을 높여가는 중국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준비에 나섰다. ‘꿈의 배터리’라 불리며 시장 판도를 바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22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북미 지역에서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북미 전기차 시장이 이제 막 열리며 연평균 두 자릿수에 달하는 시장 성장률이 기대될 만큼 유망한 데다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 배터리 업계를 자국 전기차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IRA를 시행하면서 선점효과를 기대하기 좋은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은 지난 2021년 64기가와트시(GWh)에서 오는 2025년 435GWh로 연평균 63% 성장이 기대된다. 여기에 IRA 시행으로 중국 기업의 북미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에 기회가 찾아왔다. 닝더스다이(CATL)를 비롯한 중국 배터리 기업은 내수를 바탕으로 급속히 성장하며 국내 업체와 점유율 경쟁 펼쳐왔는데 북미 진출이 가로막히며 K배터리가 독주할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변수도 존재한다. CATL은 최근 포드와 합작공장을 설립하며 지분을 가져가지 않는 대신 생산 기술에 사용료를 받는 형태로 우회적인 북미 진출을 공식화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의 우량 고객사가 중국 기업과 손잡는 사례로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기술 개발 측면에서도 전략에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 기업이 주력해온 삼원계 배터리에 이어 최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점유율을 높이는 LFP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EV볼륨에 따르면 지난해 LFP 배터리 점유율은 27.2%로 전년 대비 10%포인트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표적인 삼원계 배터리인 NCM 점유율은 지난해 전년 대비 약 7%포인트 감소한 61.3%로 집계됐다.

LFP는 대표적인 삼원계 배터리인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견줘 가격이 저렴하다. 특히 지난해 코발트와 니켈 등 광물값이 급등하면서 가격경쟁력이 극대화됐다. 과충전과 과방전으로 인한 화재 위험이 낮고 배터리 셀이 열화되는 현상이 적어 수명이 길다는 점도 장점이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다는 점 때문에 국내 업계는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해왔다.

최근 CATL이 LFP를 앞세워 테슬라와 포드 등 주요 자동차기업과 협력 기회를 잡자 국내 업계도 LFP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삼원계와 더불어 LFP 배터리를 공급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대응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용 배터리를 시작으로 LFP를 양산할 예정이다. SK온은 LFP 개발을 마치고 고객사 요청에 발맞춰 생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전고체 배터리도 또 다른 변수다.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과 함께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 상태로 바꾼 전고체 배터리는 발열 위험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기존에 온도 변화나 외부 충격을 막기 위해 탑재하던 안전장치가 불필요하다. 또 고체전해질은 기존 액체전해질과 분리막 역할을 동시에 하므로 분리막도 탑재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배터리 부피가 작아지는 만큼 에너지 밀도는 전보다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최근에는 중국 자동차기업이 전고체 배터리로 가는 중간 단계인 반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에만 중국 전기차 전문 기업인 세레스와 니오, 란투 등이 반고체 배터리 기반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 역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고분자계, 2030년 황화물계 배터리를 각각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삼성SDI와 SK온은 2027년과 2030년 각각 황화물계 배터리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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