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생에너지를 정산하는 비용이 커지고 있다. 결국에는 국민 부담 및 한국전력공사 재무 문제와 관련된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 안정화가 필요해 보인다"
정경록 산업통상자원부 재생에너지정책관 국장은 사단법인 '에너지미래포럼' 주최로 12일 서울 서초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4월 월례 조찬포럼에 참석, '산업, 통상, 자원과 신재생'을 주제로 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정 국장이 말한 재생에너지 정산비용이란 한전이 전기요금 중 기후환경요금으로 거둬 대규모 발전사가 REC를 구매하는데 들어간 비용을 보전해준 금액을 말한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에 따라 대규모 발전사들은 생산 발전량의 일부(올해 13.5%)를 신·재생에너지로 채워야 한다. 이를 위해 다른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REC를 구매해오는 방식을 활용한다.
REC 현물시장 연평균 가격은 지난 2021년 3만5000원에서 지난해 7만3000원까지 두 배 넘게 올라갔다. 지난달 REC 현물시장 월평균 가격은 7만9000원이다.
정 국장은 “재생에너지 정책은 다른 나라에서도 자주 바뀐다. 그 정도 유연성은 있다"며 “철학적으로 재생에너지 정책은 정부가 보조금을 줘 민간사업자를 진입시키고 점점 보조금을 줄여가는 게 목표다. 민간사업자가 처음에 보조금 없이 재생에너지 사업을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민간 수요가 생겼다. RPS 의무비율은 오르는데 민간 수요가 더해졌다"며 “수요는 늘고 있는데 공급은 정체다. REC 가격이 올라가 정부 정산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커진다"고 현재 REC 가격이 오르는 원인을 설명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보급량은 지난해 총 33.4기가와트(GW)로 지난 2016년 8.2GW서 4배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10차전력수급기본계획 목표대로라면 2030년까지 설비용량을 72.7GW, 2036년엔 108.3GW까지 늘려야 한다.
정 국장은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해상풍력 발전 개발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상풍력을 개발하는데 전문성이 필요하다 생각한다"며 “어민들을 만나 어떻게 보상할지 등 주민수용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RE100 이행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정책 개선을 추진 중이라도 밝혔다.
국내 기업 중 RE100에 가입한 기업은 지난해 12월 기준 36개 기업이다. 이들은 2050년까지 소비 전력을 모두 재생에너지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RE100 이행수단은 전기요금에 웃돈을 줘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하는 녹색프리미엄이 가장 많이 활용된다. 녹색프리미엄이 전체 RE100 이행실적 중 차지하는 비중은 83.7%다.
REC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발전사업자와 기업 간 전력구매계약(PPA)은 아직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업들의 RE100 총 이행실적은 총 1만7906기가와트시(GWh)다. 이중 녹색프리미엄은 1만4981GWh, REC 2881GWh, 자체건설 28GWh, 제3자 PPA 15GWh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