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병합 기업 주가 변동률
'적정 유통 주식 수 유지를 통해 주가 안정화 및 기업 가치 제고'
최근 주식병합(액면병합)을 진행한 한 코스닥 상장기업이 병합 목적과 관련해 설명한 글이다.
하지만 올해 동전주를 탈피하기 위해 주식을 병합한 기업들 주가가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의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주가만 비싸 보이는 착시효과에 투자자들은 속지 않았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연초 이후 주식병합에 나선 기업은 11개사로 집계됐다. 그 중 9개사(감자 휴림네트웍스 제외)의 주가가 주식병합 후 지난 11일 기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가장 많이 빠진 종목은 소룩스다. 소룩스는 지난 3월 적정 주식 수 유지를 위해 1주당 가액을 100원에서 500원으로 병합하는 주식병합을 결정한 바 있다. 이에 주가는 2785원에서 1만3930원으로 조정됐다. 하지만 지난 11일 주가는 8700원을 기록하며 -37.54%(5230원)이 하락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부진하자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이어 모비데이즈가 -24.88%(820원)으로 뒤를 이었다. 모비데이즈는 지난달 23일 액면가를 기존 100원에서 500원으로 병합했다. 이에 659원이던 주가는 3295원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2475원을 기록하면서 주가는 두 자릿수의 하락률을 보였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4억원으로 적자를 이어오자 투자자들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네오리진과 파라텍이 각각 -24.88%, -20.84%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네오리진은 액면가를 100원에서 500원으로, 파라텍은 액면가 200원에서 500원으로 병합했다. 이외에도 휴림에이텍이 -15.93%, THE E&M(-14.05%), 상지건설(-8.58%), 휴림로봇(-3.93%), 에이루트(-3.16%) 등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반대로 코스텍시스는 36.24%가 올랐다. 코스텍시스는 지난해 말 보통주 5주를 1주로 액면을병합한 후 지난 2월 2일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주식병합은 이미 발행된 증권의 액면을 합쳐 주식 수를 줄이는 대신 비율만큼 액면가를 높이는 것을 말한다. 1000원 미만인 동전주들이 주식병합을 통해 주가 액면을 높이곤 한다. 일례로 액면가 100원짜리 주식 10주를 합쳐 액면가 1000원으로 만들었다면 유통 주식 수는 10분의 1로 감소한다. 이에 주가도 100원에서 1000원으로 늘게 돼 주가가 비싸보이는 착시효과로 이어진다. 하지만 자본금과 지분율, 주식발행액은 그대로 유지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병합으로 주가가 높아져도 기업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니"라며 “투자 시 회사의 실적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