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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카드사 “수수료 더 못 내려” 절규에 당국 이번에도 눈 감을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16 15:11
박경현 금융부 기자.

▲박경현 금융부 기자.

지난달 총선이 마무리되며 당국이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산정을 위한 적격비용 산출의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개정되며 카드 수수료율 적격비용 산출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현재 3년 주기로 적격비용을 재산정하고 있다.


적격비용 개선안을 두고 업계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카드업계에선 결국 또 수수료율이 내려갈 것이라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가맹점 수수료율는 지난 2007년부터 마지막 재산정 시기였던 2021년까지 총 14차례 하향 조정됐다. 2007년 당시 4.5%였던 가맹점 수수료율은 현재 0.5~1.5% 수준까지 내려온 상태다.


재산정 주기를 5년으로 연장하겠단 방안이 선정될 가능성도 높지만 이 역시 사실상 수수료 인하 시기를 늦추는 것일 뿐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볼멘소리가 따른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자 조달비용 문제로 골치가 아픈 카드사들은 본업인 수수료 부문 수익성에서도 사실상 마이너스를 가리키고 있어 속이 타는 상황이다. 실제로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2조5741억원으로 전년(2조7269억원) 대비 5.6%가량 줄어들었다.




카드사들은 수수료율 문제가 정무적인 도구로 활용돼 왔기에 기대는 커녕 형평성에 역차별을 맞고 있다는 목소리다. 적격비용 산정 제도는 당초 영세 자영업자들의 카드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자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재산정 시기가 향후 3년간의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않아 실제 비용을 반영하지 못하는 데다, 일부 가맹점의 경우 혜택을 받는 구간에 들어갈우 수수료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익을 남기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카드사들이 수익성 방어를 위해 카드 혜택을 줄이면서 업계에선 다수 일반 소비자에게로 피해가 전가되고 있단 지적이 잇따른다.


금융위는 간편결제를 운영하는 빅테크사들이 적격비용 산출 제도를 적용받지 않는 점과 적격비용 산정상 불합리성, 카드업황 악화 등에 따라 수수료율을 둘러싼 불만에 일부 공감하면서도 현재까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위가 지난 2022년 적격비용 제도개선을 위해 여신금융협회를 비롯해 소상공인연합회, 소비자단체 등으로 구성된 TF를 구성했지만 뚜렷한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TF가 카드사와 가맹점간 상생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당초 발표 시기인 지난해 말보다 시기가 한참 지난 채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이번 수수료율 산정 결과에 맞춰 카드사들은 3년 가량 수수료율을 적용받게 된다. 본업 수익성 판도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카드업권 전반의 경영 방향 설정부터 나아가 불특정 대다수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혜택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카드업권의 회의적인 목소리와 이해관계자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현재와 같은 시기에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형평성과 객관성을 염두에 둔 방향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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