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국 건축물 중 30년 이상된 노후건축물 동수는 약 38.8%로 나타났다. 10년 이상된 노후 건축물 동수는 약 735만동이다. 사진은 서울시내 주택지.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건축물 그린리모델링이 건설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했지만, 시장이 자율적으로 추진하면 시장실패가 예상됨에 따라 정부의 적극 개입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동향 브리핑’에 따르면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건물의 탄소배출량을 2030년에는 32.8%를 감축(2018년 대비)하고, 2050년까지 88.1% 감축을 목표로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건물은 모두 그린리모델링을 계획해야 한다.
그린리모델링은 기존 정비사업에서 활용하는 증축과 같은 전면 리모델링과는 결이 약간 다르다. 그린리모델링은 외부단열재와 고효율창호 교체, 폐열회수형 환기장치 및 태양광발전기 설치 등의 에너지효율성 공사이고, 일부 내외부 환경개선과 인테리어 등이 포함되는 부분 리모델링 공사라고 볼 수 있다.
건산연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50년까지 그린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1706조원에서 2781조원, 연평균 63조원에서 103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2050년까지 모든 공공과 민간의 기존 건물 100%가 그린리모델링 시행을 계획한 것에 따른 추정 규모다.
참고로 그린리모델링 평균 비용은 2억9000만원으로, 2021년 단위면적당 공공 건축물 그린리모델링 평균사업비인 57만원/㎡임을 가정하고 인용한 수치다. 이럴 때 2050년 기준으로 그린리모델링이 필요한 대상 건축물은 연면적 최소 29억5000㎡에서 최대 48억2000㎡으로 계산된다.
다만 공공건축물은 정책적으로 추진이 가능할 수 있으나 민간의 노후건축물은 소유자의 재정상태와 건축여건 등에 따라 현실적으로 모두 그린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그린리모델링을 사용하는 데는 비용이 수반되므로 그린리모델링을 통한 탄소배출 저감에 대한 대가가 없거나 적다면 추진할 유인이 없어서다. 특히 주요국은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그린리모델링 추진 시 공사비의 저리대출과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부가세 감세, 세금 환급 등 다양한 지원제도를 둔다.
이에 한국 정부 역시 그린리모델링을 유도할 수 있는 인증제도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현재 녹색건축인증제도(G-SEED), 제로에너지건축물인증제도(ZEB),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제도 등을 운영 중이지만 건축규제 완화나 세제 감면, 정부 보조금 지급 등의 인센티브가 명확하지 않다. 인증제도를 통합하거나 인센티브를 확실히 더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물의 에너지 비용이 절감되고 사용자 편익 증대 등의 가치가 인증제도로 공증되고 이것이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그린리모델링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박용석 건산연 선임연구위원은 "그린리모델링 활성화의 핵심은 그린리모델링 공사비에 대한 보조금 지급으로, 건물 소유주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키는 것이다"며 "주거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노후주택의 그린리모델링은 주거복지 차원에서 추진돼야 하기에 공적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주택도시기금은 주거환경개선 지원 부문에서 리모델링 추진 시 비용을 융자해 주는 상품을 운영하고 있기에 노후 민간주택, 노후 민간임대주택 등의 그린리모델링 추진 시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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