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가 미국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 통합 솔루션 기업 스마트글로벌홀딩스(SGH)에 2억달러(한화 약 28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투자를 단행한다. 이는 SKT의 인공지능(AI) 사업 관련 투자 중 최대 규모로, 관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SKT는 SGH와 이같은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보통주 전환을 통해 약 10% 수준의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양사는 이를 계기로 AI 인프라 사업에서 협력해 나갈 방침이다.
SGH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AI 연산에 주로 이용되는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를 설계·구축·운영하는 기업이다. 2017년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약 14억4000만달러(한화 약 2조원)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전 세계에서 대규모 AI 클러스터를 구축한 몇 안되는 기업으로 꼽힌다. 이날 기준 누적 GPU 구축 규모는 7만5000개에 달한다. 지난해 메타와 대규모 리서치 슈퍼 클러스터를 구축했다. 이는 당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AI 클러스터로 주목받은 바 있다. 최근에는 미국 차세대 GPU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볼티지 파크'의 GPU 2만4000개 규모 AI 클러스터 운영 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SKT는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DC 관리·액침냉각 등 솔루션에 SGH의 AI 클러스터 구축·운영 역량을 추가할 방침이다. 아울러 산업용 엣지 솔루션에 통신 인프라·AI를 접목한 '텔코(Telco) 엣지 AI 솔루션'도 함께 개발할 예정이다.
이같은 행보는 'AI 피라미드 전략'에 따른 글로벌 AI 컴퍼니 전환의 일환이다. 앞서 SKT는 지난해 9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청사진을 공개하고 △AI 인프라 △AI 전환(AIX) △AI 서비스 등 3대 밸류체인을 중심으로 AI 반도체·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AI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는 한편 앤트로픽·슈퍼마이크로·람다 등 글로벌 업체와도 손잡으며 관련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
SKT 관계자는 “글로벌 AI DC 시장 진출을 위한 강력한 우군을 확보한 것"이라며 “이번 투자는 SGH와의 AI DC 분야 협력은 물론 피라미드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 영역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AI DC는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력이 필수적인 만큼 SK브로드밴드·SK하이닉스 등 그룹사와 함께 차별화 전략도 모색 중이다. SKT는 앞으로 사피온과 리벨리온을 합병해 국내 대표 AI 반도체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DC 부문에선 SGH와 연내 협력 파트너십을 추가 체결해 AI DC·엣지 AI·미래 메모리 솔루션 등 사업 영역 전반에 걸친 협력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AI 서비스 영역에선 자체 개발한 '에이닷(A.)'을 고도화하고 앤트로픽과의 거대언어모델(LLM) 공동 개발, 퍼플렉시티와의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도입을 추진한다.
SKT는 이를 바탕으로 도이치텔레콤·이앤 그룹·싱텔 그룹·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 멤버들과 함께 시장 수요를 확인하고,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마크 아담스 SGH 최고경영자(CEO)는 “SKT와 AI DC 솔루션 영역에서 전략적 협력을 기대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CEO는 “AI 변혁의 시대를 맞아 선제적인 투자와 협력을 지속해 글로벌 수준 AI인프라 사업 리더십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