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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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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이재명에 김건희 여사까지…쪼그라든 ‘전사’ 한동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22 23:22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시절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옆에서 박수치는 모습.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시절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옆에서 박수치는 모습.연합뉴스

법무부 장관 시절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전투력'으로 명성을 떨쳤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정치권 입문 이후 자세를 낮춘 모습이다.


한 대표는 지난 총선 윤석열 대통령과 처음 각을 세운 뒤 전당대회에서도 채상병 특검법 등에 목소리를 강하게 냈다.


그러나 정작 대표 취임 이후에는 뚜렷한 메시지를 내고 있지 않다.


결국 공천권을 쥐었던 총선과 당심·민심을 등에 업었던 전대와 달리, 의원들을 상대로는 아직 임기 중반 대통령을 떠날 결심까지 설득치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22일도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수사해온 검찰 수사팀이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과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했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오늘 (최고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관련 논의는 없었다"면서 당 입장에 대해 “어제 대표 말씀으로 갈음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 대표는 전날 “사법적 판단은 팩트와 법리에 관한 것"이라며 “거기에 맞는 판단은 검찰이 내렸을 거라 생각한다"는 정도로 말했다.


이는 한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국민들이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반응했던 것과 다소 온도차가 있다.


친한계 일각에서도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울 각오로 나서기보다는 사과의 뜻을 문자로 전해졌던 김 여사가 직접 나서주길 바라는 기류도 읽힌다.


박정훈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누군가가 밉다고 형사 처벌해야 한다는 것은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법률적으로는 김 여사를 처벌할 수 없다고 방어했다.


그러나 명품백을 수수한 행위가 “잘못한 것은 맞다"며 “(김 여사가) 사과하겠다고 결심만 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고 그렇게 해서 문제를 털고 가면 제일 좋다"고 말했다.


이렇게 한 대표가 논란이 되는 현안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친한계가 대신 구체적 목소리를 낸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서도 한 대표는 취임 전부터 “공수처 수사도 기다리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한 대표가 당시 내세운 '제삼자 특검 추천'과 최근 덧붙인 '제보공작 의혹 포함' 조건까지 수용했음에도 법안 발의 움직임은 잠잠하다.


대신 친한계는 친윤계가 특검 논의 전제 조건으로 세운 공수처 수사 결과를 더 빨리 얻기 위한 압박을 가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최고위에서 “결론은 내지 않고 정치 놀음만 하는 것이라면, 공수처는 당장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직격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지난 6일 “현재 당내 의원들 거부감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한 대표가 “공수처 결과가 나오고 나면 설득 작업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도 김경수 전 경남지사 사면, 전국민 25만원 지원법 필리버스터 등과 관련해서도 한 대표는 이견이나 대안 필요성을 물밑으로 제기했지만 실제 관철되지 못했다.


이후 한 대표 측이 이런 이견을 언론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공개하면 친한계가 각종 매체에서 설명을 덧붙이는 일이 반복됐다.


이 가운데 최근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수면 아래서 전해지는 한 대표 입장을 직접 확인하고 협상하기 위해 양당 대표 회담을 제안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생중계'를 회담 조건으로 제시했다.


정치권에서는 회담이 생중계로 이뤄진다면 사실상 토의가 아닌 토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결국 실제 이견을 좁혀 합의를 내기보다는 이견 사이 우열을 가려 지지층 끌어오기 경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상황이 펼쳐지는 데 대해서는 윤 대통령을 완전히 넘어서지 못한 한 대표 리더십이 배경이라는 분석이 이어진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지금 여당 대표라지만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담을 했을 때 성과를 낼 수 있는 양해를 대통령으로부터 받았으면 모르되, 그렇지 않고 한 대표 독자적 판단으로 이 대표하고 만나봐야 특별한 결과가 나올 수가 없다"고 짚었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도 같은 방송에서 별도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야당 대표처럼 대표가 다 결정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친윤처럼 '돌격 앞으로' 했을 때 갈 수 있는 자기의 사람들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한 대표에게) 정치적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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