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차전지주가 테슬라 효과에 저가 매수세가 나타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예정된 실적 발표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2분기 실적 부진이 충분히 예상됐던 터라 실적 발표가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로 연결되면서 투심이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코프로 3형제(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머티) 주가가 모처럼 상승했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의 상승세가 가장 뚜렷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전 거래일 대비 5.22% 오른 18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전날(2.41%)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각각 111억원, 12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기관은 지난 24일부터 5거래일 연속 순매수하는 양상이다. 상승세에 17조원대로 빠졌던 에코프로비엠의 시가총액도 이날 18조3300억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또 다른 이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도 전 거래일 대비 1.05% 오른 9만6100원을, 에코프로머티도 2.05% 오른 8만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도 1.06% 상승했고 포스코퓨처엠도 0.70% 상승하며 21만원대로 올라서는 등 최근 부진을 딛고 반등하는 양상이다.
이차전지주가 상승세를 기록한 데는 실적 발표 시즌인 점이 작용했다. 에코프로그룹주는 이날 2분기 실적 공개 예정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2분기 13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기순손실 규모도 직전 분기 49억원에서 246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포스코퓨처엠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363억원, 190억원으로 적자는 면했지만 전 분기 대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실적 부진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일반적으로 실적 부진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이차전지 관련주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 전기차 캐즘 여파 등으로 국내 이차전지 기업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소멸됐기 때문이다. 실적 부진 우려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어 오히려 실적이 발표되면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더불어 간밤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가 급등하면서 국내 이차전지주 상승을 견인했다.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자동차업종 최선호주로 기존 포드를 대신해 테슬라를 선정하고 목표주가를 310달러로 제시해 테슬라 주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 테슬라가 2분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손익분기점을 낮춰 시장 지배력을 높였다는 분석에서다. 이에 테슬라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5.6% 상승한 232.10달러에 마감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이차전지 섹터의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가 상승 시 과거 주가가 크게 상승했던 종목들이 재조명받을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에서 바이든 대통령 대신 대안 후보 출마가 현실화될 경우 트럼프 후보의 승산이 낮아질 수 있다"며 “이는 이차전지 업종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금리 인하와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기대감이 존재하는 가운데 이차전지 섹터에 대한 투심이 반등할 경우 과거 주가 상승세가 가팔랐던 포스코퓨처엠 등의 종목으로 투자자들의 관성이 작용해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