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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난 몸집, 커진 리스크”… 한화리츠 ‘유증’ 부작용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19 15:13

한화빌딩 인수 자금 8080억원 중 4500억원 조달

임대율 100% 우량자산…편입 시 총자산 1.6조

남은 3600억원은 차입…재무 부담 가중될 듯

한화리츠 CI

▲한화리츠 CI

한화리츠가 47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우량자산으로 평가받는 한화빌딩을 인수하기 위한 것으로, 편입이 완료될 경우 한화리츠의 총 보유자산은 1조원 중반대에 달할 것으로 평가된다. 단 인수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약 3500억원의 자금 차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재무건전성 측면에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한화리츠는 지난 13일 장 마감 후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했다. 발행 신주는 1억900만주로 현 발행주식 총 수(7060만주)를 가뿐히 뛰어넘는 대규모다. 현 주가 기준 발행가(4345원) 기준으로 약 47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유상증자는 한화리츠의 우량 자산 편입에 따른 자금 마련을 위해 결정됐다. 지난 7월 한화리츠는 최대주주(46.18%) 한화생명이 소유한 서울시 장교동 한화빌딩을 8080억원에 양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중 4500억원에 대해서 우선 전자단기사채 등 단기 자금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자금으로 상환한다는 의도다. 실제로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4700억원 중 4500억원이 채무상환 목적으로 잡혀있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는 한화금융 계열사 한화투자증권도 참여한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에 대한 잔액인수 방식이며, 약 1211만주 규모로 출자 후 지분율은 6.74%까지 올라간다.


한화빌딩 양수가 무사히 이뤄질 경우 한화리츠의 총 자산규모는 1조6000억원대까지 늘게 된다. 한화빌딩 자체가 서울 중심가 지하철역 근처에 있는데다 임대율 100%의 오피스인만큼 대규모 자금을 들여 편입할 만한 우량자산이라는 평가다.




한화리츠 뿐 아니라 최근 다른 상장 리츠들도 몸집 불리기에 여념이 없다.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가 시작되면서 리츠들도 앞다퉈 자산 편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삼성FN리츠 역시 삼성화재 판교사옥을 편입하기 위한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며, 최근 구주주 청약 경쟁률 1.07대 1을 기록했다. 롯데리츠, 신한알파리츠 등도 각각 유상증자 결정 공시를 내놓은 상태다.


문제는 자금조달이다. 우량자산 편입으로 자산 규모가 급증하는 것은 좋지만, 8080억원 중 남은 3580억원을 담보대출로 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제5기 사업연도(2023년 11월 1일~2024년 4월 30일) 기준으로 한화리츠는 약 3373억원의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만일 3580억원을 전부 외부에서 차입하게 될 경우 한화리츠의 재무건전성 악화는 기정사실로 보인다. 한화리츠는 제5기 사업연도에만 약 100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을 지출했는데, 이것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렇게 될 경우 주주들에게 돌아갈 배당 규모가 감소하거나 동결될 가능성도 떠오른다. 한화리츠는 제3기 사업연도에 주당 배당금 130원을 지급했으나, 제4기 들어서는 158원으로 20%가량 증가했다. 제5기에서도 157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는데, 이번 대규모 차입으로 이자비용이 확대될 경우 당기 순이익이 감소해 배당여력이 낮아질 수 있다.


물론 한화빌딩 편입으로 새롭게 발생하는 임대수익이 있는 만큼,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일례로 한화빌딩 일부를 임대해 사옥으로 쓰고 있는 한화솔루션의 경우 지난 5월 임대차계약을 갱신해 내년 4월말까지 총 103억원의 임대료를 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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