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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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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수소폭탄’급 토론 어버버, 바이든 사퇴 촉구 아직도 봇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7.01 08:11
81세 고령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81세 고령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FP/연합뉴스

미국 대선 후보 첫 TV 토론 참패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론이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가라앉지 않고 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등 민주당 중심부는 일단 사퇴는 결코 없다고 방어하고 있지만, 당뒷배 격인 고액 후원자들과 진보 언론 등을 중심으로 압박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지난 29일(현지시간)부터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해 가족들과 함께 캠프 데이비드에 머물고 있다.


이에 후보 사퇴를 포함해 거취 관련 상의가 오가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미국 주요 언론도 지난 27일 첫 TV 토론 이후 후보 사퇴를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30일에도 일제히 바이든 대통령 결단을 촉구했다.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선(AJC)의 편집진도 자체 회의를 거쳐 바이든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후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 및 질 바이든 여사 핵심 측근들이 '인의 장막'을 드리우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질 여사와 그 측근인 낸서니 버널, 애니 토마시니 부실장 등이 바이든 대통령 주변을 차단했다는 것이다.


악시오스는 이에 백악관 상주 직원들조차 정확한 바이든 대통령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며, 이들 상당수가 토론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1년 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백악관 사진 부국장으로 근무했던 챈들러 웨스트도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그들은 바이든이 감기에 걸렸을 뿐이고 '안 좋은 밤'을 겪었다고 하지만, 그들 모두는 몇 달 내내 '조가 몇 년 전처럼 강하지 않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대통령이 물러날 때"라고 촉구했다.


CNN 방송은 민주당의 막후에서 핵심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억만장자 후원자들 사이에서는 크게 3가지 목소리가 혼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빨리 결단을 내려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이것이 더 큰 자기 파괴적 행위라는 우려, 당 차원에서 여파를 신중하게 검토한 후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 등이다.


사퇴 요구는 비단 정치권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서 터져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의 어린 시절 친구이자 오랜 지지자인 소설가 제이 파리니는 CNN 방송에 출연해 “당신은 진정성 있는 사람"이라며 “나라와 당을 위해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고 결단을 촉구했다.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 기자인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장 역시 방송에 출연해 지난 토론을 '정치적 수소폭탄'으로 지칭하며 후보 교체 요구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선거를 치르는 다수 연방 하원 및 상원 민주당 출마자들 역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주당 후보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부진으로 함께 치러지는 나머지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조심스럽게 바이든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공화당 우세 지역에서 가까스로 승리를 거둔 위태로운 후보들은 '공화당 의원들과 협력해 국경 문제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광고를 보내는 등 노골적으로 차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비롯해 오랜 우군과 의원들 대부분은 여전히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고령인 펠로시 전 의장은 CNN과 MSNBC 등에 잇달아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 교체론에 단호히 선을 그었다.


초반부터 방어막을 펴온 존 페터먼 상원의원 역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능가하는 사람"이라고 추켜 세웠다.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조지아주)도 방송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당연히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는 바이든 대통령이 아니라 '트럼프가 무슨 일을 할 것이냐'이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제임스 클라이번 하원의원도 CNN에 출연해 “좋지 않은 토론이었다. 준비에 과부하가 걸렸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재출마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필요시 바이든 대통령의 자리를 물려받느냐'는 질문엔 “나는 바이든-해리스 정권을 지지한다"면서 “해리스 부통령은 다음 대선에서 그 자리에 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당내 우려를 진화하기 위해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제이미 해리슨 의장과 바이든 캠프 매니저인 줄리 차베스 로드리게스는 29일 전국위원회 위원 수십명과 통화했다.


AP통신은 이 통화에 응한 복수의 민주당 전국위 위원들이 '심각한 곤경에 처한 상황을 무시할 것을 요구받는 듯한 느낌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콜로라도주에서 선출된 민주당 전국위 위원인 조 살라자르는 AP에 “상황 타개에 대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논의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가스라이팅(정신적으로 조종하는 것) 당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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