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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의 컨테이너선 |
[에너지경제신문 나광호 기자] HMM 인수를 위한 본입찰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하림과 동원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지난 9월부터 11월8일까지 HMM 실사를 진행했다.
이번 매각 대상 주식은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보통주 3억9879만156주(57.9%)다. 본 입찰은 이날 17시에 마감된다. 예비 입찰에서는 하림·동원·LX인터내셔널이 적격 후보로 꼽혔다.
현재 주가가 1만6000원선에서 형성된 상황으로 지분 가치는 6조3800억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지면 예상 인수 대금은 8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올 3분기 HMM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하는 등 해운 업황이 둔화됐으나 산은이 가격을 낮게 부를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유재산법 시행령에 따르면 상장된 증권의 매각예정가격은 30일간의 주가를 가중산술평균한 가격으로 책정된다.
3사 중 자금력이 가장 강한 LX인터내셔널이 본입찰에 참여는 하겠지만 ‘진심’은 아닐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불참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림은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손잡고 3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자회사 팬오션을 통해 5000억원 상당의 영구채를 발행하고 추가적인 ‘실탄’도 모은다. 기존 보유한 현금성 자산 1조6000억원도 투입할 전망이다. 기존 벌크선 포트폴리오에 HMM의 컨테이너 사업이 합류하면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동원그룹의 경우 김재철 회장이 HMM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기존 물류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함으로 △부동산·주식을 비롯한 자산 유동화 △회사채 발행 △미국 스타키스트 자금 활용 등으로 인수 대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동원산업의 100% 자회사 동원로엑스에 40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산은과 해진공이 제시하는 금액을 맞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유찰 가능성이 높은 것은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석훈 산은 회장도 국회 국정감사에서 "적격 인수자가 없다면 반드시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발언했다.
이와 관련해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전날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준비하고 있다"며 "결과가 나오면 바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spero122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