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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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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100년대계](중) 진로소주, 2026년 베트남공장 첫 해외생산 ‘동남아 공략’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19 17:21

축구장 11배 면적에 하노이와 가깝고 노동력·물류 용이

내년 1분기 착공 2026년 상반기 준공 ‘환경친화 시스템’

가동 초반 과일소주 연 100만 상자 공급 ‘수출 전진기지’

정성훈 진로소주 베트남 법인장

▲지난 13일(현지시간) 하이트진로 해외 첫 생산공장이 들어서는 베트남 북부지역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GREEN i-PARK) 산업단지인근 부지에서 정성훈 진로소주 베트남 법인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하니 기자

'세계 모든 이들과 늘 함께하며, 삶의 즐거움과 희망을 나눈다'는 경영 이념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 창업 정신이다. 1924년 소주 '진로' 모태인 진천양조상회, 1933년 맥주 '하이트' 전신인 조선맥주를 시작으로 하이트진로는 도전과 변화를 거듭하며 참이슬·테라·켈리 등 굵직한 주류 라인업을 갖춘 시장 '키(Key) 플레이어' 자리매김했다. 새로운 백년대계의 출발점에 선 하이트진로는 경영 이념을 받들어 '소주의 글로벌화'를 주창하며 해외 사업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주요 거점 국가인 베트남 내 첫 해외 생산공장 설립 등 글로벌화 여정의 중요한 변곡점을 맞은 하이트진로의 해외 사업 전략을 3회차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타이빈(베트남)=조하니 기자] 지난 13일(현지시간) 방문한 베트남 북부지역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GREEN i-PARK) 산업단지에는 'K-소주의 대중화'를 선포한 하이트진로의 해외 첫 생산공장이 들어설 광활한 부지가 한 눈에 들어왔다.


자그마치 축구장 약 11개를 합친 크기인 8만2083㎡(2만4830평) 부지 현장은 붉은 깃발로 표시돼 있었다. 현재 설계 단계로 아직 허허벌판 상태지만 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은 오는 2026년 2분기에 완공한 뒤 본격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추후 공장 증설을 위해 1차로 일부 녹지 지역은 남겨두고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되는 진로 과일소주 등 제품은 향후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 수출된다. 초기 목표 생산량은 올해 해외 판매량 목표치의 약 17%인 연간 100만 상자다. 추후 생산 규모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생산기지 건립 지역으로 하이트진로가 타이빈성을 선택한 이유는 동남아 시장 거점으로서 전략적 요충지라는 판단 때문이다. 수도 하노이와 가까운 타이빈성은 풍부한 노동력은 물론, 국제공항·항구·해안도로 등의 인프라로 물류 접근성 확보에 용이한 지역으로 꼽힌다.


6년 내 소주 수출 5000억원 달성 위한 글로벌 수급 핵심시설

13일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 건설 프로젝트 설명회 모습. 사진=조하니 기자

▲13일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 건설 프로젝트 설명회 모습. 사진=조하니 기자

정성훈 진로소주 베트남 법인장은 공장 부지를 둘러보며 “현재 하노이에서 하이퐁까지 연결되는 고속도로가 마련돼 있고, 지방 국도는 확장 단계다"라면서 “특히, 하이퐁 해안을 따라 베트남 남단으로 연결되는 하이퐁 해안도로가 공단 옆을 통과하는데, 물류 측면에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장이 들어서는 그린아이파크산단은 베트남 경제 개발 특구로 현지 북부지역 최대 산업단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세금과 토지 임대료 혜택 등 베트남 정부와 타이빈성의 풍부한 지원도 받고 있다.


변압기가 2대 수준인 일반 공단과 달리 그린아이파크산단은 4대로 전력 공급 용량도 현지 최고 수준이며, 폐수·급수장과 소방 시스템, IT(정보통신) 센터 등의 안정적인 유틸리티도 마련된 상황이다.


하이트진로가 처음으로 해외 생산공장 설립에 나선 것은 수출 물량을 추가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하이트진로는 국내 공장에서만 과일 소주 5종 등을 만드는 탓에 생산주기가 길었다. 국가별 제품 상표도 달라 적시에 제품 공급이 어려웠다.


과거 소주의 세계화를 선포한 2016년 이래 지난해까지 진로의 해외 판매 외형이 연평균 12.6% 성장한 데다, 6년 내 해외 소주 매출 5000억원 달성이라는 목표도 세운 만큼 공급량 확충이 불가피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날 그린아이파크 산단에는 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 건설 프로젝트 설명회도 열렸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전무, 정성훈 베트남 법인장을 비롯해 응웬 칵 턴 타이빈성 성장, 부 낌 끄 타이빈성 공단관리위원회 위원장 등 다수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해외 표준공장-하이트진로 가치·문화 구현-지속가능 제조환경' 표방

하이트진로 베트남 생산공장 조감도. 사진=조하니 기자

▲하이트진로 베트남 생산공장 조감도. 사진=조하니 기자

설명회 발표를 맡은 정 법인장은 공장 설립 목표로 '해외 표준 공장 건설', '하이트진로 가치와 문화를 담은 공간 조성', '지속가능한 제조환경 조성' 3가지 주요 콘셉트를 공개했다.


표준형 공장 설립의 경우 공장운영·품질관리·통합 모니터링·물류·생산설비 등 전 단계에 걸쳐 최적화·효율화를 이루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최신 양조 설비 △고도의 수처리 시스템 △피킹·보관 상차 등 이력과 재고관리 전산화 △국내 해썹(HACCP) 기준에 준하는 품질 관리 시스템 △최초 생산 제품인 과일 소주 5종 외 향후 신제품 등 다양한 취급품목 수(SKU) 소화를 위한 유연 생산 시스템 구축 등의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 기업 정체성을 반영한 디자인과 현지 소비자 등과 소통할 수 있는 전시관, 견학로도 조성하기로 했다. 스팀·전력 사용량 절감, 이산화탄소 배출 관리와 에너지 규제 대응 체제를 구현해 환경친화적 공장을 조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정 법인장은 “올해 연말까지 건축 설계를 마치고 진로소주 베트남 법인 설립, 토지인프라 임대 계약 체결, 설계사와 건축사 선정, 설계와 설비 검토 완료 등의 여러 인허가 작업을 거칠 예정"이라며 “이후 내년 1분기 건축 공사를 시작해 3분기 생산 설비를 설치한 뒤 오는 2026년 2분기 시운전과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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