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AP/연합)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국 기준금리를 7회 연속 동결한 가운데 금리를 연내 1회 인하할 것임을 시사했다. 디스인플레이션 흐름이 느려지자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을 기존 3회에서 1회로 대폭 축소시킨 것이다.
연준은 1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연준은 지난해 7월까지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린 후 같은해 9월부터 이번 회의까지 금리를 7회 연속으로 동결해왔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과의 금리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최대 2%포인트가 유지됐다.
FOMC 성명에선 “지난 1년간 인플레이션이 완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위치에 있다"며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 2%라는 위원회의 목표에 부합하는 추가적인 완만한(modest)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달 성명의 “추가 진전이 부족했다"라는 문구에서 수정된 것이다.
시장에선 금리 동결을 기정사실로 여긴 만큼 이번 회의에서 관심사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였다. 올해 금리 인하 횟수를 둘러싼 시장 예측치는 연내 1회 또는 2회로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금리 전망치를 5.1%(중간값)로 예측, 연내 한 차례의 인하를 시사했다. 19명의 참석자 중 7명이 한 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측했고, 4명은 올해 금리 인하가 아예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8명은 2차례의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지난 3월 회의에선 FOMC는 연말 금리를 4.6%로 전망해 3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2025년말 미국 금리가 4.1%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역시 지난 3월 전망(3.9%)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는 연초보다 우호적으로 나타났고 우리의 인플레이션 목표에 부합하는 추가적인 완만한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지속가능하게 2%로 떨어지고 있다는 확신이 강화되기 위해선 좋은 데이터를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또 “단편적인 수치만으로 지나치게 고무돼선 안 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거듭 확인하기도 했다.
이날 미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결과에 대해선 “(인플레이션이 2% 물가 목표로 안정적으로 향한다는) 확신을 쌓는 데 있어서 오늘 보고서는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면서도 “현 시점에 통화정책을 완화시킬 정도의 확신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FOMC 위원들이 5월 CPI 결과를 연준이 이날 공개한 경제전망에 반영했는지에 대해선 “오늘 아침 관련 보고를 받았고 사람들은 변경할지 말지를 고려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어떤 사람은 반영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일반적으로 (단 하루 만에) 반영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FOMC 회의 결과 직전 미 노동부는 5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 지난달에 비해 둔화했다고 밝혔다.
다만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오는 9월을 시작으로 올해 두 차례의 금리인하에 여전히 베팅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한편, 연준은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을 지난 3월 2.4%에서 이번에 2.6%로 상향조정했다. 내년 PCE 상승률도 2.2%에서 2.3%로 올렸다.
올해 근원 PCE 상승률 전망치는 2.6%에서 2.8%로 0.2%포인트 높였다. 내년 근원 PCE 상승률은 2.2%에서 2.3%로 바꿨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와 실업률은 각각 2.1%, 4%로 그대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