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까지 이어진 가마솥 무더위가 10월에 접어들며 한풀 꺾였으나 큰 일교차가 지속되는 등 오락가락한 날씨를 보이면서 패션업계도 판매 유연성을 높일 '멀티(다양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아웃도어업계가 범용성에 초점을 맞춰 기능성·패션 기능을 모두 갖추도록 상품 구색을 강화한 가운데, 기성복 업계는 수요 예측을 통해 전략 품목 중심으로 시즌 물량을 탄력 운영하는 등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네파는 추동(FW) 시즌 주력 상품으로 변화무쌍한 기후변화에 대비한 간절기 재킷류를 앞세웠다. 최근 출시한 퓨레퍼프 패딩이 대표 상품으로, 가을 간절기부터 초겨울까지 단독 착용하거나 레이어드 룩으로 활용도가 높은 멀티 아이템인 점이 특징이다.
제품 특성에 맞춰 간단한 야외활동부터 출·퇴근 시 일상복으로 착용 가능하도록 기능성과 디자인 모두 챙겼다. 다이아몬트 퀼팅을 적용한 클래식한 분위기의 제품으로, 앞 지퍼 부분에 플라켓(옷을 입고 벗기 쉽도록 만든, 덧단이 있는 트임)을 덧대 보온성을 높였다. 밑단 부분 스트링과 소매 끝부분 사이즈 조절 스냅을 통해 원하는 실루엣대로 조절도 가능하다.
소재의 경우 습도 조절 기능을 지닌 이탈리아 폴리아산 메리노울과 공기를 품은 리사이클 소재 중공사가 혼방된 '퓨레'를 사용했다. 울도 혼방돼 있으나 기계세탁·물세탁 모두 가능한 점이 장점이다. 발수 처리된 겉감을 활용해 가벼운 빗물도 튕겨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더 역시 변화하는 날씨에 대응해 일상복으로 활용도가 높아진 다운 자켓 수요를 공략한다. 특히, 트렌드와 상품성에 민감한 여성 소비자를 겨냥해 실루엣과 기장감, 디자인을 세분화한 여성 라인 판매에 집중한다.
코트와 다운이 가진 디자인 장점을 갖춘 '라헨느 캐시미어 프리미엄 다운 자켓'이 대표 제품이다. 부드러운 착용감의 울·캐시미어 충전재를 사용해 보온성을 높인 반면, 통상 두껍고 둔한 모양새의 겨울 다운에서 탈피해 허리 벨트까지 적용한 얄상한 디자인으로 세련된 실루엣 연출이 가능하다고 아이더는 소개했다.
시장 흐름에 따라 기성복 업계의 추동 시즌 판매 전략도 다양화하는 추세다. 소비 특성에 따라 전략 품목을 결정하고 판매시기를 유연하게 조율하는 것이 주된 방식이다.
코오롱FnC의 남성복 브랜드 '시리즈'는 오는 11월 초까지 전년대비 높은 평균기온을 예상해 간절기 활용도 높은 가죽 아이템 위주로 판매 역량을 집중하고 프로모션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유난히 길었던 폭염에도 이번 FW 상품 기획에 간절기 홑겹 아우터·오버형 셔츠 아이템을 확장 판매한 전략이 먹혀들면서 매출 방어에 성공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LF는 지난해 추동 시즌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지난 8월 데님·스웨터 등 FW 컬렉션을 비교적 빠르게 선제 출시했다. 현재 수입 판매하는 이자벨마랑·바쉬 등의 브랜드도 레더 재킷, 스웨이드 부츠 등의 신상 제품들이 완판된 후 벌써 리오더에 들어가는 등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회사의 설명이다.
이 밖에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고객 패션상품 구입 시기와 기후 상황을 체크해 가을 신상품 판매 시기를 예년보다 다소 늦춘 8월 말~9월 초로 설정했다. FW 시즌 제품 물량 역시 고객 실제 반응과 인기 상품 중심으로 적기에 판매되도록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