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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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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사상최고, 은·구리 시세 고공행진…美 금리인하 ‘먹구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4.0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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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FP/연합)

국제유가, 금값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국제 은·구리 시세도 덩달아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확산하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신중론에 힘이 더욱 실릴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원유와 휘발유에 이어 금과 은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올해 상승랠리를 이어가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플레이션 공포가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많이 거래되는 24개의 원자재 선물 가격을 반영하는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는 이날 101.91을 기록,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데 따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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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개월간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 추이(사진=블룸버그 화면캡쳐)

실제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85.43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89.35달러에 거래를 마감, 90달러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두 유종 가격은 모두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말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오른 상황이다.


유가 급등으로 휘발류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현재 미국 휘발유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갤런당 3.549달러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배경엔 중동, 우크라이나 등 지역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된 데 따른 영향도 있지만 글로벌 경기호황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스티븐 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정학적 갈등보다는 석유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는 미국과 다른 지역의 강력한 경제 성장이 오히려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원유는 중동보다 수요와 연관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China Economy

▲중국 리샹(리오토) 전기차 공장에서 차량을 조립하는 근로자(사진=AP/연합)

세계 양대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확장 국면에 진입한 것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미국의 3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PMI는 50.3을 기록, 17개월 만에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50 상회'를 보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최근 발표한 3월 제조업 PMI도 50.8로 6개울 만에 확장 국면으로 전환했다.


이를 반영하듯, 경기에 민감한 대표적 원자재인 구리는 물론 은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실물경제를 예측해 선행지표로 활용돼 '닥터 코퍼'로 불리는 구리 현물 가격은 이날 런던금속거래소에서 톤당 8932달러를 기록해 연중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금과 같은 귀금속이면서도 산업용으로 소비돼 경제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은의 경우, 뉴욕상품거래소에서 5월물 선물 가격이 온스당 27.06달러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은 시세가 27달러선을 웃돌았던 적은 2021년 6월이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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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바(사진=로이터/연합)

국제금값 시세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300달러를 돌파한 것도 주목을 받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선물 가격은 온스당 2315달러를 기록했다. 국제금값은 지난달 4일 사상 처음으로 2100달러선을 넘어선 데 이어 한 달 만에 2300달러를 넘어섰다.


금은 대표 안전자산이기도 하지만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지면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쉽게 둔화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금값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으로 인플레이션이 반등하면 연준이 금리 인하에 좀 더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하트포드 펀드의 나네트 아부호프 제이컵슨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유가, 금값 등이 오르는 것과 관련해 “글로벌 성장이 예상보다 더 좋아질 가능성을 시장이 엿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물가 상승세가 다시 자극되면 '연 3회 금리인하'가 어려워지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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