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첨단소재가 급등세를 이어간 가운데 지난 2022년 발행한 전환사채(CB)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잇달아 행사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그간 이차전지 관련주로 묶이며 강세를 나타낸 것과 달리 1분기 매출액이 전무한 데다 전환가액이 크게 낮아 매도물량이 꾸준히 발생할 수 있어 이를 트리거(방아쇠)로 주가 급락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앙첨단소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3%(-250원) 내린 1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4월 말 종가 기준 4810원이던 주가는 이날 장중 1만4750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상승률 기준으로 206.65%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는 하락하며 1만4000원이 깨지는 등 변동성 행보를 나타냈다.
중앙첨단소재의 주가 상승 배경은 이차전지 사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중앙디앤엠은 지난해 5월 전해액 기업인 엔켐과 지분 50%씩을 투자해 '이디엘'을 설립해 이차전지 유통사업에 도전했다. 또한 중앙디앤엠은 엔켐과 60억 규모의 리튬염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앙첨단소재와 엔켐의 접점은 지난 7월 4일 220억원을 들여 중앙첨단소재의 전환사채권을 인수하면서 더 가까워졌다. 이후 작년 8월 회사는 기존 사명이던 중앙디앤엠을 현 사명으로 변경하고 보도자료를 통해 “사명변경은 리튬염 등 전해액 핵심 소재를 중심으로 이차전지 신사업을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차전지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중앙첨단소재는 지난해 8월 엔켐 국내법인 61억원, 9월 엔켐 미국법인 54억원 등 총 115억원에 달하는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나 중앙첨단소재의 지난해 리튬엄 부문 매출액은 1억3200만원에 그친 상태다.
회사측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각각 공급계약을 각각 올해 1월말과 3월말로 연기했으나 올해 1분기 보고서를 보면 리튬업 매출액은 전혀 잡혀있지 않다. 중앙첨단소재의 주력 사업은 1분기 매출액 기준 창호류와 건축자재로 63%를, 통신기기가 31%로 뒤를 잇고 있다.
우려스러운 부문은 이같은 상황에서도 주가가 급등하면서 12회차 CB에 대한 전환청구권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첨단소재는 지난 2022년 12월 비앤엠솔루션을 대상으로 12회차 CB를 발행해 1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당시 기준 전환으로 발행되는 주식은 1396만6480주, 전체 주식 총수 대비 비율은 29.93%에 달했다.
최근 주가가 오르면서 비앤엠솔루션은 지난 5월 7일 651만6858주(8.30%)에 대한 전환청구권을 행사했고, 해당 주식은 5월 28일 상장이 이뤄졌다. 이튿날인 29일 매도물량 유입으로 주가는 1만650원에서 11.83% 하락한 9390원으로 밀렸다.
이후에도 비앤엠솔루션은 5월 8일 91만4625주(1.08%), 13일 86만6012주(1.01%), 31일 125만6499주(1.43%), 6월 13일 105만7081주(1.18%) 등 잇달아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13일 공시 기준 12회차 CB의 전환가능 주식 수는 233만1421주다.
문제는 전환가액이 주당 709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전환청구 후 상장이 이뤄졌거나 대기중인 주식은 총 1294만2496주다. 산술적으로 비앤엠솔루션 측이 해당 주식을 모두 전환한 뒤 현재 가격인 1만4000원을 기준으로 모두 매각한다고 가정하면 수익률은 1874%에 달한다. 다만 주가 희석 및 매도에 따른 시장변동으로 해당 수익률을 거두긴 어렵다.
지난해 3월에 발행한 100억원 규모의 CB의 조기상환도 대기중에 있다. 전환가액은 주당 3052원이며 전환가능 주식 수는 327만6539주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급등세를 나타낸 만큼 전환물량의 추가상장 및 매도물량 유입은 주가하락 트리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자들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