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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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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투자증권, 1300억원 손실에 3분기 적자 우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0.16 14:36

장외거래 차질, 회사채 자금조달 계획도 연기

신평사 “재무적 리스크는 감당 가능 수준”

신한투자증권 CI

▲신한투자증권 CI

신한투자증권이 내부통제 부실로 인한 대규모 운용 손실에 직면했다. 최근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경우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로 인해 곧 발표될 신한지주의 비이자이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이익 감소뿐 아니라 내부 체계 정비에 시간이 소요되며, 향후 비즈니스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오는 25일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그룹의 비이자이익 부문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는 신한투자증권의 1300억원 규모 운용사고로 인한 손실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업무 부서에서 목적을 벗어난 선물 매매로 약 13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공시했다. 지난 8월 2일부터 발생한 국내 증시 폭락으로 큰 손실을 본 후 이를 은폐하려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후 약세장이 지속되며 손실 규모가 커졌고, 결국 뒤늦게 내부 감시망에 포착돼 금감원에 신고됐다.


이로 인해 그룹 내부에서도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시선이 부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가 공개되기 직전인 이달 10일 NH투자증권은 신한지주의 3분기 비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0.4% 증가한 9165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를 기준으로 1300억원 손실이 3분기에 반영되면 그룹 비이자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신한투자증권의 자체적인 부진도 문제다. 올 상반기 기준 그룹 내 주요 비은행 3사(카드, 라이프, 증권)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순이익이 감소한 곳이 신한투자증권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14.4% 감소한 2072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1300억원 손실의 반영 시점에 따라 3분기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1분기 757억원, 2분기 1315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




그룹 내부 뿐만 아니라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 4개사(NH투자, KB, 하나, 신한투자) 중에서도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역성장한 곳은 신한투자증권이 유일하다. 이뿐 아니라 금융감독원도 이번 사례와 유사한 사례가 없는지 전체 증권사를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서 업계에 망신살이 뻗치게 됐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1300억원 손실의 정확한 회계 반영 시점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며 “지난 14일부터 계속해서 금감원 현장검사가 진행 중이며,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피해 규모 및 회계 반영 시점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의 비즈니스와 성장세도 주춤할 전망이다. 우선 선물 매매와 유사한 장외거래가 이뤄지는 파생상품, 채권 운용 부문에서 시장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자금조달을 위해 추진하던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계획도 연기됐다. 신한투자증권은 원래 타 대형사에 비해 이익 규모가 작고 자기자본 성장세가 더디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 사건으로 성장 속도가 더욱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내부 통제 시스템을 정비하는 데에도 많은 기회 비용이 소모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장외거래는 신뢰를 기반으로 사람 대 사람으로 이뤄진다"며 “사건이 알려진 이상 당분간은 신한투자증권과 거래하는 클라이언트들이 한 번쯤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신한투자증권의 재무적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이 5조원이 넘고, 연간 순이익이 3000억~4000억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각 신용평가사들도 신용등급을 변경하지 않고 사후 수습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예상 손실액 1300억원은 3분기 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자기자본 대비 2.4% 수준으로 크지 않다"며 “다만 향후 손실 규모, 감독당국의 제재 수준, 평판에 미칠 영향, 그리고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사후조치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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