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에서 사용하는 해외결제카드 시장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하나카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사 서비스인 트래블로그의 진가가 나타날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쳤다. 트래블로그 운영 실무 최전선에 서 있는 박정일 하나카드 트래블로그부장은 결국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는 전략이 가장 강력한 전략이라고 피력했다.
박 부장은 하나카드가 운영 중인 해외여행 결제·환전 서비스 트래블로그의 초기 기획단계부터 함께했다. 현재 실무 현장에서 운영과 관련한 업무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소비자 편의성', 후발주자들이 모방할 수 없는 가장 큰 서비스
현재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뛰어들어 삼파전이 된 해외여행카드 시장에서 '소비자 편의성'만큼은 선두주자인 트래블로그와 유사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최근 여행카드 후발주자들은 이미 제공 중인 혜택에 환전 가능 통화 범위나 라운지 이용 등 부가적인 혜택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박 부장은 “일회성 서비스로 고객모집이 가능하지만 결국엔 서비스 퀄리티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고객들이 여행을 한두 번 가고 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상 불편함을 느낀다면 (경쟁사가) 한 번 잡은 고객도 유지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트래블로그는 부가서비스보다 서비스 본질면에서 차별화를 두고 있다. 트래블로그는 하나금융지주 산하 그룹사적인 사업이면서도 해당 서비스를 위한 앱 개발에만 사업부서와 UX부, IT 개발부서 세개의 전담조직이 유기적으로 협업한다. 그는 “전담 개발부서가 있고 사용자경험을 기획·설계하는 조직이 존재하기에 개발 속도가 빠르고, 서비스에 불편에 대한 보다 깊은 피드백과 전문적인 개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다 면밀한 개선을 위해 박 부장과 트래블로그 사업부서는 전체 카드 이용고객들이 드나드는 커뮤니티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필요와 불만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발생하는 문제는 체크하고 원인을 추적해 즉시 해결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박 부장은 “해외 거래는 국내 가맹점 결제처럼 표준화돼있지 않고 나라마다 가맹점 결제형태나 ATM 사용방법이 다르다"며 “현지 여행자들의 이야기와 거래 패턴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만일 어떤 국가에서 ATM이나 결제상의 오류가 발생했다면 해당 내용이 올라온 시간대 에러코드를 역추적해 원인을 유추하고, 사용자가 취한 조치가 옳지 않았다면 사용상 유의할 점을 곧바로 안내한다"고 말했다.
이에 시장에 먼저 뛰어든 시간 만큼 사용자 편의성에서 차이가 벌어질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 부장은 “사용자불편을 최선을 다해 보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걸 케어해드리는 게 트래블로그의 강점"이라며 “특정 국가에서 카드를 넣었을 때 사용자의 예상과 다른 거래패턴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해외에서 이런 일을 겪으면 굉장히 당황하게 된다. 전체 거래로 놓고 보면 이런 경우가 미미하겠지만 고객 입장에선 많이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트래블로그는 오류 케이스가 다양한 사례들로 분류돼 있고 이를 모두 찾아서 보완해뒀기에 후발주자 서비스들은 현재 트래블로그 서비스의 1년 반 가량 이전의 거래 패턴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것까지 됩니다…섬세한 서비스가 기본"
또한 소비자 편의성에 맞춰 심도있는 고민을 하다보니 절로 섬세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해외서 오류를 겪을 경우 문자메시지가 아닌 카카오톡으로 안내장을 발송하는 점은 간단하지만 쉽사리 챙기기 어려운 포인트라고 짚었다. 박 부장은 “외국에선 통신 환경이 다양하게 바뀌게 될텐데 만일 고객이 유심을 바꿔 쓰고있다면 기존 번호에 문자메시지로 관련 안내를 발송할 때 고객이 어떻게 받겠는가"라며 “대부분 한국인들이 해외 현지에서도 카카오를 쓰기 때문에 알림톡을 카카오톡으로 보내면 작지만 큰 편리함을 체감할 수 있고 현지에서 문제에 바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비스 개발 또한 소비자 편의성이 가장 큰 기준이 된다. 그 결과 중 하나로 환전 이후 받은 수수료 혜택을 쉽게 확인하는 과정상 '직관성'을 꼽았다. 박 부장은 “환전했을 때나 ATM 출금 시 내가 받은 수수료 혜택이 얼마인지 바로 보여주며 모든 영역에서 누린 혜택을 모아서 보여주기에 일일이 계산해 볼 필요가 없다"며 “결제 시 일반 금융앱을 보면 원화환산액만 보일텐데 일례로 100달러를 쓰면 이 원화가 어떤 환율로 계산된 것인지 알 수 있도록 현지통화로 보이는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건 하나머니앱에서의 통합 운영 방식에 있다. 그룹 내에서 함께 운영하기에 고객 접근성이 뛰어나며 서비스 완성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그는 “단순히 카드와 은행의 금융서비스가 합쳐진 개념이 아니라 하나머니라는 앱을 통해 트래블로그 정보를 노출하기에 접근성과 편의성이 매우높다고 판단한다"며 “사용자입장에서 전용앱을 가진 후발주자는 없다. 은행앱에서 서비스를 찾아 들어가는식"이라고 부연했다.
'현찰 환전' 문화 없앴다…“전세계 어디서나 국내처럼"
트래블로그는 해외여행을 가기 전에 시간을 내서 은행에 찾아가 환율을 비교하고, 현찰을 환전해와야 했던 기존의 형태를 디지털화한 점이 매우 고무적인 변화라고 강조하고 있다. 박 부장은 “트래블로그 이후 이전에 없던 새로운 환전 문화가 열렸다"며 “트래블로그 서비스 본질이자 가장 큰 의미는 은행에서 현찰 환전하는 행태를 디지털화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행 한 두달 전 항공권을 끊고 통상 출발 며칠 전 은행 영업시간에 일부러 방문하는 것이나 환율 우대를 받으려 돌아다니는 게 숙제같은 일이었다"며 “환율이 떨어지는날 환전해야 하는 점 등 불편한 환전이라는 업무를 국내 금융이라는 편리한 환경 내에서 가능하도록 혁신한 공이 있다"고 말했다.
최종 지향점은 전세계 어디서나 한국에서 결제하는 듯한 편리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9박 10일 여행을 갈 경우 10일치 예산을 환전해 들고나니는데, 소매치기 위험이나 돈을 잃어버릴 위험이 있었다"며 “이제는 잃어버릴 염려도 없고 심지어 현지에서 쓰는 현찰에 대해 숫자로 보여 소비 수준에 대한 체감도 쉬워졌다. 앞으로 지폐를 들고다니는 게 더 불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장은 '소비자 위주' 운영상 각종 고민이 치열하게 이어지기 때문에 아직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도 많다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아직도 오픈하려고 준비 중인 내용이 줄을 서 있다"며 “우선 최근 연결 계좌 전 은행 확대와 외화머니 한도 300만원으로 상향 등 서비스를 오픈했는데, 한도 상향의 경우 환율이 떨어지는날 고객의 구매 수요가 많은 점이나 가족단위 여행을 준비하는 사용자들에게 '한도초과 거절' 메세지를 드리는 걸 개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행 중간 환전고객도 전체 중 30% 이상이다"며 “해외네트워크 상태 대비 국내 금융앱이 매우 무거워 구동이 잘 안되면 중간 환전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느낄 텐데 현지에서 하나머니앱이 빠르게 돌아가도록 하는 압축모드 등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부장은 앞으로 고객 모집도 정공법을 쓰겠단 포부다. 그는 “오로지 소비자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인해 은행 영업점에서의 카드 즉발도 도입한 것이다"며 “앞으로도 편의성으로 고객을 끌어당겨 '푸시영업'이 아닌 '풀영업'을 고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