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비용이 작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식품·외식업체 상품 가격은 줄줄이 인상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9일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추석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2004년도 이래 처음으로 전년 대비 비용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추석을 3주 앞두고 조사한 이번 조사에서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2.1% 내린 30만 2500원, 대형마트 2.3% 하락한 39만 4160원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비용 격차는 30.3% 수준이다.
이번 추석 차례상 비용 감소에는 작년에 '금(金) 사과'로 불릴 정도로 뛰었던 사과 가격이 올해 작황 개선으로 크게 내린 영향 등이 미쳤다.
또 햅쌀과 공산품 가격이 내리고 축산물 가격도 안정세를 보였다.
전통시장 기준 사과(3개)값은 지난해 2만원에서 올해 1만 5000원으로 25.0% 내렸고, 배(3개) 가격은 1만 5000원으로 동일했다.
달걀(10개)은 3000원에서 2500원으로 16.7%, 시루떡(3장)은 1만 3000원에서 1만원으로 23.1% 내렸다. 햅쌀(2㎏) 가격도 6000원에서 5500원으로 8.3% 내렸다.
대형마트 기준으로는 사과(3개)값이 1만 9600원에서 1만 4970원으로 23.6%, 배는 1만 7630원에서 1만 4630원으로 17.0% 내렸다.
또 소고기 산적용 우둔살(600g)은 3만 8400원에서 3만 4320원으로 10.6%, 돼지고기 육전용 앞다릿살(600g)은 1만 1280원에서 1만 680원으로 5.3%, 달걀(10개)은 4980원에서 4290원으로 13.9% 내렸다.
다만 장마 이후 폭염으로 출하량이 감소한 채소류 가격은 작년보다 올랐다.
전통시장에서 무(1개)는 3000원에서 4000원으로 33.3%, 배추(1포기)는 7000원에서 1만원으로 42.9%, 대파(1단)는 2500원에서 3000원으로 20.0% 올랐다.
대형마트에서도 무(1개)는 2790원에서 3980원으로 42.7%, 배추(1포기)는 9800원에서 1만 3800원으로 40.8%, 대파(1단)는 3690원에서 4290원으로 16.3% 상승했다.
시금치(1단)도 9400원에서 1만 960원으로 16.6% 비싸졌다.
이 기관은 아직 추석 연휴까지 3주가 남은 데다 폭염 지속 여부와 태풍 등 변수가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 작황이 좋아 큰 가격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식품·외식업체들에서는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오뚜기는 오는 30일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을 최대 15% 올린다.
이에 순후추(50g)는 4845원에서 5560원으로 15%, 토마토케챂(300g)은 1980원에서 2100원으로 6% 인상된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3분카레, 3분 쇠고기카레·짜장 가격은 현재 2000원에서 다음 달 1일부로 2200원으로 10% 오른다.
대상도 다음 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김치 제품 가격을 올린다.
종가 맛김치 50g은 1000원에서 1100원으로 10%, 80g짜리 제품은 1500원에서 1600원으로 7% 오른다.
매일유업은 이달부터 유제품과 컵커피, 주스류 제품 출고가를 최대 11% 올렸다.
아몬드 음료 아몬드 브리즈 제품군 가격은 5∼11%, 컵커피 제품인 바리스타룰스는 8∼10% 인상됐다.
코카콜라음료는 다음 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코카콜라, 환타, 스프라이트 등 음료 제품 가격을 평균 5% 올린다.
CJ제일제당은 냉장 가정간편식(HMR) '햇반컵반' 제품 중 4종을 리뉴얼(새단장)하면서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흰쌀 햇반을 현미 햇반으로 바꾸면서 편의점 판매가를 4800원으로 600원(14%) 올렸다. 국순당도 백세주를 4년 만에 리뉴얼하고 375㎖ 기준 출고가를 9% 올린다.
외식업계에서도 메뉴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GRS는 지난 8일 롯데리아 버거류 가격을 평균 2%, 크리스피크림 제품 메뉴 가격을 평균 4% 올렸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외식기업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도 올랐다.
빽보이피자는 지난 13일 일부 피자 메뉴 가격을 평균 1000원씩 올렸고, 빽다방은 23일 아이스티와 미숫가루 가격을 10% 넘게 올렸다.
스타벅스 코리아도 지난 2일 원두 상품군(홀빈·VIA)과 일부 음료 가격을 올렸다.
KFC, 파파이스 등은 배달시 매장보다 가격을 비싸게 받는 '이중 가격제'를 도입해 소비자 부담이 더 커졌다.
이런 가격 인상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정부는 가공식품·외식 물가 안정을 위해 업계와 소통을 지속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