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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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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가격, 바닥 뚫고 지하실行…"내년에도 반등 어렵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24 10:52
리튬

▲칠레 리튬광산(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 가격이 연일 연중 신저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일간 기준으로 리튬 가격이 전 거래일 대비 상승 마감한 적은 이달에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시장에서 목격되는 리튬 과잉공급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당분간 가격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24일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중국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23일 kg당 123.50위안까지 떨어지면서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가격이 이달에만 20% 가량 폭락한 수준으로, 올해 연간 하락률은 75%에 육박한 상황이다.

리튬 시장 분위기 또한 냉각되고 있다. 리튬 가격이 지난 1일, 2일, 3일, 9일, 13일, 20일 등 총 6일만 보합세(+0.0%)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곤 나머지 거래일엔 모두 하락 마감했다. 마지막으로 상승 마감한 적은 지난달 25일(+1.27%)로, 약 한달 동안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리튬 원강인 스포듀민 가격 또한 올해 반토막 이상 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이처럼 리튬 가격이 날개없는 추락을 이어가는 이유는 전기차 수요가 리튬 공급을 못 따라잡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과잉공급 현상이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리튬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전기차 섹터의 성장률이 리튬 생산량을 밑돌아 과잉공급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리튬 가격이 반등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시장에서 2만9000톤의 리튬(LCE)이 과잉될 것으로 예측됐는데 내년엔 그 규모가 20만2000톤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고금리 영향에 따른 전기차 수요 부진도 리튬 가격의 또 다른 하락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내연기관차에 비해 아직도 떨어지는 상황 속에서 높은 금리는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들과 얼리어답터 대부분이 전기차를 이미 구매했을 것이란 추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의 앨런 레이 레스토로 애널리스트는 "내년 리튬공급이 더 늘어나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수요 측면의 경우 판매량 둔화세가 업계 전반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리튬 비관론에 동참하고 있다. 연구기관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MI)는 글로벌 리튬 시장이 2028년까지 공급부족으로 전환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배터리의 또 다른 주요 소재인 니켈과 코발트의 경우 각각 2027년, 2026년부터 공급이 부족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글로벌 리튬 생산업체 2위인 SQM의 라카르도 라모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중순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아시아 등에서 리튬 재고가 불어났다며 가격 하락세가 올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펠리페 스미스 부사장은 "중국 밖에서도 수요 둔화를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SQM의 3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은 각각 18억달러, 1.68달러로 시장 예상치(19억달러, 2.11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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