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카카오 주가 흐름
카카오 주가가 연일 하락하며 4만5000원 수준까지 밀렸다. 잇따른 먹통사태에 따른 신뢰성 하락과 혁신의 부재, 여기에 사법리스크까지 상존하면서 주가 전망도 부정적인 여론이 더 높다. 증권업계에서는 본격적인 주가 반등까지는 시간 걸릴 것으로 전망 중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33%(-150원) 하락한 4만5800원 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작년 말 종가인 5만4300원 대비 15.65%가 빠졌다. 카카오 주가는 5월 들어 총 13거래일 중 9거래일이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외국인들은 5월 9일 이후 지난 21일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왔다. 외국인들은 5월 1일부터 21일까지 1379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이같은 카카오의 주가 부진은 실적에서 알 수 있다. 카카오의 올해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120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2.2%가 늘었다. 하지만 시장 전망치인 1272억원 대비로는 약 5.4%를 하회했다. 이에 대해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페이와 모빌리티를 제외한 기존 사업 대부분의 매출 성장률이 한자리대로 둔화 중"이라며 “페이 역시 증권과 보험 등 금융 상품 판매 매출은 고성장 중이나 여전히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카카오의 플랫폼 부문은 95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가 늘었다. 하지만 톡비즈 는 8%, 포털비즈는 1% 성장에 그쳤다. 다만 모빌리티와 페이가 주축인 플랫폼 기타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성장하면서 플랫폼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이에 증권사들도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며 기대치는 낮추고 있다. 삼성증권은 6만6000원에서 5만9000원으로 10.61% 낮췄다. 또 DS투자증권은 7만4000원에서 6만9000원으로 6.76%를, DB금융투자는 7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6.67% 하향 조정했다.
문제는 또 있다. 카카오가 서비스 중인 카카오톡이 연이어 먹통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정부도 긴급 점검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지난 21일 최근 연속 발생한 카카오톡 장애에 대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등 관련 분야 전문가와 함께 현장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장애는 이달에만 지난 13일과 20일, 21일 연속 발생한 바 있다.
과기정통부는 “장애원인과 복구상황, 재발방지 대책을 철저하게 확인점검에 나서겠다"며 “서비스 장애가 반복되지 않도록 미흡사항은 사업자와 함께 시정해 나가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가가 하락하자 주주들도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포털 종목토론방을 보면 '김범수 책임지고 자사주 매입해서 소각하라', '곧 3만원 갈 듯', '대기업이라면서 어떻게 매주 서버가 터지냐'는 등의 글이 등록돼 있다.
오동환 연구원은 지난 3월 취임한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의 신성장 전략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경영진의 첫번째 실적 발표에서 신성장 전략 발표에 대한 기대가 있었으나, 아쉽게도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 새로운 전략은 제시되지 않았다"며 “인공지능(AI) 개발 조직을 통합하고, 이에 기반한 새로운 AI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으나 수익 창출로 이어지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자원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법리스크도 걸림돌이다. 현재 카카오가 맞닥뜨리고 해결해야 할 사법적 문제로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조종 혐의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 △경쟁사 택시 콜 차단을 통한 몰아주기 △드라마 제작사 고가인수 △카카오페이 가맹점 모집 과정에서의 불법 지원금 의혹 △임직원의 암호화폐 클레이 먹튀 등 다수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25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에스엠 주가조작 및 암호화폐 클레이 관련 사법 리스크가 발생했는데, 금융 자회사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기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오동환 연구원은 “현재 카카오는 신성장 동력 발굴과 전사 비용 효율화, 사법 리스크 해소 등 다양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본격적인 주가 반등까지는 시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