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인질들을 무참히 살해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후 불거진 이스라엘 국론 분열 틈새를 파고 들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터 통신은 2일(현지시간) 하마스가 가자지구로 끌려간 이스라엘 인질들을 감시하는 보초들이 지난 6월부터 새 지침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 6월은 이스라엘군이 인질 구출 작전을 실행한 때다.
당시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주민으로 위장한 뒤 인질들이 억류된 주택을 급습하는 방식으로 작전을 수행했다.
인질 4명을 구조한 당시 작전에서는 이스라엘 특수부대와 하마스 전투원들 교전이 발생해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주민 수십 명이 죽는 참변으로 막을 내렸다.
이후 내려진 하마스 새 지침은 이스라엘군이 구금 장소에 접근할 경우 인질 처리에 대한 내용으로 전해졌다.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의 아부 우베이다 대변인은 새 지침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인질들 사망은 이스라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하마스 입장 표명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로 끌려간 이스라엘 인질 6명 시신을 지난달 31일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 땅굴에서 수습한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부검 결과 이들 머리와 다른 신체 부위에 총상이 있었다며, 숨진 인질들이 이스라엘군 접근에 따라 억류자들에 의해 살해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하마스는 특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상대로 하마스 궤멸을 위한 가자지구 내 군사작전을 중단하라는 요구를 직설적으로 밝혔다.
우베이다 대변인은 “협상 타결이 아닌 군사적 압박을 통해 인질들을 데려오려는 네타냐후 고집은 인질들이 수의를 입고 가족들에게 돌아갈 것임을 의미한다"고 겁박했다.
이어 “인질들 가족은 인질들의 생사 중 어느 쪽을 원하는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협상에 소극적인 자세 때문에 인질 사망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태로, 국내 각계로부터 거센 압박을 받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인질들이 뒷통수에 총격을 입고 사망했다며 하마스는 이번 일에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사미 아부 주흐리 하마스 정치국 위원은 네타냐후 총리 발언이 인질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네타냐후는 이들 인질 6명을 죽였고, 나머지 인질들도 죽이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이스라엘인들은 네타냐후와 협상 타결 사이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마스 정치국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인질들은 가족들에게 즉각 돌아갈 수 있다"며 “그들의 귀환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네타냐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미국,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11개월을 거의 꽉 채운 가자전쟁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하마스 척결'을 고수하는 네타냐후 총리가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인질로 잡아갔다.
이들 인질 중 117명은 협상을 통해 석방되거나 군사작전에서 구출됐다.
이스라엘 당국은 나머지 인질 중 70명이 죽고 64명이 살아 억류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