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대장주로 불리는 알테오젠이 에코프로를 제치고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안착한 가운데 시총 4위인 HLB도 3위 에코프로와의 시총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이차전지주가 주춤한 사이 바이오주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시총 순위에도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알테오젠(14조5361억원)은 에코프로비엠(19조3451억원)에 이어 코스닥 상장사 시총 2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11일 에코프로를 제치고 시총 2위로 올라선 이후 줄곧 2위 자리를 사수했다. 에코프로(13조8996억원)는 알테오젠에 밀려 3위에 머물렀고 HLB(12조378억원)는 에코프로에 이어 4위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비엠과 시총 1, 2위를 나란히 기록해왔다. 하지만 전기차 업황 부진에 지난 5월 에코프로 주가는 연중 최저가인 8만8400원까지 하락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에코프로비엠도 지난해 45조원을 육박했던 시총이 20조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간신히 시총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형국이다.
에코프로를 비롯한 이차전지주가 고전하는 사이 알테오젠과 HLB 등 대표 바이오 종목들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신약 계약, 신약 승인 등 호재가 잇따르며 단기간 주가가 급상승했다.
지난 4월 17만원대에 거래되던 알테오젠 주가는 지난 5일 종가 기준 27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3개월 동안 약 73%가 급등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도 8조6000억원대에서 14조5000억원대로 6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여기에 시총 4위이자 대표적인 바이오주 중 하나인 HLB도 에코프로와의 시총 격차를 좁히며 에코프로의 시총 3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에코프로와 HLB의 시총 격차는 1조8000억원이다. HLB 주가가 10만원으로 올라서게 되면 에코프로 시총을 뛰어넘을 수 있다. HLB 주가는 이날 오전 장중 9만81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신약 허가 등 바이오주의 호재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에코프로로서는 위기다.
알테오젠은 지난 7일 자체 개발한 테르가제주(히알루로니다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승인을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히알루로니다제는 피부 안에 분포한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재조합 효소 단백질로 피하주사나 근육주사, 국소마취제 및 피하주입 등에 사용된다.
알테오젠은 올해 안에 테르가제의 국내 시판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히알루로니다제의 세계 시장 규모는 1조원에 이른다. 알테오젠은 오는 2030년 테르카제의 글로벌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HLB도 간암 신약인 리보세라닙에 대한 승인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어 주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HLB는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리보세라닙에 대해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아 허가가 불발되면서 주가가 반토막 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3일 FDA와 만나 재심사를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3일 가격제한폭(29.95%)까지 오르면서 주가가 급등하더니 8조원대였던 시총이 11조원대로 올라섰다.
반면 이차전지 종목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에 따른 주가 하락이 점쳐지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이차전지 업종 주가의 밸류에이션은 중국, 일본 동종 업체들과 비교할 때 이미 상당히 높은 프리미엄이 반영되고 있다"며 “7월 하순 실적 발표를 전후로 이차전지 업종에 대한 하반기 실적 눈높이가 하향 조정됨에 따라 주가 하락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