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미래도시로 전환하기 위한 대형 사업에 본격 착수하면서 중동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는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국립주택회사(NHC)와 수도 리야드에서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 착수 선언식을 가졌다고 22일 밝혔다.
지난 21일(현지시각) 선언식이 진행된 가운데 네이버 측에서는 채선주 대외·ESG 정책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가 참석했다. 사우디 측에서는 마제드 알 호가일 자치행정주택부 장관과 이합 알하샤니 차관, 파하드 알 무탁 차관보, 라이얀 알아킬 NHC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참석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로부터 약 1억달러(한화 1350억원) 규모의 디지털 트윈 구축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는 네이버의 첫 대규모 중동 사업으로,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한 필수 인프라 구축을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이 맡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네이버는 본격적인 사업 착수를 위해 현지 상황을 분석하고, 관련 인프라 세팅 파트너사와 실무 협의를 통해 세부 내용을 협의·조정하며 단계별 계획을 수립하는 등 준비를 이어왔다고 전했다.
앞으로 5년 동안 매핑 및 정밀 3차원(3D) 모델링을 통해 사우디 주요 도시에 클라우드 기반 모델링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를 토대로 한국수자원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LX)와 함께 도시계획 및 홍수 시뮬레이션 등 핵심 서비스 개발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네이버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IT 서비스·기술 수출을 통한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단계별로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활용 사례를 발굴하고, 관련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기회도 지속 모색할 계획이다.
이른바 '네옴시티 프로젝트'로 불리는 국가 차원의 스마트시티 및 스마트빌딩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인 사우디는 네이버가 구축한 플랫폼을 도시 계획, 모니터링, 홍수 예측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지난 2022년 11월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관한 '원팀 코리아'의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사우디와 인연을 맺었다. 압둘라 알스와하 통신정보기술부 장관 등 사우디 주요 정부 관계자들이 네이버1784를 9차례 이상 찾기도 했다. 지난해 3월에는 MOMRAH와 사우디의 국가 디지털 전환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교류를 강화했다.
올 3월에는 사우디판 세계가전전시회(CES)로 불리는 글로벌 IT 전시회 '리프(LEAP) 2024'에서 세계 최초 웹 플랫폼 기반 로봇 전용 운영체제(OS) '아크 마인드(ARC mind)' 등 자체 기술력을 토대로 한 미래 스마트시티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네이버는 항공사진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10cm 내외 오차 범위로 도시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축하는 ALIKE 솔루션, 높은 확장성을 갖춘 실내 공간 매핑 기술 등 실내·외 공간을 정밀하게 구현·복제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클라우드 기술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사우디는 글로벌 유수 기업들의 기술 평가에서 가장 빠르면서도 확장성 높은 디지털 트윈 결과물을 제작할 수 있는 파트너로 네이버를 선택한 바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국내 IT 스타트업의 중동 진출 교두보를 구축하고,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2의 중동 수출 붐을 이끌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