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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드, 작년 매출 0원에 연이은 대규모 유증... 주주 인내심 ‘바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28 15:58

24일 175억 주주배정 유증 발표로 주가 ‘-20%’

작년 유증 이어 또…조달자금 포베이커 인수에 써

신약 개발 기약 없어…“코로나 백신 3상 위해 불가피”

셀리드 CI

▲셀리드 CI

코스닥 제약·바이오업체 셀리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최근 공시한 175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대대적인 주주가치 희석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셀리드는 작년에도 유증을 통해 175억원을 확보했으나,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한 인수합병으로 자금을 대부분 소모하고 말았다. 이에 추가적인 신약 개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리드 주가는 전일 대비 3.79% 오른 30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상승 마감했지만, 최근 급락세에 따른 반발 매수로 풀이된다. 전날 셀리드의 주가는 19.44% 급락한 2900원에 마무리해 사상 최저가를 기록했다.


셀리드는 코로나19 백신 및 항암면역치료백신 개발 사업을 영위하며 지난 2021년 14만3103원까지 주가가 올랐다. 그러나 신약 개발이 지지부진한 사이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되자 최근 1년 새 60%가량 추락했다.


그러던 차에 전날 주가가 또다시 급락한 것은 최근 공시한 유상증자 결정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셀리드는 지난 24일 장 마감 후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하는 175억1250만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발행 신주만 750만주로 현재 발행주식 총수(1360만2977주) 대비 절반을 넘어가는 규모다.


공시에 따르면 대규모 유상증자는 현재 진행 중인 각종 항암면역치료백신, 특히 코로나19 예방 백신 개발을 이어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75억원 중 발행제비용을 뺀 171억원이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AdCLD-CoV19-1 OMI', 항암면역치료백신 'BVAC-C'의 3상 수행 비용에 우선적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외에 'BVAC-E6E7'의 임상 준비비용도 포함됐다.




문제는 이미 셀리드가 작년에도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는 것이다. 셀리드는 지난해 6월경 4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시도했으며, 그마저도 흥행에 실패해 175억원을 끌어모으는 데 그쳤다.


그런데 이렇게 조달한 자금 중 상당 부분이 '제빵 회사' 인수에 소모됐다. 셀리드는 지난 3월 12일 돌연 포베이커라는 회사 지분을 100% 인수, 흡수합병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코스닥 관리 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분석된다. 코스닥 상장사는 통상 최근 사업연도의 매출액이 30억원을 밑도는 등 일정 요건에 해당한다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다만 2019년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셀리드는 5년간 해당 요건을 면제받았다.


그러나 셀리드는 작년 매출 '0원'을 기록했고, 5년째에 접어든 현재도 바이오 신약 개발로 매출이 발생하려면 갈 길이 먼 상태다. 올해도 작년과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돼 상장폐지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던 차에 포베이커는 작년 매출 55억원을 올려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피하기 딱 좋은 매물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현금및현금성자산이 35억원에 불과했던 셀리드는 유상증자를 통해 작년 말 기준 134억원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1분기 포베이커 인수 후 71억원으로 급감해,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재차 자금 확보 필요성이 떠오른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이번 유증 이후로도 추가적인 자금 조달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임상을 추진하는 3종의 신약에 대해 셀리드는 내년 2분기까지 총 192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이번 유증이 흥행에 성공해 175억원이 확보되더라도 여전히 자금이 모자라다. 특히 상기한 3종 외에도 약 4종의 또다른 신약 개발이 진행 중이어서 추가적인 연구개발비가 더 들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셀리드의 주주가치 희석은 피할 수 없는 결과로 예상된다. 현 최대주주 강창율 대표이사의 유증 참여 계획도 신주 배정분의 약 30%에 불과해 소액주주들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 정도면 사기 아니냐', '형용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 등 부정적인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셀리드 측은 주주서한을 통해 “코로나19백신 임상3상 시험 진행과 품목허가 신청을 위해 부득불 유상증자를 결정하게 됐다"며 “주주분들께 근심과 염려를 끼친 점을 깊이 자성하며, 3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안정적인 수익모델 구축과 재무안전성을 강화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본지는 추가 취재를 위해 셀리드 측에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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