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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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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 IMM PE 위해 역대급 774억원 배당 부담 떠안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2.07 14:33

기존 대비 배당률 97배 늘려…보유현금 전부 털어야

지난해 매출의 67%를 배당… 자본잉여금 빠져나가

에이블씨엔씨·한샘 등도 과도한 배당으로 부담 우려

하나투어 CI

▲하나투어 CI

하나투어 등 토종 사모펀드 IMM PE가 투자한 상장법인들이 배당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 해당 법인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IMM PE의 애를 태웠다. 이에 과도한 배당으로 향후 회사가 살림을 꾸려나갈 밑천까지 모두 빼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투어, 결산배당으로 774억원 뿌릴 예정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확인한 결과 코스피 상장법인 하나투어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1주당 5000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7.79%며 배당금 총액은 774억4966만원이다. 최대주주인 IMM PE 측은 이번 배당으로 약 133억원가량의 배당수익을 챙긴다.


하나투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배당을 실시하지 못한 곳이다. 가장 마지막 배당은 지난 2019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실시한 결산배당으로 당시 1주당 400원, 총 배당금액은 44억2677만원 수준이었다. 시가배당률은 0.8%였다.


이번 배당은 당시 대비 배당금이 17배 늘고 시가배당률은 97배 늘어난 수준이다.




하나투어가 배당 규모를 크게 늘린 것은 최대주주인 IMM PE의 투자금 회수 목적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IMM PE는 지난 2020년 2월 하나투어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가 됐다. 하필이면 곧바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덮이면서 여행사들의 혹독한 겨울이 시작된 시기다.


2020년 하나투어는 1148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로 돌아선 뒤 2022년까지 3년 연속 적자였다. 코로나19 이전 6000억원대던 매출액은 2021년에는 4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한때 코로나19 이전 대비 두 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적부진에 빠진 종목을 매각할 수도 없고 배당도 받기 어려워 차익실현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여행업계에 다시 훈풍이 불었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4116억원으로 전년 대비 258% 증가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43억원, 607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결국 실적이 아니라 증자로 쌓은 자금 배당하는 셈


하나투어의 배당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아무리 회사 실적이 개선되는 중이지만 배당 규모가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하나투어의 이번 배당금총액 774억원은 하나투어의 지난해 매출 1195억원의 64% 수준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규모가 760억원에 불과하다. 4분기 실적이 더해지겠지만, 이번 배당은 회사의 현금 보유고를 눈에 띄게 줄일 수밖에 없는 조치다.


하나투어가 배당을 늘릴 수 있던 데에는 향후 결손보전에 쓰여야 할 자본잉여금을 배당재원으로 바꾼 덕분이다.


하나투어는 지난 3분기만 해도 배당 여력으로 쓸 이익잉여금이 156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하나투어는 지난해 12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했다. 상법에 따라 자본금의 1.5배가 넘는 자본잉여금은 주총 결의를 통해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 2022년 실시한 유상증자로 자본잉여금을 기존 299억원에서 1329억원으로 늘려뒀었다.


결국 이번 배당 재원은 호실적으로 쌓은 이익이 아니라 주주들이 증자를 통해 회사에 입금한 자금을 쓴다는 얘기다.


◇에이블씨엔씨·한샘 등 IMM PE 투자회사 배당 눈길


한편 IMM PE가 투자한 다른 상장법인들도 최근 배당규모를 크게 늘리는 중이다.


IMM PE가 지분 61.52%를 보유한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2분기 33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했었다. 결산배당 공시는 2월 중 공시할 예정이다.


에이블씨앤씨의 지난 2022년 순이익 규모는 11억원에 불과했고,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2억원, 순이익은 57억원 수준이다.


IMM PE가 지분 35.44%를 보유한 한샘도 지난해 중간배당을 두 차례 진행했다. 배당금 총액은 747억원이다.


최근 한샘은 지난해 약 621억원 수준의 당기순손실을 입은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MM PE가 코로나 기간 투자회사의 실적부진으로 고생했다"며 “하지만 최근 실시하는 배당 규모는 너무 커서 회사에 재무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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