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월가(사진=로이터/연합)
미 월가의 대표적인 약세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가 기존 입장을 본격 철회하자 어떤 투자은행이 약세론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윌슨 CIO는 최근 투자노트를 통해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내년 6월 목표치를 5400로 제시했다. 이날 종가인 5308.13과 비교하면 약 2% 높은 수준이다.
윌슨 CIO는 “미국에선 견조한 주당순이익(EPS) 성장과 함께 기업 평가가치 배수의 완만한 눌림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시경제적 환경에 볕들어 올 하반기에 위험자산이 지지받을 것"이라면서도 경제지표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경제 전망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퀄리티가 있는 순환주와 성장주를 추천하고 필수 소비재, 유틸리티 등 방어주에 롱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윌슨 CIO는 월가에서 비관론자로 유명하다. 미국 증시가 올들어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그는 S&P500 지수가 올 연말 4500까지 떨어질 것이란 주장을 고수해왔다. 지난 3월에는 S&P500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뉴욕증시 향방과 관련해 기존보다 누그러진 어조로 과감한 전망치를 제시하는 것을 회피했다.

▲모건스탠리 로고(사진=로이터/연합)
이처럼 대표적 약세론자인 윌슨 CIO가 뉴욕증시 강세장을 주장하자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 중 비관론을 고수하는 곳은 JP모건체이스 등 일부만 남게 됐다.
이런 가운데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건체이스 전략가는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투자노트에서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에 나서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는 “주식에 대한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함에 따라 지난 1년동안 우리의 포트폴리오가 타격을 입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현 시점에선 주식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지 않아 우리의 스탠스를 바꿀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콜라노비치 전략가는 비관론을 유지하는 배경으로 높은 밸류에이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소비자 스트레스,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주식과 채권엔 비중축소, 원자재와 현금에 비중확대를 권장했다.
JP모건체이스는 S&P500 지수가 올해 말까지 4200으로 떨어질 것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종가와 비교하면 앞으로 20% 넘게 폭락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콜라노비치 전략가의 전망과 달리 S&P500 지수가 올해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그의 예측이 세 차례 연속 빚나갈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S&P500 지수가 지난해 24% 급등했었을 때 그는 비관론을 주장했고 2022년에 19% 폭락했었을 땐 강세 전망을 펼쳤다.

▲JP모건체이스 로고(사진=로이터/연합)
JP모건체이스 다음으론 비관론을 보이는 투자은행은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 등이 있다. 씨티그룹은 올 연말 S&P500 전망치를 5100로 제시했고 골드만삭스는 5200로 유지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최고 미국 주식 전략가는 현 시점에서 연말까지 S&P500 지수가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없다며 횡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 예상보다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지수는 더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현재까진 가능성이 낮다고 했다.
이와 반대로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웰스파고 등은 S&P500 지수 전망치를 각각 5400, 5535로 상향 조정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탄탄한 미국 경제와 기업 실적에 이어 인공지능(AI) 열풍이 증시 추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설명이다.
도이체방크의 전략가들도 S&P500 지수 전망치를 기존 5100에서 5500으로 최근 상향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